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기자 몇 명이 그녀 앞으로 몰려들었다.“Zora 아가씨, soul 주얼리는 임수림이 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모델을 바꾼 건가요?”“soul 브랜드는 무엇 때문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어기고 다른 모델을 사용한 건가요?”기자들은 카메라를 강성연 얼굴 가까이에 들이댔고 곁에 있던 팬들이 고함을 질렀다.“사람을 업신여기는 브랜드는 서울시에서 꺼져!”“soul처럼 쓰레기 같은 브랜드는 임수림을 모델로 쓸 자격이 없어!”강성연은 어두워진 눈빛으로 카메라를 보면서 냉소했다.“임수림 팬들의 말을 들었죠? 저희 soul과 같은 브랜드는 확실히 임수림을 모델로 쓸 자격이 없습니다.”기자들은 혀를 찼다.그들은 모두 강성연이 해명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녀의 태도는 아주 강경했다. 강성연은 임수림의 팬들이 두렵지도 않나?과연 임수림의 팬들은 강성연의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냈다. 그 중 한 사람이 강성연 쪽으로 달려왔고 손으로 그녀를 밀치려고 했다.순간 힘있는 손이 강성연을 품에 안았고 강성연을 공격한 팬을 밀쳤다.강성연은 익숙한 얼굴을 보면서 조금 멍해졌다.반지훈은 바닥에 넘어진 팬을 보면서 싸늘한 눈빛으로 팬들을 훑어보았다.“너희들의 아이돌이 매장당하는 걸 원하지 않으면 당장 꺼져!”난동을 부리던 팬은 반지훈의 카리스마에 겁을 먹었지만 그 중 한 명이 용기를 내어 소리를 질렀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임수림을 매장해? 권력이 있으면 다야?”반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 사람에게 말했다.“다시 한 번 말해봐.”순간 그 팬은 입을 다물었다.강성연은 반지훈을 밀친 후 팬 앞으로 걸어갔다.“난동을 부리러 오기 전에 사실부터 알아보고 와요. 임수림이 먼저 계약을 어기고 약속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어요. 저희가 도를 지나친 건가요, 아니면 임수림이 인기를 얻었다고 하여 저희를 안중에 두지 않는 건가요?”“당신들의 아이돌이 연예인 병에 걸렸을 수도 있지만 Soul 주얼리 앞에서 거드름을 피운다면 저희들은 봐줄 생각이 없어요. 저희 Soul 브랜드는
희영처럼 돈을 “밝히는” 사람이 월급도 마다하다니?이때 반크가 걸어왔다.“성연아, 육 도련님의 광고 동영상을 올렸어.”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금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말했다.“네, 임수림이 스스로 창피를 당하는 걸 지켜봐요.”#Soul 모델 육예찬##임수림 연예인 병 때문에 계약 파기#Soul 주얼리 브랜드 공식 계정이 트위터에 육예찬의 광고 동영상을 올리자 네티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Soul 브랜드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육예찬도 초청할 능력도 있으니 임수림은 확실히 거드름을 피워 Soul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 말했다.네티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을 때 임수림 팬들은 여전히 믿지 않았으며 심지어 강성연이 기자들 앞에서 했던 말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트위터에 올렸다.하지만 곧 임수림 팬들은 잔인한 현실에 뺨을 맞았다.Soul 공식 계정은 임수림과 체결한 계약서와 그날 스케줄 사진을 올렸으며 촬영 당일 임수림과 연락이 닿지 않아 Soul 직원들이 오전 내내 기다렸다고 해명했다.임수림의 매니저는 Soul 책임자에게 임수림이 예능을 찍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미 약속을 잡은 촬영 시간을 지키지 않았으니 임수림 쪽이 먼저 계약을 어긴 것이었다.아마 다른 사람도 임수림이 눈꼴 사나웠는지 그날 그녀가 호텔 개인 수영장에서 오후를 보내면서 촬영하러 가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이에 임수림은 모든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미지가 실추되었다.임수림은 트위터의 내용을 보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폰을 테이블에 던졌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매니저는 휴대폰을 확인하고 표정이 바뀌었다. 매니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임수림은 미친 것처럼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빨리 나 대신 해명해!”“수림 언니, 침착해요......”“안돼, 삼촌에게 도움을 청해야겠어.”임수림은 휴대폰을 빼앗더니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이 나선다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삼촌, 절 도와줘요. 문제가 좀 생겼어요......”“연예계에서
