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65화

그 말에 부진환은 깜짝 놀랐고 곧이어 낙청연이 서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멀쩡히 자신의 앞에 나타나자 부진환은 미간을 좁혔고 무슨 얘기를 꺼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런데 부진환이 입을 열기 전에 낙청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왕야, 낙랑랑의 혼례는 끝났으니 저도 이제 별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왕야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오늘 당장 짐을 꾸려 별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낙청연은 일부러 누그러진 어투로 조심스럽게 말했고 그 모습에 부진환은 심경이 복잡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뒷짐을 진 채로 몸을 돌리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잘못을 깨우쳤다면 여기에 남아도 된다.”

그의 너그러운 모습에 낙청연은 속으로 냉소를 흘렸다.

“틀린 것은 제가 아니라 왕야의 편파적인 태도입니다. 왕야께서는 제가 한 모든 일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럼 제가 앞으로 왕야의 눈에 띄지 않게 절 별원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왕야께서는 앞으로 절 기억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그냥 없는 사람처럼 대해주세요.”

낙청연은 성실하게 말했다. 그녀는 진짜 부진환이 다시는 자신을 떠올리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가 다시 섭정왕부로 돌아온다면 좋을 것 하나 없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부진환은 이마에 핏줄이 돋았고 눈동자에 노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불쌍하게 들리는 그녀의 말에 하마터면 마음이 약해질 뻔했다.

하지만 부진환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었다. 낙청연이 가장 잘하는 일이 물러나는 척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었으니 이 또한 그녀의 수단일지 몰랐다.

낙청연은 여전히 자기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고 자신이 엄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으며 엄씨 가문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별원으로 돌아간다고?”

부진환은 몸을 돌리며 싸늘한 시선으로 말했다.

“다섯째와 다시 만날 셈이냐? 다섯째는 제발 널 왕부에 남겨달라고 나한테 애원했었다.”

부진환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낙청연의 반응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나 그가 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