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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6화

겉으로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울상인 희승은 사실 속으로는 반지훈의 연기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런데 연기가 너무 지나친 게 아닌가? 정말로 그를 발로 차서 쫓아내다니.

때마침 나타난 심유연이 희승의 곁으로 다가왔다.

“연 비서님.”

심유연을 확인한 희승이 순간 당황하더니 곧바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심유연 씨, 지금 대표님께서 기분이 좋지 않으셔서 일에 관한 거면 나중에 다시 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여자도 분명 회사에 떠돌고 있는 유언비어를 들었을 것이다. 그럼 이 타이밍일수록 사모님을 찾아가서 괴롭혀야 하는 거 아닌가?

오늘 아침 사모님과 대표님이 그런 연기를 펼친 건 심유연한테 본인이 직접 나설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대표님이 사모님을 돕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심유연이 거리낌 없이 나설 것이라 추측했었다.

그런데 그녀가 대표님한테 찾아왔다.

‘설마 다른 목적이 있는 건가?’

“어머 그래요?”

심유연이 일부러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반지훈 대표님과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러는데 연 비서님께서 한 번만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희승이 뺨을 긁적였다.

“그건… 제가 들어가서 대표님한테 여쭤볼게요. 하지만 심유연 씨를 꼭 만나주실지는 장담 못 하겠네요.”

그녀가 싱긋 미소 지었다.

“알겠어요.”

희승이 다시 한번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방 안에서 화가 난 반지훈의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꺼지라고 했잖아.”

희승이 고개를 수그리고 말했다.

“대표님, 심유연 씨가 대표님한테 할 말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반지훈이 잠깐 침묵했다.

“들어오라고 해.”

심유연도 반지훈이 자신을 만나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순간 우쭐한 표정을 짓던 그녀가 빠르게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허락을 받은 심유연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나온 희승이 휴대폰을 꼭 쥐고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그는 강성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희승의 전화를 받은 강성연은 심유연이 반지훈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도 화를 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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