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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5화

당시 큰 어르신이 몇 번이고 서영유를 믿어주었던 건 그녀에게 잘못을 뉘우칠 기회를 주고 싶어서였다. 사실 큰 어르신이 서영유를 의심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다만 강성연에 대한 편견과 본인의 고집 때문에 스스로 두 눈을 가리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큰 어르신은 서영유에게 지나칠 정도로 관대했다. 정작 그녀에게 관대하면 관대할수록 그녀를 범죄의 수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는 것을 몰랐겠지만.

강성연이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만약 그녀가 행복한 가정 환경에서 자라났다면 아마…”

아마 그렇게 극단적이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그러니까 성연이가 대단하다는 거야.”

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붙잡았다.

“적어도 내 성연이는 이렇게 착하게 자랐으니까 말이야.”

그녀가 웃었다.

“저는 엄마가 저를 엄청 사랑해 주셨거든요.”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니었지만 어머니는 그녀에게 아낌없이 애정을 주었다.

문뜩 뭔가를 떠올린 강성연이 그를 쳐다보았다.

“참, 당신 혹시 한지욱 씨를 찾아갔어요?”

그가 덤덤하게 응하고 답했다.

“확실히 한지욱과는 상관없는 일이었어. 다만 심유연이 한지욱을 찾아간 적이 있었어. 한지욱의 손을 빌리고 싶었었나 봐.”

강성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윤티파니 씨 때문이겠네요.”

한지욱을 나서게 만들 일이라면 윤티파니밖에 없었다.

그가 피식 웃었다.

“역시 우리 성연이는 똑똑해. 그래서 일단 한지욱한테 이번 일을 인정하라고 했어.”

“심유연의 목표는 나예요.”

강성연이 반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런데 아직까지 나를 직접적으로 건드리지는 않고 있어요. 지금 나랑 숨바꼭질이라도 하자는 건지.”

반지훈이 결국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성연아, 이제 반격할 거야?”

“당연하죠. 이대로는 그 여자가 원하는 대로 끌려가는 꼴밖에 안 되잖아요.”

강성연이 그의 셔츠 깃을 바로 해주며 가까이 다가갔다.

“유능한 사냥꾼은 가끔 사냥감의 신분으로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반지훈이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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