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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0화

리사는 힘들게 한재욱을 설득해서 강유이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 수많은 거물이 지켜보는 곳에서는 아무리 반씨 가문이라고 해도 자신을 난감하게 만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4년 전, 한씨 집안의 수양딸로 들어간 리사는 앞으로 Y국에서 행복해질 일만 남은 줄 알았다. 하지만 한태군의 부모님은 그녀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재욱이 그들을 설득해 줄 줄 알았지만 '우리 집안일은 태군이가 결정해.'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리사는 당연히 믿지 않았다. 자신과 나이가 엇비슷한 어린애가 집안 어른에게 지시를 내린다는 게 상상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 아니었다. 한재욱마저도 한태군의 말을 들어야 했으니 말이다.

한태군이 싫다는 일은 그의 부모님도 강요할 수 없었다. 그는 또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학교 공부와 회사 경영을 동시에 도맡았고, 한씨 집안의 도우미들은 그를 공손하게 '작은 회장님'이라고 불렀다.

리사는 한때 한재욱의 마음을 얻어 그의 수양딸이 되기만 한다면 한태군을 통제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이게 얼마나 유치한 생각인지는 한씨 집안에 들어가서야 깨달았다. 한태군이 집안의 실세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한재욱에게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리사는 아직도 한태군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인 강유이가 하필이면 빅토리아대학교에 입학했다. 강유이가 근처에 있는 한 한태군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 리사는 입술을 깨물었다. 속으로 강유이가 영영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연회장의 분위기가 북적북적 달아오르고 있을 때, 강유이가 앞으로 나서서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저의 생일 파티이자 성인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강유이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은 높은 환호성으로 응답했다.

얼마 후, 잔잔한 음악 소리와 함께 춤을 추는 시간이 되었다.

성인이 된 강유이의 퍼스트 댄스는 당연히 반재신과 함께였다.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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