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곧바로 물었다: “이 향고는 범가의 부인 낙랑랑이 조제한 것입니까?”이 익숙한 향기는, 확실히 낙랑랑이 그녀에게 준 향낭의 향기와 똑같았다!하지만 점원은 잠깐 멍해 잇더니 다급히 말했다: “범가 부인은 맞습니다만, 낙랑랑이 아니라 진훤의입니다.”“진훤의가 직접 조제한 것입니다.”낙청연은 굳어버렸다.이건 분명 낙랑랑 향낭 냄새다!이 향은 이토록 독특한테 맡기만 해도 낙랑랑을 연상시키고, 그녀의 기질에 딱 맞다. 이건 절대로 흔한 향이 아니다.진훤의가 어떻게 이와 똑같은 향을 조제해 낼 수 있는가?설마 진훤희가 낙랑랑의 조제법을 훔친 것인가?이를 생각하자, 낙청연의 마음속 분노는 다시 활활 타올랐다.천금 소저 한 분이 옆에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범 부인께서 새로 조제한 향고를 아직 사용해보지 못했으니, 나에게도 하나 주세요.”“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점원은 곧바로 가서 새것 하나 가져왔다.그 소저는 열어서 냄새를 맡더니, 웃으며 말했다: “범 부인은 어쩜 향을 조제하는 솜씨마저 이렇게 훌륭합니까! 정말 손색이 없는 재녀입니다!”“부도를 지키지 않는 여인과 평기평좌(平起平坐)하다니, 참으로 억울하겠습니다. 범산화는 언제 낙랑랑을 쫓아낸 답니까?”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잔뜩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 “뭐라고요? 낙랑랑은 태부부의 천금 소저입니다. 범산화에게 넘치는 사람입니다! 진훤의는 무슨 자격으로 낙랑랑과 평기평좌합니까?”예로부터 벼슬은 상인보다 지위가 한 단계 높았다. 게다가 낙 태부의 덕성과 명망은 더 말할 것도 없고, 황상조차 그를 스승이라고 존칭했다.가문, 품행, 재능과 교양만 보더라도, 진훤의는 낙랑랑의 발끝도 못 따라간다!이 말을 듣던, 맞은편 상금문(常錦雯)은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피식거렸다: “태부부 천금? 태부부는 온 가문이 멸문당했는데, 태부부는 무슨?”이 말을 하더니, 싫다는 듯이 낙청연을 한 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어디서 나타난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리석은 계집이야, 어떻게 낙랑랑을
”풍도 상회의 권세가 계양에서 이토록 하늘을 찌르는구먼!”상금문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또 뭐 하는 잡놈이냐?”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어리둥절했다. 놈?이 상금문은 못 하는 욕이 없구나!낙청연은 어이없다는 듯이 살짝 웃더니, 팔짱을 끼고 상금문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 용기 있으면, 욕 한 번 더 해보거라. 이분이 누구인지 아느냐?화가 난 상금문은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그녀는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어디서 허세야! 어디서 온 놈인데, 감히 우리 풍도 상회를 도발하느냐!”“범가의 이 점포는 값어치가 만금이다! 만약 배상하지 못하면, 관부로 압송하여, 중형으로 다루라고 할 것이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 여인이 당신을 잡놈이라고 욕합니다.”“오!” 부진환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낙청연은 어리둥절했다. 부진환이 아무런 행동이 없자, 낙청연은 물었다: “지금 당신은 응당 영패를 꺼내어, 저 사람들이 모두 겁에 질려 무릎을 꿇게 해야 하는 게 아닙니까?”부진환은 무심코 대답했다: “가져오지 않았다.”낙청연은 순간 멍해졌다.상금문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더니, 자신을 일부러 놀리는 것 같아서, 더욱 화를 내더니 명령했다: “관부로 끌고 가라!”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즉각 낙청연을 움켜잡았다.낙청연이 반격하려다가, 꼼짝하지 않고 항복하는 부진환을 보더니, 그녀도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잡혀갔다. 상금문은 직접 그들을 관부로 압송해, 조 현령(曹縣令)에게 맡겼다.그리고 해석했다: “조 대인, 이 두 사람은 악의적으로 소란을 피워, 범가의 지분 점포를 박살 냈으며, 저를 때리기까지 했습니다!”“조 대인, 반드시 이 사람들을 엄하게 징벌해주십시오!”조 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소.”바로 뒤에 상금문은 조 대인을 옆으로 끌고 가서 얘기를 나누었다.낙청연은 멀리서 쳐다보며 실눈을 뜨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보아하니 이 계양 현
