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길을 걸으면서 들킬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저녁에 뭐 먹고 싶어요? 엄마가 만들어 줄께!”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 조한은 손을 들고 즐겁게 대답했다.“저도요!” 상우와 유담도 바로 맞장구를 쳤다.“저녁밥이에요, 간식이 아니에요.”“저녁밥으로 먹어도 좋은데요.” 유담은 애교를 부렸다.원유희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삼둥이가 귀여워도 소용없다.가방 속의 핸드폰이 울리자 원유희는 그들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놀러 가자, 엄마가 전화를 받고…… 여보세요?”“유희야, 고모야. 고모는 이제 괜찮아. 그들은 내가 사람을 죽였다는 증거가 없어. 여채아의 핸드폰이 내 차 안에 있다고 해서 내가 죽인 거야? 정말 웃기셔! 유희야, 저녁에 나와서 밥 먹을래?”“저는 오늘 묘지에 가서 엄마 장례를 치뤘어요, 정말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에요. 다음에 먹죠.”“알았어, 고모가 너한테 말하려던 참이었어.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너무 애통해하지 마.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고모는 네가 너무 슬퍼할까 봐 너를 찾아서 기분 전환을 하려고 했어.” 사실 경찰서에 갇혀서 그녀를 미치게 하는 것 외에 원수정은 얼마나 기뻤는지 말할 것도 없었다.그녀의 눈엣가시가 이렇게 쉽게 뽑힐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보아하니 여채아는 정말 팔자가 사납고 복이 없는 사람이라 그녀가 손을 쓸 필요가 없었다.“고모, 식사는 다음에 해요?” “그래…… 그럼 너무 슬퍼하지 마. 고모가 많이 걱정돼.”“알았어요.”원유희는 전화를 끊고 마음이 답답했다.사실 한숨 돌렸다, 엄마가 고모가 죽인 게 아니어서 다행이었다.고모가 죽인 게 아니라면 분명 다른 사람이 있을 텐데 누구일까?감자를 썰어 저녁 재료를 준비하고 있었다.불쑥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칼이 멈추었다.원유희는 심장박동이 빨라졌고 신경이 곤두섰다.그는 급히 휴대전폰을 꺼내 김신걸의 위치를 보고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거실에 있던 삼둥이도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고, 조한은 가장 먼저 달려가 문을 열
“계속해.” 원유희는 멍하니 있다가 반응했다. “왜 여기서 밥먹으려고?”“왜 먹으면 안돼?” 김신걸의 눈빛은 그윽하고 차가웠다.‘당연히 안돼지!’만약 김신걸이 계속 여기에 있는다면 설마 세 아이를 방에 가두고 계속 나오지 못하게 한단 말인가?그녀는 기다릴 수 있지만 아이들이 참지 못하고 뛰어나오지 않을까?그리고 김신걸과 얼굴을 마주한다면 그녀는 끝장이다!“왜?” 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깊이 바라보았다.원유희는 베란다를 바라보며 답했다.“사실 나는 그렇게 많은 밥을 할 기분이 아니야. 네가 먹고 싶다면 밖에 그렇게 많은 고급 식당들이 있는데 마음대로 골라.”김신걸은 피식 웃었지만 눈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다.앞으로 나가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녀는 악마처럼 검은 눈동자와 눈을 마주쳐야 했다.“내 밥을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럼 나에게 먹히면 되겠네!”“뭐, 뭐?” 원유희는 경악했다.그러나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고, 몸은 힘껏 방 문으로 묶여, 쾅 하고 문짝에 눌렸다!“…….”안에 있는 삼둥이는 함께 붙어 서 있었고, 작은 얼굴들의 표정은 공포스러웠다.“문 열어.” 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손잡이를 잡고 거절했다. “열 수 없어! 들어갈 수도 없고…….”“왜 못 들어가?”“나는 싫어…… 정말, 너 이러면 안 돼. 김신걸, 네가 밥을 먹을 거면 내가 지금 할 테니 나를 놓아줘!” 원유희는 발버둥 쳤지만 김신걸의 힘이 남달리 세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끄떡없었고 오히려 자기만 힘들었다.“힘 아껴뒀다가, 이따가 발휘해!” 김신걸은 참을성이 없어 그녀의 손을 잡고 문을 비틀어 열었다.“하지 마!” 원유희의 힘으로는 전혀 막을 수 없었다.문이 열리고 몸은 방으로 밀려 들어왔다.원유희의 얼굴 표정은 혼비백산했다. 그러나 들어간 후 그의 발걸음은 멈추고 얼굴 표정은 멍해졌다.‘애…… 애들은?’김신걸은 문도 닫지 않고 멍한 원유희를 침대에 내팽개쳤다.“아!” 원유희는
