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잠깐 멍해 있더니, 곧 푸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왕야, 어떻게 이런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십니까? 저는 왕야께 적게 이용당했습니까?”“우리는 피차일반입니다.”“게다가, 이건 왕야가 원했던 결과 아닙니까?”낙청연의 못마땅한 웃음소리는 칼처럼, 부진환의 심장을 사정없이 찔렀다.낙청연에게 그는 단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공구에 불과한가!낙청연은 그를 놓고 낙해평과 거래했다!부진환은 낙월영을 왕부로 들이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낙월영을 안정시키면서도 측비로 들이지 않기 위해 그는 머리를 쥐어짜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쪽에서 낙청연이 이미 낙해평과 거래를 마쳤다.이건 팔린 것과 뭐가 다른가!“비록 이번 일은 사전에 왕야께 아뢰지 않았지만, 보상으로 제가 왕야를 도와 혼사를 준비하겠습니다.”낙청연은 부드럽고 이해심이 많은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부진환은 분통이 터졌다. “낙청연!”바로 이때, 밖에서 부운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황형, 할 얘기가 있습니다.” 부운주는 매우 조급해 보였다.화난 부지환은 방을 나가며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얘기인데, 어서 하거라!”부운주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간곡히 부탁했다: “황형, 낙월영을 측비로 들이면 안 됩니다.”“궁에서 일어난 그 일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낙월영을 왕부에 들이면 화를 자초하는 것이 아닙니까? 사람들이 황형을 뭐라고 하겠습니까?”“게다가, 낙청연은 어떡하라고요? 예전에 유언비어는 이미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습니다!”부운주는 설득해보았다. 되도록 부진환이 낙월영을 측비로 맞이하는 것을 막으려고 시도했다.”하지만 부진환은 이 말을 듣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매서운 눈빛으로 부운주를 보면서 말했다: “지금 무슨 입장에서 본왕과 이런 말을 하느냐?”부운주는 또 말하려고 했다: “황형……”이때 낙청연이 느릿하게 걸어 나오며 말했다: “5황자, 그만 하세요.”“낙월영이 왕부에 시집오면, 왕야는 오래된 소원을
낙월영은 차갑게 그를 확 밀쳐내더니 말했다: “왜 저를 또 찾으십니까?’“사실 나도 어쩔 수 없었다. 태후는 네가 엄씨 집안 며느리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왜냐면……”엄평소는 낙월영에게 다가가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내 곁에 여국에서 온 고수가 있는데, 태후는 이미 그녀에게 정처의 자리를 약조했다. 아직 그녀와 혼인을 치르지 않았으니, 너를 맞이할 수 없다!”이 말을 들은 낙월영은 매우 놀라 하며 물었다: “여국 고수? 저번에 제가 봤던 그 여인입니까?”엄평소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너도 알파시피 이건 태후의 명이니, 나도 감히 거역할 수 없지 않으냐? 그래서…. 너를 속였지만, 부디 나를 용서해주기를 바란다.”“하지만 염려 말거라, 나중에 내가 대권을 장악하고, 매사 태후의 명을 받들지 않아도 될 때, 꼭 너와 혼인할 것이다.”“게다가, 우리의 마음이 늘 함께라면, 이 세상 그 무엇도 우리를 갈라놓지 못할 것이다.”엄평소는 마음을 다해 달랬다.낙월영은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럼 그 여인은 어떻게 합니까?”“지금으로선 그 여인이 아직 큰 도움이 되거든, 그래서… “엄평소는 유감스럽다는 듯 말했다.낙월영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하지만 이 일을 일찍이 저에게 말해줘야 했습니다.”“저는 그것도 모르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릅니다.”엄평소는 듣더니, 순간 한시름 놓으며, 다급히 그녀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다시는 안 그럴게!”낙월영은 또 물었다: “그 여인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저에게 어떤 물건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여국의 물건 같습니다. 그 여인에게 좀 물어볼 수 없습니까?”이 말을 들은 엄평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따라오너라.”뒤이어 엄평소는 낙월영을 데리고 내원으로 들어갔다. 낙월영은 침상 위의 심한 상처를 입고 시름시름 앓고 있는 여인을 보았다.두 여인은 서로 한번 훑어보더니, 두 사람 모두 이상한 눈빛을 띠었다.엄평소가 두 사