그는 패드를 내려놓은 후 서랍을 열어 이혼합의서를 바라보았다. 노크 소리가 들리자 반지훈은 서랍을 닫았고 연희승이 걸어 들어왔다.“반지훈 대표님, 연혁씨가 왔습니다.”반지훈은 멈칫하더니 무덤덤하게 말했다.“들어오라고 해.”연희승이 나간 후 연혁이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는 소파에 앉았고 반지훈도 몸을 일으켜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 연희승은 차를 가져와 따른 후 문을 닫고 나갔다.“연혁 선생님, 무슨 일로 온 겁니까?”연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흘깃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일이 좀 있긴 해.”반지훈이 자리에 앉은 후에서야 연혁은 딱딱하게 말했다.“자네와 성연이가 S국에 갔을 때 발생했었던 일을 난 다 알고 있어. 그날 성연이가 날 찾아와 했었던 말을 난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어.”반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성연이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했습니까?”연혁은 좀 어두운 표정으로 반지훈을 바라보았다.“내 손녀가 자네를 사랑하고 있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 예전 성연이더러 자네와 헤어지라고 했었고 자네의 신분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언젠가 사고가 생길 것이라 귀띔했었어. 난 성연이를 이용해 반 씨 가문에 복수하지 않을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확신할 수 없거든.”반지훈은 입을 꾹 다물었다.“그때 성연이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온 세상이 자네의 적이 되어도 자신은 영원히 등을 돌리지 않겠다고 말이야.”연혁의 말에 반지훈은 놀란 눈빛을 보였고 다리에 놓고 있던 손이 달달 떨렸다.성연이가......그런 말을 했다고?연혁은 그를 바라보았다.“그날 성연이는 나를 찾아와 15년 전 자네의 어머니가 납치된 일에 대해 물어보았어. 반 씨 가문은 여태껏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걸 알지만 난 해명할 생각이 없었어. 아버지의 죽음과 내가 한쪽 다리를 잃은 건 모두 반 씨 가문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날 성연이의 말을 듣고 난 신경이 쓰였어.”연혁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아마 연 씨 가문과 반 씨 가문의 원한은 다른 사람
“그때 나는 남 씨 가문 사람들과 친했었어. 그들은 나에게 바이러스 백신 한 병을 주었지. 난 그때 남 씨 가문 사람을 믿었고 딸이 걱정되었기 때문에 거금을 들여 그 백신을 사서 딸에게 주사했어.”연혁은 주먹을 꽉 쥐면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하지만 내 딸은 결국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1년 후 갑자기 가출하더니 X와 함께 M국에 갔었어. 그 사람들이 나를 몇 십 년 동안 속였던 거야! 그 약은 백신이 아니라 바이러스 병원체였어. 그들은 나를 속여 내 딸을 실험체로 삼았던 거야!”사무실 분위기는 좀 무거워졌다. 반지훈은 스스로 차를 따르면서 침착하게 물었다.“그들이 바이러스로 실험한 건가요?”S국에서 리비어는 그에게 그를 감염되게 만든 건 그들 계획의 시작일 뿐이라 말했었다. 연혁은 딸 연은희가 백신을 맞은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실을 알게 된 후 멘탈이 붕괴된 것이었다.연혁은 더 이상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큰공주 사건 후 아버지는 황실 내부 전쟁에서 물러나기로 했어, 그건 반영운이 나를 납치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 아니었어. 반영훈은 나를 납치했고 날 한쪽 다리를 잃게 만들었기 때문에 나는 반영운과 반 씨 가문을 증오했지. 그 후 아버지의 죽음이 반영운과 관련이 있다고 알게 된 거야. 그때의 나는 분노에 눈이 멀었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믿었어. 아버지는 예전부터 좌파의 사람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고 있다고 여겼어. 40년 전 재앙이 발생한 후 아버지는 방에서 일주일 동안 나오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보았을 때 매우 침울해 보였었어. 그는 마지막에 나에게 그와 똑같은 길을 걷지 말라고 했었어. 그때의 나는 그 말의 뜻을 알지 못했고 아버지가 죽은 이유를 알게 된 후 매우 분노했었지.”연혁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며칠 동안 반성했고 아버지가 마지막에 했던 말, 그리고 그 사람들이 그에게 바이러스 백신이 아닌 바이러스 병원체를 줬던 일이 떠오르자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그때 반영운은 확실히 아버
