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가 김명화와 접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가 한 것도 아니였다. 하지만 그녀도 김명화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 없다!“주 사장님 방으로 데려가!” 김신걸이 명령했다.문가에 서 있던 보디가드가 다가왔다.원유희는 놀라서 몸을 떨었다. 저기 김명화가 와서 막으려 했지만, 다른 경호원이 막아서는 바람에 막지 못했다.경호원이 원유희의 팔을 잡았다.“아, 건드리지 마, 안 갈 거야…….” 원유희는 너무 무서워서 당황한 나머지 보디가드의 무릎을 힘껏 걷어찼다.경호원은 그녀가 발을 찰 줄은 몰랐고 무방비 상태로 차여 손을 뗐다.원유희의 몸은 관성으로 김신걸의 팔에 부딪혔다!김신걸의 손에 들린 술잔은 단숨에 술을 쏟아냈고, 술은 길고 굳은 남성의 손가락을 적시고 아래로 떨어졌다.룸 안의 분위기가 확 굳어지면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얼음이 될 정도의 온도로 변했다.원유희는 놀라서 목소리가 떨렸다. “내…… 내가 닦을게!” 급히 테이블에 있는 수건을 가지고 가서 김신걸의 손을 닦았다.그러나 손을 피했다.원유희는 어쩔 줄 몰라 두려워했다. 이어 김신걸의 음산한 목소리가 울렸다. “깨끗하게 핥아!”“뭐…… 뭐?” 원유희는 어이가 없었다.“두 번 말 할까?” 김신걸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위협적이다!“형! 왜 이렇게 굴욕감을 주는거야? 옛날 일로 충분하지 않아?” 김명화가 화를 참지 못하고 반문했다. 경호원을 밀치고 원유희를 구하러 가려고 했다.김신걸의 경호원은 호락호락한 게 아니였다, 그들은 프로였다!김명화가 주먹을 날리는 동안 경호원은 몸을 뒤로 젖히면서 허벅지 쪽을 쓸었다.김명화는 즉시 민첩하게 몸을 피하여, 주먹을 경호원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경호원은 복싱하는 것처럼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고, 주먹을 틀어 몸을 앞으로 내딛었다. 주먹은 김명화의 위장 부분에 적중했다.“윽!” 김명화는 신음 소리를 내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위장은 심하게 뒤틀렸고 온 힘을 다해 그 아픔을
김명화는 목이 쉴 정도로 말했다. “너에게 그렇게 당하는 걸 차마 볼 수 없어. 유희가 너무 억울해”“내겐 무고한 사람 따윈 없어!” 김신걸의 차가운 목소리는 무정했다.원유희가 방으로 밀려 들어가자 문이 닫혔고, 아무리 당겨도 열리지 않았다.뒤에서 인기척이 나서 뒤를 돌아보니 머릿 속엔 쓰레기로 가득 찬 남자가 욕실에서 나와 몸에 목욕 타월을 두르고 비계를 드러내고 있었다.주 사장은 인간계 이상의 아름다운 미인을 보고는 두 눈을 빛냈다. 특히 그녀는 그가 좋아하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연회장에 이런 미인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나의 5천만원 회원비가 헛되지 않았군!”원유희는 놀라서 문에 바싹 달라붙었다. “나는 연회 사람이 아니예요. 나는…… 나는 누군가에게 잡혀온 거예요. 제발 저를 건들이지 말아주세요, 제가 사례 해 드릴게요.”“사례는 필요 없어. 자…… 나를 즐겁게 해봐…….” 주 사장이 허둥지둥 달려들었다.“아!” 원유희는 몸을 피했다.주 사장은 원유희가 침대 쪽으로 숨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더욱 흥분했다. “걱정하지 마, 네가 원하는 만큼 다 줄 거야. 네가 말만 잘 들으면, 앞으로 네가 다 쓸 수 없는 돈을 주마…….”말을 마치자, 원유희가 방심한 틈을 타 덤벼들더니,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아! 놔줘!”“아이고,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네. 안심해, 난 친절해. 이런 미인은 놓치면 섭섭해.” 주 사장은 그녀의 고운 살갗이 부드러운 작은 얼굴을 만졌다.원유희는 놀라서 그의 손을 막았다. 그때 꾀가 생각나 웃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주 사장님, 저 샤워 좀 하고 올게요, 네?”“괜찮아, 샤워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동적이야.” 주 사장은 곱창 같은 입으로 뽀뽀를 하려 했다.원유희는 징그러워서 못 참 겠었다. 침대 옆 테이블 램프를 손에 쥐고 주 사장의 이마를 세게 내리쳤다.“아!” 주 사장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원유희는 혐오감을 느끼며 몸을 밀치고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왔다.침대 위의 사람이 꼼짝도 하지
