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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그가 만났던 여자들은 그의 돈을 탐냈다. 돈만 받으면 끈질기게 달라붙지 않고 흔쾌히 헤어졌다. 아무래도 일방적인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지현은 김경원에게 성가신 인물이었다.

천지현은 천씨 집안의 딸이고 천지현이 먼저 그에게 다가갔다. 김경원은 그녀에게 여자친구라는 신분을 줬지만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고 그저 천지현의 몇몇 지인들만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천지현과 헤어진 이유는 관계가 지속되면 천지현이 그의 집까지 찾아와 난리를 피울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또 그는 아내와 아들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그녀와 작별을 고했다.

그런데 김경원이 예전에 하정원에게 작업을 건 적이 있어서 하정원은 천지현이 자기 남자친구를 빼앗아 갔다고 오해했다. 하정원은 누명을 쓴 셈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진여훈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하정원은 자신이 그렇게 염불을 외우던 팔보채를 먹느라 진여훈의 기분을 눈치채지 못했다.

같은 시각, 진씨 집안.

진철은 원래 진여훈이 돌아오면 함께 밥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강유이가 말했다.

“외증조할아버지,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삼촌 밥 집에 와서 먹지 않을 거예요.”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강유이를 바라봤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강유이는 비밀스럽게 웃었다.

“삼촌 외숙모랑 같이 있어요. 오늘 분명 외식할걸요.”

강유이는 하정원을 당숙모라고 부르는 게 습관이 되어 고치고 싶지 않았다.

진철은 웃으면서 그릇과 젓가락을 들었다.

“그럼 됐다. 걔네 기다리지 말고 우리는 먼저 먹자.”

진여훈은 늦은 시간에 하정원을 집까지 바래다줬다. 하정원은 하루 종일 놀아서 피곤한 상태인 데다가 밥까지 배불리 먹은 탓에 잠이 쏟아져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하정원의 집에 도착해서 기사는 차를 멈춰 세웠고 고개를 돌려 하정원을 깨울 생각이었는데 진여훈이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그 뜻을 알아챈 기사는 곧바로 고개를 돌린 뒤 담배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하정원은 고개를 돌려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 차가 멈췄지만 그녀는 여전히 깨지 않았다.

진여훈은 차에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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