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은 입을 삐죽거리다가 무슨 생각을 떠올리고는 교활한 눈빛을 보였다.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며 충동을 억누른 지훈은 자신의 부족한 결단력에 대해 반성하기까지 했다. 계속 그녀를 곁에 두고 있다가 때가 되었을 때 쉽게 이혼할 수 있을까? 놓기 싫은데 놓아주어야 한다. 이혼을 해야 하는데 아이를 핑계로 그녀와 어울리다니, 어쩌면 그의 이기심일 수도 있다. 그는 아직 손에 쥐고 있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간직하고 싶을 뿐이었다. 지훈이 욕실에서 나오는데 눈앞의 장면 때문에 간신히 억누르던 불꽃이 번져 하마터면 무너질 뻔했다. 성연은 한쪽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반쯤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하필 이 동작은 매우 여성스럽고 요염해서 정상적인 남자라면 이것을 보고 미칠 지경이었다. 하물며 그는 어떻겠는가? 지훈은 굳은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 "성연아, 네가 뭘 하고 있는지 알아?" "지훈 씨는 제가 매력이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성연은 손끝으로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며 매혹적인 눈빛을 보냈다. "왜 저를 쳐다보지도 못해요?" 지훈은 그윽한 눈빛에 어두운 표정을 하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소란 피우지 마” “소란 피운 적 없는데요” 성연은 일어나 앉았다. "지훈 씨, 날 좀 봐요" 지훈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고 성연의 깊은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청순하고 요염한 미모에 약간의 고집과 불만이 느껴졌고, 자신이 움직이지 않자 그녀의 청초한 두 눈은 번쩍이며 영롱한 눈빛으로 그의 시선을 뜨겁게 달궜다. 그녀가 '염치 없이' 그의 앞에서 눈빛을 보내는데도 그는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 그는 정말 그녀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지겹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물었다. 옷을 잡아당기던 손이 떨리더니 결국 자신이 진 것을 인정하였다. 고개를 떨구고 입술을 깨물며 옷을 다시 여매고 씁쓸해했다. "애들이랑 자러 갈게요" 그녀가 막 일어서려는데, 무언가가 갑지기 그녀를 덮치며 거칠게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성연은 당황했다. 그녀는 아파서
강성연은 눈을 내리깔면서 말했다.“네.”“그럼 아이들은?”강진은 조금 늦은 속도로 물었다.“너희들이 이혼한다면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을 거야.”강성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이혼한 후에도 아이를 같이 키우자고 했어요. 저는 계속 아이들과 지낼 수 있어요......”강진은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다.“반지훈 대표가 그렇게 말한 거야?”그는 아주 의외라고 생각하는 듯하였다.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지훈이 정말 그녀와 인연을 끊으려고 한다면 양육권을 빼앗은 후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었다.반지훈이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성연은 반지훈이 다른 이유 때문에 이혼을 말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반지훈은 끝까지 그녀에게 진짜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반크한테 전화가 오자 그녀는 옆으로 걸어가면서 전화를 받았다.“반크 아저씨? 네,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반크가 널 찾은 거야?”강진이 물었다.강성연은 전화를 끊은 후 고개를 돌렸다.“네, 아버지. 아이들을 좀 봐줘요. 전 회사에 가봐야 해요.”강진은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마.”강성연은 차를 몰고 Soul 주얼리 회사 홀에 들어섰다. 그녀는 반크와 촬영팀 직원들이 무언가를 토론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그녀는 Soul이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여자연예인 임수림을 광고 모델로 계약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원래 오늘 촬영하기로 약속했는데 임수림 쪽에서 갑자기 약속을 어겼으며 촬영팀과 직원들은 오전 내내 그녀를 기다렸다.임수림에게 전화를 하니 임수림 매니저는 자꾸 재촉하면 가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그리고 임수림이 지금 예능을 촬영하는 중이라고 했다.Soul은 기다릴 수 있지만 촬영팀은 기다릴 수 없었다.“성연아.”반크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촬영팀은 기다리지 못할 것 같아. 그리고 임수림 아가씨는 우리와 계약을 했었어.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촬영 진도에 큰 영향이 생겼네.”강성연은 그를 바라보았다.“임수림 본인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어요?”반크는 고개를 저었다.
