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방문이 부서지더니, 강렬하고 공포스러운 살기가 몰려왔다. 낙청연은 강렬한 압박감을 느꼈다.예리한 비수는 맹렬하게 그녀를 향해 찔렀다. 차갑고 반짝이는 칼날은 손등의 매 문양을 훤히 비추었다.바로 천매문의 자객이었다!낙청연은 즉시 몸을 옆으로 피했다. 그런데 상대방의 반응도 매우 빨랐다. 예리한 칼날이 그녀의 팔을 스치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낙청연은 즉시 똑바로 섰지만, 그 자객도 순식간에 그녀의 눈앞에 닥쳤다. 그 속도는 숨이 막힐 정도로 사람에게 압박감을 주었다.낙청연은 경계심을 갖고 신속하게 피했지만, 그 자객과 여전히 실력 차이가 현저했다.비수의 칼날은 끊임없이 그녀의 몸에 핏자국을 남겼다. 피비린내는 그 자객을 자극하여 공세는 더욱 맹렬해졌다. 마치 맹수가 피비린내에 자극되어 수성을 유발한 것 같았다.그 흉악한 눈빛은 마치 낙청연을 생으로 삼켜버릴 것 같았다.낙청연은 종래로 그렇게 공포스러운 눈빛을 본 적이 없다. 한 번만 쳐다봐도 머리카락이 곤두설 지경이었다.심지어, 그것은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다!몇 번을 맞붙어 싸우면서, 낙청연은 애써 공격을 피했다. 비록 그 자객에게 상처를 입히진 못했지만, 몇 차례 치명적인 공격은 피했다.바로 이때, 린부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 신산, 기회를 봐서 부만쟁과 부조를 데리고 도망가거라!”“너는 그를 이길 수 없다. 그는 사람이 아니다.”낙청연은 듣더니 깜짝 놀랐다: “뭐라고요? 사람이 아니라고요?”낙청연은 즉시 소매 안에서 부적을 꺼내 불을 붙여 자객에게 던졌더니, 자객은 손에 든 비수를 떨어뜨렸다.그 순간, 낙청연의 자객의 몸에 겹쳐진 몇 개의 그림자를 보았지만, 그것도 잠깐 보이더니, 어 이상 보이지 않았다.“저건 무엇입니까?” 낙청연은 놀라더니, 즉시 몸을 피했다.“그는 명찰 염라(冥剎閻羅)이다. 그는 삼세의 기억을 끌어안고 있으며, 사람이 아니고 괴물이다! 이 세상에 아마 그를 상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무엇이라고?명찰 염라?어쩐지 그녀는 그 자객의 어깨에서
”린부설! 도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 설마 처음부터 자신을 희생할 생각이었습니까?” 낙청연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힘이 빠졌다.예전에 부설루에서 린부설이 그녀와 했던 그 말들을 생각하더니, 낙청연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미 그때부터 린부설은 자신을 희생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린부설은 오래전에 벌써 그 자객은 명찰 염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서방 안에서, 린부설의 허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 하거라! 네가 들어오면 죽는 길밖에 없다!”낙청연은 눈물을 닦고, 손끝으로 부적을 집어 들고, 옆에 있는 창문으로 내 던지자, 불꽃은 금세 서리를 녹였다.창문이 열렸다!그녀는 즉시 뛰어 들어갔다.그런데 지금 방 안의 모습에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그건 이미 사람과 사람 간의 싸움이 아니었다.그 자객은 이미 땅바닥에 누워 있었고, 공중에서 린부설과 싸우고 있는 것은 명찰 염라였다!명찰 염라와 린부설의 싸움에서 린부설은 분명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명찰 염라가 린부설을 일격만 공격하면 분명 죽게 될 판이었다.낙청연은 흠칫 놀라더니, 즉시 부문삭을 꺼내, 명찰 염라를 향해 내던지고, 동시에 나침반을 꺼내 진을 쳤다.금광 진법이 널리 퍼지자, 린부설은 신속하게 피했다. 하지만 명찰 염라는 그것이 무슨 물건인지 몰라, 무참하게 얻어맞더니, 날려갔다.린부설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선을 잡았다.낙청연은 열심히 린부설에게 협조했다. 혹여라도 린부설이 맞아 혼비백산할까 봐 긴장했다.그런데 마침 이때, 땅바닥에 누워있던 자객이 깨어났다!손에 비수를 들고 맹렬하게 낙청연의 등을 향해 공격했다. 바로 그 순간, 낙청연은 위험을 느끼고 획 돌아섰다.급하게 피했다!그러나 날카로운 비수는 그녀의 허리춤을 지나 피가 줄줄 흐르는 상처를 남겼다. 그녀는 아픈 허리를 감싸 쥐고 피했으며, 그 자객은 비수를 움켜쥐고 끝까지 쫓아갔다.그녀는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린부설은 그의 몸에 삼세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럼 이 몸 안에 세 개의 혼이 있
