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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hor: 단밤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김신걸이라는 남자와 맞서려 하다니, 그는 단지 그녀에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원유희는 길가에 서서 흐릿한 시야로 멍하니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마침 택시 한 대가 다가왔다. 승객 한 명이 내리자 원유희는 황급히 올라타 문을 닫고는 재빨리 기사에게 말했다. “경찰서로 가주세요!”

기사가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

원유희의 무릎 위에 놓인 손이 떨렸다. 그녀가 보호를 받으려면 제성을 떠날 수 없더라도 직접 경찰서에 가서 김신걸의 악행을 고발해야 한다!

택시가 경찰서 입구에서 멈추자 원유희는 차에서 내려 안으로 돌진했다.

이 시간에도 경찰서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는데, 모두 야근을 하며 밤을 새우고 있었다. 아직 아무도 갑자기 들이닥친, 숲 속의 길 잃은 사슴 같은 그녀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았다.

원유희는 한 쪽 벽 앞에 있는 책상으로 걸어가 무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잠시 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한 쪽 벽 눈에 띄는 곳에 걸린 빨간 표창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띈 것은 '드래곤 그룹'이라는 다섯 글자였다.

원유희가 들어온 지 몇 분 후에야 당직 경찰이 그녀를 발견했고, 다가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녀의 몸이 축축하고 얼굴 반쪽이 빨갛게 부어 있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폭행 당하셨나요?”

“저게…… 뭐죠?” 원유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손가락을 들어 가리켰다.

“드래곤 그룹, 제성의 핵심이죠. 제성의 경찰차 전부가 드래곤 그룹에서 기부한 것입니다, 치안을 위해서요. 각 구역의 사무소에는 다 걸려있어요. 한 말씀 드리자면, 이런 거장은 저희가 봐도 존경스럽습니다!”

치안.

원유희는 꽤나 존경심 어린 어조를 들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그녀가 김신걸이 사람을 해치고 감금했다고 신고하면, 그녀를 정신병자로 보고 감옥에 가두지 않을까?

“근데 여긴 어쩐 일이 십니까?”

원유희는 덜덜 떨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일 아니예요”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당직 경찰관은 그녀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였으나 그저 실의에 빠진 것으로 여겼다.

원유희는 고개를 숙인 채 계단을 내려오다가 눈물을 하나 둘 떨어트렸다.

몸에 있는 힘이 바람 빠진 고무공처럼 빠져버렸다. 마음 속에 큰 구멍이 생겨 그 안으로 두려움, 고통, 무력함이 들어와 온 몸을 괴롭혔다.

도망갈 수 없다. 도와줄 사람도 없다.

김신걸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여 그녀를 죽여도 '아니에요'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원유희는 고개를 들었다. 뿌연 시야 사이로 길가에 정차된 검은 롤스로이스를 보고는 두려움에 떨며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매만졌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뒤에 경찰서가, 앞에 위험이 도사리는데, 원유희는 무슨 선택해야 할까?

롤스로이스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썬팅이 진해 안을 볼 수 없지만, 김신걸은 분명히 안에 있다.

원유희는 시선의 압박을 느끼며 몇 초 동안 망설이다 두려움을 뒤로 하고 차로 향했다.

경호원이 차에서 내려 문을 열었다.

검은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는 나른한 자태와 냉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치 독사가 바라보는 것처럼 등골이 서늘했다.

원유희는 입술을 깨물고 차에 올랐다.

차 문이 닫히고 경찰서 입구를 벗어났다.

“나는 너가 안 나올 줄 알았어!”

김신걸은 그녀의 얼굴을 덥석 꼬집고 무자비하게 좌석에 밀어 부쳤다. 커다란 등치가 훅 들어오자, 엄청난 위압감을 주었다!

“음…….”

원유희는 아파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어? 근데 왜, 소용없어?”

“아니…… 아니야, 난…… 네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걸 보고 놀란 거야, 그냥 여기서 도움을 구하려 한 거지, 다른 뜻은 없었어…….”

“아무도 널 보호할 수 없어, 제성에서는 모든게 내 마음대로야!” 김신걸의 검은 눈은 음험하였고,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는 엄청난 압도감을 가지고 있었다.

원유희는 움츠러들었다.

