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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너의 말이 맞아. 나는 너를 너무 완벽한 사람이라 생각했어. 윤티파니 씨가 너처럼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에 망설이지 않고 너를 선택했던 거야. 나는 내가 아직도 너를 사랑하는 줄 알았어. 지금까지 나는 내가 누굴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바보였던 거야. 너한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지 죄책감인지 아니면 그냥 예전의 우리가 만났던 그 추억이 그리웠던 건지 몰랐던거야."

유혜선은 한참 후에야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너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아?"

"만약 지금이 잔혹한 진실이라면..."

두 사람 모두 한동안 말이 없었다. 유혜선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래. 우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

"돈은 내가 대신 갚을게."

한지욱은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가려다 발걸음을 멈추었다.

"유혜선, 이건 내가 너한테 갚는 빚이야."

그리고 그는 병실을 떠나갔다.

유혜선은 한지욱이 사라진 자리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만약,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절대 속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의 시간도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찬바람에 커튼이 휘날리며 유혜선의 시선도 창밖으로 향했다.

한지욱이 병원 밖을 나설 때, 누군가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한 방향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저기! 자살하려나 봐!"

"어머, 어머!"

자살이라는 단어에 한지욱의 몸이 굳어졌다. 그는 병원 입원실 쪽을 바라보았다. 불안한 예감은 항상 틀린 적이 없다.

사람들을 헤치고 제일 먼저 달려간 한지욱은 깜짝 놀랐다.

"유혜선!"

유혜선은 차 위로 추락해 미소를 머금고 평온하게 잠이 든 것 같았다. 빨간 피가 끊임없이 지붕을 타고 흘러내렸다.

*

이틀 뒤, 안지성은 안예지를 데리고 연회장에 나타났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화이트 퍼를 걸친 안예지는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안지성을 따라 인사를 나누었다. 안지성이 그녀를 처음 데리고 나오는 자리였기에 사람들은 동림 회사의 아가씨의 얼굴을 처음 보았다.

"안 회장님께서 오늘 파티에 따님이랑 함께 나타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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