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는 시선을 떨구며 연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내가 듣기로는……. 형도 큰아버지 결혼기념일 잔치에 갔었다는데, 너한테 무슨 짓 안했지?” 김명화가 물었다. “……별 거 없었어, 나는 오래 있지 않고 떠났거든…….” 원유희는 김신걸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마치 화살에 놀란 새 처럼, 그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그녀를 두렵게 하고 질식시킬 수 있었다.“만약 형이 너를 귀찮게 한다면, 나에게 말해, 내가 너를 도울게.” 김명화가 말했다.원유희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줄곧 그녀가 도움이 필요할 때, 김명화는 그녀를 도와주었다. 그렇기에 몇 년이 지났어도 그녀는 한 번에 그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지금 그녀가 김신걸에게서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을 때도, 또 다시 김명화를 만났다. 그는 그녀가 성형외과에 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심지어 더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한다, 그녀는 진심으로 그에게 감동했다.인간은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무의식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게 된다던데…….“김신걸은 왜 제성으로 돌아간거야?” 원유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잘 모르겠어, 김가쪽에도 아는 사람이 없어.” 김명화가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원유희는 마음이 가라앉았다. “너 그 사람이랑 연락한 적 있어?”“그가 김씨 집안과 인연을 끊은 뒤로는 연락이 없고, 내가 연락하고 싶어도 연줄이 없어” 김명화는 뭔가를 떠올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만약 네가 우리 형을 본다면, 반드시 피할 방법을 찾아야해.”“알아…….”원유희는 건성으로 대답했다.예전에 김명화는 가끔 김영의 집에 김신걸을 찾아갔는데, 둘 사이는 괜찮았다.김신걸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차갑고 냉정한지 알 수 있다.그런데 하필이면 이런 사람이 능력이 좋다.악마는 무섭지 않다. 무서운 것은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악마다!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하고 있을 때 길 건너편 검은 롤스로이스 한 대가 천천히 멈춰서 식당 쪽을 향하고 있었다.김신걸의 날카로운 시선은 검은 차창을
그날 저녁, 일을 마치고 그녀는 바로 새로 구한 원룸 아파트로 들어갔다.문을 잠그고, 겨우 침대에 누웠다.그날 하룻밤, 그녀는 마침내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 비록 새벽에 일어나 세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하긴 했지만.이곳이 어전원에 있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고 안전했다.성형외과에서 며칠을 일했는데, 원유희는 매우 안정적인 직장인처럼 보였다. 전혀 박해를 받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이날 정오쯤, 그녀가 일을 마치고 화장실로 가고 있는데, 휴대전화가 진동하기 시작했다.낯선 발신자 표시를 보고 원유희는 어리둥절했다.그녀는 누군지 몰랐지만 무의식적으로 김신걸을 떠올렸다.만약 그라면 그녀가 전화를받지 않은면 큰일날 것이다.화면을 터치하고 받았다.“여보세요?”“유희야, 나야”김명화였다원유희는 긴장을 풀렸다. “응, 무슨 일 이야?”“일 끝나고 마침 거기를 지나가는데, 같이 식사라도 할까?”원유희는 곧 그날 밤 김신걸의 경고를 생각했고, 거절했다. “아니, 내가 일이 좀 피곤해서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아”“그렇구나. 그래, 쉬어. 다음에 보자.” 김명화는 화를 내거나 강요하지 않았다.“그래.” 원유희는 그저 인사치례의 말이라고 생각햇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탕비실로 갔다.안에 앉아 물을 마시고 핸드폰을 들고 배달음식을 뒤적거리는데 뭘 먹어야 좋을지 모르겠다.병원에서는 숙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월급이 꽤 높았다. 수습 기간은 300만원이 넘고, 정식 직원이 되면 500만원이었다. 그 기간 동안 실적에 따라 월급을 받는데, 예를 들어 손님을 소개하면 보너스를 받을 수 있었다. 기본급보다 훨씬 많았다.원유희는 그녀의 처지만 아니였다면 이 일은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이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아이들을 생각하며 돌아가기 전까지 분유 값이라도 벌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야 내가 돌아가면 아이들이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원유희 씨.” 밖에서 한 여자 간호사가 손에 도시
