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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낙청연은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대꾸했다.

“가면이 예뻐서지, 내가 써서 예쁜 것이 아니다.”

잠시 뒤 소유가 그녀를 데리러 왔다.

앞마당에 나가보니 화려하게 단장한 부진환이 보였다. 정교하고 화려한 문양, 고귀하고 신비한 느낌의 비단옷을 입어서 그런지 원래도 차가웠던 얼굴이 더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낙청연을 본 부진환은 순간 흠칫했다.

낙청연은 어쩐지 예전보다 살이 빠진 듯했고 가면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어딘가 단정하고 기품이 흐르는 것 같았으며 왕비의 기세가 있는 듯했다.

“가자.”

낙청연을 기다리던 부진환은 그녀와 함께 저택을 나섰고 두 사람은 같은 마차에 올랐다.

마차 안에서 부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오늘은 상원절 제사가 있는 날이다. 잠시 뒤 넌 그저 본왕을 따라오면 된다. 다른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낙청연은 고개만 살짝 끄덕였을 뿐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 뒤로 두 사람은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궁과 가까워질수록 낙청연은 심장이 더욱 빨리 뛰는 듯했고 어쩐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오늘은 그녀에게 절대 좋은 날이 아니었고 그녀는 제사가 순조롭게 끝나길 바랐다.

종묘 밖에 도착해보니 백관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

제사 역시 종묘 밖에 있었는데 그곳에는 엄청나게 큰 용봉비(龍鳳碑)가 있었고 양쪽 돌기둥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가진 용과 봉이 각각 그려져 있었다.

용 머리와 봉황 머리의 위엄과 기세는 감히 계속 쳐다보고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곳은 풍수가 기가 막혔고 엄청난 위압감도 있어 불경한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문무백관과 황족, 그리고 그 안식구들이 모두 도착해 가지런히 줄 서 있었다.

황제와 태후가 도착하고 나서야 제사가 시작됐다.

태후와 황제가 연이어 향을 피우고 제사를 지냈고 그 뒤로 섭정왕과 황자들의 차례가 되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으나 바로 그때 음산한 기운이 스멀스멀 퍼졌고 낙청연은 돌연 미간을 구겼다.

고개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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