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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하정원의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가 그의 손을 쳐내며 새빨개진 눈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맞아. 내가 선택한 길이야. 그게 뭐 어때서. 이건 내 일이야. 당신들이 함부로 왈가왈부할 자격 없다고.”

“그래서.”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스스로 원한 타락의 길에서 정말로 원하는 건 찾았어? 그렇게 자기 명성을 깎아내리면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와?”

하정원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바닥을 향해 늘어뜨린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실렸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돌아온단 말인가?

아무리 그녀가 바라고 바라도, 그런 기적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일은 이미 벌어졌다. 육진우의 죽음은 그녀의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그가 화장되던 날, 그녀는 자기 손으로 직접 그의 마지막을 보내주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녀는 그 남자 대신 자기 목숨을 내줄 수도 있었다.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눈가에 고인 눈물을 훔쳐냈다. 그녀가 잠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렇다고 해도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야.”

진여훈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하정원이 어떤 과거를 가졌는지 그는 신경 쓰지 않았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

알게 되었어도 그는 그저 그녀가 멍청하고 유치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죽어버린 사람 때문에 자신을 망가뜨리고 타락한 삶을 살아가다니. 그녀를 동정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미 죽어버린 남자가 더 불쌍했다.

“그 남자가 자기 목숨까지 바쳐서 당신을 살려냈는데, 당신은 그 소중한 목숨을 이렇게 허비하고 있다니. 차라리 그 남자가 아니라 당신이 죽어버리는 게 더 나았겠어.”

순간 하정원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순간 모든 화면이 정지된 것 같았다.

진여훈이 그녀한테 가까이 다가갔다.

“당신은 그 남자가 당신 때문에 자기 목숨을 바친 게 가치 있다고 생각해?”

“그는 당신을 살리기를 선택했지만, 이런 결과는 당신 스스로가 자처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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