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47화

욕실에서는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스크럽 유리에서는 진여훈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가 옷을 벗는 것부터 샤워하는 것까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부 알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실루엣이었다.

'지금 나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야?'

하정원은 어색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빠르게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문을 빼꼼 열었다. 다행히 복도에 아무도 없어서 성큼 밖으로 나갔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한 가족이 보였다.

강유이는 약간의 안도감이 섞인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방 안에 있던 사람 숙모였어요?"

하정원이 진여훈과 함께 밤을 보낼 정도의 사이인 것을 보고 강유이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고 안도했다.

강성연은 마른기침을 하며 하정원에게 말했다.

"같이 식사해요."

"아... 아니에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하정원은 차마 남아서 같이 식사할 낯이 없었다. 그래서 도망가다시피 밖으로 나갔다.

반지훈은 강성연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강유이를 향해 말했다.

"우리 오늘 출발해서 서울로 돌아갈 거야."

"이렇게나 빨리요?"

"왜, 더 놀고 싶어?"

강유이는 입을 삐죽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군오에서 하정원과 함께 노는 것이 꽤 즐거웠다.

"만약 더 놀고 싶으면 개학하기 전까지 증조할아버지랑 같이 있어 돼."

"정말요?"

"그럼, 네 오빠들도 같이 있어 줄 거야."

반지훈은 이참에 강성연과 단둘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끽할 생각이었다.

...

하정원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의 어머니인 한혜숙은 주방에서 디저트를 만들고 있었다. 어젯밤 어디로 갔냐는 질문에 그녀는 솔직하게 진씨 저택에 있었다고 답했다.

한혜숙은 하정원의 목에 남아 있는 선명한 자국에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여훈이랑 같이 있었니?"

"아니거든요."

입으로는 부정했지만 찔리는 그녀였다. 왜냐하면 하정원은 어젯밤 내내 진여훈과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야. 그건 사고였어!'

한혜숙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정원아, 난 여훈이 걔가 참 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