원유희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억해. 고마워. 나도 나 스스로를 지킬게. 그리고 하나 더, 퍼펙트 성형외과를 산 사람…… 김신걸이야.”김명화의 표정은 굳어졌다. “……김신걸이라고?”“그러니까 오지 마.” 원유희는 시선을 거두고 안으로 들어갔다.김명화는 그곳에 서서 충격을 받았다. 김신걸이 퍼펙트 성형외과를 샀다면, 드래곤 그룹의 권력자는 김신걸…….그 사람이 그 사람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신걸이 어떻게 드래곤 그룹의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자가 됐는지…….원유희는 김명화에게 진실을 말했다. 첫째, 김신걸의 감시가 있는 성형외과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했다. 둘째, 괜한 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 드래곤 그룹과 맞선다면 분명 처참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그리고 원유희는 김명화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기회를 찾아 제성을 떠날 기회가 오면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왜 굳이 위험한 곳에…….원유희는 점심시간에 점심을 사러 밖에 나가 큰길가로 걸어갔다.“유희야!”원유희는 그 소리에 몸이 굳어 몸을 돌렸다. 차 옆에 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원수정을 보았다.원유희는 자신의 유일한 가족을 보고 울고 싶었지만 눈물을 참았다. “고모…….”원수정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너 돌아가지 않았어? 어제 명화가 네 고모부랑 이야기하는 것을 듣지 않았다면, 나는 네가 아직 제성에 있는 줄도 몰랐을 거야!”“미안해, 고모, 내가…….”“김신걸 때문이지? 그날 연회에서 떠난 것도 김신걸 때문이었고, 돌아온 것도 그 때문이지? 맞지?”원유희는 눈을 내리 깔았다. 이젠 비밀도 아니겠지…….“아직도 여기서 일해? 고모랑 가자! 그 놈이 너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보자!” 원수정은 화가 나서 원유희를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고모, 저 안 가요…….”“왜 안 가? 원가는 그와 아무 상관이 없는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 참고있어!”“고모, 안돼요…….” 원유희는 눈시울이 붉어져 한 손으
원유희는 김신걸이 죽지 않는 한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유희야 내일 고모 집에서 식사를 할 거니까 같이 가자!”원수정이 말했다.“고모 집에서 밥을요?” “너 정말 부모님 생일도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고모가 몇 년 동안 널 키웠으니 부모나 다름없지, 어쨌든 네 생일은 내가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원수정이 애틋하게 그녀의 볼을 콕 집으며 말했고, 원유희는 그제야 반응이 왔다.하지만 그녀가 갈 수나 있을까?김신걸은 그녀가 김 씨 집안사람과 접촉하지 못하게 했고, 특히나 그녀의 고모는 더욱 주의를 주었다.하지만 고모의 생신인데 그녀가 가지 않는다면 너무 인정이 없지 않은가. “걱정하지 마, 집에서 먹는 거고 너랑 나, 그리고 고모부 세 명 밖에 없을 거야. 저택에 김신걸은 가지 않을 거니 네가 밥만 먹고 돌아간다면 아무도 모를 거다.” 원유희가 그녀의 말에 설득이 되어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그때 갈게요.”그녀는 고모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게다가 어차피 한 끼만 먹고 바로 나오는 거니 짧은 시간 안에 김신걸과 마주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유희의 생일날이 다가왔고,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했다. 아파트로 돌아온 후, 뒷문으로 나가서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김 씨 집안의 저택으로 향했다. 원유희는 어제 사둔 선물을 원수정에게 건네며 인사했다.“고모 생신 축하드려요!”“아이고, 무슨 선물을 사 와?”원수정이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별거 아니에요.”“네가 무슨 선물을 주든 고모는 다 좋아하지!”집으로 들어서자 낯익은 기억이 덮쳐왔다.원유희는 처음 김신걸을 만났을 때의 장면이 떠올랐고, 스무 살의 그는 계단에 서 있는 채로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그의 눈빛은 매우 싸늘했다. 그녀의 눈에 그는 매우 위험한 어른이었다. “유희야, 여기 기억나니?”원수정이 물었다.“기억나요, 예전이랑 똑같네요.”그러자 김영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유희가 처음 김 씨 집안에 왔을 때가 기