저녁에 손님이 예약하면, 그들은 초과 근무를 해야 했다.원유희는 6시에 자신이 가져온 빵으로 허기를 달래려 할 때 휴대전화가 울렸고, 그녀는 전화를 보고 받았다. “야근하고 있어.”“그래서 맛있는 거 가져다 주려고.”원유희는 탕비실로 들어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김명화를 보았다.그녀는 들어갔다. “이런 거 하지 말라니까?”“선물만 주는 것도 안 되나?” 김명화는 그녀가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가느다란 손목을 잡고 끌어당겼다.몸이 부딪힌 원유희는 몸이 굳어 어쩔 줄 몰라하며 의자에 앉았다.눈 앞에 놓은 맛있는 1인분의 음식을 보았다.“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줘?” 원유희가 물었다.김명화는 온화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받아줘. 간단하잖아.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어, 몇 년 전 네가 원가에 있었던 것처럼. 너만 좋다면 그냥 둘째 오빠라고 생가해.” 둘째 오빠…… 원유희는 시선을 거두었다. 애초에 그녀가 김신걸을 ‘오빠’라고 불렀기 때문에……. 이 둘째 오빠…… 그녀는 감히 그렇게 부를 용기가 없었다…….그녀와 김명화는 계속 만나지 말아야 했는데…….“빨리 안 먹으면 식는다? 이건 내 성의를 무시하는 거야.” 김명화는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웃집 오빠처럼. 원유희는 머리를 매만졌다. “내가 어린애도 아닌데 왜 머리를 만져.”김명화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래, 안 만질게, 먹어!”원유희가 귀엽게 밥먹는 모습을 보면서 스물한 살에 그녀는 김명화의 눈에 어린애처럼 보였다.“참, 하 사장님은 괜찮아?” 원유희가 생각나서 물었다.“성형외과를 자기 자식처럼 키우다가 강매 당했어. 문제는 상대방이 얼굴도 안 보이고 돈만 보냈으니 마음이 편치 않을 거야.”“건물주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원유희는 김신걸만큼 대단한 캐릭터인지 궁금했다.대단하지 않다면 김명화의 힘으로 도울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그녀는 누군가가 김신걸을 제압하기를 원했다…….“드래곤 그룹의 실세라고 하니 나
전화를 받을 때 원유희를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는 음험하고 사악한 기운을 띠고 있었다.원유희는 호흡이 가빠지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 고통스러웠다. 긴장과 두려움은 이미 몸을 덮었다!‘김신걸이 아이를 발견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다짐했다! 절대 안 돼! ’“여보세요, 유희야? 아까 왜 끊었어?” 영희 이모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김신걸은 낯선 여인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검은 눈으로 말했다. “저…… 전 괜찮아요, 이제 돌아갈 준비 중이예요! 제가 잠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려드리려고 전화했어요. 이모님께 빚진 돈은 나중에 송금할게요…….” 원유희는 떨리는 목소리를 참으며 대답했다. “이 자식이, 돈이 무슨 상관이야, 네가 돌아오지 않는 것이 문제지. 내 몸이 나날이 나빠지고 있어.”원유희는 영희 이모의 연기에 살짝 놀랐다. “아니에요, 최대한 빨리 돌아가도록 노력 할 께요, 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신걸이 통화를 끊었다. “그런 생각은 일찍이 접어!” 마치 남의 생사는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 같다.원유희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해외에서 나를 잘 돌봐주던 아주머니인데…….”“가!” 김신걸은 그녀의 말을 끊고 그녀의 일에 관심이 없는 듯 명령하고 돌아섰다.“옷 갈입어야…….” “필요없어.”원유희는 생각했다. 내가 간호사복을 입고 갈까?고급 연회장에 갔다.입구에 1억 이하의 고급차가 없는 것을 보면 연회장 규모가 어떤 수준인지 알 수 있다.원유희 같은 신분의 여자는 들어갈 자격도 없었다.김신걸의 뒤를 따르니 남의 권세를 빌어 위세를 떠는 느낌이 들었다!룸의 문이 열리고 원유희가 들어섰다.안에는 김명화 한 사람만 있었고, 주변에는 요염한 여인들이 시중들고 있었다.여인들은 김신걸을 보자마자 그녀들의 섹시한 몸을 가까이 붙이려다 김신걸의 음산한 눈빛에 놀라 옆으로 비켜섰다.김명화는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았다. 원유희는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옆에 있던 여자를 밀치고 일어섰다.
