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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배상하지 않으면 오늘 이렇게 안 끝나요. 여기서 떠날 생각 하지도 마요.”

남자가 악다구니를 썼다. 주변을 지나는 차들이 점점 막히기 시작하면서 경적이 끊이질 않았고 양옆에 행인들도 구경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이율도 다급했다.

“배상하겠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2천만 원은 정말 없어요. 좀 깎아주시면 안 돼요?”

남자는 바닥에 침을 뱉었다.

“깎아주긴, 배상을 해야죠. 당신들이 여자라고 내가 봐줄 줄 알아요?”

안예지는 태연하게 그를 바라봤다.

“당신 차는 2억 3천8백만 원일 거예요. 가장 싼 거니까 보험비는 연간 560만 원이겠죠. 거기에 기름값, 주차비, 통행료, 2천 만 원이 든다고 쳐요. 그런데 겨우 긁힌 것 갖고 2천만 원을 달라니, 보험회사에서 그렇게 준다고 하던가요?”

“제가 대신 계산해 드리죠. 대리점에서 등 고치는 건 40만 원이고 밖에서 고치면 겨우 10만 원 정도예요. 판금 복원과 페인트칠하는 것도 몇십만 원이죠. 그리고 이런 작은 충돌은 보험이 완전히 적용되고요. 당신 차를 박은 건 우리 잘못이 맞고 합리적인 배상을 할 마음도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불합리한 비용을 요구하니 저희는 당연히 거절할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전 절차를 밟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당신은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협조하려고 하지도 않고 심지어 제 휴대폰을 박살 냈어요. 그러고 보면 당신이 의도적으로 공갈 치려는거 아니에요?”

이렇게 만만치 않은 상대일 줄은 몰랐던 건지 남자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는 안예지를 손가락질하면서 욕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요? 내일 당장 사람 불러서 당신을 죽일 수도 있어요!”

안예지는 주먹을 꽉 쥐었지만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

“거기다가 협박죄까지 더해졌군요. 어디 한 번 해보세요.”

“빌어먹을...”

남자가 갑자기 팔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안예지는 뺨을 맞지 않았다. 눈을 떠보니 누군가 그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남자 또한 놀란 듯했다.

“당신은 누굽니까?”

구의범은 그를 밀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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