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연혁도 같은 생각이었을 거야. 아니면 은희 아가씨에게 딸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 다음 바로 널 연 씨 가문에 데려갔겠지. 그러니 연혁은 총명한 사람이야. 일단 좌파 사람들이 너의 존재를 알게 되면 꼭 널 이용할 테니까."강성연은 의아한 눈빛을 보였다.이와 동시 그녀는 연혁이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넌 은희의 딸이니 난 반 씨 가문에게 복수를 해도 넌 건드리지 않을 거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어."그가 말하는 다른 사람은 좌파의 사람이었던 것이다.오랫동안 침묵하던 그녀는 스치는 생각이 있어 리비어를 바라 보았다."또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리비어가 의아한 눈빛을 보이자 강성연은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저희 어머니가 걸린 병도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나요?"순간 병실의 분위기가 무거워졌다.리비어는 묵묵히 눈을 내리 깔고 있다가 낮게 대답했다."응."그는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다."너의 어머니는 아주 보기 드문 M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30년 전 그 전염병 재해와 관련이 있어. 너의 어머니도 감염자 중 한 명이었어""30년 전 그 전염병 재해요?"강성연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녀는 포스터에 적힌 재해 보도를 보았기 때문에 의문이 생긴 것이었다.지금 리비어는 더 이상 그녀에게 숨기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필경 그 사람들은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고 있었고 그녀가 S국에 있는 한 그들은 계속 기회를 찾을 것이다. "너의 어머니는 원래 봉사자였어. 그때 센시티만 하여도 감염자가 백 명 넘었으며 처음 전염병이 폭발한 것이 아니었어. 큰공주 사건 때 폭발한 후 30년전에 두 번째로 폭발한 거야."그녀는 깜짝 놀랐다."설마 큰공주도......"리비어는 고개를 끄덕였다."넌 황실 사람들이 외계에 큰공주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별세했다고 솔직하게 말할 것 같아?"당연히 그러지 않을 것이다.큰공주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에 황실 사람들은 대외적으로 병사했다고 말한 것이다.강성연은 침묵했다. 비록
"하지만 완성품이 너무 늦게 나온 거지. 너의 어머니는 몇 년 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떠났던 거야. 하지만 너의 어머니가 떠날 때 X는 그녀에게 항혈청을 주었어. 세상에 이 항혈청은 2개밖에 없는데 하나는 너의 어머니에게 있었고 다른 하나는 X에게 있었어. 너의 어머니는 아마 널 임신하기 전에 항혈청을 주사했을 거야. 아니면 너의 아버지도 감염되었을 것이지. 그리고 넌......"리비어가 그녀를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강성연은 심장이 떨렸다."그렇기 때문에 저의 피가 이렇게 특별한 거예요?"그녀의 어머니는 임신하기 전에 스스로 항혈청을 주사한 것이다. 항혈청은 그녀에게 소용이 없었지만 아버지와 그녀가 감염되지 않게 하기 위해 주사했던 것이다.어머니는 일찍부터 이런 결정을 했기 때문에 최대한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난 건가?하지만 왜 어머니의 첫사랑인 X를 선택하지 않고 한번 밖에 만나지 못한 아버지와 결혼했을까?"성연아, 절대 다른 사람에게 너의 피가 특별하다는 걸 들키면 안 된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나?"리비어가 다시 묻자 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궁금해하자 리비어는 그제서야 답을 들려주었다."왜냐하면 넌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야. 그리고 M 바이러스가 폭발한 건 자연 재해가 아닌 인위적인 일이었어."**강성연은 호텔로 돌아갔을 때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다. 강성연을 데리러 온 희영은 그녀의 낯빛이 어두운 걸 보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형수님, 괜찮아요?""괜찮아요."강성연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칸 주얼리는 이미 끝났고 강성연은 중간에 나왔기 때문에 결과를 몰랐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결과가 어떤지 궁금하지 않았다.호텔에 돌아온 그녀는 샤워를 했지만 머릿속에 여전히 리비어가 했던 말이 맴돌고 있었다.M 바이러스의 폭발은 인위적이야.도대체 누가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면서 이렇게 무시무시한 물건을 연구 개발했던 걸까?샤워를 한 후 강성연은 가운을 걸치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누군가가 노크하자
