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반지훈?"강성연은 침대 곁에 있는 남자가 반지훈처럼 보였다. 남자는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그녀 가까이 다가갔다."날 뭐라고 불렀어?"강성연은 애써 고개를 들고 그의 옷깃을 잡았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가 반지훈이 아니라는 걸 발견한 강성연은 그를 확 밀쳤다.머리를 돌리니 주위에 똑같게 생긴 남자 몇 명이 나타났고, 기괴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악!"강성연은 더 이상 침착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녀는 머리를 감싸 쥐면서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 얼굴에 번진 두려움과 흥분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도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신경안정제 주사는 정말 효과가 좋아."그녀의 정신이 나간 듯한 상태를 보고, 곁에 있던 남자들은 약효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렸다."나머지 양은 내일 다시 주사해."남자가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할 때, 별안간 문이 열렸고 누군가가 튕겨 들어왔다.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낯빛이 변했다. 지팡이를 짚은 절름발이 남자가 건장한 사내 몇 명을 거느리고 들어왔다. 그 사람은 모자를 벗었다."이 여자를 돌려보내.""현승 형님, 그게......""반 대표의 여자를 내 구역에 데려오다니, 날 죽이고 싶은 거냐?"현승 형님이라고 불리는 절름발이 남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 남자를 때렸다."반 대표의 여자라고요? 저 여자는......""도대체 누가 너희들을 사주한 것이야!""두식이 형님이 저희더러 강진의 딸을 납치하라고 했습니다. 저희는......"현승은 지팡이로 그를 가리켰다."오늘 난 두식이 그 병신을 구할 수 없으니 알아서 도망치라고 해. 그리고 지금 당장 이 여자를 병원에 데려가. 반 대표의 사람들이 지금 이 여자를 찾고 있어. 내 구역이 망가진다면 너희들을 모두 토막 낼 줄 알아!""큰일 났습니다!"똘마니가 다급한 얼굴로 달려왔다."현승 형님, 반 대표의 사람들이 찾아와서 행패를 부립니다!"현승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남자들을 노려본 후 지팡이를 짚고서 재빨리 맞이하러 갔다.카지노
반지훈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무슨 약!""신경......"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반지훈은 그 남자를 거칠게 걷어찼다.반지훈이 빨개진 눈으로 낮게 으르렁거렸다."너희들이 감히 성연이에게 그런 약을 주사한 거냐?""많은 양이 아닙니다!"남자는 골절된 것 같은 고통도 고려하지 않고 재빨리 해명했다.이런 약은 연속으로 이틀, 사흘 동안 주사해야 중독될 수 있었다. 한 번으로는 중독되지 않고 그저 며칠 고통스러울 뿐이었다.그들은 반지훈이 찾아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반지훈은 강성연은 안은 후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 보았다."성연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너희들의 목숨도 남아있지 않을 거다."차 안.반지훈이 그녀를 품에 안고 있지만 강성연의 손은 여전히 얼음장 같았다."성연아?"반지훈은 그녀를 낮게 불렀다. 강성연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 보았다.그는 강성연을 품에 꽉 안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연희승, 빨리!""네!"연희승은 미친 듯이 엑셀을 밟으면서 속도를 냈다.병원에 도착한 강성연은 약효가 발작하자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행동했다. 그녀에게 다가간 의사마저 다쳤다."오지마, 가, 가란 말이야!""성연아!"반지훈은 강성연의 손을 잡고 그녀를 안아주었다."성연아, 나야. 두려워하지마. 이곳은 병원이니 당신을 해칠 사람은 없어."강성연은 갑자기 그의 어깨를 물었다.반지훈은 신음소리를 냈지만 그녀를 밀쳐내지 않았고 도리어 더 꽉 안았다."반 대표님......"곁에 있던 의사와 연희승은 모두 다가가 강성연을 말리려고 했다.하지만 지금의 강성연은 철천지원수를 만난 것처럼 독기 어린 눈빛이었다.의사가 다급히 안정제를 주사하고 나서야 강성연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반지훈의 정장 어깨 부분에는 아주 깊은 이빨자국이 나있었다.강성연은 천천히 쓰러졌고 호흡도 평온해지기 시작했다.의사는 식은 땀을 닦으면서 말했다."신경안정제는 환각 작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체내에 주사된 약물의 양이 많지
