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말을 끝내고 성연을 보자마자 몸서리쳤다. “성…성연님…” “또 무슨 얘기해요?” 성연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두 여직원은 말을 잇지 못했고 서로 난처해 하였다. "괜찮아요. 당신들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성연은 느린 어조로 말했다. 화가 난 게 아닌 듯 보이자, 한 여직원이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그게…행정부 쪽 사람에게서 전해 들은 얘기예요. 성연님께서 어제 회의에 가지 말라고 대표님을 졸랐다고요” 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행정부 쪽 사람?”그러자 여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주눅이 들었다. “그런 것 같았어요. 서 비서님이 그들에게 뭐라 하셨었는데 곧…” 성연은 잠깐 사이에 이해하였다.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행정부."사실 제 생각에는, 성연 씨가 저렇게 예쁘면 남자들도 설렐 것 같아요. 제가 남자였어도 회의를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아유, 생각해 보세요. 여자가 예쁠 때도 있지만, 늙을 때도 있어요. 지금 부부 관계가 앞으로도 이어질 지는 모르는 거죠” “그쵸, 그 집안 사정이 워낙 복잡해야 말이죠” 사무실 자리에 모인 직원들은 어제의 일을 이야기하며 성연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누었다. 성연이 걸어 들어 온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한 남자 직원이 그녀를 발견하고는 수군대는 여직원에게 눈짓을 했다. 여직원 몇 명이 뒤를 돌아보더니 깜짝 놀랐다. 성연은 이들을 향해 미소만 지으며 눈으로 부서를 둘러봤다. "서 비서는?" “서 비서님은…”"성연 씨,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죠?" 서영유는 사무실을 나오다가 성연을 보고는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 성연은 웃었다. "오늘 회사에서 안 좋은 소문을 들었어요. 누군가가 그 소문이 서 비서님 입에서 나왔다고 하던데, 어찌 된 거죠?" 부서 사람들의 안색이 난처해졌다. 확실히 그녀는 다 들었다. 서영유는 양팔을 감은 채 손을 꽉 조였다. 그러나 오히려 성연을 조금도
"너…" 서영유는 주먹을 불끈 쥐고 진홍색의 증오 섞인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부서의 그 사람들은 모두 침묵했다. 솔직히 말해서 회사의 대부분의 일은 희승 씨가 처리했다. 게다가 대표는 희승에게 많은 일을 맡겼다. 그런데 희승이 전근 간 후 서영유가 온 건데, 어째서인지 대표가 정말 바빠 보였다. 지훈은 대표이고, 그들은 지훈이 고용한 직원일 뿐이었다. 회의에 대표가 오지 않더라도 비서는 회의에 참석해 진행을 해야 한다. 그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선동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도 대표 와이프의 해결 방식을 보았다. 다행히 맞은 것은 그들이 아니었다. 성연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 비서, 도저히 하기 싫으면 희승 씨 보고 돌아오라고 할게요. 어쨌든 희승씨가 당신보다 훨씬 쓸모가 많잖아요. 모든 일을 반지훈 대표에게 의지할 생각은 없겠지요?" 이런 걸 보고 웃는 호랑이라고 하나. 옆에 있던 사람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대표 와이프가 직접 예시를 보여줬다! 지훈은 마침 행정실을 빠져나오다가 한 무리의 직원들이 부서 안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눈썹을 가볍게 찡그렸다. 곧 서영유 앞에 선 성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왜그래?” 지훈이 나타나자 부서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서영유는 크게 억울한 일이라도 당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지훈아, 나…." "제가 때렸어요" 성연은 지훈에게 초초하고 가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표정 변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지훈은 그제서야 서영유의 뺨에 손자국이 찍힌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성연을 향해 다가와 그녀 곁에 멈추었다. “손 좀 보여줘 봐” 관중들:“???” 성연은 얌전히 보드라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반지훈은 손을 들고 문지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프지 않아?” 성연은 장난스럽게 눈썹을 움직였다. “호 해주면 안 아플 것 같아요” 지훈은 그녀를 올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집에 가서 호 해줄게" 관중