강성연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당신 정말 이럴 거예요?"잠시 뒤 강성연은 옷을 정리했다.반지훈은 실소하더니 천천히 강성연을 도와 옷을 입혀주었다."우리 성연이가 점점 잘하네. 내가 평소에 잘 가르친 것 같아.""네, 마음에 들어요?"강성연은 뾰로통한 얼굴로 말했다. 이 남자는 정말 점점 더 뻔뻔해지는구나.강성연이 쉽게 삐지는 모습을 본 반지훈은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여자는 정말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에만 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말이 있다.강성연의 그런 모습을 본 반지훈은 만족한 얼굴로 그녀를 품에 그러안으면서 말했다."오늘 마침 한 가지 일을 알게 되었어. 서영유는 어머니가 납치된 일을 알고 있었어."강성연은 멈칫했다."그러니까 서영유가 큰어르신을 속였다는 거예요?"반지훈은 눈빛이 차가워졌다."서영유는 할아버지와 파라다이스 사람들을 모두 속였고 이 일을 연혁에게 떠민 거야."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늘 서영유는 잡혀갈 때 반지훈더러 자신을 도와달라고 했었다. 그때 눈빛을 보면 서영유는 완전히 남호연에게 복종하는 것 같지 않았다. 혹시 남호연이 그녀의 꼬투리를 잡고 있는 건인가? 아니면 협박하고 있나?하지만 뭐라 해도 강성연은 서영유를 동정하지 않을 것이다.그녀가 저지른 일은 이미 인간의 범위를 벗어났다. 지금 보니 인과응보라는 말은 정말 정확했다.그녀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반지훈은 멈칫하더니 픽 웃음을 터뜨렸다.강성연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밥도 먹지 않았는데 절 괴롭혀서 그래요."반지훈은 웃으면서 그녀를 달랬다."그래, 다 내 잘못이야. 사과의 뜻으로 내가 좋은 곳에 데려가 주지."반지훈은 차를 몰고 놀이공원 부근에 있는 로맨틱한 노천 레스토랑에 갔다. 레스토랑에는 모두 현지인들이었고 동양인이 나타나자 다들 그들을 바라 보았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놀이공원은 아주 북적북적했다. 커다란 대관람차는 어두운 저녁에도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반지훈씨, 식
반지훈은 눈을 내리깔더니 그녀의 뒷목을 잡으면서 주동적으로 키스를 했다.이건 대관람차에서 생긴 전설이었고 사람들이 부여한 의미지만 반지훈은 강성연의 이런 유치한 장난을 맞춰주고 싶었다.오랫동안 키스를 하고 난 후 강성연은 질식할 것 같아 얼굴이 새빨개졌다. 반지훈은 그녀의 머리를 매만지면서 웃었다."아직도 숨을 쉬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어?"강성연은 눈을 깜빡이며 말하지 않았다."보아하니 내가 가르쳐줘야겠어."반지훈은 그녀의 턱을 잡으면서 다시 한 번 키스를 했다.한참 뒤 강성연은 그의 입술을 떼어냈고 빨간 얼굴로 거칠게 숨을 쉬었다. 그녀는 반지훈이 또 키스할까 걱정되어 다급히 그를 밀었다."배웠으니까 그만해요!"더 키스하면 입술이 부을 것이다.두 사람이 대관람차에서 내려오자 모자를 쓰고 6, 7살 남짓해 보이는 남자아이가 꽃바구니에서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면서 영어로 말했다."Sir, your girlfriend is very beautiful, and it will be more beautiful with roses.""Thank you. I bought them all."반지훈은 지갑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그에게 주더니 그의 머리를 만져주었다."Keep the change."남자아이는 웃으면서 꽃바구니를 그에게 준 후 인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반지훈은 꽃바구니에 있는 장미를 모두 강성연에게 주었다. 강성연은 꽃바구니를 안으면서 미소를 지었다."반지훈씨 감사해요. 저에게 이렇게 많은 장미를 선물하다니."반지훈은 그녀 쪽으로 허리를 숙이면서 눈썹을 치켜 올렸다."마음에 들어?"강성연은 그를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전 장미를 좋아하지만 돈을 더 좋아해요."그녀의 “탐욕스러운” 귀여운 모습에 반지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지갑을 그녀에게 주었다."그럼 돈도 당신에게 줄게.""찰칵."구석진 곳에서 누군가가 사진 한 장을 찍었다.사진 속에서 강성연과 반지훈은 아주 알콩달콩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그 사람이