연희승이 걸어와 천천히 입을 열었다.초란은 정말 악독했다. 자신의 딸 미래를 위채 강성연을 망가뜨리려고 했던 것이다.얻어맞은 두식이는 숨만 간들간들하게 붙어있었다. 그는 힘없이 눈을 뜨더니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반지훈을 바라 보았다.반지훈은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악귀처럼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의 옅은 갈색 눈은 싸늘하고도 매서웠으며, 사악한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다.반지훈은 꼬고 있던 다리를 내려놓은 후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는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그를 내려보고는 무덤덤하게 말했다."자백했으니 목숨은 살려줄게."두식이 눈에 흥분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희망을 본 듯하였다.그러나 반지훈의 이어진 말에 두식의 희망은 무너져버렸으며 공포만 남게 되었다."이 놈의 손과 발을 잘라내. 그리고 누가 감히 치료해주면 똑같게 될 거라고 전해."반지훈은 일어선 후 조금의 미련도 없이 떠났다.연희승은 그들에게 눈짓을 보내고는 재빨리 반지훈을 따라갔다.그들이 떠난 지 한참 뒤에서야 현승은 수하들을 데리고 이곳에 찾아왔다.두식이의 비참한 몰골을 본 현승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오늘 두식이가 어떤 꼴을 당하는지 봤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리면 이렇게 되는 거야, 알겠어?"현승은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네!"수하들은 두식이의 꼴을 보고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손발을 베어낸 후 치료를 하지 못한다면 평생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불구자가 될 것이다.만약 그들에게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차라리 멀쩡한 사지로 감옥에 가는 것이 나았다.**연속 며칠 동안의 물리 치료에 강성연의 상황은 점점 호전되고 있었다. 그녀는 그날 밤 기억이 매우 흐릿했으며 어슴푸레 누군가를 다치게 했었던 것 같았다.의사는 들어와서 그녀의 상황을 살펴본 후 이렇게 물었다."강성연 아가씨, 어떻습니까?""고맙습니다. 전보다 좋아진 것 같아요."강성연이 이성적으로 교류할 수 있게 되자 의사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체내에 주사된 약물의 양이
연희승을 본 강성연은 어렴풋이 떠오르는 게 있어 물었다."반지훈 대표는요?""반 대표님께서는 옷 갈아입으러 가셨습니다. 저 혼자 먼저 왔어요."연희승은 빙긋 웃었다.반 대표는 아마 옷이 피가 묻었을까 걱정되어 그랬을 것이다."연희승 씨, 제가 그날...... 반지훈 대표님을 물었나요?"강성연은 덤덤하게 물었다.그녀는 자신이 누군가를 물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 반지훈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던 것 같았다.연희승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웃었다."기억하고 계시네요......"강성연은 눈을 내리깔았다. 진짜였구나.그녀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또 이렇게 물었다."아이들은 제가 입원한 일을 알고 있나요?"그녀가 며칠 동안 돌아가지 않는 걸 보고 애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연희승이 대답했다."최근 며칠 동안 성연 아가씨의 정서가 불안정하셨기 때문에, 반 대표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비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걱정할 것 같아서요."강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그랬다. 만약 아이들이 지금 입원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녀 때문에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몹시 자책할 것이다."참, 저의 아버지는......""당신의 아버지는 괜찮아."반지훈이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 의사와 연희승은 두 사람만의 공간을 남겨주기 위해 먼저 나갔다.그는 침대 끝에 앉았다. 놀라울 정도로 준수한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이었다."그저 전기충격기에 기절했을 뿐이야."강성연이 넋을 놓고 있자 반지훈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녀는 따뜻한 품에 안겨 멍하니 있었다."성연아, 난 정말 너무 놀랐어. 다음부터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더 이상 혼자 가지마. 약속해줘."반지훈은 그날 멍한 표정인 강성연을 보고 그의 가슴이 미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그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느낌이었다.마치 그가 잠시만 손을 놓으면 이 여자가 영원히 사라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나는 어떻게 하면 좋지?"반지훈 씨."반지훈은 그녀를 바라 보았다."응?"강