--“당당한 섭정왕께서 어찌 법을 어기고, 아무 이유도 없이 조정 관리의 관저에 난입한단 말입니까!’관사는 사람을 거느리고 저택에 침입한 부진환을 에워쌓다.“본왕의 사람이 지금 당신의 관저에 억류되어 있으니, 나는 단지 그녀를 데리러 왔을 뿐이다!” 부진환의 어투는 냉랭했다.“그러나 이곳은 부 가입니다! 섭정왕께서 들어오시려면 배첩이라도 가지고 오셔야지, 어찌 제멋대로 침입한단 말입니까? 게다가 우리 관저에는 그 어떤 사람도 억류하고 있지 않습니다!” 관사의 태도는 강경했다.“만약 본왕이 억지로라도 들어가야 한다면?” 부진환의 눈빛은 차가워졌다.“무리하게 들어온다면, 그럼 저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것입니다!” 관사는 호통을 치더니, 이어서 명령했다: “덤벼라!”부진환 뒤를 따르던 소소는 즉시 부 가의 호위들과 싸우기 시작했다.격렬하고 지속적인 전투 끝에, 부진환과 소소는 억지로 부 가의 내원으로 쳐들어갔다.부진환은 사람들을 데리고 내원의 모든 방을 거의 다 찾아 다녔다.오랫동안, 낙청연을 찾지 못하자, 부진환의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다.낙운희가 달려와 낙청연이 진상을 찾으러 부 가에 들어갔다고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낙쳥연이 이렇게 큰 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낙청연이 줄곧 부조를 접근한 것은, 벽해각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서였고, 또한 천매문의 그 자객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그는 몹시 애가 탔다. 중도에 오는 바람에 미처 사람을 더 데려오지 못하고, 소소만 데리고 달려온 것을 탓했다.이렇게 많은 시간을 지체했는데, 낙청연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서방에서, 낙청연은 힘없이 책궤에 기대고 있었다. 원래는 옷감을 찢어 상처를 싸매려고 했다.하지만 시선은 문득 땅바닥에 있는 부문구에 떨어졌다.그 명찰 염라는 린부설이 데려갔다. 그럼 이 부문 안에 잡혀있는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낙청연은 주워 열어보니, 검은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몸부림도 손도 대지 않은 채 어리둥절해서 그
차가운 비수가 날아오자 부진환은 미간이 흔들렸다,그리고는 낙청연을 안아 옆으로 끌어당기고 발로 자객 손의 비수를 차버렸다.소소도 곧바로 서방으로 달려와 자객과 싸우기 시작했다.부진환은 고개를 숙여 품 안의 피투성이가 된 낙청연을 보며 안색이 어두워졌다.“부조를 가까이하여 부가에 접근한 일은 왜 본왕에게 알리지 않았느냐?”“혼자 죽으러 온 것이냐?”머릿속에는 온통 린부설이 사라지던 모습이었지만, 낙청연은 애써 몸을 일으켜 세우며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저는 처음부터 혼자였습니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서운한 어투로 말했다: “본왕은 사람이 아니냐?”낙청연은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섭정왕은… 믿을 만한 사람입니까?”부진환은 복잡한 표정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 “나를 믿지 않았다면, 왜 낙운희에게 말을 전하라 하였느냐?”낙청연은 말문이 막혔다.그렇다. 어찌 됐든 결국에는 부진환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필경 병부 상서의 관저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부진환 뿐이었기 때문이다.오늘 부가에 들어가면 위험할 거라는 것도 낙청연은 알고 있었다. 린부설이 도와주지만, 부진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부만재가 벽해각의 그 많은 사람을 해한 증거는, 부진환이 직접 현장에서 체포해야 했다.아니면 무사히 부가를 떠나도, 모든 게 물거품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부가가 증거를 없애버리면 그만이고, 두 번 다시 기회는 오지 않기 때문이다.바로 이때, 관사가 사람을 데리고 쫓아왔다. 그리고는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란다.“영감님! 공자!”관사는 바닥에 쓰러진 부자에게 향했다.“섭정왕, 어찌 감히 부에서 영감님께 해를 가할 수 있단 말입니까! 왕법을 대체 뭐로 여기는 겁니까!”낙청연은 곧바로 서방에 들어가 상자와 벽해각의 모든 자료를 찾아 부진환에게 건넸다.“그때 벽해각의 사람들은 모두 뜻밖의 사고로 죽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 부만재가 죽인 겁니다! 이게 바로 증거입니다!”낙청연이 물건을 부진환에게 건네자, 부진