원유희는 입술을 깨물고 마음속으로 원한을 품고 있었다!입을 열었을 때, 입술 위에는 이빨 자국이 났고 눈물을 머금고 그를 원망했다. “왜 꼭 이렇게 해야 하니? 내가 뭐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네가 나를 괴롭히고 싶어도 네가 나에게 쓰는 에너지는 이미 충분하지 않니? 도대체 언제 나를 놓아줄 수 있니! 나는 떠나고 싶을 뿐이야, 최대한 멀리!”말할수록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눈물이 흘러내리고,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었다.그녀는 계속 흐르는 눈물 때문에 김신걸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김신걸은 이목구비가 약간 일그러지더니 손을 뻗어 원유희의 멱살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겼다.“읍!” 원유희는 목을 졸려 괴로웠다. 맑고 아름다운 얼굴에는 눈물이 맺혀 가엽고 불쌍했다.“나한테 애교 부리는 거야? 응?”원유희의 눈물을 머금은 눈동자가 멍해져 그를 바라보았고 그의 사고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네가 애교를 부리는 것을 허락하지만, 적당히 해. 내 인내심도 별로 없거든.” 김신걸의 뜨거운 기운이 그녀의 작은 얼굴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원유희는 눈을 감고 참으며 목소리를 떨며 물었다. “기한을 줄 수 있어? 그 기한 동안 나에게 무엇을 해도 괜찮아. 나는 다 협조를 할게. 그 후에는 나를 놔줘. 그래도 돼?”“안 돼.” 김신걸은 가볍게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두 마디로 끝내버렸다.원유희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김신걸을 노려보며 화가 나서 입술이 떨렸다.그녀는 머리카락의 집게를 잡아당겨 김신걸의 목을 힘껏 찔렀다!집게의 뾰족한 끝은 김신걸의 대동맥과 1센티미터 차이를 두고 멈췄다!지금의 힘으로는 도저히 거기까지 갈 수가 없었다!집게와 손은 모두 심하게 떨고 있었다.김신걸은 몸으로 반격은커녕 눈썹도 움직이지 않았다.심지어 그는 물었다. “왜 멈췄어? 나를 죽이면 떠날 수 있어”원유희는 마치 자극을 받은 것처럼 집게로 그의 대동맥에 찔렀다.“나를 놔줘…… 놔주라고!”김신걸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손에 있는 집게를 가져
김신걸은 메뉴판을 던졌고 종업원은 재빨리 줍고 허리를 굽혀 뒤로 물러서면서 룸 문을 나갔다.두 사람밖에 없는 공간인데 산소가 희박하다는 생각이 들어 원유희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원유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반쯤 드리우고, 방금 받은 무례함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진짜 따져야 할 장본인은 김신걸인데…….“반년 기한.”넋을 잃은 원유희는 머리가 잠시 반응하지 못하고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알아들었다.마음속의 흥분된 감정이 그녀의 얼굴에 활기를 돌려줬다, 김신걸이 진짜 그녀에게 떠날 기한을 주었단 말인가?김신걸은 눈빛이 어두워졌고 작고 청아한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3개월이면 안 돼 ?” 원유희는 그와 협상을 시도했다.김신걸의 검은 눈동자가 차가운 빛을 되찾았다. “확실해?”원유희는 깜짝 놀라 말했다. “그럼 반년…….”그녀는 하마터면 주제를 분간하지 못하고 자신의 유일한 기회를 잃어버릴 뻔했다.반년의 시간은 좀 길지만 그래도 희망적이다.“형기의 단축이나 연장은 너의 행동에 달려 있어. 모든 것이 나를 만족시켜야 해. 지금처럼 내가 너에게 돈을 빚진 사람처럼 대하면 안 돼.” 김신걸은 그의 규칙을 제기했다.원유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약간 억울했다.‘내가 이유 없이 이러고 있겠니?’‘집에 아직 배고픈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내가 기뻐할 리가 없잖아!’그것도 '형기'라고?하긴, 그녀는 지금 감옥살이랑 별 차이가 없었다!“알았어.” 원유희는 대답했다. “그런데 뭐가 만족시킨다는 거야?”“남자의 환심을 사는 거? 내가 더 가르치지 않아도 알고 있지 않아?”원유희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살짝 빻았다.그래, 협조하는 김에 엄마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야지.만약 그 악행을 정말 김신걸이 했다면, 그녀는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고개를 들어 김신걸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깊은 눈동자와 부딪혔다.원유희도 똑똑하고 눈치 있는 편이였다. 일어서서 김신걸 앞에 가서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이는 그녀가 처음으로 김
