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김신걸이 죽지 않는 한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유희야 내일 고모 집에서 식사를 할 거니까 같이 가자!”원수정이 말했다.“고모 집에서 밥을요?” “너 정말 부모님 생일도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고모가 몇 년 동안 널 키웠으니 부모나 다름없지, 어쨌든 네 생일은 내가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원수정이 애틋하게 그녀의 볼을 콕 집으며 말했고, 원유희는 그제야 반응이 왔다.하지만 그녀가 갈 수나 있을까?김신걸은 그녀가 김 씨 집안사람과 접촉하지 못하게 했고, 특히나 그녀의 고모는 더욱 주의를 주었다.하지만 고모의 생신인데 그녀가 가지 않는다면 너무 인정이 없지 않은가. “걱정하지 마, 집에서 먹는 거고 너랑 나, 그리고 고모부 세 명 밖에 없을 거야. 저택에 김신걸은 가지 않을 거니 네가 밥만 먹고 돌아간다면 아무도 모를 거다.” 원유희가 그녀의 말에 설득이 되어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그때 갈게요.”그녀는 고모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게다가 어차피 한 끼만 먹고 바로 나오는 거니 짧은 시간 안에 김신걸과 마주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유희의 생일날이 다가왔고,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했다. 아파트로 돌아온 후, 뒷문으로 나가서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김 씨 집안의 저택으로 향했다. 원유희는 어제 사둔 선물을 원수정에게 건네며 인사했다.“고모 생신 축하드려요!”“아이고, 무슨 선물을 사 와?”원수정이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별거 아니에요.”“네가 무슨 선물을 주든 고모는 다 좋아하지!”집으로 들어서자 낯익은 기억이 덮쳐왔다.원유희는 처음 김신걸을 만났을 때의 장면이 떠올랐고, 스무 살의 그는 계단에 서 있는 채로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그의 눈빛은 매우 싸늘했다. 그녀의 눈에 그는 매우 위험한 어른이었다. “유희야, 여기 기억나니?”원수정이 물었다.“기억나요, 예전이랑 똑같네요.”그러자 김영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유희가 처음 김 씨 집안에 왔을 때가 기
“왜 그래?”김영이 다가가지 부자 관계가 끊긴 뒤 다시는 김 씨 집안에서 볼 수 없었던 김신걸을 보게 되었다.“신걸?”경호원은 집 안으로 곧장 들어갔고, 동작이 너무 거칠고 기세가 너무 강해서 문 옆의 원수정을 거의 칠 뻔했다.하지만 다행히 김영이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신걸, 이게 지금 뭐 하는 짓 이냐?”김영이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고, 김신걸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을 한 채 그들을 무시하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고택의 인테리어는 여전했지만 그가 찾고자 하는 사냥감은 보이지 않았다.다시 주방으로 들어서자, 식탁에는 푸짐한 저녁 식사가 차려져 있지만 그릇과 젓가락은 두 개뿐이었다. 고택을 뒤지던 경호원이 다가오며 말했다.“김 선생님, 없습니다.”김신걸은 차갑고 매서운 눈을 가늘게 떴고, 휴대폰을 꺼내 살펴보더니 입가에는 피에 굶주린 듯한 곡선이 그려졌다.훤칠한 키와 기세등등한 모습을 한 그는 몸을 돌리며 떠나려 했다.“가자!”김신걸은 차에 탔고, 롤스로이스는 그 길로 저택을 떠났다. 원수정과 김영은 주방으로 돌아왔고, 원유희는 물론 식탁 위의 그릇과 젓가락까지 모두 사라져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원유희는 뒷산 오솔길을 따라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었고, 손에 든 수저를 숲으로 던져 증거를 없애버렸다. 심장이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가 이상함을 감지하자마자 바로 뒷문으로 도망쳤고, 식탁 위에 그녀가 왔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나왔던 것이다. “악!”길이 울퉁불퉁한 탓에 원유희는 넘어졌고, 산비탈에서 뒹굴다 길가로 떨어졌다.그 순간 자가용 한 대가 지나갔고 그녀는 그 차를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앞을 가로막았다. 운전기사가 화들짝 놀라며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았고, 원유희는 차 문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정말 죄송하지만 저 좀 태워주실 수 있나요?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차비는 낼게요!”운전기사는 그녀의 말쑥한 생김새를 보고는 속에서 보호본능이 생기며 대답했다.“괜찮습니다,
