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유는 조금 전 그 말을 들었다. 반지훈은 그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 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눈동자 속의 어둡고 차가운 기운을 전부 지웠다.반지훈은 말허리가 잘리자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내가 누구랑 결혼하든 네 동의는 필요 없어.”“망할 놈, 나랑 척지겠다는 거냐?”어르신은 화를 냈다.“내 조건에 동의했으니 내 인정을 받기 전까지는 절대 너희들의 결혼을 동의할 수 없다.”반지훈은 몸을 일으키며 어르신을 향해 살짝 미소 지어 보였다.“그러니까 그 말씀은 성연이가 부대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성적을 얻는다면 동의하신다는 뜻이겠네요?”어르신은 잠깐 뜸을 들였다. 어쩐지 손자의 함정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질 일은 없었다.“그건 그 애가 시련을 통과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봐야지. 보름 안에 좋은 성적을 얻는 게 가능할 것 같아?”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 없는 사람이고, 부대에 들어간 지 보름 정도 됐다면 이제 막 훈련을 받기 시작한 신입이었다. 그런 신입이 무슨 성적을 얻을 수 있겠는가?반지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서영유는 어르신의 옆으로 가서 말했다.“할아버지, 그건 강성연씨에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 내기는 안 하시는 게 어때요?”겉으로 보기에는 강성연의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강성연에게 알아서 포기하면 심하게 망신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하는 것이었다.연약한 그녀가 부대에서 보름 동안 시련을 겪어야 한다니, 아마 일주일도 되지 않아 울면서 돌아올 것이다.어르신은 그녀가 알아서 물러나길 원했고 강성연도 굳이 고생길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반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성연아, 내기는 취소할 거야. 안 가도 상관없어.”약속을 저버린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왜 그의 여자가 부대에 가서 고생해야 한단 말인가?약속을 어긴다고 해도, 할아버지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는 강성연과 결혼할 셈이었다. 아무도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강성연은 반지훈이 자신을 믿어줄 줄 알았
떠보듯 물어봤다.반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그녀가 가는 걸 선택했어. 본인만의 이유가 있겠지. 어쩌면...”“내가 믿어줬어야 했는데.”반지훈은 자기 행동을 반성했다. 강성연을 너무 유약하게 생각해서는 안 됐다.강성연은 절대 쉽게 굴복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걸 처음 안 것도 아니다. 강성연은 자신이 원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여자였다.만약 강성연이 화가 났다면 어떻게 그녀를 달래야 할까?무언가 떠올린 그는 고개를 들어 서영유를 보았다.“여자들 눈은 다 비슷하겠지?”서영유는 살짝 당황하더니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글쎄. 왜 그래?”“성연이 오늘 아침에 나한테 화가 났을 거야. 그녀한테 어떤 선물을 줘야 할지 모르겠어.”반지훈은 강성연을 달래는데 정신이 팔려 서영유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면서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서영유는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면서 웃어 보였다.“강성연씨는 주얼리 디자이너잖아. 주얼리를 좋아하지 않을까...”반지훈은 무언가 생각났는지 몸을 일으켰다.“맞는 말이야. 제이드 하우스에 오늘 경매가 있는데 거기에 성연이 좋아하는 게 있을지도 몰라.”그는 겉옷을 들며 떠나려고 했는데 서영유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지훈아, 그... 나랑 같이 갈래? 내가 골라줄 수 있어. 여자들 안목은 다 비슷비슷할 거야.”반지훈은 미간을 구겼지만 그녀의 말에 반박할 이유를 찾지 못해 동의했다.“그래.”서영유는 시선을 내리뜨리며 웃어 보였다.그의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어떻게 되든 좋았다...강성연은 리비어와 함께 카페 ‘골동품 거리’에 앉아있었다. ‘골동품 거리’는 말 그대로 주변 가게들이 대부분 레트로풍 건축물이었고 노점상들도 골동품을 팔았다.그곳은 서울시에서 가장 큰 골동품 거래 시장으로 그곳만의 룰이 있었다. 거래 후 상품은 절대 환불해주지 않았고 안목이 없는 타지 사람이 바가지를 쓰게 돼도 인정해야만 했다.“