돌아가는 차에서 원유희는 바깥을 바라보면서 갈수록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김신걸이 어디로 데려갈지 몰라도 절대 돌아가는 길은 아니다.목적, 뻔하지…….원유희는 이미 이렇게 오랫동안 지체했고, 더는 밖에서 밤을 새울 수가 없었다.“오늘 저녁에 나 좀 쉴 수 있게 해줘?” 원유희가 물었다.“왜, 기한을 연장하고 싶어?”“아니! 난 그냥 피곤해서. 힘들면 흥도 깨잖아? 그리고 오늘은 우리 엄마가 장례를 치뤘던 날이야…….” 원유희는 우울해졌다, 그러나 이 사람은 봐줄까? 엄마가 돌아가신 날에도 가만두지 않았는데.사실 그녀는 일찍 떠나려면 말을 잘 들어야 한다.하지만 오늘 밤은 안 된다.그녀는 아이들을 집에 두고 밖에서 하룻밤 잘 수 없었다.“그래.”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원유희는 놀라서 시선을 들고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가 뜻밖에도 동의했어?’“너는 아직 30분의 시간이 있어.” 김신걸이 그녀를 일깨워 주었다.원유희는 3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그의 뜻을 알았다.이것이 그녀의 유일한 기회이다.어떤 어려움에 직면해도 시도해 보지 않으면 될지 안 될지는 모르는 것이다!“네가 말했어.”김신걸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섹시하고 매력적이었다.원유희는 가까이 다가가 차갑고 딱딱한 얇은 입술에 키스했다.“키스만 하면 내가 정말 못 참는 줄 알아? 응?”이어 목젖을 물었다.이런 급소는 여태껏 아무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고, 더욱이 상대방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 여자는 그야말로 그의 금지구역을 건드리고 있다.그러나 다음 순간, 원유희의 키스는 깃털이 가볍게 스치듯이 부드러워졌다.김신걸의 목젖은 한번 굴리더니 숨결이 거칠어졌다.원유희는 그의 반응을 보고 눈에 희망을 가졌다.검은색 롤스로이스는 아파트 입구에서 멈춰 섰고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누군가 내려올지 아니면 계속 떠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5초 뒤 원유희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두 발이 땅에 떨어졌을 때,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지 않으면 소리
삼둥이를 샤워 시키고 침대에 올려놓고 놀게 한 후 원유희도 목욕을 하러 갔다.그리고 핸드폰을 보는 것은 이미 그녀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김신걸의 위치가 아직 드래곤 그룹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래, 김신걸이 그렇게 큰 사업을 가지고 있는데 업무가 바쁜 게 정상이지’핸드폰을 놓고 욕실로 들어갔다.침대 위의 삼둥이들은 둘러싸여 작은 얼굴은 심각해서 무슨 큰일을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나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 “엄마가 거짓말을 한 거야?” “너무 닮았어. 무조건 우리 아빠 맞아!” “엄마는 우리 얼굴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했잖아 아빠가 알아볼까 봐 두려운 거야!”“그런데 엄마는 왜 우리한테 얘기 안 해줘?” “우리 아빠가 나쁜 사람이니까!” 조한은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본 사람을 기억했다, 흉악하고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맞아, 엄마를 먹겠다고 했어!” “절대 아빠가 우리를 알아서는 안 돼! 우리는 엄마를 도와야 돼!” “맞아!” 마지막에 삼둥이는 의견이 일치하여 통과되었고, 아빠를 모른척하고 엄마를 돕기로 했다!원유희가 목욕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삼둥이들은 제각각 비뚤어지고 쭈글 트리고 쓰러지고 각종 귀여운 모습들을 보였다.그녀는 침대에 올라가 유담을 안고 물었다. “배가 안 고프니? 더 먹고 잘래?”“엄마 배 안 고파요. 배가 많이 불러요. 봐요, 배가 불룩해요.” 유담은 포동포동한 작은 배를 내밀며 말했다.“그래? 엄마가 진짜 배부른지 검사해 볼게.” 원유희는 유담의 작은 배를 살짝 꼬집었고 간지럼을 타는 유담은 깔깔거리며 피했다. “조한이와 상우 것도 보자, 음…… 수박처럼 동그랗네.”조한과 상우도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너무 귀여웠다.모자 셋이 침대에서 장난치고 있다.원유희는 새끼 호랑이의 모자를 머리에 쓰고 양을 잡기 시작했다.삼둥이는 울고 웃으며 침대에서 이리저리 뒹굴었다.놀다가 지쳐서 결국은 너저분하게 누워 잠이 들었다.김명화는 혼자 술집 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데, 짧은 시간
