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이는 자신도 고등학생 시합을 보러 갈 수 있다는 말은 처음 듣는 표정이었다.그러자 선배가 싱긋 웃으며 설명했다.“시합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엄청 많을 수도 있어. 네가 오면 내가 제일 좋은 자리를 맡아줄게.”그의 말에 민서율은 강유이의 반응을 관찰했다.강유이는 리사의 손을 꽉 잡고 물었다.“리사와 같이 가도 돼요?”선배가 시합에 초대한 사람은 강유이 한 사람이다. 선배가 누구를 대신해 강유이를 초대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실, 강유이가 친구와 함께 참석하겠다는 말에 선배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조금 망설였다.리사는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잡고 있었던 강유이의 손을 놓고 웃으며 말했다.“유이야, 너 혼자 가. 나 그날 시간이 될지 모르겠어.”“그럼 나도…”“유이야! 너 그러면 꼭 와야 돼. 알았지?”선배의 반복되는 초대에 강유이는 하는 수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도서관을 나선 후, 민서율과 그의 친구들은 강유이의 곁에서 웃고 떠들었고, 리사는 그들과 한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걸었다. 리사는 아무리 노력해도 민서율과 그의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자신과 강유이는 하늘과 땅 차이의 수준에 있는 것 같다. 강유이는 어디에 있어도 항상 빛이 나는 존재였다. 집안 환경도 좋고, 아역 배우도 했었으며 예쁘고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였다.초등학교 때부터, 강유이의 주위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사람들은 강유이의 잘못도 너그럽게 용서해 주고, 예뻐해 줬으며 그녀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들을 준비가 되었다. 강유이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모두 갖고 태어났다.리사는 마치 강유이라는 꽃을 더 돋보이게하는 잎사귀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강유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강유이와 인사를 하고 돌아서자 복도에 우두커니 서있는 강해신을 발견하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유이 만나러 왔어?”어렸을 때, 그녀와 강해신도 사이가 꽤나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리사는 자신이 강유이의 친구였기에 강해신이 그녀와 놀아주었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진땀을 빼고 있을 때, 한 남자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발견했다.검은색 정장에 하얀색 셔츠를 입은 남자는 손에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그 모습이 꽤나 멋져 보여 곽의정은 천천히 창문을 내리고 남자를 불렀다.“저기요.”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강현은 자리에 멈춰 서고 곽의정을 쳐다보았다.“저요?”곽의정은 차 문을 열고 내리며 미안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제가 주차를 잘 못해서 그러는데, 혹시 도와주실 수 있나요?”강현은 여자의 차가 거의 벽에 부딪칠 뻔한 것을 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네, 일단 해볼게요.”“너무 고마워요!”운전석에 앉아 사이드미러를 바로 하고 천천히 차를 움직였다. 2분도 안 되는 사이에 강현은 완벽하게 주차를 마치고 운전석에서 내려 곽의정에게 열쇠를 건넸다.“됐어요.”“정말 너무 감사합니다.”강현은 싱긋 웃어 보이고 대답했다.“아니에요.”남자가 자신과 같은 엘리베이터에 향하는 것을 본 곽의정은 깜짝 놀라며 그의 뒤를 따라가 말을 건넸다.“여기에 사시는 분이세요?”“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그렇구나…”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강현이 버튼을 누르자 곽의정은 다시 한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강현은 그녀를 돌아보고 물었다.“몇 층에 사세요?”곽의정은 화들짝 놀라더니 바로 미소를 지었다.“같은 층에 살아요.”강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20층에 도착한 후, 엘리베이터에서 곽의정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강현의 옆집에 멈춰 섰다.강현이 열쇠를 열쇠구멍에 맞춰 넣자 곽의정의 조금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이런 우연이! 어떻게 마침 우리 옆집으로 이사 왔어요?”강현은 곽의정을 돌아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그러니까요.”“오늘 저 대신 주차를 도와줘서 고마워요. 저녁엔 저희 집에 와서 드세요.”그녀의 말에 강현은 깜짝 놀랐다.“실례인 것 같아서 거절할게요.”곽의정은 그의 말을 듣고 연신 손사래를 치며 설명했다.“아, 오해하지