부진환은 살짝 당황한 얼굴로 눈썹을 추켜세우며 그녀를 보았다.“날 위해 붙잡힌 것이냐?”“그렇지 않으면요? 반격하지 않으시길래 왕야를 따라서 들어온 겁니다. 왕야께서는 이곳에 들어와 현령이 어떤 사람인지 시험해보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낙청연은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갑자기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낙청연의 호흡이 느껴지자 부진환은 심장이 빨리 뛰었다.그는 시선을 옮기며 작게 ‘응’이라고 대답했다.공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 같은 느낌에 그는 저도 모르게 거리를 벌리려 했으나 낙청연이 그를 따라 몸을 움직이면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전 왕야 때문에 붙잡혀 들어와 배를 곪고 있습니다. 저에게 어떻게 보상해 주시겠습니까?”고개를 돌린 부진환은 낙청연의 게걸스러운 눈빛에 귓볼이 화끈 달아올라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너... 뭘 원하느냐?”부진환의 호흡이 조금 가빠졌다. 그는 또 한 번 옆으로 몰래 몸을 움직였고, 낙청연은 그를 계속 따라가며 가까이 붙었다.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부진환을 바라보더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낙청연은 느긋하게 말했다.“사실 제가 원하는 건...”“풍도 상회입니다!”쏴-부진환은 찬물을 뒤집어쓴 듯한 기분이 들었다.“풍도 상회?”부진환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풍도 상회를 원한다는 말이냐?”낙청연은 그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이번 일은 제가 끝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풍도 상회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풍도 상회의 사람들을 제거해버린다면 상회를 남겨도 소용이 없을 테니 저한테 주시지요?”“성의가 충분하다면 다음번에도 제가 돕겠습니다.”“어떻습니까?”낙청연이 돈과 권력을 거부할 리가 없었다. 풍도 상회는 이미 커다란 세력을 이루었고 부진환은 기껏해야 그중 중요한 인물들을 몇 명 처리해버릴 것이다. 이 커다란 세력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면 굳이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부진환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낙청연을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낙청연은 곧바로 두 상자를 들어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 향고였다!“이걸 챙기셨습니까?”낙청연은 놀라우면서도 기뻤다.부진환은 그녀가 즐거워하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는 덤덤히 대꾸했다.“보이길래 가져왔다.”“그리고 연지도 가져왔지.”“아무거나 골라서 가져온 것이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려도 된다.”낙청연은 연지함을 열어서 발라 보았고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돌려 그 모습을 보았다.낙청연은 손등 위에 연지를 발라 보더니 곧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색은 괜찮군요.”“그러면 챙기도록 하겠습니다.”낙청연은 배고픔을 완화하기 위해 벽에 기대어 잠을 자려고 했고 잠이 들어 부진환의 어깨에 기대게 됐다.그러나 결국 깊은 밤 허기를 참지 못하고 잠에서 깬 뒤 힘겹게 일어나 앉았다.부진환은 깜짝 놀랐다. 배를 만지면서 괴로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니 너무 배고파서 그런다는 걸 깨달았다.부진환은 곧장 몸을 일으켜 옥 앞에 서서 소리를 질렀다.“여봐라!”곧 옥졸 하나가 도착했다.“무슨 일이시오?”부진환은 그가 닭 다리 하나를 손에 들고 먹는 모습을 보더니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먹을 것을 좀 가져오거라!”옥졸은 그 말에 깜짝 놀라더니 부진환을 쓱 훑어봤다.“먹을 것을 원하시오? 그렇다면 돈부터 배상하시오!”“지금 당장 그렇게 많은 돈이 없다면 매신계에 서명해도 되오!”옥졸은 품 안에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매신계를 꺼내더니 곧장 붓을 가지러 가서 부진환에게 서명하라고 했다.매신계에 적힌 내용을 본 부진환은 안색이 흐려졌다.“나한테 매신계에 서명하라고? 너희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옥졸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서명하고 싶지 않다면 나도 어쩔 수 없소. 대인께서 여기에 서명해야 먹을 것을 줄 수 있다고 분부했으니 말이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굶긴다고 했소!”그 매신계의 낙관은 풍도 상회였다. 금상문이 조 대인을 매수한 것이 명백했다.“가서 사람을 찾아오거라. 그에게 돈이 있다.”부진환이 차가