낙청연은 급히 그 작은 상자를 가져왔다.그러나 반짝이던 두 눈은 순식간에 빛을 잃었다. 상자는 이미 누군가 열었다.지금 상자는 텅텅 비어 있었다.낙운희는 눈살을 찡그리더니 말했다: “제가 줄곧 낙월영을 따라다녔습니다. 낙월영은 또 엄평소에게 속아 그 정원으로 갔습니다.”“정원에 거주하고 있는 그 여인이 이 상자를 열었습니다.”“낙월영은 바깥에서 엿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그 정원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이 상자를 훔쳐 왔습니다.”“그런데 낙월영이 이 안에 물건을 바로 먹어버릴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제가 뺏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낙월영이 버려버린 이 상자만 주었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또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낙월영이 상자 안에 든 물건을 먹어버렸다고? 그게 뭔데?”낙운희가 대답했다: “무슨 환약 같았습니다. 아주 작은 알약이었고 종갈색이었습니다.”낙청연은 상자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확실히 짙은 약 냄새가 풍겨왔다. 하지만 약 냄새가 혼잡해서 무슨 약인지 분변할 수 없었다.낙월영은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독약이면 어쩌려고.“죄송합니다. 제가 똑바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낙운희는 자책하며 고개를 떨구었다.기회를 봐서 훔쳐주겠다고 낙청연에게 약속했건만, 생각밖에 낙월영이 먹어버렸다.“괜찮다. 먹은 걸 어쩌겠냐.”낙청연은 약간 실망했지만, 다시 생각했다. 단지 환약 한 알이었다면, 그다지 중요한 물건이 아니었을 것이다.어쩌면 정말 다른 물건은 다 불에 타고 이것만 남았을 수도 있다.그렇다면 낙월영은 이제 순조롭게 왕부에 들어올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그 정원에 있던 그 여인은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느냐?” 낙청연이 궁금해하며 물었다.낙운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없습니다.”“그녀의 행적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보아하니 몸을 숨기는 곳이 여러 곳인 것 같았습니다. 어젯밤에야 그 저택에 나타났습니다. 보아하니 심하게 다친 것 같았습니다.”낙청연은 눈을 가느다랗게
바로 뒤에 두 사람은 변장하고, 그 별원으로 향했다.별원은 아주 외진 곳에 있었다. 정원은 매우 컸지만, 평범해 보였고, 대갓집 별원 같지 않았다.들어가기 전, 안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낙청연은 특별히 아노를 시켜 확인했다.아노는 고개까지 끄덕이었다.하지만 정원으로 들어가자, 정원에 널어놓은 약초가 눈에 들어왔다.낙청연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아노를 쳐다보았다. 아노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내원으로 들어가자. 후원에서 빨래하는 소리가 들려왔다.호기심에 낙청연은 후원 문 앞까지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았다.정원에 어떤 부인이 앉아있었고, 곁에는 두 살쯤 된 아이가 계단에 엎드려 놀고 있었다.부인은 한창 옷을 빨고 있었고, 정원에는 옷이 걸려 있었다.그중 몇 벌은 분명 남자 옷이었다.그리고 낙청연은 그 옷이 낯설지 않았다. 그건 바로 낙해평의 옷이었다!낙청연은 바로 뭔가를 떠올렸다.이건 낙해평의 소실이다. 그 부인은 이십 대로 보였고, 아직 너무 젊었다.늙은 소가 어린 풀을 먹다니, 낙해평은 정말 역겹다.낙청연은 곧 그곳을 떠났다. 일이 급선무였으니까.아노는 낙청연을 데리고 비밀 통로 입구에 도착했다. 작은 정원 안의 우물 입구였다.아래는 마른 우물이었고, 비밀 통로와 이어져 있었다.두 사람은 즉시 비밀 통로로 들어갔다.쭉 앞으로 걸어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비밀 통로의 출구에 도착했다.올라오니, 바로 낙해평 서방의 밀실이었다.밀실에는 상자들이 많이 놓여 있었다. 마치 창고 같았다. 하지만 모두 값비싼 물건들이었다.상자는 금은보석으로 가득 찼다.낙해평은 비록 승상이지만, 녹봉은 이 정도를 살 정도는 아니다. 반은 거의 뇌물일 것이다.밀실은 매우 컸다. 하지만 재물은 밀실의 절반도 차지하지 않았다.낙해평은 아마 평생 동안 이 밀실을 채우려고 한 것 같다.비밀 통로까지 만든 걸 보니, 언제든지 도망갈 준비도 되어있다.낙청연은 한바퀴 빙 둘러보았으나, 사부와 관련된 물건은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가