원유희는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가 김명화와 접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가 한 것도 아니였다. 하지만 그녀도 김명화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 없다!“주 사장님 방으로 데려가!” 김신걸이 명령했다.문가에 서 있던 보디가드가 다가왔다.원유희는 놀라서 몸을 떨었다. 저기 김명화가 와서 막으려 했지만, 다른 경호원이 막아서는 바람에 막지 못했다.경호원이 원유희의 팔을 잡았다.“아, 건드리지 마, 안 갈 거야…….” 원유희는 너무 무서워서 당황한 나머지 보디가드의 무릎을 힘껏 걷어찼다.경호원은 그녀가 발을 찰 줄은 몰랐고 무방비 상태로 차여 손을 뗐다.원유희의 몸은 관성으로 김신걸의 팔에 부딪혔다!김신걸의 손에 들린 술잔은 단숨에 술을 쏟아냈고, 술은 길고 굳은 남성의 손가락을 적시고 아래로 떨어졌다.룸 안의 분위기가 확 굳어지면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얼음이 될 정도의 온도로 변했다.원유희는 놀라서 목소리가 떨렸다. “내…… 내가 닦을게!” 급히 테이블에 있는 수건을 가지고 가서 김신걸의 손을 닦았다.그러나 손을 피했다.원유희는 어쩔 줄 몰라 두려워했다. 이어 김신걸의 음산한 목소리가 울렸다. “깨끗하게 핥아!”“뭐…… 뭐?” 원유희는 어이가 없었다.“두 번 말 할까?” 김신걸의 목소리는 더 차가워졌다. 위협적이다!“형! 왜 이렇게 굴욕감을 주는거야? 옛날 일로 충분하지 않아?” 김명화가 화를 참지 못하고 반문했다. 경호원을 밀치고 원유희를 구하러 가려고 했다.김신걸의 경호원은 호락호락한 게 아니였다, 그들은 프로였다!김명화가 주먹을 날리는 동안 경호원은 몸을 뒤로 젖히면서 허벅지 쪽을 쓸었다.김명화는 즉시 민첩하게 몸을 피하여, 주먹을 경호원의 얼굴을 향해 날렸다!경호원은 복싱하는 것처럼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고, 주먹을 틀어 몸을 앞으로 내딛었다. 주먹은 김명화의 위장 부분에 적중했다.“윽!” 김명화는 신음 소리를 내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위장은 심하게 뒤틀렸고 온 힘을 다해 그 아픔을
김명화는 목이 쉴 정도로 말했다. “너에게 그렇게 당하는 걸 차마 볼 수 없어. 유희가 너무 억울해”“내겐 무고한 사람 따윈 없어!” 김신걸의 차가운 목소리는 무정했다.원유희가 방으로 밀려 들어가자 문이 닫혔고, 아무리 당겨도 열리지 않았다.뒤에서 인기척이 나서 뒤를 돌아보니 머릿 속엔 쓰레기로 가득 찬 남자가 욕실에서 나와 몸에 목욕 타월을 두르고 비계를 드러내고 있었다.주 사장은 인간계 이상의 아름다운 미인을 보고는 두 눈을 빛냈다. 특히 그녀는 그가 좋아하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연회장에 이런 미인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나의 5천만원 회원비가 헛되지 않았군!”원유희는 놀라서 문에 바싹 달라붙었다. “나는 연회 사람이 아니예요. 나는…… 나는 누군가에게 잡혀온 거예요. 제발 저를 건들이지 말아주세요, 제가 사례 해 드릴게요.”“사례는 필요 없어. 자…… 나를 즐겁게 해봐…….” 주 사장이 허둥지둥 달려들었다.“아!” 원유희는 몸을 피했다.주 사장은 원유희가 침대 쪽으로 숨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더욱 흥분했다. “걱정하지 마, 네가 원하는 만큼 다 줄 거야. 네가 말만 잘 들으면, 앞으로 네가 다 쓸 수 없는 돈을 주마…….”말을 마치자, 원유희가 방심한 틈을 타 덤벼들더니,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아! 놔줘!”“아이고,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네. 안심해, 난 친절해. 이런 미인은 놓치면 섭섭해.” 주 사장은 그녀의 고운 살갗이 부드러운 작은 얼굴을 만졌다.원유희는 놀라서 그의 손을 막았다. 그때 꾀가 생각나 웃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주 사장님, 저 샤워 좀 하고 올게요, 네?”“괜찮아, 샤워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동적이야.” 주 사장은 곱창 같은 입으로 뽀뽀를 하려 했다.원유희는 징그러워서 못 참 겠었다. 침대 옆 테이블 램프를 손에 쥐고 주 사장의 이마를 세게 내리쳤다.“아!” 주 사장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원유희는 혐오감을 느끼며 몸을 밀치고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왔다.침대 위의 사람이 꼼짝도 하지