강 씨 저택."철썩!"뺨을 맞은 초란은 잠시 동안 정신이 아찔했다.강진은 초란이 다른 사람을 사주하여 강성연을 납치한 사실을 알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천한 것, 내가 여태까지 너희 모녀를 얼마나 후하게 대했는데! 모두 성연이를 해치려고 해? 내가 죽은 줄 알아?"얼굴을 감싸 쥔 초란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두식이의 계획이 반지훈 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는 걸 몰랐다.지금 일이 들통나자 초란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강진이 정말 화났다는 걸 알아차렸다."여보, 저의 말 좀 들어요......""무슨 말을 또 하려고?"강진은 이미 그녀에게 완전히 실망했다."나는 예전에 당신이 정말 성연이에게 잘하는 줄 알았어. 지금 생각해보니 당신을 좋은 계모라고 생각했었던 내 자신이 정말 우습군."그는 그제서야 성연이가 왜 미현 모녀를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독사 같은 모녀를......그가 이런 모녀를 두둔하기 위해 성연이를 내쫓았던 것이다!그는 하마터면 성연이를 해칠 뻔하였다!강진은 이혼합의서를 탁자에 내리쳤다."원래 당신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 지금 보니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아.""여보...... 여보 저와 이혼하려는 거예요?"초란은 탁자 위에 이혼합의서를 보고 몹시 당황했다."그래. 난 당신과 이혼할거야."강진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어왔던 연을 잘라버리려고 결심을 내렸다.초란은 울면서 달려가더니 그의 다리를 안았다."강진 오빠 저에게 이렇게 모질게 대하면 안돼요. 제가...... 제가 그래도 여태껏 오빠의 곁에 있으면서 딸까지 낳아줬는데, 저에게 이렇게 하면 안되잖아요!"강진은 멍해졌다. 초란이 그를 "강진 오빠"라고 부르자, 강진은 별안간 처음 초란을 만났었던 그날 악연이 떠올랐다. 그때의 초란은 매우 순진무구해 보였고 더없이 부드러운 여자였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모두 그녀의 연기였던 것이다.초란은 그의 반응을 보고
“무슨 불만이 있는데?”강진은 단 한 번도 강성연의 처지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는 감히 그러지 못했다.그는 강미현 모녀에게 미안함을 느꼈고 또 강성연에게도 미안했다. 강성연이 그녀의 어머니를 무척 닮았다는 이유로 강성연의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강성연에게로 옮긴 것이다. 그는 강성연을 보면 연은희를 걷잡을 수 없이 그리워하게 될까 두려웠다.강진은 강미현을 조금 더 아끼기는 했지만 그 이유는 강미현이 사생아라고 욕먹게 된 게 강진 때문이었기에 마음이 좋지 않아서였다.자식들을 똑같이 사랑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강진이 아버지로서 가장 많이 미안해야 할 대상은 강미현 모녀가 아니라 강성연이었다!강진이 자신과 이혼하기로 마음을 굳힌 걸 본 초란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강씨 집안을 떠난다면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초란은 예전처럼 더럽고 궁핍하고 고달픈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생계 때문에 걱정하고 싶지도 않았다.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힘들게 이 모든 걸 얻었는데 왜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자기 딸이 아니라 지금은 본인을 위해서라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강진씨, 당신은 나랑 이혼할 수 없어요...”강진은 그녀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아무 말도 하지 마. 그냥 사인해. 우리 정을 생각해서 위자료는 줄 테니까. 아무것도 없이 집안을 나갈 일은 없을 거야.”초란은 울먹이며 소리를 질렀다.“나 임신했어요!”강진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뭐라고?”초란은 배 위에 손을 올리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그날 밤에 임신했어요. 이 아이는 당신 아이예요. 당신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없어서 미현이처럼 사람들 무시당하면 좋겠어요?”강진은 휘청거렸다.초란이 임신했다니?“아들?”하정화는 그 말을 듣고 서재에 들어왔다. 여기서 더 말리지 않는다면 손자 한 명을 잃을 것이다!그녀는 초란을 부축해 세우며 말했다.“초란아, 진짜 임신했니? 정말... 아들이야?”초란은 하정화가 신경 쓰자 눈동자에 우쭐한 기색이 잠깐 스쳐