”저건 무슨 문입니까? 개구멍 아닙니까?”어떤 행인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우두커니 서 있었다.낙월영이 소리를 듣고, 마차의 염자를 젖혔다.대문 옆에 있는 작은 구멍이 열린 것을 본 낙월영은 어찌나 화가 났던지 손톱이 손바닥에 꽂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개구멍!이건 그녀더러 개구멍으로 들어오란 뜻인가!계집종은 불쾌한 표정으로 앞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이건 무슨 뜻이냐? 우리 집 소저는 어쨌든 승상부의 천금이다. 어찌 이런 수모를 겪게 한단 말이냐? 이런 천박한 노비를 봤나!”구멍에 서 있던 하인이 듣고 대답했다: “정처가 아닌 이상, 당연히 정문의 예를 갖춰서는 안 됩니다.”“게다가 측비는 순결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왕부에 들어오려면, 이 문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계집종은 어찌나 화가 났던지 발을 동동 굴렀다. “무슨 뜻이냐! 누구의 명이냐? 왕야는?”“왕야께서 우리 집 소저를 이렇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하인은 차갑게 대답했다: “우리 왕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문은 오직 하나라고, 들어오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십시오.”말을 마치고 하인은 자리를 떴다.순간 문밖은 떠들썩했다.구경꾼들은 모두 의론이 분분했다.“그렇기도 합니다. 이렇게 뻔뻔스러운 측비를 데려왔으니, 왕비께서 어찌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그러니까요. 듣자 하니, 그들 자매는 원래부터 원한이 있다고 합니다.”“이제부터 재밌는 구경거리가 되겠는데요!”확실히 재밌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낙월영은 마차 안에 숨어 감히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녀는 어찌나 화가 났던지 소매를 찢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낙청연이 감히 대중 앞에서 그녀를 모욕해!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 천박한 계집! 처음부터 그녀를 믿지 말았어야 했어!낙청연은 분명 일부러 그녀가 시집오는 것을 승낙했다. 그리고 오늘 또 그녀를 모욕하려고 기다렸을 것이다!낙월영은 화가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대오는 이렇게 대치하고 하고 있었다. 낙월
위운하는 이렇게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섭정왕부의 호위에게 끌려가, 사람 없는 옆 골목에 던져졌다.그리고 다른 대오가 마대를 들고 하늘에서 내려와 위운하를 덮치더니, 바로 그녀를 떠메고 갔다.위운하 이 골칫덩어리를 해결하자, 낙청연은 바로 정원으로 돌아가 대문을 닫았다.낙청연은 신행 행렬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낙월영을 왕부로 들이지 않을 생각인 것 같았다.행렬은 이렇게 대문 밖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지나가던 행인들이 한 무리 또 한 무리씩 바뀌었다.이미 다급해진 낙월영은 계집종을 불렀다: “사월(思月).”“소저.”“이것을 낙청연에게 가져다주거라.”낙월영은 사전에 준비한 작은 상자를 꺼냈다.그날 그녀는 원래의 작은 상자를 찾아와서 그 안의 환약을 먹어 버린 뒤 상자를 그냥 던져버렸다.돌아가서 보니, 낙청연에게 줘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낙월영은 찾으러 돌아갈 담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다시 작은 상자를 만들어, 아무런 환약을 그 안에 쑤셔 넣었다.어차피 낙청연은 그 향낭 안의 물건을 본 적이 없다.잠깐 후, 하인이 작은 상자를 가져왔다. “왕비 마마, 이건 둘째 소저의 계집종이 가져온 물건입니다.”낙청연은 그 상자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열어보니, 그 안에는 환약 한 알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건 그저 보통 향환이었다.낙청연은 내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가져가서 낙월영에게 던져주거라.”“거래하려면 성의를 보여야지, 이런 걸로 나를 속일 생각 꿈도 꾸지 말라고 전해라.”만약 오늘 낙월영이 성실하게 그녀에게 물건을 줬다면, 그녀도 낙월영을 용서했을 것이다.하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아끼지 않았다.낙월영은 그녀에게 물건을 줄 생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물건을 먹어버리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가짜를 가지고 와서 그녀를 속이려고 했다.그녀는 그렇게 쉽게 속아 넘어갈 사람이 아니다.--마대 안에서 깨어난 위운하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매일 해야 할 일은 많아지고 돈은 한 푼도 올