원유희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억해. 고마워. 나도 나 스스로를 지킬게. 그리고 하나 더, 퍼펙트 성형외과를 산 사람…… 김신걸이야.”김명화의 표정은 굳어졌다. “……김신걸이라고?”“그러니까 오지 마.” 원유희는 시선을 거두고 안으로 들어갔다.김명화는 그곳에 서서 충격을 받았다. 김신걸이 퍼펙트 성형외과를 샀다면, 드래곤 그룹의 권력자는 김신걸…….그 사람이 그 사람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신걸이 어떻게 드래곤 그룹의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자가 됐는지…….원유희는 김명화에게 진실을 말했다. 첫째, 김신걸의 감시가 있는 성형외과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했다. 둘째, 괜한 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 드래곤 그룹과 맞선다면 분명 처참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그리고 원유희는 김명화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기회를 찾아 제성을 떠날 기회가 오면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왜 굳이 위험한 곳에…….원유희는 점심시간에 점심을 사러 밖에 나가 큰길가로 걸어갔다.“유희야!”원유희는 그 소리에 몸이 굳어 몸을 돌렸다. 차 옆에 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원수정을 보았다.원유희는 자신의 유일한 가족을 보고 울고 싶었지만 눈물을 참았다. “고모…….”원수정이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너 돌아가지 않았어? 어제 명화가 네 고모부랑 이야기하는 것을 듣지 않았다면, 나는 네가 아직 제성에 있는 줄도 몰랐을 거야!”“미안해, 고모, 내가…….”“김신걸 때문이지? 그날 연회에서 떠난 것도 김신걸 때문이었고, 돌아온 것도 그 때문이지? 맞지?”원유희는 눈을 내리 깔았다. 이젠 비밀도 아니겠지…….“아직도 여기서 일해? 고모랑 가자! 그 놈이 너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보자!” 원수정은 화가 나서 원유희를 차 안으로 끌어당겼다.“고모, 저 안 가요…….”“왜 안 가? 원가는 그와 아무 상관이 없는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 참고있어!”“고모, 안돼요…….” 원유희는 눈시울이 붉어져 한 손으
원유희는 김신걸이 죽지 않는 한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유희야 내일 고모 집에서 식사를 할 거니까 같이 가자!”원수정이 말했다.“고모 집에서 밥을요?” “너 정말 부모님 생일도 기억하지 못하는구나, 고모가 몇 년 동안 널 키웠으니 부모나 다름없지, 어쨌든 네 생일은 내가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원수정이 애틋하게 그녀의 볼을 콕 집으며 말했고, 원유희는 그제야 반응이 왔다.하지만 그녀가 갈 수나 있을까?김신걸은 그녀가 김 씨 집안사람과 접촉하지 못하게 했고, 특히나 그녀의 고모는 더욱 주의를 주었다.하지만 고모의 생신인데 그녀가 가지 않는다면 너무 인정이 없지 않은가. “걱정하지 마, 집에서 먹는 거고 너랑 나, 그리고 고모부 세 명 밖에 없을 거야. 저택에 김신걸은 가지 않을 거니 네가 밥만 먹고 돌아간다면 아무도 모를 거다.” 원유희가 그녀의 말에 설득이 되어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그때 갈게요.”그녀는 고모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게다가 어차피 한 끼만 먹고 바로 나오는 거니 짧은 시간 안에 김신걸과 마주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원유희의 생일날이 다가왔고, 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했다. 아파트로 돌아온 후, 뒷문으로 나가서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김 씨 집안의 저택으로 향했다. 원유희는 어제 사둔 선물을 원수정에게 건네며 인사했다.“고모 생신 축하드려요!”“아이고, 무슨 선물을 사 와?”원수정이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별거 아니에요.”“네가 무슨 선물을 주든 고모는 다 좋아하지!”집으로 들어서자 낯익은 기억이 덮쳐왔다.원유희는 처음 김신걸을 만났을 때의 장면이 떠올랐고, 스무 살의 그는 계단에 서 있는 채로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그의 눈빛은 매우 싸늘했다. 그녀의 눈에 그는 매우 위험한 어른이었다. “유희야, 여기 기억나니?”원수정이 물었다.“기억나요, 예전이랑 똑같네요.”그러자 김영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유희가 처음 김 씨 집안에 왔을 때가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