자기 아내에게 걷어차여서 나온 반지훈은 고민이 깊었다. 그는 단지 그녀를 도와 옷을 갈아입혀 주고 싶은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반지훈씨.”강진이 천천히 다가왔다.반지훈은 겉옷을 여미더니 차갑고 냉담한 표정으로 이내 돌아왔다.“강 대표님?”“성연이 이제 괜찮은 건가요?”“괜찮습니다. 멀쩡하던데요.”반지훈은 덤덤히 대꾸했다. 그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말을 보탰다.“잠시 뒤에 들어가 보시죠.”강성연이 옷을 다 갈아입은 뒤 강진은 그제야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도시락을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이건 내가 도우미한테 부탁해서 만든 거야. 몸보신에 좋대.”“알겠어요. 잠시 뒤에 먹을게요.”강성연은 그것을 받았다.강진은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천천히 말했다.“성연아, 미안하다. 내가 널 해쳤구나. 난 초란이 너에게 그런 짓을 했을 줄은 몰랐다.”강성연은 살짝 당황했다.초란?설마 자신이 사람들에게 끌려가 약물을 주사하게 된 게 초란의 뜻이었던 걸까?강성연의 눈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초란 때문에 강성연은 하마터면 마약에 중독될 뻔했다. 이 복수는 반드시 해야 했다!“오늘 초란한테 이혼하자고 했어. 그런데... 임신했다고 하더라.”강진의 말에 강성연은 다시 한번 멈칫했다. 그녀는 다소 놀란 얼굴로 말했다.“임신했다고요?”이렇게 빨리?“그래, 성연아. 내가 쓸모없는 놈이라 그래. 하지만 걱정하지 말거라. 난 그저 아이를 생각해 초란을 강씨 집안에 남게 하는 거니까. 아이가 태어난다면 이혼할 생각이다.”강진은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주고 싶지 않았다. 이혼한다고 해도 적어도 아이가 태어난 뒤에 할 생각이었다. 아이는 강씨 집안에 남겨둘 생각이고 초란이 어디로 가든 그와는 상관없었다.강성연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아버지와 초란의 이혼 여부는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초란이 아들을 낳고 싶어 하는 건 강씨 집안에서의 지위를 위해서인데 아버지가 그녀에게 이혼하자고 할 때 초란은
바로 그때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초란이 뭐라고 말했는지 강미현의 안색이 점차 희게 질렸고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 들었다.“뭐라고요... 아빠가 이혼하자고 했다고요?”강성연을 물 먹일 초란의 계획은 실패했고 이젠 아버지마저 초란에게 이혼하자고 했다.망할, 강성연 그 빌어먹을 년은 운이 참 좋네!강미현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그녀는 반드시 연씨 집안 딸이라는 자리를 손에 꽉 틀어쥐어야 했다.팔찌가 없어도 괜찮았다. 그 DNA 증명이 있으니 그녀의 아버지와 하정화만 없다면 절대 들킬 리가 없었다.반지훈이 알아도 상관없었다.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리지 않았으니 말이다.그가 강성연에게 얘기했다면 강성연은 아마 일찍 육씨 집안으로 찾아가 그녀의 거짓말을 까발렸을 것이다. 반지훈은 본인의 곁을 6년이나 지킨 정을 생각해 자신을 봐줬으리라 강미현은 생각했다.반지훈은 강성연의 퇴원을 도왔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성연은 반지훈이 모레 육씨 집안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하라고 하자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내가 거길 왜 가요?”“가서 구경하고 싶지 않아?”강성연은 당황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반지훈을 보았다. 옆에서 보니 이목구비가 뚜렷했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강성연이 물었다.“날 도와준다던 게 이 파티에 참석하는 거예요?”반지훈은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며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연씨 집안이 가짜인 강미현을 공개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진짜인 너를 데려갈 생각이야. 그래야 재밌지 않겠어?”“???”그녀는 반지훈이 이렇게 일을 잘 벌이는 사람인 줄은 몰랐다.저택으로 돌아오자 3일 동안 엄마를 보지 못한 세 아이가 곧바로 그녀에게 들러붙었다.강유이가 말했다.“엄마, 엄마. 할아버지가 엄마 입원했다고 했어요. 엄마 어디 아팠어요?”강해신이 말했다.“엄마는 아파서 입원한 게 아닐 거야. 엄마는 병원에서 몰래 동생을 낳았을 거야.”강시언이 말했다.“열 달 동안 임신해야 아이를 낳을 수 있어. 엄마는 3일밖에 안 됐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