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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2화

강현의 안색이 조금 흐려졌다.

“할머니, 누나를 좋아하지 않는 건 상관없지만 사람을 모함하지는 마세요.”

하정화가 화를 내려는데 강역이 다급히 그녀를 말렸다.

“어머니, 현이가 여자친구랑 같이 어머니를 뵈러 왔잖아요. 왜 자꾸 화를 내고 그러세요?”

여자친구?

두 친척과 하정화의 시선이 이율에게로 향했다.

이율은 그들을 향해 예의 바르게 웃어 보이며 그들에게 선물을 건넸다.

“할머니, 몸이 편찮으셔서 입원하셨는데 화내지 마세요. 자주 화를 내시면 몸에 좋지 않아요. 이건 제가 할머니 드리려고 산 영양제예요.”

하정화는 이율을 훑어봤다. 옷차림이 평범한 걸 보니 형편이 좋은 집안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쩌면 손자의 권세를 탐낸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희 부모님은 뭐 하시는 분이니?”

이율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

하정화는 그녀가 건넨 물건을 받지 않고 팔짱을 둘렀다.

“우리 강씨 집안에 발을 들이려면 부잣집 딸이어야지. 너희처럼 평범한 여자아이들은 꿈도 꾸지 마. 우리 손자는 이제 막 사장이 되었어. 너 우리 손자 돈이랑 신분이 탐나서 그런 거지?”

욕은 없었지만 듣기 거북한 얘기였다.

이율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

강현은 안색이 한없이 흐려졌다. 그는 이율이 들고 있던 영양제를 빼앗아 쓰레기통 안에 넣었다.

“받기 싫으면 마세요. 왜 사람을 난처하게 만드세요?”

말을 마친 뒤 그는 이율의 손을 잡고 병실을 떠났다.

“강현, 이 자식, 돌아와!”

하정화가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그녀의 손자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다.

그녀는 화를 내며 테이블 위 물건들을 쓸어내렸다.

“이 자식, 역시 강성연에게서 저 고약한 성질을 배운 거야.”

“어머니.”

강역은 심호흡하면서 볼을 부풀렸다.

“제가 정말 어머니를 잘못 봤어요.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어머니는 여전히 고집불통이네요. 강씨 집안이 불행해진 건 전부 어머니 탓이에요.”

강역은 문을 열고 떠났다.

하정화는 얼이 빠진 채로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강현은 이율을 데리고 차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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