”그만하거라!”낙월영은 목소리를 들었지만, 여전히 계속해서 개구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바로 뒤에, 한 손이 그녀의 팔을 덥석 잡더니, 그녀를 뒤로 확 끌어당겼다.낙월영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부진환이 힘껏 끌어당기자, 그녀는 순간 부진환의 품속에 와락 안기게 되었다.낙월영은 놀란 표정으로 눈앞의 이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왕야….”부진환은 화난 표정으로 낙월영을 끌고 대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한 발로 대문을 걷어차 버렸다.달빛 아래, 정자에 앉아 있던 낙청연은 부진환이 낙월영을 끌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그는 노기등등한 모습이었다.“왕야……” 지초가 앞에서 가로막으며 해석하려고 했다.하지만 부진환은 지초를 확 밀쳐버렸다. 지초는 그대로 땅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깜짝 놀란 낙청연은 벌떡 일어나 말했다: “부진환, 뭐 하는 겁니까?”낙청연이 앞으로 다가가 지초를 일으키려고 했다.그런데 고개를 드는 순간, 급작스럽게 매서운 뺨따귀가 날아왔다.얼굴은 순간 화끈거리게 아팠고, 타는 듯한 열감이 엄습해왔다.부진환의 표정은 온통 분노로 이글거렸다. 그는 얼얼해진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그 순간 부진환은 잠깐 회의를 느꼈으나, 곧바로 분노에 짓눌렸다.“도대체 뭐 하는 짓이야? 왕부에 들이기로 한 것도 너이고, 지금 일부러 월영을 괴롭히고 모욕하는 것도 너이다!”낙청연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눈빛은 더없이 싸늘했다.부진환의 눈빛은 또 먹구름으로 뒤덮였고, 약간 이상해졌으며,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어떻게 이럴 수가?낙청연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제가 왕부에 들이기로 했습니다. 그건 월영을 모욕하고 복수하기 위해서였습니다.”“왕야께서 월영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싫다면, 저에게 휴서를 써주십시오.”이 말을 던지고, 낙청연은 소매를 펄럭이며 가버렸다.부진환은 화를 못 이겨 주먹을 부스러지듯이 움켜쥐었다. 당당하게 걸어가는 낙청연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부진환은 분통이 터져, 주먹으로 기둥을 있는 힘껏 내리
부진환의 몸에 그 어떤 불결한 기운은 없었다. 하지만 눈빛은 예전처럼 냉정하고 침착하지 못하니, 좀 이상한 것이다.이런 상황은, 고 신의가 있었을 때도 있었다.하지만, 고 신의는 이미 죽었다.왕부의 모든 것은 이미 철저하게 검사해보았다. 부진환에게 무슨 짓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부경리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낙월영이 셋째 형에게 무슨 짓을 했다는 것이요?”부경리는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지금 바로 가서 지켜보겠소!”--부진환은 낙월영을 방으로 데려다주며 말했다: “오늘 볼일이 좀 있어서 늦게 돌아왔구나, 너를 서럽게 해서 미안하구나!”낙월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모두 이해한다는 듯 부진환의 품속에 기대어 말했다: “월영이 왕부에 시집온 것만 해도 이미 삼세에 거쳐 쌓은 복입니다.”이 말을 하며 낙월영의 손은 슬쩍 부진환의 허리띠에 닿았다. “왕야께서 저를 저버리지 않으셨으니, 저는 맹세코 왕야를 잘 보살필 것입니다.”부진환의 미간이 쭈그러들었다.이때, 문밖에서 다급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셋째 형! 셋째 형!”부진환은 급히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주었다. 부경리가 문밖에서 서 있었다.“셋째 형, 급히 상의할 일이 있습니다.” 부경리는 이 말을 하며 바로 부진환을 데리고 나갔다.낙월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부진환은 끌려갔다.그 뒤로, 부진환은 돌아오지 않았다.낙월영은 알고 있다. 자신은 이미 더럽혀졌으니, 왕야가 자신을 사랑하지만, 결국은 꺼려하리라는 것을.꿈꿔왔던 성대한 혼례는 이렇게 씁쓸한 모습으로 끝나버렸다.예전에 첫날 밤을 얼마나 기대했다면, 지금, 이 순간 그만큼 실망도 크다.--그 뒤 며칠 동안, 부경리는 한발짝도 부진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부진환도 낙월영과 단독으로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밤에는 더욱 부경리의 손에 이끌려 밤새도록 서방에서 국가 대사를 논하였다.부경리가 모처럼 이렇게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니, 부진환은 당연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그래서, 낙월영은 왕부에 시집온 그날부터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