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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2화

호수 위에 옅은 녹색 옷을 입은 사람이 검을 쥐고 춤을 추고 있었다. 얼지 않았던 호수는 그녀의 발밑에서 천천히 얼어붙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마치 그녀 때문에 내리는 것 같았다.

낙현책이 놀란 듯 입을 열었다.

“유생의 검법과 부술이 이런 경지에 이른 줄은 몰랐소.”

심면도 감탄했다.

“정말 대단하오. 자네의 1등 자리가 위험할 듯하오.”

낙현책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단호한 눈빛으로 답했다.

“상대가 강할수록 나는 더 힘이 나오.”

강소풍도 그녀의 모습에 넋을 잃었다.

“이번에 참으로 많은 능력자를 만나게 되었소.”

“심시몽이 자리에 없어 아쉽소. 자리에 있었다면 이렇게 좋은 경치도 보았을 텐데.”

그 말을 듣고 심면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임계천은 심면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먼저 입을 열었다.

“눈앞의 경치에 현혹되면 안 되오. 우리는 이번에 경치를 누리려 나온 것이 아니오.”

“파살문에서 얼마나 위험했는지 잊은 것이오? 심시몽이 왔다면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겠소?”

“아무나 올 수 있는 것이 아니요.”

강소풍은 천천히 차를 마시고 말했다.

“그냥 해 본 소리오. 나도 위험한 것을 알고 있소.”

옆에 있는 심면은 눈을 내리깔았다. 심시몽을 생각하니 그녀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서은서...

그녀는 부모님의 원수를 기필코 갚을 것이다!

넋을 놓고 있을 때 강소풍이 또 입을 열었다.

“심면. 자네와 며칠 동안 지내보니 자네도 나쁜 사람은 아닌듯한데 어찌 심시몽한테는...”

그 말을 듣고 임계천이 다급히 몰래 강소풍을 밀었다.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이니, 강소풍도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자네의 동생이라 그런 것이오?”

“어찌 심시몽에게 잘해주지 않는 것이오?”

다들 심면이 화를 낼 것이라 추측했지만, 심면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는 차분하게 답했다.

“싫어하기 때문이오.”

“심시몽의 어머니도 좋아하지 않고 심시몽도 좋아하지 않소.”

“나의 마음속에는 분노가 있고 원한이 있소.”

“낯선 이처럼 대하는 것이 이미 심시몽에 대한 가장 큰 선심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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