“……어디 안 갔는데?”원유희가 대꾸했다.“샤워하고 있다가 막 나왔는데 문이 갑자기 열릴 줄 누가 알았나…….”그녀는 확실히 목욕한 지 얼마 안 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잠옷 차림에 머리카락이 젖은 채 물수건으로 대충 싸매고 있었다.“근데 내가 여기 사는 건 어떻게 알았어?”원유희가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김신걸은 그녀의 얼굴빛이 이상할 정도로 음침한 것을 잡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가 그녀의 뒤통수를 덥석 잡아당겼다.“꺄악!”원유희는 그의 힘에 짓눌려 머리가 젖혔다.“나 몰래 무슨 수법을 쓴 거야, 응?”“아……아니야…….”원유희는 죽고 싶지 않다면 절대로 인정 해서는 안돼었다..“만약 네가 못 믿겠으면, 무…… 문 앞 CCTV를 확인해 봐. 돌아온 뒤로 난 밖에 나가지 않았어…….”“나랑 장난하자는 거지?”김신걸은 그녀의 턱을 부숴버릴 듯 꽉 쥐었고, 원유희는 아픔을 참으려 이를 악물고 목구멍에서 답답한 소리가 났다.“내가 너를 가만히 두니까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김신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날 벌하려 해도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원유희는 대답했고, 김신걸은 그녀의 검은 눈동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이 바라보다가 잠시 뒤 입을 열였다.“그래, 그럼 재밌게 놀다가 다음에 나한테 잡히면 그땐 갈기갈기 찢어줄게!” 원유희의 몸은 마치 한기가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들며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의 손에서 풀려나자 그녀는 정신없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자신의 턱을 어루만졌다.고개를 들자 김신걸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그녀가 문을 닫으려고 하자 현관 도어록이 고장난 것을 발견했다. 그의 힘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다행히 그녀는 아파트 옆면에 있는 승강기로 올라왔는데 김신걸이 탄 엘리베이터보다 빠랐고 그녀의 집과 더 가까웠다.그녀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욕실로 가서 옷을 벗고 머리를 적시고 방금 샤워한 것처럼 행동했다.사실 밖에서 쇼핑을 했다고 둘러댈 수도 있었지만, 제성
휴대폰을 막 켜자 벨이 울렸고, 원수정의 전화였다. “고모…….”원유희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유희야, 괜찮니? 김신걸이 널 잡았어? 너한테 전화 걸기도 겁났어.”“저 이미 집으로 돌아왔어요, 괜찮아요.”“그럼 됐다. 김신걸을 정말 예측할 수가 없구나. 널 잡으려고 저택으로 돌아오다니, 난 신걸이 평생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제성에서 김신걸이 갈 수 없는 곳이 있을까? 그가 김 씨 집안을 상대하는 것은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쉬운 것 아닌가…….“유희야 안심해, 고모가 반드시 널 구해낼 방법을 찾아낼 테니까!”“고모, 저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요…….”“네가 혼자 잘할 수 있다고 해도 고모도 방법을 생각해 둬야지, 네가 계속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니!”원수정은 전화를 마친 뒤 거실로 돌아왔고, 김영은 자리에 앉아 수심에 잠겨 있었다. “신걸이 아직도 유희를 지켜보고 있을 줄이야. 다 내 탓이야.”김영이 그녀에게 사과했다.“당신과 무슨 상관이있어요? 신걸의 뜻을 누가 바꿀 수 있겠어? 게다가 신걸은 당신 아들인데 그렇게 과분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 거에요.”원수정은 순간 다른 생각이 들었다.“내 생각에, 신걸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면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여자?”“손씨 집안의 딸인 손예인 기억해요?”“지금 대 스타가 된 그 여자를 말하는 건가?” “맞아요, 몇 달 전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신걸의 소식을 나한테 물어봤어요. 그때 신걸은 확실히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모른다고 말했는데 그 여자 얼굴에 실망이 가득했다니까요! 손예인은 신걸에게 마음이 있는 게 분명해요!”“정말이야?”“아직도 내 직감을 못 믿어요?”원수정은 자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손예인은 유희보다 두 살 위인데 전에도 김 씨 집안 저택에 와서 신걸을 찾은 적이 있었어요, 아마 그때부터 마음이 생긴 것 같단 말이죠.”“그게 사실이면, 그것도 정말 괜찮은 생각이야.”김영이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오늘
