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금광이 아주 은밀하든가 혹은 거리가 비교적 멀 든가, 아니면 금광이 크지 않거나 원동력이 강하지 않다.산은 범위가 매우 넓었기 때문에 그녀는 잠리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두 사람은 절벽곡에 도착했다.이곳은 이 이름처럼 산 한 채의 가운데를 쪼갠 것처럼 가운데가 깎아지른 듯 가파르게 펼쳐져 있었다.유일하게 갈 수 있는 길은 가파른 암벽 산의 잔도였다.이 잔도가 언제 건설되었는지 모르지만, 이 잔도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고 잠리가 말했다.하지만 근처에 이 잔도를 건너가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왜냐면 보기만 해도 위험해 보였고 단단한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낙요는 벼랑 끝에 섰다.바람은 매우 강했고 귓가를 휙휙 스쳐 지나갔고 마치 포효하는 맹수 같았다.여기서 떨어지면 분명 산산조각이 나고 말 것이다.“조심하세요!” 잠리가 말했다.낙요는 뒤로 물러났다.그녀는 느꼈다!곧바로 나침반을 꺼내고 부적 한 장을 날렸다.나침반은 한바탕 빠르게 돌아가더니 멈추었다.부적은 바람 속에서 몇 번 빙빙 돌더니, 결국 오른쪽 방향에서 타버렸다.이번에 낙요는 더욱 강한 원동력을 더 선명하게 느꼈다.“바로 그 아래요.”“내려가야 하오.”잠리는 살짝 놀랐다. “지금?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고 잔도가 단단한지도 모르니, 일단 돌아가서 밧줄이라도 좀 가져오는 게 어떻소?”“그것도 좋소.”그리하여 두 사람은 되돌아가 밧줄을 가져올 생각이었다.하지만 중도에서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누가 오는 거 같소!”두 사람은 즉시 숨었다.지금은 해가 지고 숲속에는 한 가닥의 노을빛만 남아 있었고 비교적 어두웠다.그 사람들은 낙요와 잠리를 발견하지 못했다.전방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바로 서진한이었다!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라오고 있었고 하나같이 매우 굵은 밧줄을 어깨에 메고 대나무 광주리를 메고 있었으며 그 안의 철기가 끊임없이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기세를 보아하니 금광을 캐러 가는 것 같았다.낙요는 고개를
잠리가 물었다. “들어가 보겠소?”낙요는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소.”두 사람은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나침반의 반응은 더욱 커져갔다.그 숨결, 낙요는 낯설지 않았다.안에서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자, 낙요와 잠리는 이전에 들어왔던 잔도를 통해 절벽곡을 떠났다.그들은 곧바로 산에서 내려갔다.잠리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이제 무엇을 하면 되오?”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 “서진한을 지켜보면 되오.”“서진한이 금광을 옮기려 한다면 막을 필요 없소.”낙요의 이번 목적은 금광의 위치를 알아내는 거였다.서진한이 금광을 조금이라도 몰래 삼킬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거다.그가 힘들게 금광을 옮기는 것을 내버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잠리는 고개을 끄덕이었다.그 후 며칠 동안 낙요는 곡유진에 머물렀다.잠리는 매일 서진한을 지키러 갔고 매일 밤 서진한의 일과를 낙요에게 보고했다.며칠째, 서진한은 금광을 나르고 있었다.그는 금광을 도주성 밖의 비교적 외진 곳의 별원에 숨겨 두었다.대략 7일 후.서진한은 50여 명이 되는 대오를 꾸렸고, 모두 군대의 고수들이었다.그들은 그 금광을 들고 도주성을 떠났다.낙요는 서진한의 계획을 알 수 없었기에 직접 따라갔다.하지만 서진한은 역참에 도착하자마자, 밀보를 써서 급히 도성으로 보냈다.낙요는 중도에서 서신을 가로챘다.서신을 열어 본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서신은 황상에게 보내는 것이었고, 금광을 발견했으니, 황상더러 병사를 보내 마중 오라는 내용이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서신한이 금광을 보고하다니, 몰래 삼킬 생각이 없었다고?낙요는 서진한의 이 행동은 눈속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또 몰래 따라갔다.매번 역참에 도착하면 서진한은 황상에게 서신으로 여정을 보고했다.매우 신중해 보였고 전혀 사심이 없었다.그래서 낙요는 아신을 통해 서신 한 봉을 우유에게 보냈다.우유더러 제사일족 제자들을 보내 서진한을 맞이하라고 하고 낙요는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일단 도주로