“아…… 알았어.”

김신걸은 손을 빼고 제자리에 앉았다. 분위기는 싸늘했다.

차 문 옆에 붙어 있던 원유희는 차창 밖으로 시선을 떨어뜨린 채 내내 눈물을 글썽이며 밀폐된 차 안의 무거운 분위기를 견뎠다.

……

어전원으로 돌아오자 거의 한밤중이 되었다.

원유희는 욕실에서 젖은 옷을 벗고 따뜻한 물로 씻기 위해 샤워장에 들어갔다. 뽀얀 피부에는 핑크빛이 돌았다.

백옥 같은 피부에서 나오는 아름다움.

원유희의 정신상태는 피폐했지만, 일부러 강한 척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는 세 아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꼭 버텨서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야 했다…….

원유희는 자신이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신걸의 명령을 어길 수 없고,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먼저 안정을 취하고, 다시 기회를 찾아 도망가야 한다.

손으로 평평한 아랫배를 만졌다. 그곳엔 제왕절개로 인한 긴 칼 자국이 있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작은 병원을 찾았고, 인턴에게 수술을 받았다. 결국 절개 위치가 어긋나 제왕절개가 아니라 마치 싸움 도중 누군가에게 찔린 상처처럼 보였다.

그러니 혹시 보여지더라도 이걸 핑계로 말하면 된다.

당장 원유희는 병원으로 가서 재수술을 받고 싶었으나, 언제 김신걸이 그녀의 신체를 검사할지 두려웠다…….

너무 위험해…….

원유희는 침대에 누운 후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날 하녀가 방에 가보니, 그녀의 열이 멈추지 않는 것을 발견하였다.

송욱은 연락을 받고 어전원으로 환자를 치료하러 갔는데, 또 그 여자라는 것을 알았다. 믿기지 않은 상황들 이였다.

어전원에 여자가 들어온 적 있었나? 그래서 지난번에 해림이 병원에 따라갔던 건가?

김신걸은 마음이 독하고 손이 맵고 냉담하기 때문에, 그에게 예외가 생겼다니 정말 놀라웠다.

원유희에게 링거를 맞히고 방을 나왔다.

밖에서 기다리던 해림이 물었다.

“어때요?”

“체온은 잠시 내려갔지만 불안정해서 좀 더 지켜봐야 해요” 송욱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어전원에 여자가 있는 건 처음 보네요.” 송욱이 말했다.

해림은 자신도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누구한테 뺨을 맞은 건가요?” 송욱이 묻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해림도 의아했다.

그는 확실히 모른다.

송욱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 생각했다.

어전원에 갑자기 소녀 같은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났다. 나이는 분명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것 같다!

중요한 건 며칠 사이에, 한 번은 병원 응급실로 보내졌고, 다른 한 번은 긴급 진료에,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있었고 분명 남자가 때린 것 같았다.

이것이 간단한 문제라고 한다면 그것은 분명 틀린 말이다.

하지만 이건 김신걸의 일이라 감히 알아보려 할 수 없어 그저 시키는 대로 했다.

3일째 되던 날, 원유희는 눈을 떴다. 머리가 무거웠다.

“어떠세요?”

원유희는 얼굴을 돌려 송욱을 보았다. “많이 나아요…….”

목소리가 쉬어 눈살을 찌푸렸다.

송욱이 물을 가져와서 빨대를 물렸다.

원유희는 물을 두 모금 마시고 힘없이 말했다.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제가 얼마나 잤나요?” 원유희가 물었다.

“3일 동안 의식을 잃었어요. 지금은 괜찮아요.”

