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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반지훈은 웃었다. 쓸쓸한 미소였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널 만나면 참지 못할까 봐. 어젯밤 널 만났을 때처럼 말이야.”

반지훈이 다가왔고 강성연은 피할 곳이 없었다.

“성연아, 네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을 거야. 그런데 네가 나타났어.”

3년간의 인내와 자제였다. 그는 강성연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은 속일 수 없었다.

주먹을 꽉 쥐고 있던 강성연은 서서히 손에서 힘을 풀었다. 내리뜨린 속눈썹이 그녀의 눈동자에 담긴 감정을 감추었다. 그녀는 한참 뒤에야 손을 빼내며 말했다.

“우선 협력에 관한 일부터 의논해요.”

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소리 없이 웃었다. 그는 책상 위에서 서류 하나를 들었다.

“이건 데이브가 준 후보자 명단이야.”

강성연은 당황했다.

“그걸 왜 당신에게 줬죠?”

본론을 얘기할 때가 되니 강성연은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반지훈은 만족스러웠다.

그는 그녀의 앞에 서더니 자료를 건네주었다.

“그가 걱정하는 일이 우리가 걱정하는 일이기 때문이야.”

서류를 건네받은 강성연은 열 개 넘는 이름을 확인했고 그중에는 데이브의 이름도 있었다.

“데이브 씨가 대통령 후보라고요?”

강성연은 깜짝 놀랐다. 데이브가 AS그룹을 이어받지 않았는가?

반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브의 배경은 헨리가 얘기해줬겠지. 데이브 가문은 정계야. 그의 할아버지는 지지난번 대통령이었어. 부임한 지 3년도 안 돼 사고를 당하셨지.”

강성연은 그를 보았다. 공적인 일에 반지훈은 아주 진지했다. 그는 예전처럼 침착하고 차분하게 말했다.

“데이브는 자기 할아버지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래서 그는 수년간 비즈니스에만 관심 있는 투자자인 척했어.”

반지훈은 강성연이 넋을 놓고 자신을 바라보자 일부러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무슨 문제 있어?”

반지훈이 갑자기 다가오자 강성연은 문득 정신을 차리며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그게 데이브 씨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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