지훈은 입술을 오므렸다. 확실히 그때 서영유가 사진을 자신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러니까, 그 사진은 현지가 찍은 거다? 성연은 가볍게 불렀다. "지훈 씨" 그가 대답했다. "응" “또 무슨 생각 해요?" 그녀는 맑은 눈으로 담담하게 그를 보고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서 한 눈을 팔다니? 무슨 생각이 들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사람을 시켜서 남몰래 저를 감시한 건 아니겠죠?" 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너가 훈련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희영과 희호가 나에게 다 말해줬지만, 너와 구의범 사이의 일은 서영유가 말한 거야" 서영유? 성연은 눈 밑이 드리워졌다. 그니까 현지가 서영유가 훈련소에 심어둔 “스파이”였다? 어쩐지 그녀가 그 옥반지를 끼고 자신을 찾아와 오해를 하게 했고, 지훈은 갑자기 구의범과 그녀의 일을 알고 오해를 하게 되었다. "현지의 죽음도 그녀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녀는 증거가 없지만, 그녀와 현지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사람이 죽었다는 것조차 언급한 적 없었다, 마치 그녀에게는 그런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녀는 전에 훈련소에 있던 독사가 현지가 풀어 둔게 아니라면 누군가가 고의로 현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거라고 의심했다. 현지가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현지의 손을 빌려 자신을 죽이려고 한 유일한 사람... 현지의 주변 친구들은 그녀와 깊은 원한이 없었으니 그녀를 죽이려고 할 정도는 아니였다. 그녀가 죽으면 그 대상은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죄를 전가하는 데 성공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혜택'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럼 그녀가 죽으면 누구에게 가장 이득인가? 바로 그녀와 지훈을 갈라놓으려는 여자 아닌가? 지훈은 잠시 성연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서영유를 의심해?” "증거 없이 그녀를 의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성연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현지는
지훈은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강미현이 자백한 말은 그의 이전의 추측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성연이 훈련소에서 나오자 큰 어르신은 돌연 성연이 연가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은 그녀와 아버지 사이의 비밀로, 그들 외의 다른 사람들은 몰랐다. 일찍이 연가네 아가씨 신분을 빼앗으려 했던 강미현을 제외하고! 지훈은 무슨 생각을 하곤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만일을 대비해 내일부터 희영을 너의 곁으로 보낼 테니 너는 시키는 대로 해. 아이들은 아버지와 그 영감에게 있으니 아무 일 없을 거야. 내가 지금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사람이 너야" 성연의 마음에 따뜻한 기운이 흘러 넘쳤다. 지훈이 자신을 정말 걱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뺨에 대었다. 지훈은 약간 멍한 표정을 지었고, 그녀는 그를 보며 가볍게 웃었다. "당신이 있으니까, 전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녁 무렵. 로열 음악 학원 해신이 작은 가방을 메고 학원 문을 나서자 고급차에서 내린 외국인 경호원 두 명이 길을 막았다. "네가 해신이냐?" 한 외국인 경호원이 유창한 한국어로 물었다. 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국 경호원은 무언가를 청하는 손짓을 했다. "우리 주인께서 너를 만나시려 하신다" 육예찬은 학원에서 차를 몰고 나오면서 때마침 해신이 외국인 두 명과 함께 검은색 승용차에 타고 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멍해 있었다. 그 검은색 승용차는 평일에 그를 데리러 오는 회사 차처럼 보이지 않았다. 설마…. 육예찬은 무슨 생각이 들어 핸들을 돌려 그 차의 뒤를 따랐다.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성연과 지훈은 차 앞으로 다가섰고, 휴대전화로 낯선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다. "왜그래?" 지훈이 물었다. 성연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해신이가 끌려갔어요" 차 안, 지훈은 희승에게 해신의 위치추적 시스템을 조사하게 했고, 곧 해신이 그랜드 호텔에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는 차를 몰고
