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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후까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퇴근을 하려고 막 로비를 지나던 안예지는 그녀가 아직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로비 직원들은 오후 내내 그러고 있는 그녀를 수상하게 여기면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안예지의 모습을 확인한 선희수가 그제야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어서 다리가 저려던 걸까? 걸어오는 그녀의 걸음걸이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예지야.”

안예지가 뒤로 물러서면서 그녀를 피했다.

“저를 왜 찾으시는 건데요?”

“난…”

안예지가 확실히 자신을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눈치챘지만 그녀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선희수는 철면피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안예지와 가까워져야 했다.

“예지야, 네가 나를 원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선희수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땐 나한테도 사정이 있었어.”

안예지의 시선이 선희수의 손으로 향했다. 그녀의 손은 거친 일 한번 못 해본 것처럼 곱고 보드라웠다.

그녀는 곧바로 선희수의 손을 뿌리쳤다.

“그런 사정 따위가 절대 당신이 저랑 아빠를 버리고 떠난 이유가 될 순 없어요.”

선희수가 당황했다.

안예지가 돌아서자 그녀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예지야, 나도 알아. 내가 너랑 너희 아버지한테 큰 빚을 졌다는걸. 넌 날 이기적이라고 욕해도 돼. 하지만 네 아버지는 나한테 이기적이지 않았는 줄 알아?”

안예지가 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뒤돌아보지는 않았다. 선희수가 그녀의 가까이로 다가가며 말했다.

“너를 가진 건 순전히 사고였어. 그때 난 애를 낳을 준비가 안 됐었다고.”

그녀가 안예지 앞으로 돌아가서 말을 이었다.

“그때의 난 한창 승승장구하고 있었어. 그런데 어떻게 내 커리어를 다 포기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 생각이 들었겠어. 네 아버지는 나한테 아이를 낳을 것을 강요했어.”

안예지의 눈썹이 꿈틀거렸지만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그러니까 난 당신이 원치 않았던 아이였다는 말이네요.”

그녀는 아무런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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