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에서 아무리 많은 것을 배워도 밖에서 견식과 심성을 단련하는 것이 낫습니다. 전쟁터는 비록 위험하지만 부 태사도 계시니, 전장에서 전략을 세우는 재간도 조금이나마 배우면 큰 이득이 될 것입니다.”“여제께서 현학 서원의 자제들을 걱정하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고 싶은 자들은 가고, 가고 싶지 않은 자들은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물론 가족들의 동의도 필요합니다.”“이렇게 되면 누군가 정말 문제가 생기더라도 스스로 결과를 책임질 것이고 여제의 앞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입니다.”“현학 서원도 미래의 황제를 양성하는 것이니, 나라를 지키는 전쟁터로 가서 나라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쟁터가 위험할수록 그 자리의 책임과 중임을 더욱 잘 깨달을 것입니다.”“이것은 얻기 힘든 기회입니다!”“가고 싶습니다!”“허락해 주십시오! 간청하옵니다!”심면은 무릎을 꿇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낙요는 이 말을 들은 후 조금 의아했다. 그리고 이내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이것을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 전쟁터의 위험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생사가 걸린 일이지, 경험의 기회가 아니다.”“이 싸움은 이길 것이다. 하지만 이기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네가 그중 하나일까 봐 두렵지 않으냐?”심면은 여전히 확고한 눈빛으로 단번에 답했다.“나라를 지키기 위해 죽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전쟁터에 가겠다고 굳게 결심한 것을 보고 낙요는 곰곰이 생각하다 결국 승낙했다.“그래. 기어코 가려는 이상 말리지 않겠다.”“하지만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집안 어른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현학 서원 전체가 자발적으로 참가할 수 있다고 백서에게 명을 내릴 것이다.”이 말을 듣고 심면은 매우 기뻐했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됐다. 별일 없으면 돌아가서 준비하거라. 내일 제사장족 제자들과 함께 떠나거라.”“예!”심면은 감격에 겨워 조영궁을 뛰쳐나갔다.현학
강소풍은 안색을 확 바꾸고 다급히 말했다.“아이고, 어찌 말한 것이오?”임계천이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장담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소?”심면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런 것이었소?”“강소풍, 자네도 사나이로서 약속을 지켜야지 않겠소? 장차 대장군이 될 사람인데 책임감이 있어야 하오.”강소풍의 안색은 어두웠고 난감해 보였다.심시몽은 강소풍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충동적으로 승낙하지 말라고 뜻을 전했다.하지만 강소풍은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허락했다.“난 말한 대로 하는 사람이오!”심면이 흐뭇하게 웃었다.“좋소. 오늘부터 자네는 나의 부하네.”“자네에게 위험한 일을 시키지 않을 것이오. 나를 도와 차를 따르고 심부름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소?”강소풍은 비록 내키지 않았지만, 자신이 내뱉은 말이니 억지로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물론이요.”“먼저 따뜻한 차 한 잔 갖고 오시오.”심면은 마음껏 심부름시켰다.강소풍은 바로 차를 끓이러 갔다.심시몽은 이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불쾌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언니, 모두 동기니 그럴 필요까지 있습니까?”큰일도 아닌데 심시몽이 억울하고 불쌍한 모습을 보이자, 오히려 심면이 강소풍을 난처하게 하는 것 같았다.심면은 콧방귀를 뀌었다.“강소풍이 차를 따르는 것이 안타까우면 네가 도우면 되지 않느냐?”“내가 괴롭힌 것처럼 억울하게 굴 필요 없다.”말을 마치고 심면은 차갑게 돌아서 떠나갔다.그녀는 짐을 싸고 내일 청주로 출발하기를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백서도 현학 서원에 와서 이 일을 설명했다.그래서 서원은 미리 모두를 궁에서 내보내고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이 일을 의논할 수 있게 했다.집안 어른의 허락을 받아야 대오를 따라 청주로 갈 수 있다.이 소식을 듣고 낙현책이 현학 서원으로 왔다.“여제께서 서원 제자를 청주로 보내는 것을 승낙했다고 들었습니다!”