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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자기의 인생이 어땠는지 원유희도 잘 알고 있었다. 억울하고 힘들고 괴로웠다.

‘정말 우리 애들도 나처럼 되기를 바라는 거야?’

어쨌든 외숙모는 친딸처럼 자신에게 잘해 주었다.하지만 윤설은? 혈연 관계로 따지면 아이들의 이모이긴 하나 원수처럼 아이들을 대했다.

밤, 원유희는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원유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물었다.

‘정말 아이들이 윤설을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원하는 거야?’

‘아니! 안 돼! 절대로! 내 아이들이야!’

전날 밤 잠을 잘 자지 못해서 그런지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한 원유희는 엄청 우울해 보였다.동료들은 하나같이 걱정하는 말투로 물었다.

“유희 씨, 왜 그래요? 어제저녁에 뭐 했어요?”

“엄청 힘들어 보이는데요.”

“말해 뭐해요, 당연히 힘든 일을 했으니까 그런 거겠죠.”

“유희씨가 무슨 힘든 일을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럴 리가요!”

“결혼하지도 않은 사람이 뭘 알겠어요? 내가 조카가 있는데 아이들은 낮에는 계속 들떠있고 밤에는 자려고 하지 않더라고요. 육아가 정말 힘든 일이더라고요!”

“근데 김 선생님은 돈도 많은데 왜 시터를 안 구해요?”

마지막 여직원의 말이 끝나자 부서는 조용해졌다.

너무 놀란 원유희는 꼼짝도 하지 못했고 시선조차 돌리지 못했다.

‘아이를 낳은 일이 벌써 김풍그룹까지 알려진 거야? 하긴, 김덕배가 알았으니까 뭐.’

김명화의 여자친구에서 김신걸의 아이를 낳은 미혼모로 되니, 이런 반전은 아침 드라마보다도 더 막장이었다.

‘이 일을 물어보려고 여러 날 참았을 텐데, 이번에는 진짜 속일 수 없을 거야…….’

“참, 오늘 점심 커피는 누가 사러 가요?”

직원 중 한 명이 급하게 말을 돌렸다.

“제가 갈게요!”

나머지 직원들은 다 같이 손을 들었다.

방금 말을 돌린 직원이 원유희에게 물었다.

“유희 씨, 뭐 마실래요? 설탕 추가한 거로 가져다줄까요?”

원유희 얼굴에 있던 웃음은 굳어질 대로 굳어졌다.

“그래요, 고마워요.”

“천만에요!”

말을 마친 직원은 또 조심스러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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