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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여준우가 그녀를 훑어보았다. 어젯밤의 그녀는 머리를 말리지 않아 부스스했고 생얼에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때문에 도무지 매력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자세히 보니 눈앞의 여자가 꾸민 모습은 꽤나 매력적이었다. 몸매도 그가 외국에서 만나던 여자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여자의 행동으로 보아…

아마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는 듯했다.

여준우가 눈을 내리뜨며 피식 웃었다. 그는 이 상황이 우스웠다.

“죄송합니다. 전 정말로 당신이 누군지 몰라서요.”

명승희의 입꼬리가 가볍게 떨렸다. 하지만 곧바로 자연스럽게 펜을 도로 넣었다. 그녀가 부끄럽지 않는 한 부끄러워지는 건 상대방이 될 것이다.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문밖에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한 커플이 열정적인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매니저가 눈앞의 남자를 확인하고 굳어버렸다.

“남시후?”

순간 남시후가 행동을 멈췄다. 엘리베이터 안을 확인한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가 곁에 있던 여자를 힘껏 밀치며 말했다.

“승희야. 내 말 좀 들어봐.”

남시후가 막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명승희가 순식간에 발로 그를 차버리고 곧바로 엘리베이터 문을 닫았다.

엘리베이터에 남아있던 몇몇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잠시 후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시후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명승희는 전화를 받지 않고 끊어버리고 비행모드로 설정했다.

그때 여준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남자친구는 아니죠?”

명승희가 웃으며 답했다.

“남자친구는 무슨. 그냥 내 어항에 있다가 튕겨나간 물고기 중 하나일 뿐이야. 없어도 상관없어.”

매니저는 할 말을 잃었다.

명승희는 귀국 후 전 남자친구의 결혼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더니 점점 막 나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방금 전과 같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하곤 했다.

여준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1층 로비에 도착했다. 명승희는 매니저와 함께 먼저 밖으로 나갔다. 그 뒤로 여준우가 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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