낙현책은 마음속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심면도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심면은 할아버지의 호흡을 확인하고, 살아 계신 것을 확인한 후에야 놀란 가슴을 조금 쓸어내릴 수 있었다.그녀는 얼른 할아버지의 맥을 짚고 약사발을 확인했다.할아버지께서 몸이 안 좋으신 것이 아니라, 많은 양의 안신탕을 드시고 잠들어 계신 것이었다.할아버지께서 아프지 않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안신탕으로 인해 심면의 마음은 무거워졌고 저도 몰래 무서웠다.만약 그들이 할아버지께 안신탕이 아닌 다른 약을 먹였더라면 어떻게 됐을까?할아버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돌아가셨을 것이다.그렇게 애를 써서 현학서원에 들어가, 필사적으로 노력한 이유는 할아버지를 보호하고 할아버지가 잃어버린 보물을 되찾기 위해서였다.그러나 그녀는 집에 없는 동안 할아버지께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 여자가 일부러 할아버지께 안신탕을 먹인 것은 그녀를 경고하기 위해서였다.할아버지께 이불을 덮어 드리고 심면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떠났다.그녀는 이내 본청으로 향했다.심부인과 심시몽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큰 밥상에 음식이 가득했지만 두 사람만 자리에 앉아 있으니, 괜히 썰렁해 보였다.심부인은 심면이 오는 것을 보고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웃는 얼굴로 맞이했다.“아면아, 나와 시몽은 줄곧 너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음식이 식기 전에 어서 와서 먹으렴”“날도 추우니, 특별히 술을 데웠다. 함께 한잔하고 몸을 녹이자.”심부인은 심면을 끌고 자리에 앉아 열정적으로 그녀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옆에 있는 심시몽은 질투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심면이 오지 않자, 그녀는 젓가락조차 들 수 없었다.모든 일은 심면이 우선이다.하지만 그녀야말로 어머니의 친딸이다!“아면아, 네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궁에서 쉽게 먹을 수 없을 텐데 어서 많이 먹거라.”심부인은 열정적으로 심면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심면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싸늘하게 물었다.“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입니까? 솔직히 말하세요.”“할아버지께 나쁜 일이라도 생기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심부인이 말을 이었다.“할아버지께서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셨어. 아마도 네가 전쟁터에 나가 큰 위험에 빠지는 꿈을 꾸셨던 것 같아. 만약 깨어나셔서 네가 전쟁터에 갔다고 아신다면 무척 불안해하실 거야.”“우리 집안은 큰 가문과 달리 사람이 적다. 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우리 집안은 큰일이 날 것이야.”“전쟁터가 뭐가 좋단 말이냐? 가지 말거라.”심부인은 할아버지 얘기를 꺼내며 심면을 설득했다.심면은 분노에 차올라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하지만 그녀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위험을 무릅쓰고 할아버지를 홀로 집에 남겨둘 수 없었다.그녀도 심부인이 청주에 가는 것을 막으려고 할아버지로 협박할 줄 생각지 못했다.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위험한 전쟁터에서 그녀가 죽기라도 하면 심부인에게는 더 좋은 일이 아닌가? 대체 왜 그녀를 막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심면은 심부인이 진심으로 그녀를 위해 생각한다고 믿지 않았다.“예. 가지 않겠습니다.”심면은 이를 악물고 이 말을 내뱉었다. 심부인은 순간 싱글벙글 웃으며 얼른 심면에게 닭다리를 주었다.“효도할 줄 아는 참한 아이구나.”“자, 먹거라.”심면은 눈앞에 반찬이 가득 담긴 밥그릇을 바라보았다. 분명 배가 고팠지만 무언가 마음속에 걸린 것처럼 내키지 않았다.“배가 고프지 않아 먼저 돌아가겠습니다.”심면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심부인은 안색이 살짝 변했지만 이내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돌아와 식사를 계속했다.심시몽은 심면의 그릇에 가득 찬 반찬을 보고 자기의 그릇을 힐긋 보았다.그녀의 어머니는 홀로 밥을 먹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시몽은 마음속에 돌덩이가 걸려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순간 맞은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시몽아.”심시몽은 기뻐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들었다.“어머니...”“왜 밥을 먹지 않고 꾸물거리는 것이냐? 먹고 싶지 않다면 방으로 돌아가 책을 읽고 글을 익히거