낙월영은 이 일을 듣더니 얼굴색이 확 변하여 상을 ‘탁’ 쳤다.“뭐라고?!”낙월영은 깜짝 놀라더니 서늘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낙청연이다! 낙청연이 틀림없어!”“아노, 섭정왕부의 후문을 잘 지키거라!”“난 왕부에 가서 낙청연과 부설이 같이 있는지 확인해야겠다! 오늘 이 여자의 정체를 까발리고 말 테야!”아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떠났다.-섭정왕부.부진환은 낙청연을 안고 정원으로 들어가 등 관사에게 송천초를 데려와 상처를 치료해달라고 분부했다.부진환은 침대 옆에서 낙청연의 상처를 보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일단은 고 신의를 불러 상처를 치료해야하지 않겠느냐?”낙청연은 허약한 팔로 몸을 지탱하며 말했다.“아닙니다, 제가 하면 됩니다.”고 신의를 오게 하면 치료가 아니라 죽을지도 모른다.“사람들이 저를 데리고 오는 걸 다 보았으니 마차 한 대를 부설루에 보내십시오. 그러면 의심하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알겠다.” 부진환은 걱정이 가득 했지만 더 중요한 할 일이 있었다.부만재 부자가 깨어나면 곧바로 중요한 증거를 없앨 게 분명했다.그러니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안 된다. 입궁하여 부가의 압수 수색을 주청하는 건 늦었으니 일단은 저지르고 보는 수밖에 없다!이렇게 생각한 부진환을 걸음을 옮겨 병사들을 모아 부가로 향했다.부진환이 섭정왕부를 떠나는 동시에, 마차 한대도 후문에서 부설루로 향했다.방에서, 지초는 물과 외상약을 함께 가져왔다.낙청연은 그렇게 상처를 처치하며, 치료하기 시작했다.“왕비, 왜 이렇게 또 상처투성이가 돼서 온 겁니까? 전에 상처도 채 낫지 않았는데 말입니다.”지초는 마음이 아파 낙청연 몸에 난 상처를 닦아주었다.“괜찮다, 걱정 말거라.”낙청연은 아직도 린부설을 생각하고 있었다. 린부설은 이제 완전히 사라져, 다시는 나타나지 못할 것이다.그래서 이젠 다 내려놓았다고 했구나.그래서 어머니에 관한 일들을 다 알려줬구나.린부설은 아쉬움없이 떠났겠지만, 낙청연은 마음은 큰 돌에 눌린 듯 답답했
남자는 놀랍고 의심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리고는 말문이 턱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아들아, 이 어미가 널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아느냐? 이제야 만나게 되었구나.” 낙청연은 기쁨에 찬 어투로 말했다.남자는 미간을 찌푸린 채 대답했다.“제 어머니라면… 왜 이렇게 젊은 겁니까?”낙청연은 안타까운 어투로 말했다: “아들아, 네 모습을 보거라. 벌써 다음 생이란다.”“어릴 때 납치되어 아버지와 어머니가 30여 년을 찾아 헤맸건만 네가 부모를 알아보지 못하고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여버렸지 뭐냐!”“죽을 때까지도 우리가 네 부모라고 말을 못 했구나!”“네 아버지는 윤회의 길에 올랐고, 너와 난 영혼이 되었지만 난 육신을 찾았고, 마침내 내 아들도 찾았구나!”낙청연이 지어낸 말에 남자는 깜짝 놀라 어쩔 바를 몰랐다.“정… 정말 어머니입니까?”낙청연은 다급히 물었다: “그렇다! 지금 내 손에 있어 언제든지 사라지게 할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니 내 아들 아니겠느냐!”남자는 벌써 믿는 표정이었다.“그럼… 제 이름은 뭡니까?” 남자는 의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네 이름은 철추(鐵錘)였다. 납치당하고 자객이 된 후에는 뭐라 불렀는지 모르겠구나.”남자는 중얼거렸다: “철추… 내 이름이 철추였다니…”낙청연은 울먹이며 말했다: “아들아, 어머니라고 불러줄 수 있겠느냐?”남자는 머뭇거리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머니.”“그래!” 낙청연은 감격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 어머니 소리를 몇십 년이나 기다렸구나.”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어머니라는 소리가 나올 때부터 모든 기억은 사라졌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명찰 염라와 린부설이 싸울 때, 혼이 몇 개로 갈라져 몸에서 빠져나와 이번 생 자객의 혼은 몸으로 돌아갔고, 명찰 염라는 린부설이 데려갔으니 이 혼은 아무런 기억도 없을 수밖에 없었다.비록 린부설을 죽인 원흉은 아니지만, 그 남자만 보면 린부설이 떠올랐다.사라지게 하는 것이 속에 내려갈 수도 있으나, 남겨두었다가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일단