이율이 저녁 준비를 모두 마치자 곽의정은 바로 옆집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한참 후, 방금 샤워를 마친 듯한 강현이 어깨에 수건을 두르고 문을 열어 주었다.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아니요, 괜찮아요. 혼자 사시는 거예요?”곽의정은 문틈 사이로 강현 집 내부를 둘러보았다.거실은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고, 신발장에도 여자 구두는 보이지 않았다. ‘역시! 혼자 지내고 있는 게 맞아!’“음…”강현은 머뭇거리며 말했다.“저녁은 제가 혼자서…”하지만 곽의정은 그에게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그의 손을 끌고 나왔다. “오늘 제 동생이 맛있는 반찬을 많이 준비했어요. 오늘 다 먹지 않으면 버려야 할지도 몰라요.”강현은 곽의정 손에 이끌려 억지로 그녀의 집에 들어왔다. 현관문에서 나는 소리에 이율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강현과 눈이 마주치자 손에 쥐고 있던 젓가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곽의정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강현에게 말했다.“여기, 제 동생 이율이에요.”강현도 이율을 발견하고 조금 놀란 것 같은 표정이었다.“여기 사세요?”“네…”그의 말에 이율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리자 곽의정도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두 사람, 아는 사이야?”잠시 후, 세 사람은 겨우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곽의정은 그제야 강현과 이율이 3년 전에 서로 같은 직장에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 이웃집에 사는 옛날 직장동료. 어쩌면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싱긋 미소를 지으며 몸을 배배 꼬았다.어색한 분위기에 이율이 먼저 침묵을 깼다.“언제 돌아왔어요?”곽의정도 고개를 들어 강현을 쳐다보았다.강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3일 전에요.”“강 대표님은 아직 모르시는 거 맞죠?”“네, 아직 말하지 않았어요.”이율이 작게 고개를 끄덕거리자 곽의정은 식탁 밑으로 그녀의 종아리를 툭 치고는 눈빛으로 물었다.‘끝이야?’그녀의 매서운 눈빛에도 이율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밥만 입에
이율은 곽의정을 흘겨보며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말만 많아.”그러자 곽의정은 귀에 이어폰을 꼽고 방으로 들어갔다.-하늘이 어둑해지고 폭우가 내린 도시의 거리에는 밝은 네온사인이 흐릿하게 비쳤다.어렴풋이 보이는 달빛을 조명 삼아 윤티파니는 겹겹이 쌓인 안개를 바라보았다.한지욱이 그녀의 뒤에서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왜 창문 앞에 서있어요?”윤티파니는 창문에 비치는 한지욱의 그림자를 보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해요.”한지욱은 윤티파니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말했다.“그래요?”윤피타니는 그의 뜨거운 숨결에 눈을 파르르 떨었다.“빗물에 더러운 것들이 모두 씻겨내려가는 느낌이거든요.”한지욱은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고 볼을 어루만졌다.“이끼가 뭔지 알아요?”그의 물음에 윤티파니는 그저 그의 눈을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이끼는 어둡고 습한 곳에서 기생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급 식물이에요. 꽃만큼 눈부시게 아름답지 않지만 결코 용기를 잃지 않고, 따사로운 햇살이 그늘에 비치지 않더라도 이끼는 여전히 번식하며 잘 자라죠. 쌀알처럼 작은 식물이지만, 모란처럼 뜨겁게 피어날 수 있어요.”윤티파니는 입술을 꼭 깨물고 그를 쳐다보았다.한지욱은 윤티파니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티파니 씨가 언제 제일 빛나는지 알아요?”그의 물음에 윤티파니는 깜짝 놀라 반문했다.“모르겠어요. 언제 제일 빛나요?”“티파니 씨는 자신을 잃지 않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고 빛나요.”한지욱이 윤티파니를 자신의 품에 가두고 꼭 끌어안자 윤티파니는 그의 따뜻한 온기에 마음이 조금씩 녹아 내렸다.“엄마…”그때, 시우가 베개를 안고 나타나 졸린 눈을 비볐다.윤티파니는 한지욱을 밀치고 시우에게 다가가 시선을 맞추었다.“시우야, 왜 벌써 깼어?”“번개 소리가 너무 무서워요.”아이의 말에 윤티파니가 한지욱을 돌아보자 한지욱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면 시우 오늘 엄마 아빠랑 같이 자자