육예찬은 이름을 날린 바이올리니스트였으니 당연히 영향력이 대단했다. 또한 그는 로열 음악 학원 간판 인물이기도 했다.반크는 멍해졌다. 그는 성연이가 구천광을 찾을 줄 알았는데 육 씨 도련님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육예찬을 soul 주얼리 브랜드 모델로 써도 효과는 연예인보다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육예찬은 브랜드 모델 요청을 받은 적이 없는데 과연 승낙할까?강성연은 곁에서 전화를 했고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반크를 향해 오케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반크는 재빨리 곁에 있는 직원에게 말했다.“얼른 가서 준비해.”10분 후, 육예찬은 정말 soul 주얼리 회사에 나타났다. 대부분 사람들은 육예찬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그의 비주얼에 깜짝 놀랐다.그는 키가 1.9미터였고 다리 길이만 114센티미터였으며 오관이 준수했고 눈빛이 날카로웠다. 외꺼풀은 상대방에게 도도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주었고 마치 만화에서 걸어 나온 남주인공 같았다.강성연은 시계를 확인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네요.”"왜 갑자기 절 부른 거예요?"강성연이 주동적으로 그를 찾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육예찬은 매우 의외라고 생각했다.“좀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했어요.”“무슨 도움이 필요해요?”강성연은 가볍게 웃었다.“모델이 필요해요.”지금 그녀는 구천광을 모실 돈이 없었기 때문에 육예찬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이다.육예찬은 이제서야 그녀가 soul 주얼리 브랜드의 모델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전 어느 브랜드의 모델도 해본 적이 없어요.”“이번 한번만요.”강성연이 웃으며 말했다.“제가 광고 비용을 드릴게요. 뭐라 해도 저희는 가족이잖아요, 도와줘요.”육예찬이 대답하기도 전에 강성연은 웃으면서 직원에게 말했다.“육 도련님을 데리고 대기실로 가. 촬영을 시작해야지.”강성연은 육에찬을 대신해 말했다.원래 임수림이 맡았던 광고는 임시에 모델이 바뀌었다. 강성연은 촬영팀과 토론한 후 직접 육예찬을 위해 패션을 디자인했다
“무슨 태도가 이렇게 나빠요?”“태도요?”반크는 콧방귀를 뀌었다.“저희들은 당신들과 똑같은 태도로 대했을 뿐이에요. 저희 soul은 꼭 임수림 아가씨를 고집하는 건 아니었어요.”반크는 이렇게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매니저는 임수림 곁으로 걸어갔다.“수림 언니, soul에서 갑자기 모델을 바꿨다고 하네요.”임수림은 이런 억울함을 당해본 적이 없어 어두워진 눈빛으로 말했다.“이름도 없는 주얼리 회사가 감히 날 창피하게 만들어?”그녀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휴대폰으로 트위터에 올랐다.#수림이: 이런 날도 있을 줄이야. [이미지]#강아지 한 마리가 위층에서 아래에 있는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진이었다. 네트즌들은 그 사진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 걸 눈치챘고 임수림의 팬들은 재빨리 그녀에게 댓글을 달았다.#세젤예 수림: 수림씨, 무슨 일이에요? 광고 찍으러 간다고 했잖아요?##수림이@세젤예 수림: 휴, 아마 저에게 과분했던 것 같아요.##세젤예 수림@수림이: 헉, 설마 광고주가 모델을 바꿨어요?#임수림이 불쌍한 이모티콘을 보내자 팬들은 모두 분노했다. 며칠 전 임수림은 soul 주얼리의 광고 모델이 되었다고 말했었다. 그녀의 팬들은 갑자기 모델이 바뀌었다고 하자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았고 곧 soul 공식 계정에 찾아가 해명을 해달라고 댓글을 달았다.오후가 되었을 때 실시간 검색어에 "soul이 임수림과의 계약을 어기다"라는 내용이 나타났다.육예찬의 촬영이 끝난 후 강성연은 결과물을 확인해 보았다. 비록 육예찬은 1분 밖에 나오지 않았고 대부분 손과 옆모습만 찍었으나 촬영팀에서는 입을 모아 칭찬하고 있었다.soul 주얼리 주제는 다크 계열이었으며 검은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져 고귀하면서도 우아하고 대범했다. 육예찬이 soul 브랜드의 암흑 계열 반지를 낀 신은 정말 완벽에 가까웠다.역시 돈을 많이 들이면서 관리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손이었다. 여자 스태프들은 그 손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육예찬은 옷을 바꿔 입은 후 대기실에서