“왜 그래?”김영이 다가가지 부자 관계가 끊긴 뒤 다시는 김 씨 집안에서 볼 수 없었던 김신걸을 보게 되었다.“신걸?”경호원은 집 안으로 곧장 들어갔고, 동작이 너무 거칠고 기세가 너무 강해서 문 옆의 원수정을 거의 칠 뻔했다.하지만 다행히 김영이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신걸, 이게 지금 뭐 하는 짓 이냐?”김영이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고, 김신걸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을 한 채 그들을 무시하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고택의 인테리어는 여전했지만 그가 찾고자 하는 사냥감은 보이지 않았다.다시 주방으로 들어서자, 식탁에는 푸짐한 저녁 식사가 차려져 있지만 그릇과 젓가락은 두 개뿐이었다. 고택을 뒤지던 경호원이 다가오며 말했다.“김 선생님, 없습니다.”김신걸은 차갑고 매서운 눈을 가늘게 떴고, 휴대폰을 꺼내 살펴보더니 입가에는 피에 굶주린 듯한 곡선이 그려졌다.훤칠한 키와 기세등등한 모습을 한 그는 몸을 돌리며 떠나려 했다.“가자!”김신걸은 차에 탔고, 롤스로이스는 그 길로 저택을 떠났다. 원수정과 김영은 주방으로 돌아왔고, 원유희는 물론 식탁 위의 그릇과 젓가락까지 모두 사라져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원유희는 뒷산 오솔길을 따라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었고, 손에 든 수저를 숲으로 던져 증거를 없애버렸다. 심장이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가 이상함을 감지하자마자 바로 뒷문으로 도망쳤고, 식탁 위에 그녀가 왔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나왔던 것이다. “악!”길이 울퉁불퉁한 탓에 원유희는 넘어졌고, 산비탈에서 뒹굴다 길가로 떨어졌다.그 순간 자가용 한 대가 지나갔고 그녀는 그 차를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앞을 가로막았다. 운전기사가 화들짝 놀라며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았고, 원유희는 차 문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정말 죄송하지만 저 좀 태워주실 수 있나요?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차비는 낼게요!”운전기사는 그녀의 말쑥한 생김새를 보고는 속에서 보호본능이 생기며 대답했다.“괜찮습니다,
“……어디 안 갔는데?”원유희가 대꾸했다.“샤워하고 있다가 막 나왔는데 문이 갑자기 열릴 줄 누가 알았나…….”그녀는 확실히 목욕한 지 얼마 안 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잠옷 차림에 머리카락이 젖은 채 물수건으로 대충 싸매고 있었다.“근데 내가 여기 사는 건 어떻게 알았어?”원유희가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김신걸은 그녀의 얼굴빛이 이상할 정도로 음침한 것을 잡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 그녀의 뒤통수를 덥석 잡아당겼다.“꺄악!”원유희는 그의 힘에 짓눌려 머리가 젖혔다.“나 몰래 무슨 수법을 쓴 거야, 응?”“아……아니야…….”원유희는 죽고 싶지 않다면 절대로 인정 해서는 안돼었다..“만약 네가 못 믿겠으면, 무…… 문 앞 CCTV를 확인해 봐. 돌아온 뒤로 난 밖에 나가지 않았어…….”“나랑 장난하자는 거지?”김신걸은 그녀의 턱을 부숴버릴 듯 꽉 쥐었고, 원유희는 아픔을 참으려 이를 악물고 목구멍에서 답답한 소리가 났다.“내가 너를 가만히 두니까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김신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날 벌하려 해도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원유희는 대답했고, 김신걸은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이 바라보다가 잠시 뒤 입을 열였다.“그래, 그럼 재밌게 놀다가 다음에 나한테 잡히면 그땐 갈기갈기 찢어줄게!” 원유희의 몸은 마치 한기가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들며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의 손에서 풀려나자 그녀는 정신없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자신의 턱을 어루만졌다.고개를 들자 김신걸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그녀가 문을 닫으려고 하자 현관 도어록이 고장난 것을 발견했다. 그의 힘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다행히 그녀는 아파트 옆면에 있는 승강기로 올라왔는데 김신걸이 탄 엘리베이터보다 빠랐고 그녀의 집과 더 가까웠다.그녀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욕실로 가서 옷을 벗고 머리를 적시고 방금 샤워한 것처럼 행동했다.사실 밖에서 쇼핑을 했다고 둘러댈 수도 있었지만, 제성