부소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더할 나위 없소.”그래서 낙요는 부소를 데리고 곡유진으로 와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도주는 매우 컸기 때문에 사람을 찾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래서 낙요는 밤에 나침반으로 위치를 점쳐보았다.대략적인 방향과 위치를 알아냈다.부소가 낙요의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잠리와 부경한도 많이 도와줬다.다음 날, 그들은 할아버지를 찾으러 출발했다.일행은 도주성 밖의 황량한 들판으로 찾아왔다.잠리가 입을 열었다. “서진한의 별원이 이 근처 아니요?”“어디에 있을까?”낙요는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 근처에는 그 저택 하나뿐인 것 같았소. 돌아보자고.”서진한은 이전에 금광을 이곳에 숨겼다.지금 서진한이 금광을 들고 도주성으로 갔으니, 지금 별원에는 사람이 없어야 맞다.하지만 그들이 별원에 잠입한 후 누군가 여전히 불을 피우고 밥을 하는 것을 보았다.별원에는 계집종들과 사내종들만 있었다.낙요는 미혼향으로 그들을 혼절시킨 후 별원으로 들어가 수색하기 시작했다.모든 방을 놓치지 않았다.낙요가 매우 외진 곳의 조용한 정원을 찾았을 때, 그녀는 정자에 앉아 있는 부창을 한눈에 알아보았다.낙요의 안색이 확 변했다. “부창 할아버지!”낙요는 다급히 밖을 향해 부소를 불렀다.그리고 급히 정원으로 들어가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부창 한 사람뿐이었다.부창은 천천히 눈을 떴다.눈빛은 약간 흐렸고 낙요를 보더니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멀뚱히 바라만 보았다.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그 눈빛에 낙요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할아버지! 할아버지!” 부소는 감격에 겨워 다급히 달려왔다.하지만 부소가 달려가 부창을 와락 끌어안았지만, 부창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표정에 변화도 없었으며 눈빛은 흐리멍덩했다.보고 또 보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은?”순간 부소는 굳어 버렸다.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부창을 쳐다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입니다! 부소입니다!”“저를 모르겠습니까?”부창은 미간을 찌푸
낙요는 잠깐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반만 풀면, 혹시 할아버지의 기억을 조금 되돌릴 수 있소.”“비록 기억이 완전하지 않고, 또한 다시 기억을 잃을 수도 있지만, 목숨을 잃는 것보다 낫소.”이 말을 들은 부소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렇게 하는 수밖에!”“그럼, 대제사장께 부탁하오.”낙요는 나침반을 꺼냈다. “그럼, 당신은 정원 밖으로 가서 지켜주시오.”정원에 그녀와 부창 두 사람이 남자 낙요는 혈봉술을 풀기 시작했다.부소는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며 서성거렸다.향 한 대가 다 타고 나서야 낙요는 그를 불렀다.낙요는 부창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부창은 또다시 서서히 눈을 뜨더니, 여전히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눈빛은 곧 맑아졌다.얼굴에 한줄기 희색을 띠며 말했다. “부소!”부소는 몹시 격동되었다. “할아버지!”“저를 알아보시는 겁니까?”부창은 웃으며 고개를 들더니 낙요를 쳐다보며 말했다. “대제사장도 계시는구먼.”낙요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보아하니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부소가 다급히 물었다. “할아버지, 그동안 어디 가셨던 겁니까? 누가 할아버지를 여기에 잡아 온 겁니까? 누가 혈봉술을 할아버지에게 쓴 겁니까?”이 말을 들은 부창의 눈빛은 또 망연해졌다.그는 한참 생각한 후에야 기억했다.“서진한이다.”“서진한이 나더러… 무슨 봉인을 풀어달라고 한 것 같은데… “부창은 미간을 찌푸리며 곰곰이 생각했지만, 다른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하지만 낙요는 깜짝 놀랐다. “봉인을 풀어달라고 했다고요?”낙요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진지하게 물었다. “할아버지, 혹시 절벽곡의 금광과 관련이 있습니까?”그곳에 대진이 있었다.그날 서진한이 금광을 파헤친 후, 진법의 힘이 솟구쳐 나오려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또한 서진한이 금광을 몰래 삼키지 않은 것을 보면, 서진한은 처음부터 금광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뜻하며, 그가 원하는 건 금광 뒤의 물건이다.이 또한 부창더러 봉인을 풀라는 목적이다.그녀의