그는 호통을 쳤다. "내가 왜 찾지 못 해, 그도 나를 증조 외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냐?" 육예찬은 입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록 어머니가 전에 외할아버지에게 이모의 아이를 찾았다고 말했지만. 하지만 그때 그들은 모두 강미현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나중에야 이모의 아이가 강성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성연은 하필이면 지훈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심지어 그가 어떻게 이 아이가 성연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 해신은 윙크했다. “당신이 나의 증조 외할아버지?” 연혁은 그를 보고 대답했다. "엄마가 외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데 당연히 증조 외할아버지라고 불러야죠" 해신은 눈살을 찌푸렸다. “근데 엄마가 말해준 적 없는데요” "손님, 죄송하지만 이 식당은 이미 대절 중이라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비켜” 성연은 종업원을 밀어냈다. 그녀는 해신이 다칠까 봐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연혁의 곁에 있던 보디가드가 다가가 막으려다 해신이 그녀를 보고 일어섰다. “엄마!” 성연은 해신이 육예찬과 함께 있고, 해신이 무사한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그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아가씨, 나가세요" 종업원이 앞으로 나와 그녀를 내보내려 했다. 연혁이 입을 열었다. "아는 사람이니 내려가" 두 종업원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물러났다. 성연은 문자메시지로 그의 신분을 짐작하고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연혁님이세요?" 연혁은 성연을 바라보며 허허 웃었다. "우리 딸 은희랑 닮았구나. 이왕 온 김에 같이 앉아서 밥이나 먹자" 성연은 가볍게 눈을 내리깔았다. "아뇨, 제 아들을 데리러 왔을 뿐입니다" 육예찬은 긴장한 표정으로 연혁을 쳐다보았다. 연혁은 별다른 표정 없이 술잔을 들었다. “내가 네 아들한테 무슨 짓을 할까 봐 두려웠냐? 어찌됐든, 난 네 외할아버지다. 이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야. 네가 반가를 선택한 것도 널 탓하지 않으마. 반
성연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반지훈을 믿어요" 성연은 해신을 데리고 가다가 무슨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보고 말했다. "지훈 씨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연가가 정말 그런 짓을 했다면 저도 연가를 용서할 수가 없어요" 성연은 말을 마치고 해신을 데리고 떠났다. 육예찬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연혁의 낯빛이 난감해지자 입을 열었다. "외할아버지, 별일 없으면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가 문자로 알려준 거냐?" 연혁이 냉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육예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아이를 찾으시는 용건을 모를 뿐더러 어머니도 지난 일은 이미 지난거라 하셨는데 외할아버지께서 왜 그렇게 집착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연혁은 책상을 두드렸다. "반가네 일은 못 넘어간다. 그들 모두 죽어야 해!” 육예찬은 연혁이 반가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다… 아래층에서 해신은 고개를 돌려 성연을 바라보았다. “엄마, 저 사람 진짜 증조외할아버지예요?” 성연은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증조 외할아버지가 반씨 가족을 미워해요? 왜요?" 해신은 반가와 연가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어린 그도 반가에 대한 연혁의 '원한'을 알아차렸다. 성연은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고개를 돌리자 지훈이 차 앞에 서서 전화를 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빠!” 해신이 그에게 달려가자 지훈은 전화를 끊고 몸을 돌려 달려오는 몸을 들었다. 해신은 그의 품에 안겼다. "아빠, 엄마랑 마중 나왔어요?" "응, 엄마가 널 걱정했어"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오는 성연에게 시선을 던졌다. "집사가 해신이를 마중 나갔는데, 해신이가 없다는 것을 알았어. 내가 이미 많은 생각 하지 않도록 집사에게 말해 놨어" 성연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지훈은 해신을 차에 태웠다. 성연은 아직 차에 오르지 않았다. 해신은 작은 소리로