연예인들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다. 톱스타 개인 스타일리스트의 월급은 일반 사무직 직원의 몇 배나 되는 금액이다. 스타일리스트의 능력이 출중하면, 개인 숍을 운영해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 그녀의 말에 강현이 피식 웃으며 그녀를 돌아보았다.“이율 씨,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네, 그럼요. 돈이 최고예요!”이율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고 말했다.“저희 같은 일반 월급쟁이들은 아픈 몸도 돌보지 못하고 출근을 해도 돈을 모으지 못하잖아요.”“그런 것 같네요.”자신의 차 앞에 도착한 강현이 이율을 돌아보며 물었다.“제가 태워다 드릴까요?”“아니요, 제가 직접 운전해서 갈게요.”핸드백에 손을 넣어 차 키를 찾는 이율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녀가 중얼거렸다.“차 키가 어디 갔지?”어제저녁, 분명히 차 키를 가방에 넣어두었는데 아무리 가방을 뒤져도 보이지 않았다.“이율!”이율 집 베란다에서 곽의정의 목소리가 아파트를 떠들썩하게 울려 퍼졌다. 곽의정은 손을 흔들며 이율이 있는 곳을 내려다보고 소리를 질렀다.“차를 하루만 더 빌릴게! 차 키는 나한테 있어! 출근은 알아서 잘 하도록 해!”말을 마친 곽의정은 바로 베란다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갔다.이율은 당장이라도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심호흡을 하고 어색하게 강현을 바라보았다.“회사까지만 부탁할게요.”강현의 차가 soul 주얼리 계열사 입구에 멈춰섰다. 이율이 먼저 차에서 내리고 운전석에 있는 강현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안전 운전하세요.”강현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이율이 사라질 때까지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율이 완전히 그의 시선에서 사라지자 천천히 엑셀을 밟고 soul 주얼리 본사로 향했다.그 시각, 지윤이 강성연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서류를 확인하고 있는 강성연을 보고 말했다.“아가씨.” 지윤의 목소리에 강성연이 고개를 들고 지윤의 뒤에 서있는 강현을 발견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강성연은 바로 서류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
강현은 어깨를 으쓱였다.“괜찮아. 처음에 언어로 소통하는 것 때문에 좀 어렵기는 했지만 시간이 좀 흐르니까 친구들도 사귀었고 잘 지냈어.”강성연은 웃었다.“좋네. 그런데 네 친구 이름이 뭐야? 네 친구가 국내에 온다면 내가 너 대신 밥이라도 사줘야지.”“에릭이라고 해. 참, 걔 아버지는 예전에 사셀의 주주였어. 누나가 알지 모르겠네.”강성연은 당황했다.“사셀의 어느 주주 말이야?”“올라프.”강성연은 흠칫하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울라프 씨 아들이었구나. 너 운이 좋네.”울라프는 친화력 있는 사람이고 S국에서 인맥이 넓었다. 그가 가르친 아들이라면 당연히 아버지보다 못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강현은 확실히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었다.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훌륭한 친구를 사귀는 것은 성공으로 향하는 길의 큰 재부이고 불량배 같은 친구들은 걸림돌이었다.그 말은 아주 현실적이었고 현실 또한 그러했다.두 사람은 아침을 먹고 나서 카운터로 향해 계산을 마친 뒤 떠나려 했는데 한지욱과 한 여자를 마주쳤다. 한지욱은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여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 아주 따뜻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다.강성연은 그 여자가 윤티파니라는 걸 알아보지 못했다. 그녀는 다만 그 장면에 조금 놀랐을 뿐이다. 윤티파니는 강성연을 보더니 걸음을 살짝 멈췄고 한지욱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강성연의 시선은 그들의 맞잡은 손으로 향했다. 한지욱은 윤티파니의 일 때문에 3년간 다른 여자와 스캔들이 전혀 없었고 저렇게 큰아이가 있을 리도 없었다.그러니 그가 이렇게 살뜰히 아끼고 챙기는 사람은 오직 윤티파니일 것이다.강성연은 예의 바르게 그들을 향해 웃어 보였고 강현을 데리고 그들의 옆을 지나쳤다.윤티파니는 고개를 돌렸다.“강성연 씨.”강성연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몸을 돌려 윤티파니를 바라봤다. 윤티파니는 한지욱의 손을 놓고 강성연에게 다가갔다.“당신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강성연은 한지욱을 힐끔 보았고 한지욱은
