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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언젠가는 들키게 될 것이다.”

신분을 들키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그녀의 신분이 드러나게 되면 그도 발목 잡힐 수 있었다.

시선을 내리뜨린 낙청연의 눈빛이 다소 어두워졌다.

낙청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린부설과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약속했었고 린부설은 이제 다른 집념이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죽게 된 이유도 밝혀졌으니 더는 춤을 출 이유가 있었다.

린부설의 요구를 들어준 것도 그녀의 소원을 이뤄줘서 어머니에 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였다.

마차는 섭정왕부의 후문에 도착했고 부진환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옷을 갈아입은 뒤 서방으로 오거라. 너한테 물을 것이 있다.”

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마차에서 내렸다.

정원으로 돌아온 뒤 낙청연은 옷을 갈아입고 부진환의 서방으로 향했다.

서방 앞에 섰는데 소서가 서방 안에서 보고를 올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서송원은 무극문의 자객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서송원이 죽은 뒤로 무극문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장사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마 한동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로써 무극문이 강호 조직이 아니라 수도의 누군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말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무극문?

서송원이 무극문의 자객이라니?

그녀는 그 이름을 기억해뒀다.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소서가 또 입을 열었다.

“그리고 천매문의 자객도 여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행방을 찾지 못했습니다. 부설을 조사해야 할 듯싶습니다.”

그 말에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

이것이 부진환이 그녀더러 돌아오라고 한 이유일까?

그녀를 통해 천매문의 자객을 잡기 위해서?

저번에 몸을 씻을 때 부진환에게 신분을 들킨 게 생각났다. 그는 곧바로 그녀를 위협해 류씨 저택에 가게 했고 그것은 그녀를 이용해 류씨 가문이 구제금을 빼돌린 일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도 저번과 똑같은 짓을 하려는 것일까?

낙청연은 울컥 화가 치밀어 그대로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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