낙청연은 꼬르륵거리는 배를 만져 보았다. 냄새 맡은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기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자 낙청연은 다급히 고기를 입 안에 잔뜩 쑤셔 넣었다.부진환은 옥 문을 등지고 있어 외부인의 시선을 가렸다.“내가 막고 있을 테니 천천히 먹거라.”배고픔이 사라지고 어째서인지 마음속도 따뜻해졌다.낙청연은 반쯤 먹고 난 뒤 나머지 반을 부진환에게 남겨주었다.“왕야도 좀 드세요. 소서가 저희를 당장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빌어먹을 조 대인도 저희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으니 며칠 더 굶어야 할지도 모릅니다.”“난 배고프지 않다.”낙청연은 강제로 부진환을 벽 쪽으로 끌고 와서 앉히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가렸다.“배고프지 않아도 드셔야 합니다.”부진환은 그녀를 보더니 어쩔 수 없이 음식을 조금 먹었다.-날이 밝을 때쯤 조 대인이 왔다.그는 옥 문 밖에서 두 사람을 훑어봤다.“참으로 고집이 세군. 그럴 필요가 있을까?”“돈을 갚을 능력이 없다면 매신계에 서명하거라. 그러면 당장 풀어주겠다. 그리고 풍도 상회에 좋은 자리를 마련해줄 것이다. 여생은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다!”그 말에 낙청연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문 옆에 섰다.“풍도 상회가 조 대인까지 매수하다니 참으로 대단하군. 그런데 조 대인은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있소?”조 대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너희들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계양 땅에서는 모두 본관의 말을 들어야 하거든!”“죽고 싶지 않다면 계약에 서명하는 것이 좋을 거다. 그리고 상 소저에게 사과한다면 너희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상 소저는 고작 뺨 한 대의 복수를 하겠다고 그들이 매신계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고 있었다. 그녀의 노비가 된다면 아마 죽도록 괴롭힐 것이다.점포를 박살 냈으니 돈을 갚을 수도 있었다. 이치대로라면 그들의 신분을 묻고 집이 어디에 있는지, 돈을 갚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야 했다.하지만 조 대인은 상
암위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조 대인은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당신들...”조 대인은 그들이 사람을 잘못 봤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옆에서 차갑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일어나거라.”고개를 돌린 조 대인은 부진환이 옷소매를 펄럭이는 걸 보았다.소서 등 사람들이 몸을 일으켰고 조 대인은 겁을 먹고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섭? 섭정왕?”목소리마저 떨렸다.고개를 든 조 대인은 가면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위엄 넘치는 사내를 보았다. 그는 심장이 떨렸다. 섭정왕? 그가 섭정왕이라니?옥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고 감히 고개도 들지 못했다.“제가 안목이 없어 섭정왕께서 오신 걸 몰랐습니다. 많은 불경을 저질렀는데 부디 아량을 베풀어 주시옵소서!”조 대인은 곧바로 무릎 꿇고 사죄했다. 너무 무서워서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였다.“이제야 무서운가 보오? 그런데 조금 전에는 우리가 누구든 간에 계양에 오면 모두 당신 말을 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소?”“심지어 나와 왕야께 형벌을 가할 것이라 했지! 얼른 우리를 데리고 형구방으로 가야지 않소?”그 말에 소서는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화가 난 얼굴로 검을 빼 들어 조 대인에게 겨눴다.“감히 왕야께 형벌을 가한다고?”차갑고 날카로운 칼날이 목에 닿자 조 대인은 목덜미가 서늘했다. 그는 다급히 고개를 조아리며 사죄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뜬장님이라 섭정왕이신 걸 몰랐습니다! 알고 있었다면 목숨이 백 개라도 감히 이렇게 섭정왕을 대하지는 못했을 겁니다!”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섭정왕은 그렇게 대하면 안 되지만 다른 자였으면 사사로운 정 때문에 법을 어기고, 매신계에 서명하도록 강요해도 된다는 말이오?”“그 상 소저가 당신한테 얼마를 주었길래 그녀를 위해 사사로이 복수를 하는 것이오? 율법을 어기고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다니!”조 대인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감히 머리도 들지 못했다.“제가 잘못했습니다!”“벌하여 주시옵소서, 왕
