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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낙청연은 미간을 좁혔다. 며칠 안 되는 사이에 이렇게 큰 변고가 생길 줄은 예상치 못했다.

태부부의 전체적인 풍수나 분위기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약간의 죽음의 기운이 드리워져 기세가 점점 쇠퇴하고 있었다.

“죄를 인정해 자결했다니요?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낙청연은 순간 숨을 쉴 수 없었다.

낙용은 한숨을 쉬며 대꾸했다.

“범산화까지 조사했는데 그 뒤로는 진척이 없다. 범씨 어르신께서 직접 저택까지 찾아오셔서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하셨다. 범산화는 현재 랑랑의 부군이니 아버지께서도 그냥 보고만 계실 수는 없으셨지. 그래서 낙해평에게 범산화를 한 번만 구해달라고 사정했다.”

낙용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목이 메었다.

“하지만 낙해평이 너무 무능했지. 조사는 흐지부지되고 일의 배후도 알아내지 못했다. 이 일이 끝을 맺으려면 누군가 자신의 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늘 아버지를 뵈러 왔는데… 아버지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구나. 그리고 죄를 인정하는 혈서를 남겨 아랫것들에게 궁으로 보내라고 분부하셨다.”

말하면서 눈물을 닦는 낙용의 얼굴은 짧은 사이 몇십 년은 늙은 것 같았다.

낙청연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낙해평!”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째 삼촌!”

부랴부랴 달려온 낙해평은 침상 위의 장면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둘째 삼촌…”

낙해평을 본 낙용은 울컥 화가 치밀어올라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잔을 그에게 힘껏 던졌다.

“무슨 낯짝으로 이곳에 온 것입니까? 당장 나가세요! 나가시라고요! 당신은 저희 아버지의 앞에 나타날 자격이 없습니다!”

낙용은 눈이 벌겋게 되었고 온몸이 경직됐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낙해평을 죽이고 싶었다.

낙해평은 피하지도 않고 그 자리에 멀뚱히 서 있어서 잔에 머리를 맞았다. 그는 괴로운 얼굴로 말했다.

“난 정말 둘째 삼촌을 도울 수 없었다. 하지만 나도 둘째 삼촌이 이런…”

낙해평이 비통한 표정을 짓자 낙청연은 질식할 것 같았다.

화가 머리까지 치솟았던 그녀는 낙해평의 얼굴에 주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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