“낙월영, 누가 내방에 함부로 쳐들어오라고 했냐?” 낙청연은 낙월영한테로 걸음을 옮겨 서늘한 어투로 말했다.낙월영은 살짝 웃더니 입을 열었다: “부설 낭자가 이 방에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전 부설 낭자를 보러 온 것뿐이니, 언니와는 상관없습니다.”“그리고, 이 방에 분명 피비린내가 납니다. 부설 낭자가 다쳐 왕야의 품에 안겨 부에 돌아왔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으니, 부설 낭자는 이곳에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낙청연, 부설 낭자에게 무슨 짓이라도 하면… 왕야가 가만히 둘 것 같습니까?”낙월영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부설 낭자를 어디에 숨긴 겁니까? 지금 바로 만나야겠습니다!”말을 마친 낙월영은 방안을 뒤지며 옷장을 열어보고 침대 밑도 살펴봤다.피가 묻은 옷들은 아직 침대 밑에 있었다.낙청연은 재빨리 낙월영의 팔을 잡고 힘껏 밀쳤다.“낙월영! 넌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곳까지 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왕부가 너랑 무슨 상관이냐!”“부설 낭자는 왕야께서 부설루로 보냈으니 찾으려면 부설루에 가거라!” 낙청연은 날카로운 어투로 살기를 품은 채 입을 열었다.그러나 이 눈빛을 본 순간, 낙월영은 낙청연이 바로 부설이라는 사실을 더 굳게 믿었다.부설도 낙월영한테 이런 태도인데, 낙청연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속아온 것을 생각하니 낙월영은 화가 나 아예 사실대로 말했다.“그렇습니까? 부설루로 가는 마차에 부설은커녕 사람 그림자도 없었습니다!”“부설은 여기에 있는 게 분명합니다! 어서 불러내십시오!”낙월영은 애가 탔다.이때, 다른 사람들도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부설 낭자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숨긴 겁니까?’“섭정왕께서 부설 낭자를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 설마 질투심에 죽여버린 건 아니겠지요?”“어서 내보내십시오!”사람들은 입을 모아 낙청연을 질타하고 몰아세웠다.가면 아래 낙청연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초췌했다. 상처도 점점 아파지니, 이 사람들을 상대할 힘이 없었다.“여긴 섭정왕부다.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행패를 부리
낙청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위운하는 첫 번째로 달려와 흥분하며 입을 열었다: “옷을 헤쳐보면 알겠지요!”“부설이라면, 몸에 상처가 있을 게 분명합니다!”지초는 낙청연을 꽉 안고 위운하 앞에 막아섰다: “지금 정신이 나간 겁니까?! 어떻게 감히 왕비의 옷을 헤쳐보겠다는 겁니까!”하지만 지초 혼자서는 막기 힘들었다.이때, 낙월영은 웃으며 말했다: “위운하의 말이 맞습니다. 낙청연이 부설이라면, 더는 실례하지 않겠습니다. 옷을 벗어 상처를 확인하면, 진실이 드러나겠지요.”“언니, 확인만 시켜 주세요. 해하려는 게 아니라 걱정이 돼서 그럽니다.”말을 마친 낙월영은 사람들을 데리고 앞으로 다가갔다.지초은 낙청연을 꽉 안고 뒤로 물러섰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팔에 상처에는 피가 흘렀고, 낙월영과 다른 사람들 모두 똑똑히 보았다.숨긴다고 해도 낙월영이 나가서 무슨 소문을 퍼뜨릴지 몰랐다.그러니 이런 치욕을 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무례하구나!” 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위운하의 손을 잡고 비틀었다.“앗! 아파라!” 위운하는 너무 아파 소리를 질렀다.낙청연은 힘껏 위운하를 내팽개치고 몰려오는 사람들을 날카로운 동작으로 한 명씩 쓰러뜨렸다.호되게 당한 천금 소저들은 앞으로 다가오지 못했고, 낙월영은 이를 꽉 깨물고 덮쳤다.“언니, 전 그저 상처를 보고 싶을 뿐입니다!”“그러니 한 번만 확인하게 해주십시오!” 낙월영은 다가오며 손을 벋어 낙청연의 옷식을 잡아 옷을 헤치려 들었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낙월영의 팔을 잡더니 손을 들어 낙월영의 뺨을 때렸다.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싸며 낙월영은 분노에 차올라 죽일 듯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낙청연은 힘껏 발로 차 낙월영을 방에서 내쫓았다.순간, 방 안에 있는 사람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모두 낙청연의 솜씨에 깜짝 놀라 어쩔 바를 몰랐다.힘을 쓴 낙청연의 몸에는 또다시 피가 흘렀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작은 소리로 수군거렸다.“정말 부설이었어?”“세상에…”낙청연은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