반지훈은 재빨리 그녀의 곁으로 뛰어갔다.강성연은 아이의 상처를 움켜쥐면서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지훈씨, 이 아이는 가족들과 흩어졌고 다치기도 했어요. 저희는 이 아이를 내버려두면 안돼요.""응, 먼저 아이를 데리고 숨어있어.""당신은요?"반지훈이 일어나려고 하자 강성연은 그를 잡아당겼다."상대는 사람이 많고 모두 당신을 죽이러 온 거예요. 모험하면 안돼요!"그녀는 아까 인파 속에서 그들이 반지훈을 죽이러 왔다는 말을 들었다!반지훈은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더니 그녀의 눈가를 만지면서 말했다."난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마. 숨어서 날 기다리면 돼."반지훈은 몸을 일으키더니 걸어나갔다.강성연은 그를 잡고 싶었지만 손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품속에 아이가 아파서 울음을 터뜨리자 강성연은 정신을 차리고 영어로 아이를 달랬다."Don't worry, nothing will happen. I'll take you out, okay?"여자아이는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은 다시 반지훈이 떠난 방향을 바라 보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더니 아이를 안고 행인들이 도망치는 방향으로 달렸다.놀이공원에 폭발이 발생했기 때문에 곧 경찰들이 왔다. 놀이공원 밖에 있는 공터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경찰을 보고서야 안심했다.강성연은 다친 아이를 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했다."She was injured. Can you take care of her? She was lost with her parents."젊은 부부가 여자아이를 안아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Yes, leave it to us."강성연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하자 여자가 그녀를 잡았다."Where are you going? It's dangerous there."강성연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제 남편을 구해야 해요."강성연이 뛰어가 보니 놀이공원 내부에는 이미 사람들이 없었으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총소리를 들은 그녀는 재빨리 아이스크림 차 뒤에 숨었다.그녀가
검은 옷 남자는 파란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온몸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나 그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을 때 강성연은 별안간 총구를 피했다."펑!"총알이 그녀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강성연은 이미 그의 등뒤로 돌아갔으며 팔로 그의 목을 꽉 조였다. 지금 그녀의 눈빛은 매우 잔인했다."Ban ji hun. Where is he?"검은 옷 남자는 뭐라 말했고 강성연은 그를 기절시킨 후 총을 빼앗아 앞으로 달려갔다. 다른 곳, 뒤에 있던 검은 옷 사람들은 모두 반지훈의 총을 맞고 바닥에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반지훈은 마지막 사람까지 명중하였다. 상대가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총을 가지려고 할 때 반지훈은 발로 총을 걷어찼다.원래 깔끔하던 그의 셔츠는 이미 주글주글해졌다. 손과 등에 상처가 가득 했으며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있었다. 그는 몰골이 초췌했지만 눈빛이 살기로 번뜩였다.그는 그 남자의 손을 밟았다."누가 너희들을 보냈어?"바닥에 있던 남자는 고통에 이를 악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반지훈이 그를 세게 걷어차자 남자는 선혈을 토해냈다.반지훈은 총으로 그를 조준했다."다시 한 번 묻는다. 누가 보낸 거야?"남자는 절망한 듯 눈을 감았다."펑"하는 소리가 들리자 반지훈은 멈칫했다.그는 총소리가 전해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뒤에서 칼로 습격하려던 사람이 천천히 바닥에 쓰러졌다.반지훈은 총을 쏜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강성연은 천천히 총을 내려 놓았고 손가락 까닥할 힘조차 없었다. 심지어 그 사람이 쓰러진 뒤까지 그녀는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내가 사람을 죽인 거야?그녀는 고의가 아니었고 그저 반지훈을 구하고 싶을 뿐이었다."성연아!"반지훈은 그녀를 향해 뛰어왔다. 강성연은 총을 버리고 그의 품에 쓰러졌으나 창백한 얼굴로 애써 미소를 지었다."반지훈씨, 제가...... 제가 너무 늦게 온 건 아니죠?"반지훈은 그녀를 꽉 그러 안으면서 이를 악물었다."너 미쳤어