상금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들먹거리며 옥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조 대인이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조 대인, 이게 뭐 하는 것입니까?”고개를 돌려 보니 옥 안에 두 사람이 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저 둘이 무엇 때문에...”상금문은 불만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다음 순간, 조 대인이 그녀를 끌어당겨 바닥에 무릎 꿇게 했다.“얼른 섭정왕과 왕비 마마에게 사죄하시오!”더는 문제가 생기면 안 되었다. 그는 이미 그녀 때문에 된통 당했다.상금문은 조 대인에게 끌려서 바닥에 무릎을 꿇게 됐다. 조 대인의 말을 들은 순간 상금문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그는 넋이 나간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섭정왕? 왕... 왕비 마마?”상금문은 긴장했다. 그들의 기세에 완전히 짓눌려 겁을 먹은 듯했다.“얼른 ! 얼른 왕야와 왕비 마마에게 사죄하시오! 어떻게 사람을 제멋대로 잡을 수 있소?”조 대인의 어투에는 질책이 가득했다. 상금문이 섭정왕을 잡아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달이 났을 리가 없었다.상금문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저 두 사람이 섭정왕과 왕비라니?그렇다면 그녀는 큰 사고를 친 것이 아닌가?하지만 섭정왕과 왕비가 왜 갑자기 계양에 온 것일까?상금문은 다급히 사과했다.“전에 있었던 일은 전부 오해입니다. 왕야와 왕비 마마이신 줄 몰랐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옵소서.”낙청연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옥 문 옆으로 가서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전에 낙랑랑에게 뭐라고 했느냐? 다시 한번 말해보거라.”상금문은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다시 한번 말한다면 입을 찢어버리겠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왕비는 어쩌면 이 기회를 틈타 그녀의 입을 찢어버리는 것으로 그녀를 벌할지도 몰랐다.상금문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이를 악물고 자기 뺨을 때렸다.“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제가 죄를 저질렀으니 왕비 마마께 사죄드리겠습니다!”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때리려거든 세게 때리거라. 전혀 아파
조 대인의 반응을 본 낙청연은 그가 낙랑랑을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계양에 범씨 가문의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모함당해 명성이 바닥에 떨어진 낙랑랑은 무척이나 억울했을 것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낙청연은 화가 나서 경고했다.“낙 태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태부부가 있고 나 낙청연이 있소. 감히 낙랑랑을 모함하다니, 그런 자는 볼 때마다 내가 아주 혼쭐을 내줄 것이오!”그 말에 조 대인은 다급히 대꾸했다.“왕비 마마, 걱정하지 마시옵소서!”상금문도 고개를 숙이며 다시는 낙랑랑을 모함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상금문은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낙랑랑을 위해 온 것이지 풍도 상회를 상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니 다행이었다.낙청연과 부진환은 관청을 떠났고 떠나기 전 부진환은 조 대인에게 당부했다.“본왕이 계양에 온 일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본왕을 만난 적 없다고 생각하거라.”조 대인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 네.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왕야. 알고 있습니다!”곧이어 그들은 관청을 떠나 객잔으로 돌아왔다.세수를 마친 뒤 음식을 좀 먹었다.야심한 시각, 방 안에는 여전히 불이 밝혀져 있었고 낙청연과 부진환은 마주 앉아 술을 마셨다.“비록 오늘 조 대인에게 왕야의 행방을 얘기하지 말라고 했으나 아마 지금쯤 풍도 상회 전체가 왕야가 온 사실을 알게 됐을 겁니다.”부진환은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여유롭게 말했다.“상관없다. 본왕이 조사한 밀고가 노출되지 않았으니 그들은 본왕이 뭘 하러 계양에 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게다가 낙랑랑을 보러 온 것이라고 둘러댔으니 괜히 긁어 부스럼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했다.“전 내일 범씨 가문에 가서 랑랑 언니를 만날 것입니다.”“오늘 밤 금방 돌아왔는데 풍도 상회의 사람이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일 밤 실종된 장사꾼의 집에 조사하러 가보시죠.”다른 의견이 없었던 부진환이 대답했다.“그래.”-다음 날 아침 일찍 부진환은 낙청연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