반지훈은 두 손을 꽉 쥐면서 입을 열었다.“그들은 아직도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연혁은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물었다.“자네가 어떻게 아나?”“제가 감염되었기 때문이지요.”그는 담담하게 테이블에 있는 차 잔을 바라보았다.“잠복기가 없는 신형 바이러스였습니다.”“성연이는 아나?”“모릅니다.”연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반지훈은 그를 바라보았다.“성연이의 어머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아마 무슨 약물을 사용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연이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고 혈액도 매우 독특합니다.”연혁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가 찻잔을 한참 동안 들고 있자 반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전 성연이와 이혼할 겁니다.”연혁은 반지훈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오늘 그는 반지훈이 정말 손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는 찻잔을 내려놓았다.“알겠어.”“이 비밀을 지켜주세요.”“자네는 살고 싶지 않나?”연혁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반지훈의 어두운 눈에 잠깐 어떤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당신과 리비어가 성연이를 지키고 저도 TG 절반의 주식을 양도하려고 합니다. 제가 죽는다 하여도 반 씨 가문은 쓰러지지 않을 겁니다. 이건 제가 스스로에게 남긴 퇴로입니다.”연혁이 떠난 후 반지훈은 갑자기 격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그의 손가락 사이로 선혈이 흘러나왔다.동정을 듣고 문을 연 연희승은 이 상황을 보고 재빨리 반지훈은 부축했다.“반지훈 대표님, 병원에 갑시다.....”“병원에 가면 안돼.”반지훈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이혼합의서는 너에게 맡길게. 날 집에 데려다 줘.”오후 동안 사무실에 앉아있은 강성연은 눈까풀에 자꾸 경련이 일자 왠지 마음이 불안했다.이때 연희승한테 문자가 왔다. 반지훈이 그녀더러 요 며칠에 이혼합의서에 서명하라고 했다는 내용을 보고 강성연은 순간 침울해졌다.**며칠 후.청순하게 입은 강성연은 반지훈과 다시 이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회사 사람들
밤이 되고 강성연은 송아영을 데리러 갔다.송아영은 나시 스커트를 입고 양 갈래를 묶고 있어 상큼하고 생기발랄해 보였다. 그녀는 차에 오른 뒤 안전벨트를 했다.“왜 갑자기 나랑 술 마실 생각을 했어?”차에 시동을 건 강성연은 답답한 얼굴로 웃었다.“기분이 안 좋아서.”“혹시 반지훈 씨랑 싸웠어?”송아영은 그녀의 기분을 알아채고 말했다.“두 사람 s국에서는 잘 지냈잖아?”강성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끝끝내 이혼할 거라는 말을 입밖에 내뱉지 못했다.강성연은 말하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사람들 앞에서 이 혼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잠깐 자기 자신을 속이더라도 말이다.바에 들어선 두 사람은 모두 칵테일을 주문했고 송아영은 빨대로 술을 휘적이다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성연아, 너 무슨 고민 있는 거 아니야?”강성연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화제를 돌렸다.“너 육예찬과 결혼하는 거 계속 미룰 생각이야?”송아영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중얼거리며 말했다.“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런데 우리 아빠랑 육예찬 어머니, 그리고 우리 고모 모두 이 정략결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 너도 알다시피 난 정략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 감정적 기반이 없는 결혼을 어떻게 결혼이라고 할 수 있어?”“게다가 육예찬은 나랑 성격이 안 맞아. 우리 둘 만나기만 하면 서로 물어뜯기 바쁘다고. 그리고 내가 조사해봤는데 그 사람 전 여친 슈퍼모델이더라.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나보다 좋아. 그런 사람이 육예찬이랑 헤어진 걸 보면 아마 그 여자도 육예찬의 고약한 성질머리를 견디지 못했을 거야.”강성연이 무어라고 말하려는데 그녀의 시선이 송아영의 옆에 나타난 남자에게 멈췄다. 강성연은 송아영에게 알려주고 싶었는데 송아영이 숨도 쉬지 않고 말을 내뱉어 끼어들 틈이 없었다.결국 강성연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 송아영을 톡톡 두드렸다.“왜 갑자기 날 쳐? 내가 뭘 잘못 말한 것도 아니잖아. 독설도 심하고 심지어 신경질적인 남자인데...”송아영은