원유희는 자신이 그녀를 여기에 멈추게 한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문을 열고 차에 올랐고, 그들은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원유희는 들어가자마자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매우 고급진 옷을 입고 있었고, 손예인은 하이힐과 명품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원유희를 보자, 플랫슈즈에 하얀 청바지, 헐렁한 반팔 티셔츠, 온몸을 합쳐도 2만 원도 되지 않았다. 레스토랑에 들어갈 때조차도 지배인에게 한참 동안 주시당했고, 손예인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쫓겨났을 것이다.자리를 골라 앉자 원유희가 물었다.“여긴 왜 온 거야?”“당연히 밥 먹으러 왔지. 이곳은 프라이버시가 좋아서 나 같은 인기 스타에게 적합한 곳이야.”손예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녀의 말투와 억양에 개의치 않았고, 이 사람은 예전에도 이런 모습이었다. “주문하자!”손예인은 앞에 놓인 메뉴를 집어 들었다.“너 밥 안 먹었지! 같이 먹자.” 원유희는 방금 퇴근했기 때문에 밥을 먹지 않았고,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을까 생각 중이었다. 이곳의 메뉴를 그녀는 볼 필요도 없이,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었다. “괜찮아.”원유희는 그녀가 할 말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저 식사를 하러 온 거였다니. 손예인은 별말 없이 여러 가지 메뉴를 고르고 와인 한 병도 같이 고른 뒤 메뉴판을 종업원에게 건넸다.종업원이 가자 손예인은 원유희의 얼굴을 주시했다.그녀가 김 씨 저택에서 원유희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고, 몇 년을 보지 않았어도 좋지 않은 감정은 배가 되었다. “언제 돌아온 거야?”손예인이 물었다.“보름 정도 됐어.”“나도 막 촬영을 끝내고 돌아와서 아무것도 몰라. 아직도 신걸 오빠랑 연락해?”원유희의 눈빛이 변했고, 손예인은 김신걸이 돌아온 것을 모르는 눈치였다.게다가 그녀는 손예인이 이전부터 김신걸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손예인은 원유희 앞에 달려들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는
그녀가 손예인을 기다리고 있을 때, 종업원이 그녀에게 다가오며 말을 건넸다.“손님, 계산하시겠습니까?”“어……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화장실에 갔는데 아직 안 돌아왔어요.”원유희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함께 온 손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 손님은 이미 가셨습니다.”“뭐라고요?”원유희는 그제야 손예인에게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속이 안 좋다는 것은 다 도망가려는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얼마죠?”“총 225만 1500원입니다. 잔돈을 제외하면 225만 원입니다.” “…….”휴대전화를 만지던 원유희의 손이 굳어졌고, 눈동자는 테이블 위의 맛있는 음식으로 향했다.“이렇게 비싸다니…….” “술이 값도 계산하셔야 합니다 .”종업원이 말했다.“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어요.”종업원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원유희는 이것이 돈을 지불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200만 원이 넘는 돈을 한 끼 먹는데 사용하다니, 그녀는 속으로 울고 있었다. “만약에…… 제가 돈을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원유희는 심호흡을 하고 얼굴을 한쪽으로 기울이며 팔을 들고 작은 손을 늘어뜨렸다.“그렇다면 잡아가세요!”“…….”종업원이 넋을 잃었고,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원유희는 이제 체면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200만 원이면 그녀는 아이의 분유와 기저귀를 얼마나 많이 살 수 있는지부터 생각이 났고, 게다가 영희 이모 혼자서 세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월급을 인상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을 하면 할수록 그냥 잡혀가는 편이 나았고, 그래야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것만 같았다.“손님, 이러시면 매우 곤란합니다. 계산을 못 하시면 이런 고급스러운 곳에 와서 소비하지 않는 게 가장 적합한 듯한데요, 안 그러면 이렇게 창피를 당하게 되죠.”종업원은 자신도 모르게 비꼬는 태도를 보였고, 원유희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숙였다.특히나 종업원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자 다른