리비어는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내가 얘기했잖아. 너한테 충분히 능력이 생긴다면 알려주겠다고. 지금 너한테 얘기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그것도...”그녀와 반씨 가문의 일을 생각하면 그랬다.“그것도 뭐요?”강성연이 물었다.리비어는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제이드 하우스에서 오늘 경매가 열린다던데, 가 볼래?”리비어가 화제를 돌리자 강성연은 입을 비죽일 뿐 더 캐묻지는 않았다.제이드 하우스의 고풍스러운 홀 안에 진열된 것은 모두 옥으로 만들어진 진귀한 물건들이었다. 물론 그중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사파이어와 재스퍼도 있었다.그리고 가장 상등품인 백옥과 비취는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진열창 안에 있었다.제이드 하우스에는 사람이 많았고 다들 제이드 거래를 위해서 온 것이었다.제이드 하우스와 주얼리 경매장의 가장 큰 구별 점은 제이드 하우스는 자기 가게의 제이드만 판다는 것이었다.리비어는 강성연을 데리고 무대 아래로 향했다. 그런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익숙한 누군가가 다른 쪽 자리에 앉아있었다.반지훈?그가 왜 여기 있는 걸까...강성연은 그의 옆에 앉아있는 여자를 보았다. 서영유!서영유는 반지훈에게 몸을 가까이하면서 그에게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반지훈은 줄곧 무대를 바라보며 이따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서영유의 얼굴에 걸린 미소와 그녀를 대하는 냉담하지 않은 반지훈의 태도를 보면 두 사람은 마치 반짝이는 커플처럼 보였다.서영유의 웃음기 어린 시선을 마주했을 때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다시 자리에 앉았다. 팔짱을 두른 그녀는 어쩐지 손에 힘이 들어갔다.경매가 시작됐으나 강성연은 무대를 볼 마음이 없었다.반지훈은 무엇 때문에 서영유와 함께 제이드 하우스에 온 걸까? 그들은...강성연은 어르신이 서영유를 가장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만약 강성연에게 아이가 없었더라면 반지훈은 아마 서영유와 한 쌍이 됐을 것이다.왜,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걸까?무대 위에서는 정교한 여성용 백옥 반지를 경매하고 있었
반지훈의 얘기가 나오자 강성연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그러나 강진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아이들한테 얘기했어요.”강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도우미 아줌마 쓰는 건 어때요? 도우미 아줌마가 있으면 평소에 신경을 좀 덜 쓸 수 있잖아요.”강성연은 화제를 돌렸다.강진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난 여유가 많아. 할 일이 없을 때는 내가 직접 움직이는 것도 좋아.”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무언가 고민하다가 말했다.“시간 나면 저랑 아이들이랑 여기 와서 같이 있을게요. 참, 아직 아이들 본 적 없으시죠?”강진은 당황하더니 이내 웃어 보였다.“그래. 아직 아이들을 본 적은 없지. 아이들이... 날 안 좋아하면 어떡해?”“그럴 리 없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철이 일찍 들었거든요.”예전이었다면 아이들을 강씨 집안에 데려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딩동’하고 벨이 울렸다.강진은 몸을 일으켜 문을 열러 갔고 문밖에 있는 사람을 보고는 당황했다.“반지훈씨?”강성연은 반지훈을 보자 안색이 조금 흐려졌다. 반지훈은 생각보다 꽤 빨리 왔다. 오늘 서영유와 함께 제이드 하우스에 갔을 때는 즐거워 보였는데 말이다.강진은 그를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강성연에게 뭐라고 얘기하려고 하는데 강성연이 그릇을 내려두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걸음 한 번 멈추지 않았다.반지훈은 미간을 살짝 구겼다. 설마 진짜 화가 난 걸까?“반지훈씨, 성연이랑 무슨 일 있었어요?”강진이 물었다. 설마 두 사람 싸웠던 걸까?반지훈은 덤덤히 웃었다.“아니에요. 제가 올라가 볼게요.”강진은 고개를 끄덕일 뿐 그를 막지는 않았다.두 사람이 싸웠다면 그들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반지훈은 강성연의 방 앞에 도착했다. 강성연이 이불을 정리하고 있자 그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진짜 화 났어?”“이거 놔요.”강성연은 이를 악물었다.“싫어. 네가 왜 화가 났는지 얘기해주지 않는다면 안 놓을 거야. 내가 뭐
