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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내가 바래다줄게.”

진여훈은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

가는 길 내내 두 사람은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조용한 분위기가 하정원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뭐라 얘기하고 싶은데 진여훈이 받아주지 않을까 걱정됐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그녀는 이미 그의 앞에서 두 번이나 울었었다. 처음엔 육진우의 방에서, 두번 째는 경찰서 밖에서였다.

차는 하정원의 집 앞에 멈춰 섰고 진여훈은 그녀를 문앞까지 바래다줬다.

한혜숙은 심각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진여훈과 하정원이 함께 안으로 들어오자 그녀는 그제야 천천히 일어났다.

“정원아, 왔니?”

“엄마, 저...”

“됐어. 아무 얘기도 하지 마.”

한혜숙은 부드럽게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아빠가 한 결정, 엄마는 다 이해해.”

한혜숙은 하정원의 앞에 서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네 아빠가 잘못한 거잖아. 결과가 어떨지는 법원 판결에 맡기자. 우리는 네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알겠지?”

하정원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한혜숙은 진여훈을 바라봤다.

“여훈이도 왔으니 여기서 밥 먹고 가.”

하정원이 그 대신 거절하려 했다.

“아뇨...”

진여훈이 대답했다.

“네.”

하정원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한혜숙은 싱긋 웃더니 도우미에게 저녁을 준비하라고 일렀다.

-

하진석이 예전 사건을 자수했다는 걸 알게 돈 진철은 거실에서 반지훈과 대화를 나눌 때 그 이야기를 거론했다.

강성연은 꽤 놀랐다. 당시 납치 사건은 하진석이 꾸민 일이었지만 그는 납치범들에게 정말로 사람을 다치게 하라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납치범은 그의 뜻을 어겼고 큰 재앙이 찾아왔다. 사람을 죽인 건 하진석의 뜻과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나 납치 사건이 그 때문에 시작되었으니 간접적으로 육진우를 죽인 셈이었다.

하진석의 지위와 인맥이라면 충분히 혐의를 벗을 수 있었지만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하진석은 스스로 죗값을 치르려 했다.

반지훈은 찻잔을 들었다.

“변호사가 항소하려는데 거부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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