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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서영유는 조금 전 그 말을 들었다. 반지훈은 그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눈동자 속의 어둡고 차가운 기운을 전부 지웠다.

반지훈은 말허리가 잘리자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누구랑 결혼하든 네 동의는 필요 없어.”

“망할 놈, 나랑 척지겠다는 거냐?”

어르신은 화를 냈다.

“내 조건에 동의했으니 내 인정을 받기 전까지는 절대 너희들의 결혼을 동의할 수 없다.”

반지훈은 몸을 일으키며 어르신을 향해 살짝 미소 지어 보였다.

“그러니까 그 말씀은 성연이가 부대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성적을 얻는다면 동의하신다는 뜻이겠네요?”

어르신은 잠깐 뜸을 들였다. 어쩐지 손자의 함정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질 일은 없었다.

“그건 그 애가 시련을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봐야지. 보름 안에 좋은 성적을 얻는 게 가능할 것 같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 없는 사람이고, 부대에 들어간 지 보름 정도 됐다면 이제 막 훈련을 받기 시작한 신입이었다. 그런 신입이 무슨 성적을 얻을 수 있겠는가?

반지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서영유는 어르신의 옆으로 가서 말했다.

“할아버지, 그건 강성연씨에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 내기는 안 하시는 게 어때요?”

겉으로 보기에는 강성연의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강성연에게 알아서 포기하면 심하게 망신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하는 것이었다.

연약한 그녀가 부대에서 보름 동안 시련을 겪어야 한다니, 아마 일주일도 되지 않아 울면서 돌아올 것이다.

어르신은 그녀가 알아서 물러나길 원했고 강성연도 굳이 고생길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바라보았다.

“성연아, 내기는 취소할 거야. 안 가도 상관없어.”

약속을 저버린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왜 그의 여자가 부대에 가서 고생해야 한단 말인가?

약속을 어긴다고 해도, 할아버지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강성연과 결혼할 셈이었다. 아무도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강성연은 반지훈이 자신을 믿어줄 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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