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41화

한혜숙은 딸이 기회를 잡지 못하고 놓칠까 봐 걱정됐다.

무언가 떠올린 한혜숙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원아, 엄마 요 며칠 친정에 갔다 올 거야. 그런데 엄마는 네가 혼자 있으면 마음이 안 놓여. 너 요 며칠 진씨 집안에 가 있을래?”

하정원은 당황하며 한참 뒤에 말했다.

“절 버리려는 건 아니죠?”

한혜숙은 말문이 막혔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엄마는 볼일이 있어서 돌아가려는 거야. 네 사촌 동생도 지금 군오에 있잖아. 너 외할머니집에 가면 걔랑 노는 것 외에 할 일도 없어서 심심할 거잖아.”

다행히 그녀는 딸을 잘 알고 있었다.

하정원은 젓가락을 물고 진여훈을 바라봤다.

“진씨 집안에 가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저 혼자 집에 못 있는 것도 아니고.”

한혜숙이 반문했다.

“도우미 아줌마 주말에 휴가 냈어. 너 밥할 줄 알아?”

“...”

한혜숙은 하정원에게 묻지도 않고 진여훈을 바라봤다.

“여훈아, 며칠만 부탁할게.”

진여훈은 덤덤히 웃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주머니.”

한혜숙은 다음 날 친정으로 돌아갔다. 도우미는 주말에 아이와 함께 있기 위해 휴가를 냈고 하정원은 어쩔 수 없이 진여훈의 집에서 며칠 묵어야 했다.

사실 하정원이 진여훈의 집에서 묵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결혼했을 때 그녀는 줄곧 진여훈의 집에 있었으니 말이다. 다만 그때는 별거했었다.

지금은 이혼도 했으니 진철이 손녀처럼 아끼는 신분으로 진여훈의 집에 묵게 되니 꽤 쑥스러웠다.

물론 진철은 하정원을 무척이나 환영했고 예전처럼 살뜰히 그녀를 챙겼다. 게다가 강유이도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그들과 함께 있었기에 하정원은 생각보다 덜 무안했다.

도우미는 그녀를 대신해 그녀의 짐을 방 앞에 놓아줬다. 하정원은 안으로 돌아갔고 그 방은 그녀가 진씨 집안을 떠났을 때와 똑같았다.

게다가 뜻밖에도 그녀가 남겨두고 간 생활용품들도 그대로였다.

“하정원 씨, 편히 쉬세요.”

도우미가 나갔다.

유일한 변화라면 호칭이 사모님에서 하정원 씨로 변했다는 점뿐이었다.

하정원은 화장대 앞에 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