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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엄평소와 낙월영은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는지 황급히 옷을 입고 방을 나서려 했다.

그러다 태후와 마주친 두 사람은 겁을 먹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태후는 경악했고 화가 난 얼굴로 엄평소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가 왜 여기 있는 것이냐!”

엄평소는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태후 마마!”

“태후 마마, 이것은 전부 오해입니다. 저도... 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엄평소는 오늘 낙청연과 부운주를 모함하려 했던 것만 기억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그와 낙월영이 침상 위에 있었다.

“날 화가 나 죽게 만들 셈이냐! 여긴 황궁이다!”

태후는 격노했다.

게다가 오늘은 연회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터라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바로 그때, 옆에 무릎을 꿇고 있던 낙월영이 긴장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태후 마마, 용서해주시옵소서! 저와 평소 오라버니는 서로를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오늘 실수로 이런 짓을 저지르게 되어 태후 마마의 연회에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대신 저와 평소 오라버니가 혼인할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태후는 그제야 옆에 있던 여자가 낙월영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엄수심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낙월영이 엄씨 가문으로 시집온다고?

낙월영이 무슨 자격으로!

엄수심은 고통을 참으며 영리하게 대꾸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께서 여색에 관심이 없다는 건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어쩌다가 궁에서 이렇게 황당한 일을 벌이신 겁니까?”

엄평소는 그 말에 곧바로 반응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낙월영을 보더니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말했다.

“그러게, 나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태후 마마, 낙월영이 제게 약을 먹였을 겁니다!”

“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태후 마마!”

그가 좋아하는 사람은 낙정이었고 낙정에게 그녀와 혼인할 것이라고 약조까지 했었다.

그가 낙월영과 혼인하게 된다면 낙정의 성격에 그녀는 그와 혼인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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