그 후 강소풍과 임계천도 도착했다.하지만 심면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유생은 낙현책 옆에 다가와 함께 성문을 바라보았다.“이렇게 늦었는데도 안 온 것이냐? 무슨 일이 있어서 못 오는 것 아니냐?”말이 끝나자마자 대오 쪽에서 출발하려는 소리가 들려왔다.모두 마차에 올라 출발할 준비를 했다.낙현책은 제자리에 서서 조급하게 성문을 바라보았다.“낙현책, 유생. 마차에 올라 떠날 준비를 안 하고 뭐 하고 있는 것이냐?”대오를 이끄는 사람이 다가와 소리쳤다.낙현책이 다급히 말했다.“아직 오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상대는 명부를 꺼내 보았다.“누가 도착하지 않은 것이냐? 명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도착하였다.”낙현책은 깜짝 놀라 그에게 다가가 명부를 보였다.“심면이 있습니다. 심면이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낙현책의 말을 듣고 상대는 명부를 훑어보고 답했다.“심면의 이름이 없다. 심면은 참가하지 않았다.”“그럴 리 없습니다! 현학서원 학생들이 청주에 갈 수 있는 것도 심면이 여제께 부탁하러 간 것입니다. 분명 가려는 사람인데 빠뜨린 게 아닙니까?”대오를 이끄는 사람이 고개를 저었다.“빠뜨릴 리 없다.”“오늘 조영궁에서 보낸 명부이다. 게다가 여제께서도 확인했으니, 분명 틀리지 않았다!”“심면은 줄곧 궁으로 들어가지 않았고 집안 어른의 동의 서신도 보내지 않았다. 심면은 참가하지 않았다.”“그만하고 떠나자꾸나. 시간을 지체하지 말거라.”상대는 책자를 거두고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낙현책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그럴 리 없습니다. 제일 청주에 가고 싶었던 사람인데 안 갈 리가 없습니다.”“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다! 심가에 가봐야겠습니다!”낙현책은 말을 마치고 바로 성안으로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유생이 그를 가로막았다.“미친 것이냐?”“우리는 엄한 관리를 따라야 한다. 제멋대로 대오를 이탈하면 제명될 것이다! 심면의 성격에 무슨 일이 생길 수 있겠느냐? 아마도 올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우유는 곰곰이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꼭 그렇지는 않다. 두 사람을 주의해야 하느냐?”낙요는 생각에 잠겼다. 두 사람은 모두 젊은 세대에서 뛰어난 사람들이고 여국의 미래다.“너무 눈에 띄지는 않게 주의하거라.”“그래.”얼마 지나지 않아 목 승상이 심면을 데리고 왔다.낙요가 왜 청주에 가지 않았는지 묻자, 심면은 한참 망설이다 답했다.“제 문제입니다. 가고 싶지 않아졌으니, 제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낙요는 그녀의 반응을 보고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목 승상도 입을 열었다.“제가 방금 물었을 때도 이렇게 답했습니다.”낙요가 말을 이었다.“심면아, 너답지 않구나.”“무슨 어려운 일이 생겼다면 언제든지 말하거라.”“네가 사정하러 왔기에 현학서원 학생들에게 청주로 가는 것을 승낙하였다. 네가 가지 않는 것은 너무 이상하지 않으냐?”“기어코 거짓을 고하면, 군주를 무시하는 것과도 같다.”이 말을 듣고 심면은 바로 무릎을 꿇었다.“용서해 주십시오! 사실 할아버지께서 아프셔서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를 홀로 남겨둔 채 청주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그녀의 답을 듣고 낙요는 바로 알아차렸다.“효성이 지극한 아이구나. 돌아가서 준비하고 내일 청주로 떠나거라.”심면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고 눈을 크게 떴다.“여제...”낙요는 목 승상을 보며 말했다.“목 승상, 다시 심가로 가서 심가 어르신을 태의원으로 모시게.”“심면. 네 할아버지는 태의원에서 지낼 테니 걱정 없이 청주로 갈 수 있을 것이다.”그 말을 듣고 심면은 아주 기뻤다. 그녀는 흥분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감사하옵니다!”“돌아가서 준비하거라.”목 승상은 심면과 함께 심가로 돌아가 심면의 할아버지를 찾아뵈었다.심부인은 열정적으로 따라다니며 정성껏 대접했다. 그러나 그녀는 목 승상이 왜 하루에 두 번씩이나 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목 승상은 쓰러진 어르신을 본 후 말했다.“심가 어르신의 몸이 좋지 않으니, 그를