원유희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활기 없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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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희는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가 김명화와 접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가 한 것도 아니였다. 하지만 그녀도 김명화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 없다!“주 사장님 방으로 데려가!” 김신걸이 명령했다.문가에 서 있던 보디가드가 다가왔다.원유희는 놀라서 몸을 떨었다. 저기 김명화가 와서 막으려 했지만, 다른 경호원이 막아서는 바람에 막지 못했다.경호원이 원유희의 팔을 잡았다.“아, 건드리지 마, 안 갈 거야…….” 원유희는 너무 무서워서 당황한 나머지 보디가드의 무릎을 힘껏 걷어찼다.경호원은 그녀가 발을 찰 줄은 몰랐고 무방비 상태로 차여 손을 뗐다.원유희의 몸은 관성으로 김신걸의 팔에 부딪혔다!김신걸의 손에 들린 술잔은 단숨에 술을 쏟아냈고, 술은 길고 굳은 남성의 손가락을 적시고 아래로 떨어졌다.룸 안의 분위기가 확 굳어지면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얼음이 될 정도의 온도로 변했다.원유희는 놀라서 목소리가 떨렸다. “내…… 내가 닦을게!” 급히 테이블에 있는 수건을 가지고 가서 김신걸의 손을 닦았다.그러나 손을 피했다.원유희는 어쩔 줄 몰라 두려워했다. 이어 김신걸의 음산한 목소리가 울렸다. “깨끗하게 핥아!”“뭐…… 뭐?” 원유희는 어이가 없었다.“두 번 말 할까?” 김신걸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위협적이다!“형! 왜 이렇게 굴욕감을 주는거야? 옛날 일로 충분하지 않아?” 김명화가 화를 참지 못하고 반문했다. 경호원을 밀치고 원유희를 구하러 가려고 했다.김신걸의 경호원은 호락호락한 게 아니였다, 그들은 프로였다!김명화가 주먹을 날리는 동안 경호원은 몸을 뒤로 젖히면서 허벅지 쪽을 쓸었다.김명화는 즉시 민첩하게 몸을 피하여, 주먹을 경호원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경호원은 복싱하는 것처럼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고, 주먹을 틀어 몸을 앞으로 내딛었다. 주먹은 김명화의 위장 부분에 적중했다.“윽!” 김명화는 신음 소리를 내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위장은 심하게 뒤틀렸고 온 힘을 다해 그 아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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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화는 목이 쉴 정도로 말했다. “너에게 그렇게 당하는 걸 차마 볼 수 없어. 유희가 너무 억울해”“내겐 무고한 사람 따윈 없어!” 김신걸의 차가운 목소리는 무정했다.원유희가 방으로 밀려 들어가자 문이 닫혔고, 아무리 당겨도 열리지 않았다.뒤에서 인기척이 나서 뒤를 돌아보니 머릿 속엔 쓰레기로 가득 찬 남자가 욕실에서 나와 몸에 목욕 타월을 두르고 비계를 드러내고 있었다.주 사장은 인간계 이상의 아름다운 미인을 보고는 두 눈을 빛냈다. 특히 그녀는 그가 좋아하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연회장에 이런 미인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나의 5천만원 회원비가 헛되지 않았군!”원유희는 놀라서 문에 바싹 달라붙었다. “나는 연회 사람이 아니예요. 나는…… 나는 누군가에게 잡혀온 거예요. 제발 저를 건들이지 말아주세요, 제가 사례 해 드릴게요.”“사례는 필요 없어. 자…… 나를 즐겁게 해봐…….” 주 사장이 허둥지둥 달려들었다.“아!” 원유희는 몸을 피했다.주 사장은 원유희가 침대 쪽으로 숨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더욱 흥분했다. “걱정하지 마, 네가 원하는 만큼 다 줄 거야. 네가 말만 잘 들으면, 앞으로 네가 다 쓸 수 없는 돈을 주마…….”말을 마치자, 원유희가 방심한 틈을 타 덤벼들더니,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아! 놔줘!”“아이고,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네. 안심해, 난 친절해. 이런 미인은 놓치면 섭섭해.” 주 사장은 그녀의 고운 살갗이 부드러운 작은 얼굴을 만졌다.원유희는 놀라서 그의 손을 막았다. 그때 꾀가 생각나 웃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주 사장님, 저 샤워 좀 하고 올게요, 네?”“괜찮아, 샤워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동적이야.” 주 사장은 곱창 같은 입으로 뽀뽀를 하려 했다.원유희는 징그러워서 못 참 겠었다. 침대 옆 테이블 램프를 손에 쥐고 주 사장의 이마를 세게 내리쳤다.“아!” 주 사장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원유희는 혐오감을 느끼며 몸을 밀치고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왔다.침대 위의 사람이 꼼짝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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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9화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8화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7화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6화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5화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4화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3화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2화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제1601화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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