“무전취식?”김신걸의 담담한 말투와 검은 눈은 헤아릴 수 없다.“그렇습니다! 온몸에 싸구려 옷을 입고 저희 레스토랑에 와서 무전취식을 하다니, 매우 이상한 사람입니다! 하긴, 저희 레스토랑의 음식은 제성에서 손에 꼽히니 가난한 사람들이 한 끼를 먹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지요!”지배인이 말하자, 김신걸은 안색 하나 바뀌지 않고 안으로 걸어갔다.“김 선생님, 룸은 이쪽에 있습니다…….”지배인이 다급하게 말을 건넸지만 그는 듣지 못한 듯 긴 다리로 걸음을 옮겼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한 손은 의자를 당긴 뒤 앉아 차가운 눈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원유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얼굴을 약간 기울이며 시선을 피했다.지배인은 눈치가 매우 빨랐고, 그렇지 않으면 지배인의 직위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채자 안색이 매우 어수선해졌다, 설마…… 두 사람이 아는 사이는 아니겠지? 하지만 이 여자가 입고 있는 옷은…….“얼마지?”김신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게…… 아닙니다! 이 분은 돈이 부족하지도 않고, 무전취식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아가씨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옷을 입고 계시고 제 눈이 어둡고 안목이 천박했습니다!”지배인은 쩔쩔매며 말을 했다.김 선생님이 어떤 신분인가? 그의 앞에서 자신은 한낮 개미 새끼에 불과했다.원유희는 순식간에 다른 얼굴로 바뀐 지배인을 보며, 속으로 그가 안목이 천박한 것이 아니고 자신이 비싼 옷을 입은 것은 더더욱 아닌, 존재감이 강한 김신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지배인은 김신걸이 말이 없자 급히 눈짓으로 종업원에게 테이블의 식기를 치우라고 하며 물었다.“김 선생님, 오늘은 어떤 음식으로 준비를 해드릴까요?”“늘 먹던 대로.”“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지배인은 허리를 급격히 굽혔고, 그가 멀어지는 것을 보자 비로소 허리를 곧게 펴고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여기서 식사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오히려 재수가 있는 건지 없는 건
손예인이 차갑게 웃었다.눈치는 있네, 빨리 자리에서 꺼져서 나랑 신걸 오빠와의 재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내가 가라고 했어?”김신걸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원유희는 일어서려던 몸을 다시 자리에 앉아야만 했다. 레스토랑 밖에 있는 좌석은 모두 2인용이었고, 원유희가 가지 않는다면 가야 할 사람은 손예인이다. 손예인은 아무리 체면을 차리지 못하더라도 억지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밤은 내가 원유희랑 약속을 했는데 방금 일이 있어서 잠시 나갔다가 와서 다시 돈을 내려 했어. 근데 이렇게 오빠를 만난 거고.”사실, 그녀는 돌아와서 원유희가 어떻게 망신을 당했는지 보려고 한 것이었다.“그럼 오빠, 난 이만 갈게, 우리는 다음에 보자.”“그래.”그가 손예인을 붙잡지 않자 돌아섰을 때 그녀의 얼굴 표정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하지만 떠나기 전, 그녀는 밥값을 지불했고 원유희는 돈을 지불한 것을 알아차리자 김신걸에게 빚진 것이 더 이상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그녀는 이미 배불리 먹었지만 김신걸이 그녀를 보내지 않는다면 그녀는 감히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마치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듯했고, 김신걸이 밥을 먹는 것을 지켜보았다.원유희는 은근히 김신걸을 관찰했는데, 그의 볼록 솟은 이마와 곧은 콧날부터 얇은 입술까지 선이 뚜렷하여 차갑고 딱딱한 아름다움에 속하며, 날카로운 무기처럼 사람을 기를 꺾는다.여기에 강한 카리스마까지 더해지면서 숨이 막힐 정도로 압박감이 강했으며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설령 그가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한다 해도 언제든 위험은 도사리고 있었다. 손예인은 이런 남자를 좋아한다. 팔자가 상팔자여서 그런가?하지만 이런 일은 그녀와 상관없었고, 그녀는 이 남자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돌아오는 길에 검은 롤스로이스에 앉은 원유희는 호사스러움과 압박감에 긴장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차창 밖 동선이 자신의 아파트로 가는 것을 보고 억누르던 긴장감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아!”원유희가 방심하던 찰나에 그녀는 김신걸 옆 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