“육예찬, 네가 약혼녀까지 불러서 술을 마실 줄은 몰랐는데, 별일이네.”와인잔을 든 한지욱은 육예찬에게 시선을 옮기며 웃는 얼굴로 장난을 쳤다.육예찬은 대답하지 않았다.송아영은 테이블 위의 해바라기씨를 그에게 던지며 말했다.“무슨 헛소리예요?”한지욱은 그것을 피하며 웃었다.“우리 다 이 바닥 사람이잖아요. 송씨 집안이 육씨 집안이랑 사돈 맺으려고 한다는 걸 누가 몰라요?”이 바닥에서 송씨 집안과 육씨 집안이 결혼을 약속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것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설사 송아영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육예찬 옆에 앉아있던 심혁수도 웃으며 구천광을 놀렸다.“천광아, 너도 이젠 결혼해야지 않겠어?”구천광은 술잔을 내려놓았다.“난 안 급해.”“안 급하다고? 너 반 대표랑 나이도 비슷하잖아. 그러고 보니 반 대표도 모임에 안 나온 지 꽤 된 것 같은데?”한지욱은 심혁수를 보았다.“넌 솔로라서 매일 밖에 나와 여자나 꼬시지만 반 대표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야.”“쯧, 내가 언제 여자를 꼬셨다고 그래? 나 모함하지 마라. 여기 다른 분들도 있는데 말이야.”심혁수가 말을 마치자 그들의 시선이 강성연에게 멈췄다.강성연은 술잔을 들어 살짝 흔들었다. 안에 들어와서 그들의 대화를 듣는 와중에도 강성연은 답답한지 홀로 술을 계속 마셨다. 바로 그때, 누군가 그녀의 옆에 앉았다.육예찬과 구천광의 안색이 흐려졌다.여진구는 강성연을 알지 못했고 살짝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바람둥이처럼 강성연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너희 둘 미인을 푸대접하면 어떡해? 미인 혼자 술을 마시게 하다니. 하지만 괜찮아. 내가 미인과 함께 마실 거니까.”송아영이 무슨 말을 하려 하자 구천광이 대뜸 입을 열었다.“여진구, 너 그 사람 누군지 알아?”한지욱과 심혁수는 구천광의 안색이 흐려진 걸 보고는 그제야 강성연을 제대로 보았다. 어쩐지 익숙한 얼굴인 듯했다.여진구는 많이 취한 상태라
송아영도 여기에 혼자 있고 싶지 않았다. 가방을 들려고 고개를 돌려 보니 소파 위에 강성연이 놓고 간 휴대폰이 보였다.“어, 왜 휴드폰을...”휴대폰을 드는 순간 화면이 밝혀지면서 읽지 않은 메시지가 보였다. 그런데 송아영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한 건지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육예찬은 송아영을 보며 말했다.“강성연 휴대폰인가요?”송아영은 대답하지 않고 가방을 들고 따라 나갔다.“예찬아, 저 사람들...”심혁수가 물었다. 남은 두 명도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 육예찬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몸을 일으켰다.“다들 먼저 마셔. 난 나가 볼게.”바에서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송아영은 육예찬에게 붙잡혔다. 육예찬은 느긋하게 말했다.“구천광에게 어디 있냐고 전화해서 물어봐요. 내가 데려다줄게요.”송아영은 넋이 반쯤 나간 얼굴이었다.육예찬은 그녀가 자기 말을 듣지 못했다고 생각해 다시 한번 입을 열려고 했는데 송아영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반지훈 씨가 성연이랑 이혼할 거래요.”강성연은 분수대 옆 벤치에 앉았다. 구천광이 도착했을 때 공원에는 그녀 혼자 외로이 있었다.구천광은 그녀에게 다가갔다.“늦은 시각에 여자 혼자 이런 곳에 있으면 반지훈이 걱정 안 해요?”“그 사람이 절 걱정할까요?”강성연은 뜸을 들이다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미소에서 약간의 냉담함이 보였다.“그거 모르죠? 반지훈 씨는 저랑 이혼할 거래요. 이미 마음먹은 것 같아요.”“이혼할 생각이라고요?”구천광의 눈동자에 잠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강성연이 말했다.“이혼 합의서도 이미 준비됐는데 제가 뭘 어쩌겠어요?”강성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자조했다.“저한테 양육권과 TG그룹 지분의 반을 준대요. 절 아주 살뜰히 챙기던데요.”그는 그녀와 다투고 빼앗을 생각이 없었고 심지어 그녀에게 주식까지 줄 생각이었다. 이혼하게 되면 강성연은 많은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그게 뭐 어쨌다고?강성연은 그가 왜 꼭 이혼하려 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