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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아직 안 잤네.”

그의 목소리는 조금 거칠었지만 감미로웠다.

강성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이를 악물었다.

“뭐래요. 저 잘 거예요.”

그는 잠깐 침묵했다가 서서히 말했다.

“전등이 켜져 있는데.”

강성연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창문 앞에 섰다. 대문 밖에 검은색 차가 있었다.

늘씬한 몸을 자랑하는 그가 차에서 내려 차 앞에 섰다. 그는 그레이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다. 가로등이 드리워진 그에게서 외로움이 느껴졌다.

강성연은 머리가 아픈지 미간을 주물렀다.

“반지훈 씨, 무슨 일 있어요?”

“아무 일 없어.”

그는 고개를 들어 창가를 바라보았다.

“그냥 길 가다가 들린 거야.”

강성연은 웃었다.

“그렇게 먼 곳에서 이곳을 지나쳤다고요? 반지훈 씨, 핑계가 너무 보잘것없네요.”

“레겔이 사람을 시켜 널 찾아 왔다면서.”

반지훈은 주머니 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그 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냈다.

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건 어떻게 알았어요?”

그는 담배를 손에 쥐고 있기만 할 뿐 입에 물지는 않았다.

“그는 연씨 집안의 관할 지역을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렇겠죠. 하지만 저도 양보하지 않을 거예요.”

강성연은 말하면서 몸을 돌렸다.

“반지훈 씨, 시간이 늦었으니 무슨 일 있으면 내일 다시 얘기해요.”

“나랑 약속 잡을 거야?”

반지훈이 웃었다.

강성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당신이 먼저 협력하자고 했어요. 내일 사계 레스토랑에서 기다릴게요.”

반지훈은 소리 없이 웃었다.

“그래.”

강성연은 통화를 마친 뒤 창밖을 바라보았다가 커튼을 쳤다.

반지훈은 그녀의 방에 불이 꺼질 때까지 떠나지 않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그들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것은 협력뿐이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다음 날.

강성연은 아침 일찍 사계 레스토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지윤이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말했다.

“아가씨, 이미 20분입니다.”

찻잔을 든 강성연의 손이 멈칫했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뜨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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