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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성연은 맞붙은 손을 꽉 쥐고 멍하니 있는 지훈을 돌아보았다. "당신은 이혼하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려고요?"

 지훈은 몸이 약간 굳었고, 눈빛은 어두워졌다. “그때 가서 얘기하지”

 아이들이 그를 미워하고 원망해도.

 성연은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는 거예요?”

 꼭 이혼해야 하나?

 그는 말을 하지 않았다.

 성연은 살짝 주먹을 쥐었다. "적어도 무슨 일로 이혼하려고 하는지 알고 싶어요"

 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 "할 말은 다 했어"

 역시, 물어봐서는 모르겠네.

 성연은 약간 조롱하듯 웃었다. 그는 그녀에게 이혼해 달라 해도 그녀는 절대 이혼 하려 하지 않으니, 뻔뻔하다면 뻔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녀는 오히려 더 떠나기 싫어졌다.

 지훈은 그녀의 표정에서 상실감을 보았다. 눈빛 깊은 곳에 보인 암울한 감정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의 마음은 많이 아프겠지.

 하지만 그도 아팠다.

 세 아이들은 아빠, 엄마가 온 것을 알고 기뻐했다. 너무 기뻐서 그런지, 아니면 오랜만이라 그런지 세 아이는 성연에게 더 달라붙었다.

 "엄마, 엄마, 우리 외할아버지네로 초코 보러 가면 안 돼요? 초코 보고 싶어요~" 유이는 성연의 무릎에 앉아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있었다.

 해신은 감자칩을 쩝쩝거리며 말했다. "오, 나도 외할아버지가 만든 찹쌀떡 먹고 싶다"

 시언은 책을 덮고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너는 먹을 줄만 아냐”

 해신: "형, 먹는 것도 다 복이야!"

 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럼 내일 엄마가 너희들을 외할아버지네에 데려다 줄게"

 "엄마, 안 바빠요?" 시언이 물었다.

 성연은 멈칫 했다가 공교롭게도 지훈과 시선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려 해신에게 말했다. "요즘 바쁘지 않아. 회사에는 반크 아저씨가 있고"

 “그럼 아빠는 바빠요?”

 유이는 고개를 돌려 지훈을 바라보았다.

 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었다. "안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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