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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여기는 서각입니다. 엄 공자가 이곳에 나타난 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지요.”

그 말에 엄평소의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다급히 말했다.

“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소! 낙월영이 날 모함할 생각이었다면 당연히 만반의 준비를 했겠지!”

낙월영은 감격한 얼굴로 낙청연을 보았다. 그녀가 나서서 말 한마디 해준 것이 고마웠다.

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맞는 말씀이시군요. 미리 계획한 음모라면 궁녀들이 무언가를 보았겠지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면 더더욱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하겠지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낙월영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태후는 눈을 굴리며 곧장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청간각의 궁녀들은?”

위엄있는 목소리에 궁녀들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감히 숨기지 못하고 전부 사실대로 얘기했다.

“태후 마마, 낙월영 소저가 저희에게 미리 돈을 주며 두 사람이 청간각에 도착하면 한 명도 남지 말고 전부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청간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엄 공자가 어떻게 동각에서 서각으로 온 건지도 모르고요.”

“낙월영 소저는 저희에게 돈을 주며 반 시진 뒤에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와서는 크게 소리를 지르고 태후 마마를 모셔 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낙월영이 미리 함정을 파놓아 엄평소를 모함하려 했다는 게 분명해졌다. 엄평소에게 약을 먹여 그와 일을 저지른 뒤 엄씨 가문에 시집을 가기 위해서 말이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조롱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오늘 화려하게 꾸몄다 싶었는데 저렇게 비열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엄씨 가문에 시집가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았군요. 첩의 소생 주제에 가당키나 합니까!”

낙월영은 낙 승상의 딸이기는 했지만 천궐국 조정의 형세를 보면 엄씨 가문과 대적할 수 있는 건 섭정왕뿐이었다.

낙 승상은 세력이 크지 않았고 엄씨 가문을 위협할 병권도 없었다.

게다가 낙월영은 첩의 소생이고 엄평소는 엄씨 가문의 적출이었다. 그러니 엄씨 가문은 당연히 낙월영이 눈에 차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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