날카로운 총소리와 함께 탄알이 반지훈 몸에 박혔다.강성연은 멈칫하다가 동공이 수축되었다.불빛아래 그의 이목구비는 평소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가녀리게 보였다. 반지훈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성연아, 두려워하지마. 난......"그는 고개를 숙이면서 키스를 하려고 했지만 결국 맥없이 쓰러졌다.강성연은 재빨리 그의 몸을 부축했고 등에 생긴 총상을 발견했다. 그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반지훈을 안고 통곡했다."안, 안돼. 반지훈, 자면 안돼요. 날 떠나지 말란 말이에요!"경찰과 함께 현장에 도착한 연희승과 희영은 강성연이 반지훈을 안고 통곡하는 모습을 보고 흠칫했다."반지훈 대표님......"엠뷸런스는 미친 듯이 달리고 있었고 강성연은 곁에 앉아 차가워지고 있는 반지훈의 손을 비비고 있었다. 간호사와 의사가 지혈을 하고 구급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몸을 덜덜 떨었다.병원에 도착한 후 반지훈은 들것에 실려 수술실로 들어갔다. 강성연과 연희승을 비롯한 사람은 모두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강성연은 그가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이 닫히는 찰나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녀는 힘없이 벽에 기대더니 천천히 주저앉았다."형수님......"희영은 다가가 그녀를 위로하려고 했지만 연희승이 그녀를 저지했다.그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위로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소식을 알게 된 리비어가 재빨리 달려와 연희승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의 시선은 축 처진 강성연에게 집중되었다.그는 슬픈 얼굴로 강성연에게 걸어오더니 쪼그려 앉았다."성연아, 반지훈 대표는 복이 많아서 꼭 무사할 거야."강성연은 무릎을 감싸면서 말했다."반지훈씨는 저를 위해 총을 맞은 거예요. 저기에 누워있어야 할 사람은 저라고요......"리비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반지훈 대표가 널 구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지금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강성연은 멍한 얼굴로 침묵했다.리
강성연을 본 리비어는 의사와 무언가 얘기를 주고받은 뒤 그녀에게 다가갔다.“성연아, 너도 역시 병원에 있었네.”강성연은 쓴웃음을 지었다.“제가 병원 말고 어딜 가겠어요?”그녀는 리비어를 보며 말했다.“의사 선생님이랑 무슨 얘기 나눴어요?”리비어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웃으며 대답했다.“반 대표님 상태 좀 물어봤어.”“상태 안 좋대요?”강성연의 질문에 리비어는 부인하지 않았다. 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살짝 거칠어진 목소리로 말했다.“상태가 심각하대요?”“좀 그렇대.”리비어는 안색이 흐렸다. 단지 총상 때문이라면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반지훈의 상황은 총상보다 더욱 복잡한 듯했다.강성연이 말을 하려는데 별안간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잠깐 주저하던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아빠?”“성연아, 너 해외에서 별일 없지? 기사 보니까 S국에 폭동이 일어났다면서.”강진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다.강성연은 미간을 살짝 좁히며 말했다.“전 괜찮아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강진이 말했다.“무사하다니 다행이구나. 거기 언제까지 있을 셈이니? 아이들이 널 보고 싶어 해.”강성연은 세 아이를 떠올렸다. 만약 그녀가 무너진다면 아이들은 어떡해야 할까?게다가 반지훈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강성연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조금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 전해주세요. 저랑 아이들 아빠... 모두 무사하다고요.”강성연은 몇 마디 더 당부한 뒤 전화를 끊었다. 리비어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넌 먼저 호텔로 돌아가. 병원은 나한테 맡겨.”강성연은 리비어를 믿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이 떠난 뒤 리비어는 조금 전 그 의사를 찾아갔다. 노크해서 허락받은 뒤 리비어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라이언 의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리비어 씨, 앉으세요.”리비어는 소파 앞에 걸어가 앉았다.“조금 전 했던 얘기 다시 상세히 얘기해줄 수 있나요?”라이언 의사는 리비어를 알고 있었다. 그는 태연자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