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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5화

비록 천둥과 번개의 흔적이 눈에 뒤덮였지만, 여전히 혈전을 겪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낙현책이 말했다.

“파살문 우두머리가 도망쳤습니다. 정말 동하국과 결탁했다면 증거를 모조리 없앴을 것입니다.”

다들 그럴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주락이 분부했다.

“다들 흩어져 찾아보거라. 안전에 주의하고 혼자 있지 말거라.”

다들 뿔뿔이 흩어져 파살문 전체를 뒤적거렸다.

싸운 곳은 광장이기에 광장을 제외한 다른 마당과 방은 멀쩡해 보였다.

대부분의 방은 옛 모습 그대로였지만 한 정원만 어지러워 보였다. 아마도 파살문 우두머리가 지내던 곳인 듯했다. 방 안의 물건은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마치 누군가 뒤져본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마당 구석에는 편지와 글을 태운 흔적이 보였다.

심면은 웅크리고 앉아 불에 탄 구덩이를 뒤적거리다 제대로 타지 않은 종이를 찾고 말았다.

편지의 말미에는 약재를 천산으로 운반한다는 말뿐이었다.

뒤의 글자는 보이지 않았다.

“심면. 무엇을 찾은 것이냐?”

유생이 궁금한 듯 물었다.

심면이 불에 탄 조각을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보십시오.”

“천산은 지점인 듯합니다. 하지만 뒤에 있는 글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유생은 한참 살펴보다 저도 몰래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절벽?”

“며칠 전 마을 의관에서 약을 사며 천산 절벽을 들은 적 있습니다. 겨울에 접어든 후 산길이 워낙 미끄러워 약을 캐러 산을 오르는 자가 없다고 했습니다.”

“천산 절벽은 워낙 가팔라서 아주 맑은 날에만 산에 오를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심면은 생각에 잠겼다.

“누가 파살문에게 약재를 천산 절벽으로 옮기라 시킨 것일까요?”

유생이 말했다.

“동하국 사람일 수도 있다.”

그 외에 파살문에서 다른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들 먼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돌아가는 도중 생각에 잠겨 있던 심면이 주락에게 물었다.

“이곳 의관의 외상약은 아주 부족한 상황입니다. 의관 일꾼의 말에 의하면 청주에서 사람을 보내 약재를 사 갔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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