심시몽에 옆에 서서 몇 번이나 불렀지만 어머니는 줄곧 심면이 타고 있는 마차만 쳐다볼 뿐이었다.“어머니!”심시몽은 목소리를 높이고 어머니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언니는 이미 멀리 갔으니, 더 이상 보지 말거라.”심부인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심시몽을 힐긋 보았다. 그녀는 옷소매로 심시몽의 손을 떼어내고 말없이 몸을 돌려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심시몽은 바로 눈시울을 붉혔다.“어머니...”-심면은 비록 하루 늦게 떠났지만 빨리 움직인 터라 이틀 만에 대오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하루 종일 길을 재촉하다 밤이 되자, 심면은 인근에 있는 역전에 묵었다.그녀와 함께 온 네 명의 병사는 목 승상의 사람이었다.“심면 아가씨. 제사장족의 대오에 연락을 했으니, 아마 속도를 늦출 것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내일 오후에 대오와 합류할 수 있습니다.”병사는 심면을 방으로 바래다 주고 특별히 소식을 전했다.심면이 고개를 끄덕였다.“수고가 많습니다.”“도성으로 돌아가면 꼭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병사는 웃으며 답했다.“그런 말씀 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도 명을 따를 뿐입니다.”“푹 쉬시고 내일 아침 일찍 떠납시다.”병사는 말을 마치고 방에서 물러났다.심면은 음식을 조금 먹고 침대에 누웠지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여제가 그녀를 도운 것을 생각하니, 여전히 마음이 뭉클했다.여제는 매일 바쁘게 지내서 그녀의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애써 할아버지를 궁으로 모셔와 걱정하지 않게 해주었다.왜 낙현책이 여제를 그렇게 감싸고 자랑스럽게 여제 얘기를 꺼내며 다른 사람들이 여제를 욕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지 알 것 같았다.그녀는 정말 낙현책이 부러웠다.낙현책은 비록 고아지만 지금은 대단하고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다.하지만 그녀는 부모님이 계셔도 고아와 같은 처지다.생각에 잠기다 보니 결국 밤은 깊어졌다.적막 속에서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끼익’심면은 경계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문은 아직 닫혀 있었고 그녀의 방
창문 옆에 있던 병사는 마차가 떠난 것을 보고 재빨리 품에서 신호탄을 꺼내 터트렸다.이내 칼을 뽑아 몸을 돌려 적과 맞섰다.자객들이 모두 뛰어 들어왔고 30~40명이 바로 그들을 포위했다.네 사람은 마지막 순간까지 혈투를 벌였다.-심면은 채찍질하며 쉴 새 없이 도망쳤다. 날이 밝고 쫓아오는 자객이 없자 그녀는 그제야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다음 역전에서 소식을 전해 지원을 요청하려 했다.그러나 그녀는 곧 역전에 도착할 때 역전 밖에 두세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서성이는 것을 보았다.심면은 바로 마차 안에 숨어 몰래 관찰했다.역전 밖에는 여러 마리의 말이 묶여 있었고 말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사람들도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어젯밤 그 자객들과 비슷한 옷차림이었다.청주로 가는 길에도 매복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이 길은 갈 수 없다!바로 이때, 역전 밖을 순찰하던 사람들이 앞으로 가지 않는 마차에 주의를 기울였다.그들은 마차를 확인하려 상의했다.그 순간 심면의 가슴은 터질 것 같았다.심면은 조심스럽게 마차 창문에서 기어 나왔다. 사방은 탁 트여 있었고 숲과 멀리 떨어져 있는 터라 지금 도망가면 분명 들킬 것이다!그녀는 먼저 마차 밑으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마차에 다가왔다. 마차의 가림막을 젖히고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을 발견한 후 그들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큰일이다. 사람이 도망갔다!”“어서 쫓아라!”그들은 주위를 살핀 후 역전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심면은 마차의 아랫단을 꽉 잡고 놓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주위의 인기척이 사라지자, 그제야 심면은 마차 밑에서 나왔다.마차를 타고 떠나면 너무 눈에 띄고 마차를 떼어내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게다가 말도 이틀 동안 달렸으니 더 이상 달리지 못할 것이다.그녀의 시선은 역전 밖의 마구간으로 향했다.역전은 크지 않았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 자객들은 모두 그녀를 잡으러 자리를 떠났고 역전 밖에는 사람이 없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