희승은 고개를 긁적이며 의아한 듯 말했다.“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면서 레이문 호텔의 개발권을 저희에게 양도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표님, 한지욱 씨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요? 설마 윤티파니 씨와 아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게 기뻐하는 걸까요?”반지훈은 커피를 사무실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나한테 고마워하는 게 아니야.”희승은 당황했다.“대표님이 아니라고요?”반지훈은 웃었다.“성연이야.”말을 마친 뒤 그는 시선을 들었다.“성연이가 윤티파니 씨를 과거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했거든. 그리고 윤티파니 씨가 연말에 한지욱 씨랑 결혼한다고 했어.”희승은 당황했다.“결혼하겠다는 말에 그렇게 기뻐한다고요?”반지훈은 가죽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사실 윤티파니 씨는 그와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승낙했으니 당연히 기쁘지 않겠어?”희승은 깨달았다. 한지욱은 윤티파니와 이어진 것을 강성연 덕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AM그룹에 준 것이다. 강성연은 꽤 능력이 좋았다. 앞으로 강성연이 AM그룹 세일즈팀에서 일한다면 실적이 대단할 것이다.강성연은 어느샌가 문밖에 서 있었고 참지 못하고 문을 두드렸다.“나 문밖에서 당신들이 내 뒷담화 하는 거 들었어요.”희승은 고개를 돌리더니 다급히 해명했다.“뒷담화는 아니에요. 저희는 사모님을 칭찬하고 있었어요.”반지훈은 소리 없이 웃었다.강성연은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희승 씨, 차 좀 내주세요.”희승은 비위를 맞추려는 듯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금 당장 가져올게요!”그는 사무실을 떠났다.반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성연에게로 향했다. 그는 강성연의 앞에 서서 허리를 숙이고 그녀가 앉은 의자 등받이를 짚었다.“큰비가 내리는데도 날 보러 왔네.”강성연은 가볍게 웃으며 그의 넥타이를 살짝 잡아당겼다.“그 노래 못 들어왔어요?”반지훈은 강성연의 가까이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무슨 노래?”강성연은 그의 목에 팔을 감으며 말했다.“비가 오는 날은 어떡해, 네가 보고
두 시간짜리 경기가 끝나고 강유이는 민서율과 함께 농구장을 빠져나왔다. 강유이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민서율을 바라봤다.“서율 오빠, 오빠도 농구 하고 싶은 거예요?”민서율은 웃었다.“그렇긴 해.”“오빠 병은 이미 다 나았잖아요. 하고 싶으면 그냥 해요.”강유이는 뒷짐을 지고 어른처럼 굴었다.경기에 나갔던 두 선배는 옷을 갈아입은 뒤 그들을 향해 빠르게 다가왔다. 그들은 민서율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너희 서율 오빠는 모범생이라 학업에만 열중하면 돼. 농구 같은 건 서율이한테 어울리지 않아.”민서율은 조용히 웃었다.강유이는 팔짱을 두르며 두 사람을 바라봤다.“뭐가 어울리지 않다는 거예요?”두 선배는 시선을 주고받더니 웃었다.“너희 서율 오빠가 뭐든 다 잘하면 우리는 어떡해.”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고, 성적도 좋은 민서율은 고등학교에서 탑 클래스였다. 만약 민서율이 다른 것에도 능통하다면 그들에게는 살길이 없었다.민서율은 그들을 바라봤다.“너희 오후에 과외 해야 하잖아. 얼른 가.”“쯧, 알겠어. 우리 먼저 갈게.”두 선배는 키득거리면서 강유이를 향해 인사했다.“천사 후배, 우리는 가볼게. 안녕.”강유이도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민서율은 강유이를 학교 정문까지 바래다주었고 강유이는 몸을 돌렸다.“서율 오빠, 가는 길에 데려다줄까요?”민서율은 손을 들어서 강유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괜찮아. 아버지가 데리러 올 거니까 넌 먼저 돌아가.”강유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그럼 난 먼저 가볼게요.”강유이는 몇 걸음 가지 않고 고개를 돌려 민서율을 바라보며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민서율은 강유이가 차 앞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강유이가 차에 타고 보니 강해신이 이미 차 안에 타고 있었다. 강유이는 당황했다.“오빠, 집에 안갔어?”강해신은 시선을 백미러에서 거두어들이며 이어폰을 뺐다.“너 걱정돼서 그러지, 바보야.”강유이는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이었다.“나랑 서율 오빠는 경기 보러 온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