김신걸이 한 거라면 평생 못 알아냈겠지!그러나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하다고 느꼈다.김신걸이 만약 정말 고모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그녀와의 관계를 이간질하려고 한다면 지금 고모가 풀려날 리가 없는데, 중간에 포기할 리도 더 더욱 없을 거고?게다가 김신걸이 정말 고모를 상대하려고 해도 이렇게 빙빙 돌려서 할 필요가 없겠지?원유희는 비록 김신걸은 무섭고 수단이 잔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일을 할 때는 항상 결단력 있게 절대 남에게 여지를 주지 않았다.‘그렇다면 원수정도 아니고 김신걸도 아니면 과연 누구일까?’원유희는 생각이 혼란스러웠다.퇴근 후에 아이를 데리러 갈 생각에 또 조마조마해서 그녀는 머리가 아팠다.마침 그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그녀가 본 것은 낯선 번호였다.“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저는 피노키오 귀족 학원입니다. 교육시스템을 더욱 보완하기 위해 본교는 통학버스를 개통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청할 의사가 있으신지요. 있으시다면 저희가 인원수를 확인해야 해서요”원유희는 피노키오 학원에 통학버스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안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거의 모두 전용 운전사가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되면 원유희에게는 아주 편하고 좋은 기회였다!“저 신청할래요!”“네, 여기 확인해 봤는데 아이가 셋이나 되시죠?”“네, 비용이 어떻게 되나요?”“비용은 따로 들지않습니다, 모두 무료입니다.”“무료요?” 원유희는 돈을 내서라도 통학버스를 신청하고 싶었는데, 무료라니 다행이였다..“네, 이것도 우리 피노키오 학원의 특별 서비스에 속합니다. 학생들의 집에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통학버스가 있으면 매우 편리합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학부모들이 신청을 했습니다!”“네, 감사합니다!”원유희는 전화를 끊은 후 마음속의 부담이 적지 않게 줄어들었다. 이는 그야말로 그에게 큰 난제를 해결해 주었다.그녀가 학교에 가끔 가는 것은 괜찮아도 매일 가면 김신걸이 틀림없이 의심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학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그건 안 되죠? 어찌 됐든 애들이 저를 아빠라고 부르잖아요!”원유희는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농담이에요.”‘농담인 건 알지만, 개의치도 않나? 이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애가 셋이나 되는 줄 알겠네.’“게다가 나쁜 일이 아니에요. 유희씨 방패 막은 비록 없어졌지만 세 아이가 대신 연애 운을 가로막고 있어 효과가 더 좋아요.”“연애 운이 정말 마음에 안 드시나 봐요.”“사람에 따라 다르죠.”원유희는 이전의 일이 생각나서 웃었다. “여전히 고마워요. 저와 아이들을 숨겨주시고. 김신걸의 괴롭힘도 다 저 때문에 당하시고, 미안해요…….”“그래서 제가 김신걸의 아이를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훨씬 편해요.”원유희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네, 그게 좋겠네요.”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잠깐 침묵이 흘렀다.분위기가 좀 어색해지자 원유희가 말했다.“저 그럼 끊을게요.”“네.”통화를 끝내고 원유희는 베란다에 기대어 밖의 야경을 바라보았다.이쪽 동네는 낙후된 편이어서 대부분이 어둡고 정말 야경이라고 할 수 없다. 머리 위에 있는 달만이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야경이였다.사실 그녀는 피노키오 귀족 학원의 창시자가 바로 표씨 일가이며, 이사회의 결정은 모두 표원식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렇지 않으면 무료 통학버스라는 서비스는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표원식이 인정하지 않으니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이렇게 훌륭한 품격의 남자,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진중하며 원유희의 대학교 시절의 교수처럼 매력이 넘쳤다.또한 원유희가 감사하고 마음이 가는 사람이기도 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는 자신이 어떤 처지인지 알고 있었다.세 아이를 데리고 있는 현실은 그녀로 하여금 애초 처음부터 싹을 차단할 수밖에 없게 생각 조차 못하게 만들었다.아침 통학버스는 7시 반으로 원유희의 출근 시간과 동일하다.통학버스는 길가에 주차되었고 삼둥이는 엄마의 도움 없이 즐겁게 뛰어가 힘차게 올라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