강성연은 패드를 내려놓았다. 광고가 완성된 다음 임수림과 네티즌들의 입을 막을 생각이었다.**강 씨 저택에 돌아온 강성연은 강진이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주고 있는 걸 발견했다. 강시언은 어른스럽게 주방에서 강진을 도와주고 있었다.소파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강유이와 강해신은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고 게임기를 내려놓았다.“엄마, 퇴근했어요?”“응, 방금 퇴근했어.”강성연은 신발을 바꿔 신으면서 대답했다.초코는 아이들과 놀아줘 기진맥진한 것인지 눈을 뜨고 강성연을 확인한 다음 다시 자리에 돌아가 누웠다.강진은 요리를 식탁에 올려놓은 후 아이들에게 말했다.“저녁을 다 차렸으니 얼른 가서 손 씻어.”“네~”강해신과 강유이는 얼른 소파에서 내려와 손을 씻으러 갔다.초코는 크게 기지개를 켜더니 소파에서 뛰어내렸다. 강시언이 밥그릇에 사료를 쏟자 초코는 재빨리 그곳으로 뛰어갔다.강시언은 그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초코는 언제 클까요?”강진은 빙긋 웃었다.“몇 달 밖에 되지 않았어. 한참 걸려야 해.”“아, 그러면 많이 먹어야 빨리 크겠어. 통통하게 살이 올랐으면 좋겠네.”강시언은 초코를 보면서 말했다.강유이가 식탁으로 뛰어가자 강진은 그녀를 번쩍 들어 의자에 앉혔다. 강유이는 고개를 들어 강진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저희가 초코를 며칠 동안 데려가도 돼요?”아이들이 초코를 예뻐하는 걸 보고 강진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당연하지.”“와!”강유이는 엄청 흥분했다.“초코랑 함께 놀 수 있어!”“너희들은 초코와 놀 시간이 없잖아. 해신이는 학원에 가야 하고 너희들은 엔터에 가야 하잖아. 초코가 얼마나 심심하겠어?”강성연은 말하자 강유이는 입을 삐죽거렸다.“그것도 그러네요~”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매일 할아버지를 보러 올래요!”강성연은 그녀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넌 초코 보러 오려는 거지?”강유이는 코를 찡그리더니 콧방귀를 뀌었다.“몰라요.”강진은 자애롭게 웃으면서 강유이에게 밥그릇을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한 아이들은 강진의 말을 믿었다. 만약 아빠와 엄마가 다툰 것이었다면 아빠는 밥 먹으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저녁을 먹은 후 아이들은 강 씨 저택에서 자려고 했다. 강진은 아이들을 데리고 방에 가서 동화책을 읽어주었고 고의적으로 강성연과 반지훈이 단둘이 있게 했다.강성연은 테이블을 치운 후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반지훈은 주방에 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깍지를 꽉 끼더니 몸을 일으켰다.반지훈은 주방에 걸어가 소매를 거뒀다.“도와줄게.”강성연은 멍하니 서있었고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반지훈은 접시를 가져갔다.강성연은 제자리에 서서 눈을 내리깔았다.“이것도 아이들을 위한 연기인가요?”반지훈은 속눈썹을 바르르 떨면서 “응”이라고 대답했다.강성연은 빙긋 웃었다.“저희가 언제까지 사실을 숨길 수 있을 것 같아요?”반지훈은 멈칫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성연은 입술을 깨물면서 몸을 돌렸다.“당신도 자고 간다면 제 방을 양보할게요. 제가 아이들한테 설명하면 돼요.”반지훈은 접시를 꽉 쥐었다. 그녀가 떠난 후 커다란 주방에는 콸콸 물 흐르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온 강성연은 반지훈이 어두운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그녀가 나가려고 할 때 반지훈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강성연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당신......”“이혼하기 전에 우리는 계속 부부야.”반지훈은 이렇게 말한 후 손을 놓고 천천히 욕실로 들어갔다.“샤워할게.”강성연의 표정이 침울해졌다.이혼하기 전에 우리는 계속 부부야......허, 정말 마음이 굳힌 것 같네.지금 난 정말 반지훈을 남길 수 있을까?늦은 밤, 강성연은 반지훈을 등진 채 누웠다. 더블침대였지만 두 사람 사이 거리는 넘을 수 없는 국경선과 같았다.강성연은 잠이 오지 않았고 뒤에 있는 사람이 뒤척이자 눈을 떴다.곧 반지훈이 그녀를 품에 안았다.강성연은 몸이 굳어졌고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반지훈씨?”반