“그러면 오늘 밤엔 돌아가서 자요.”강성연은 가짜 웃음을 지으며 그를 방 밖으로 밀어냈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닫히고 잠금이 걸렸다.강성연은 문에 기대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그와 서영유가 제이드 하우스에 같이 있던 모습으로 가득 찼다. 그런데 반지훈은 자기 잘못을 전혀 모르면서 무고한 태도를 보였다.망할, 왜 이렇게 이 일이 신경 쓰이는 걸까? 자신은 분명 의식하지 않아야 했다.문밖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자 강성연은 그가 떠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긴, 그를 밀어내기까지 했는데 눈치가 있다면 떠났을 것이다.그런데 혹시나 낯짝 두껍게 떠나지 않았다면?강성연은 이를 악물더니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문을 열었다. 반지훈은 진짜 문밖에 서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상처받은 얼굴로 불쌍하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제기랄!강성연은 손을 뻗어 그의 멱살을 잡아 그를 방 안으로 잡아당겼다. 문을 닫은 뒤 그를 벽으로 밀치면서 충동적으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남자만이 주권을 선서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한다면 여자는 어떻게 할까?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화가 난 그녀의 예쁜 얼굴을 보았다. 그는 눈빛을 번뜩이더니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적극적으로 변했다.그녀를 안은 채로 몇 걸음 걸어 침대 앞에 도착한 두 사람은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졌고 옷은 풀어 헤쳐져 있었다.반지훈은 그녀의 입술을 깨물면서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성연아, 이번엔 네가 먼저 시작한 거야...”그녀의 적극적인 모습은 그에게 일종의 촉매제 같은 것이라 반지훈은 완전히 통제 불능이 되었다.그녀는 그의 것이다.평생 오직 그의 것이어야 했다.밤새 그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으나 강성연은 이미 잠이 든 상태였다. 반지훈은 그녀를 품에 안고 함께 잠이 들었다.**다음 날.강성연은 짐 정리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했다. 가방 안에는 일상용품과 갈아입을 옷들이 들어 있었고 다른 건 별거 없었다.반지훈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오늘 깔끔하
주작구에 있는 커다란 폐쇄형 훈련소는 반씨 집안과 무슨 관계일까?희승과 강성연은 차에서 내렸다. 훈련장을 보니 단체 훈련을 받는 사람들이 보였다.체격이 건장한 남자 한 명과 희영이 다가왔다. 희영은 멋진 제복을 입고 있었고 단발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자태가 늠름한 것이 잘생긴 청년 같아 보였다.“형수님!”희영은 강성연을 보자 흥분한 얼굴로 그녀에게 달려갔다.“형수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희승은 마른기침하며 말했다.“강성연씨는 훈련받으러 온 거야.”희영은 잠깐 당황하더니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반 대표님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왜 형수님을 이런 곳으로...”“어르신 뜻이야.”희승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말 허리를 잘랐다.희영은 입만 벙긋거릴 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어르신의 뜻이라니... 어르신은 참 마음이 독했다. 연약해 보이는 형수님이 이곳에서 버틸 수 있을까?“참, 형수님.”그녀는 옆에 있는 남자를 끌고 와서 소개했다.“이 사람은 제 오빠이자 희승의 형님인 희호입니다.”희호는 처음 강성연을 만나는 것이었다. 희영에게서 반지훈에게 아내가 생겼다는 말을 듣기는 했었는데 희영이 벌써 형수님이라고 부르고 다니니 누구인지 당연히 알 수 있었다.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듬직하게 웃어 보였다.“안녕하세요, 형수님.”강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형수님이라고 부르지 않으셔도 돼요. 전 여기에 신입으로 온 거라 보름 동안 같이 훈련받을 거예요.”“하지만 저희 훈련은 엄청 고될 텐데...”희영은 그녀가 보름 동안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저번에 새로 왔던 여자들이 몇 명 있었는데 울면서 집에 가고 싶다고 했었다.강성연은 주저하지 않았다.“괜찮아요. 버틸 수 있어요.”희영은 점점 더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역시 반지훈의 마음에 든 여자다웠다!“그, 형... 성연 언니. 우선 저랑 같이 이 구역을 한 번 둘러보시죠.”“부탁할게요.”강성연이 미소 지었다.희호는 그들이 멀어지자 희승에