휴대폰을 막 켜자 벨이 울렸고, 원수정의 전화였다. “고모…….”원유희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유희야, 괜찮니? 김신걸이 널 잡았어? 너한테 전화 걸기도 겁났어.”“저 이미 집으로 돌아왔어요, 괜찮아요.”“그럼 됐다. 김신걸을 정말 예측할 수가 없구나. 널 잡으려고 저택으로 돌아오다니, 난 신걸이 평생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제성에서 김신걸이 갈 수 없는 곳이 있을까? 그가 김 씨 집안을 상대하는 것은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쉬운 것 아닌가…….“유희야 안심해, 고모가 반드시 널 구해낼 방법을 찾아낼 테니까!”“고모, 저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요…….”“네가 혼자 잘할 수 있다고 해도 고모도 방법을 생각해 둬야지, 네가 계속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니!”원수정은 전화를 마친 뒤 거실로 돌아왔고, 김영은 자리에 앉아 수심에 잠겨 있었다. “신걸이 아직도 유희를 지켜보고 있을 줄이야. 다 내 탓이야.”김영이 그녀에게 사과했다.“당신과 무슨 상관이있어요? 신걸의 뜻을 누가 바꿀 수 있겠어? 게다가 신걸은 당신 아들인데 그렇게 과분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 거에요.”원수정은 순간 다른 생각이 들었다.“내 생각에, 신걸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면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여자?”“손씨 집안의 딸인 손예인 기억해요?”“지금 대 스타가 된 그 여자를 말하는 건가?” “맞아요, 몇 달 전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신걸의 소식을 나한테 물어봤어요. 그때 신걸은 확실히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모른다고 말했는데 그 여자 얼굴에 실망이 가득했다니까요! 손예인은 신걸에게 마음이 있는 게 분명해요!”“정말이야?”“아직도 내 직감을 못 믿어요?”원수정은 자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손예인은 유희보다 두 살 위인데 전에도 김 씨 집안 저택에 와서 신걸을 찾은 적이 있었어요, 아마 그때부터 마음이 생긴 것 같단 말이죠.”“그게 사실이면, 그것도 정말 괜찮은 생각이야.”김영이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오늘
원유희는 자신이 그녀를 여기에 멈추게 한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문을 열고 차에 올랐고, 그들은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원유희는 들어가자마자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매우 고급진 옷을 입고 있었고, 손예인은 하이힐과 명품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원유희를 보자, 플랫슈즈에 하얀 청바지, 헐렁한 반팔 티셔츠, 온몸을 합쳐도 2만 원도 되지 않았다. 레스토랑에 들어갈 때조차도 지배인에게 한참 동안 주시당했고, 손예인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쫓겨났을 것이다.자리를 골라 앉자 원유희가 물었다.“여긴 왜 온 거야?”“당연히 밥 먹으러 왔지. 이곳은 프라이버시가 좋아서 나 같은 인기 스타에게 적합한 곳이야.”손예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녀의 말투와 억양에 개의치 않았고, 이 사람은 예전에도 이런 모습이었다. “주문하자!”손예인은 앞에 놓인 메뉴를 집어 들었다.“너 밥 안 먹었지! 같이 먹자.” 원유희는 방금 퇴근했기 때문에 밥을 먹지 않았고,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을까 생각 중이었다. 이곳의 메뉴를 그녀는 볼 필요도 없이,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었다. “괜찮아.”원유희는 그녀가 할 말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저 식사를 하러 온 거였다니. 손예인은 별말 없이 여러 가지 메뉴를 고르고 와인 한 병도 같이 고른 뒤 메뉴판을 종업원에게 건넸다.종업원이 가자 손예인은 원유희의 얼굴을 주시했다.그녀가 김 씨 저택에서 원유희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고, 몇 년을 보지 않았어도 좋지 않은 감정은 배가 되었다. “언제 돌아온 거야?”손예인이 물었다.“보름 정도 됐어.”“나도 막 촬영을 끝내고 돌아와서 아무것도 몰라. 아직도 신걸 오빠랑 연락해?”원유희의 눈빛이 변했고, 손예인은 김신걸이 돌아온 것을 모르는 눈치였다.게다가 그녀는 손예인이 이전부터 김신걸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손예인은 원유희 앞에 달려들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