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43화

한참 뒤, 그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성연아, 우리 이혼하자”

 그녀는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어져 머리 속이 하얘졌다. 믿을 수 없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당신…뭐라했어요?”

 지훈은 시선을 거두어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내 말은, 우리 이혼하자”

 이혼….

두 글자가 그녀의 가슴을 깊이 찔렀다. 그가 이혼을 제기할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이유는요?”

 그녀는 그의 얼굴에서 감정을 읽으려고 했지만, 그의 창백한 얼굴은 변하지 않았고, 그 깊은 눈동자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바다처럼 아무런 흔들림도, 감정도 없었다. "이유는 없어. 그냥…지겹다"

 성연은 옆에 놓인 두 손을 움켜쥐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지겨워......?"

 그는 말이 없었다.

 성연은 그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래로 드리운 긴 속눈썹은 그녀의 눈빛 속 감정을 감추어 주었다. 그녀는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지훈 씨, 지금 장난하는 거죠? 큰 어르신이 뭐라고 하셔서 그러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내 가족이야. 무슨 말을 하셨건 넌 물어볼 자격이 없어. 이혼은 내가 제기한 거야, 할아버지와는 상관없어. 넌 동의만 하면 돼"

 지훈은 냉담한 눈빛을 보였다. "걱정 마, 이혼 후에도 자녀 양육권은 줄 테니. TG 지분 절반을 나눠줄 께. 그 돈으로 평생 쓰기에 충분할 꺼야"

 “지훈 씨!”

 눈시울을 붉히며 그의 멱살을 잡아당기던 성연의 손이 떨리고 목이 메었다. "도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결혼하자던 건 당신인데 이젠 이혼을 하자니! 또 저를 속이는 거 맞죠, 이혼하자는 것도 저 속이는 거잖아요, 저한테 숨기는 일 있죠…."

 “너같이 사사건건 꼬치꼬치 캐묻는 여자 정말 짜증나, 내가 지겹다고. 내가 지겹다고 하는게 너 속이는 거 같아?”

 지훈은 조롱하듯 웃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손을 뿌리쳐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