당연히 성연은 그녀를 귀찮게 할 리도 없었고 그저 웃기만 했다. 희영이 떠난 후, 유진은 질문 보따리를 쏟아냈다. "성연 언니, 희영 언니 친척이세요?" "풉, 당연히 아니죠" 성연은 웃으며 들고 있던 배낭을 침대 위에 놓았다. 유진은 침대에 걸터앉아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희영 언니랑 아는 사이겠네요~" 성연은 세면도구를 모두 꺼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다 할 수 있죠, 왜요?”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었다. “왜 훈련소에 오신 거예요? 혹시 언니도 공작원이 되고 싶은 거예요?” 성연은 잠시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훈련소가 공작원을 양성하는 곳인가요?" 이 부분에 대해 그녀는 확실히 모른다. "맞아요. 모르셨어요?" 유진은 의외였지만 성연은 확실히 몰랐다. 유진은 그녀를 보고 이해하지 못했다. "모르는 것도 정상이에요. 어쨌든 이 훈련소는 사영이라 절대 비밀 유지 중이거든요. 여기 출신 사람들은 최고 비밀 요원이 되거나, 세계 일류 보디가드, 개인 경호원이 되죠" "당연히 여기 많은 사람들이 간부들로부터 채용되어서 희호 오빠처럼 최고의 보디가드가 되고 싶어해요. 희호 오빠가 우리 동네에서 떨치는 위상이 엄청나거든요" 유진은 신나서 말하느라 성연의 얼굴에 나타난 의아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유진의 말대로 주작구 훈련소가 공작원을 훈련시키는 곳이라면, 그녀가 말하는 '간부'는 반가와 관련된 사람이나 조직인가. “유진 씨, 방금 말하신 간부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유진은 성연이 아무것도 모르는 걸 보고는 그녀에게 열심히 공유해 주었다. 하지만 그녀도 아는게 많지는 않았다. "선배들에게 훈련소의 간부가 S국에 있다고 들었는데, 어쨌든 엄청난 세력을 가지고 있었고, 제니와 어느정도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니… S국 황실의 장녀가 아니겠나? “뭐랄까, 간부 조직은 제니 일가에 충성을 다하는 기사라고 할까요, 옛날에는 제니의 보디가드였다고 하더라
성연은 눈을 질끈 감았다. 사실 이런 심사들이었는데, 그녀는 보름밖에 시간이 없었다. 즉 그녀는 반드시 일주일 후에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보름 안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하고, 한 시험에서 가장 높은 성적이 60점, 그럼 그녀는 120점의 기준선을 넘어야만 통과한다. 저녁에 유진은 성연을 데리고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다. 식당은 공공구역으로 복층식이었고,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 "식사시간은 한 시간씩 있는데, 그 시간이 지나거나 늦게 오면 아무것도 못 먹어요" “빠삭하시네요” 성연이 그녀를 놀리자 유진도 겸연쩍게 웃었다. 성연과 유진은 줄을 서서 식사를 받고 자리를 지나다 누군가의 발에 걸렸다. 유진이 그녀를 부축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넘어질 뻔했다.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의자에 누워 쉬고 있던 남자는 이 충돌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고, 그는 화를 내며 모자를 벗고 일어섰다. “씨발 어떤 장님새끼가 감히…” 조화롭고 아름다운 얼굴을 맞닥뜨리자, 남자는 욕설을 멈추더니 멍한 상태로 말을 바꾸었다. "아니…괜찮습니다" 성연도 일을 만들기 싫어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 유진을 따라 식사를 하러 갔다. 다른 남자가 그에게 손을 내밀어 휘둘렀다. "준호, 이미 멀리 떠났다, 정신 차리세요” "너나 차려라" 준혁은 그의 손을 밀치고 다시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씩 웃고는 중얼거렸다. "훈련소에 언제 이런 선녀가 왔지. 본 적이 없는데" 원래 그는 주작구에서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의 입맛에 맞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그녀의 등장은…. 그는 주작구에 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즐거움이 다시 돌아왔다! 유진은 성연과 식사를 들고 한쪽으로 갔고,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휴, 방금 부딪힌 그 사람, 앞으로 멀리 떨어지세요. 그 사람이 훈련소 악동이예요. 피할 수 있는 만큼 멀리 피하세요" "그렇게 무서워요?" 성연은 어이가 없었다. "그 사람 집안 배경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