성연은 웃는 듯한 눈을 하고 맞장구를 쳤다. "남편이 밥 먹자고 하면 밥 먹어야죠" 세 아이들:아우, 오글거려! 저녁 식사 동안 하녀가 곁에서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지훈이 이사 간 이후로 거의 저녁을 먹으러 오지 않았다. 오늘 저녁이 그가 처음 돌아와 먹는 것이다. 세 아이는 아빠 엄마 곁에 모여 앉았다. 아빠 엄마가 계셔서 세 아이들은 밥 먹는 것조차 맛있게 느껴졌다. 큰 어르신도 봐서 알겠지만, 이 녀석들은 평소에 이렇게 부지런하게 밥을 먹지 않는다. 역시 부모 곁에 있으면 즐거워한다. "허허, 이왕 돌아온 거 아예 돌아와서 살자" 큰 어르신이 말했다. 지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둘째를 원해서 불편합니다" 성연은 손을 떨며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말할 것도 없었고, 큰 어르신이 덩달아 놀라며 말했다. "...둘째를 갖겠다고?" "아빠, 엄마 아기 낳아요?" 유이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내가 언니 해도 돼요? 드디어 막내 탈출이다!" 유이는 막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언니가 되고 싶었다! 성연:“......” 그녀는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 큰 어르신은 세 명의 작은 아이들을 보면서 반가에 이렇게 많은 자손이 생기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젊은이들 마음대로 해라. 난 뭐라 말하기 귀찮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큰 어르신은 분명히 그들을 따랐다. 옆에 앉아 밥을 먹던 서영유는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눈가에는 독기가 번뜩였다. 할아버지께서 강성연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요즘 들어 점점 더 그녀를 통제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다간 조만간 할아버지께서 이 여자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거야! 심지어 할아버지 곁에 있는 그녀의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녀는 강성연을 얕잡아 보았다. 그녀는 절대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죽음을 기다릴 수 없었다. ** 며칠 후. 위너 주얼리의 인테리어가 거의 완성되었다. 성연과 반크가 현
“그래, 이 꼬마가 매일같이 꽃밭에 진흙을 파고들어서 온몸이 구질구질 해졌길래 목욕 시켜 주었다” "멍~" 초코는 혀를 내두르며 꼬리를 흔들었다. 갈색 눈동자는 그녀를 좋아하는 듯 성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진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놈은 원래 주인한테 버림받았는데, 길에서 불쌍히 있길래 데려왔다" "동물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위장이 불편한 것 말고는 피부병도 없고, 아마 원래 주인이 키울 수 없어서 버린 것 같다” 성연은 머리에 있는 털을 만지작거렸다. 어쩐지 사람들을 좋아하더라니. 솜털 같은 귀염둥이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성연아, 오늘 갑자기 왜 온거니?" 성연은 초코를 내려놓고 소파 앞으로 가서 앉았다. "위너는 거의 다 꾸며졌어요. 만약 아빠가 회사를 인수할 의향이 있다면, 회장의 자리는 아빠 것이예요” 강진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위너의 일은 너에게 다 맡겼고, 나도 끼어들 생각은 없는데…." "아빠가 개입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이사회 쪽에서는 아직 아빠를 필요하죠, 아닌가요?"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퇴직하시기 전에 다시 회사로 돌아오셨으면 좋겠어요. 회사에도 아빠를 필요로 하고요" 강진은 생각에 잠긴 채 자신의 발치에 누워 하품을 하고 있는 초코를 바라보았다. "집에 아무도 없으면 이 아이를 누가 돌봐주겠니" “보모를 구하세요. 전처럼 보모를 쓰면 별로 안 힘드실 거예요. 보모 페이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더구나 아빠를 돌봐줄 사람도 있으니 저도 안심이죠”성연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보고 강진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네 말대로 하마”그는 무언가를 떠올리곤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모레가 네 엄마 기일이니 가서 보자꾸나" 성연은 자신도 모르게 멍해졌다. 엄마의 기일…. 아버지가 말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TG그룹. 희영은 행정실에서 나왔고, 걸어오던 서영유는 그녀를 보고 웃으며 물었다. "지훈이가 찾아요?" "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