별안간 기자 몇 명이 그녀 앞으로 몰려들었다.“Zora 아가씨, soul 주얼리는 임수림이 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모델을 바꾼 건가요?”“soul 브랜드는 무엇 때문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어기고 다른 모델을 사용한 건가요?”기자들은 카메라를 강성연 얼굴 가까이에 들이댔고 곁에 있던 팬들이 고함을 질렀다.“사람을 업신여기는 브랜드는 서울시에서 꺼져!”“soul처럼 쓰레기 같은 브랜드는 임수림을 모델로 쓸 자격이 없어!”강성연은 어두워진 눈빛으로 카메라를 보면서 냉소했다.“임수림 팬들의 말을 들었죠? 저희 soul과 같은 브랜드는 확실히 임수림을 모델로 쓸 자격이 없습니다.”기자들은 혀를 찼다.그들은 모두 강성연이 해명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녀의 태도는 아주 강경했다. 강성연은 임수림의 팬들이 두렵지도 않나?과연 임수림의 팬들은 강성연의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냈다. 그 중 한 사람이 강성연 쪽으로 달려왔고 손으로 그녀를 밀치려고 했다.순간 힘있는 손이 강성연을 품에 안았고 강성연을 공격한 팬을 밀쳤다.강성연은 익숙한 얼굴을 보면서 조금 멍해졌다.반지훈은 바닥에 넘어진 팬을 보면서 싸늘한 눈빛으로 팬들을 훑어보았다.“너희들의 아이돌이 매장당하는 걸 원하지 않으면 당장 꺼져!”난동을 부리던 팬은 반지훈의 카리스마에 겁을 먹었지만 그 중 한 명이 용기를 내어 소리를 질렀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임수림을 매장해? 권력이 있으면 다야?”반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 사람에게 말했다.“다시 한 번 말해봐.”순간 그 팬은 입을 다물었다.강성연은 반지훈을 밀친 후 팬 앞으로 걸어갔다.“난동을 부리러 오기 전에 사실부터 알아보고 와요. 임수림이 먼저 계약을 어기고 약속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어요. 저희가 도를 지나친 건가요, 아니면 임수림이 인기를 얻었다고 하여 저희를 안중에 두지 않는 건가요?”“당신들의 아이돌이 연예인 병에 걸렸을 수도 있지만 Soul 주얼리 앞에서 거드름을 피운다면 저희들은 봐줄 생각이 없어요. 저희 Soul 브랜드는
희영처럼 돈을 “밝히는” 사람이 월급도 마다하다니?이때 반크가 걸어왔다.“성연아, 육 도련님의 광고 동영상을 올렸어.”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금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말했다.“네, 임수림이 스스로 창피를 당하는 걸 지켜봐요.”#Soul 모델 육예찬##임수림 연예인 병 때문에 계약 파기#Soul 주얼리 브랜드 공식 계정이 트위터에 육예찬의 광고 동영상을 올리자 네티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Soul 브랜드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육예찬도 초청할 능력도 있으니 임수림은 확실히 거드름을 피워 Soul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 말했다.네티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을 때 임수림 팬들은 여전히 믿지 않았으며 심지어 강성연이 기자들 앞에서 했던 말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트위터에 올렸다.하지만 곧 임수림 팬들은 잔인한 현실에 뺨을 맞았다.Soul 공식 계정은 임수림과 체결한 계약서와 그날 스케줄 사진을 올렸으며 촬영 당일 임수림과 연락이 닿지 않아 Soul 직원들이 오전 내내 기다렸다고 해명했다.임수림의 매니저는 Soul 책임자에게 임수림이 예능을 찍고 있다고 말했었다. 이미 약속을 잡은 촬영 시간을 지키지 않았으니 임수림 쪽이 먼저 계약을 어긴 것이었다.아마 다른 사람도 임수림이 눈꼴 사나웠는지 그날 그녀가 호텔 개인 수영장에서 오후를 보내면서 촬영하러 가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이에 임수림은 모든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미지가 실추되었다.임수림은 트위터의 내용을 보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폰을 테이블에 던졌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매니저는 휴대폰을 확인하고 표정이 바뀌었다. 매니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임수림은 미친 것처럼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빨리 나 대신 해명해!”“수림 언니, 침착해요......”“안돼, 삼촌에게 도움을 청해야겠어.”임수림은 휴대폰을 빼앗더니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이 나선다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삼촌, 절 도와줘요. 문제가 좀 생겼어요......”“연예계에서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