부소가 물었다. “양행주는 언제 돌아오는 거요? 할아버지는 이미 이 지경이 되었으니, 그에게 할아버지는 더 이상 필요 없겠죠?”부소는 당연히 할아버지가 살아 있기를 원했다.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그때 할아버지 혼자 천궁도에 남아 있기로 결심한 건 바로 과거에 한 일에 대해 목숨으로 속죄하려는 것이었다는 것을.“양행주는 지금 천궐국에 있소.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오. 당신은 일단 할아버지를 모시고 산으로 돌아가시오.”“8개의 진안, 이미 6개를 풀었소. 양행주가 없어도 그를 대신해 이 임무를 완수하는 사람이 있다니!”부소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물었다. “그럼, 다음 계획은 무엇이오?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 주시오!”“알겠소.”오후에 낙요와 잠리는 또다시 절벽곡의 금광으로 갔다.깊이 걸어 들어가서야 낙요는 이 금광은 일찍이 사람들이 캐갔다는 것을 발견했다.통로는 매우 깊었다.그리고 통로 끝의 지면 위 진법은 이미 완전히 파괴되었다.낙요는 이곳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나침반을 꺼냈다.이 진안을 통해 다른 진안의 위치를 찾을 생각이었다.잠리는 옆에서 낙요의 안전을 지키고 있었다.이렇게 하룻밤을 지냈고 다음 날 저녁 무렵에야 낙요는 마침내 나머지 두 개의 진안 위치를 파악했다.낙요는 돌멩이로 땅 위에 지도를 그렸다.나머지 두 개 진안의 원동력은 하나는 강하고 하나는 약했다.강한 건 아마도 중심 진안일 것이다.지도를 꺼내 땅 위의 지도와 비교한 후, 낙요는 나머지 진안의 위치를 확정했다.그녀는 저도 몰래 깜짝 놀랐다.중심 진안이 강화진에 있다니!낙요는 문득 그때 강화진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그 산에 금광이 있었다!초목이 왕성하고 활기차게 흐르는 강물, 오행의 힘은 모두 극히 강했다.그때 그녀는 하마터면 그 안의 봉인을 풀 뻔했다.그때 매우 험난하게 몸을 뺄 수 있었다.알고 보니 그곳에 진압된 것이 바로 동초 대제사장이었다!알고 보니, 그녀는 진작에 동초 대제사장을 만났고 또한 그와 맞붙어 보기도 했다.
서신을 아신 발목에 묶고, 하늘 높이 날아가는 아신을 보며 낙요도 말을 타고 출발했다.두 사람은 수일간 길을 재촉한 끝에 운주에 도착했다.둘은 이틀 만에 일곱 번째 진안을 찾았다.낙요와 잠리는 그 동굴로 향했다.동굴의 진법은 이미 느슨해져 강력한 살기가 꿈틀거렸다.낙요는 즉시 나침반을 꺼내 피로 진법을 가동해 봉인을 든든하게 했다.진법을 든든하게 만드느라 밤을 꼬박 새운 낙요는 팔다라에 힘이 풀렸다.하산 후, 두 사람은 객잔에 가서 쉬었다.낙요는 힘든 나머지 눕자마자 잠에 들었다.그러나 낙요 일행이 하산한 후, 어떤 그림자가 동굴 속으로 서서히 들어갔다.동굴 속 깊은 곳에 도착한 침서는 눈에 띄는 진법을 보자 눈을 찌푸렸다.“진법이 강해졌어, 골치 아프군.”그러나 한참 관찰한 후, 침서는 비수를 꺼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손바닥을 가르고 분사검을 꽉 잡았다.침서는 피가 떨어지는 손으로 진법을 그렸다.분사검과 핏빛 진법이 어우러지자, 붉은 그림자가 하늘로 떠올라 강한 바람이 불었다.순간, 땅에 있던 진법은 흔들리기 시작했다.침서는 곧바로 검을 진법에 꽂았다.광풍이 불고 피가 흘렀다.분사검은 끊임없이 피를 흡수해 진법을 파괴하는 검기를 형성했다.침서는 창백한 안색으로 거의 반쯤 넋이 나갔다.그제야 진법은 파괴되었다.강력한 힘이 폭발한 후, 동굴은 조용해졌다.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바닥의 진법도 사라졌다.침서는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분사검을 꽉 잡고 고통스러운 듯 가슴을 움켜쥐었다.-산 아래의 객잔.잠에 들었던 낙요는 눈을 번쩍 뜨고 몸을 일으켰다.그러고는 창밖으로 가서 그 산을 바라보았다.은은한 금빛이 흩어지는 것 같았다.낙요는 나침반을 꺼내고 미간을 찌푸렸다.7번째 진안도 파괴되었다.낙요는 급히 내려갔고, 마침 잠리는 객잔 밖에서 말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잠리는 궁금한 듯 물었다.“돌아가는 것이오?”“푹 쉬지 못한 거 아니오? 안색이 안 좋소.”낙요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산을 바라보았다.“진법
“그렇다면 이제 어떡하오?”잠리가 물었다.낙요는 생각했다.이제 7번째 진안도 풀었으니, 남은 건 중심 진안의 봉인이었다.비록 봉인을 풀기 쉽지 않지만 일단 풀리면 동초는 풀려날 것이다.그렇다면 강회현의 백성들이 가장 먼저 화를 입는다.안전을 위해 우선 강회현의 백성을 다른 곳에 보내야 했다.“강회현으로 가는 게 좋겠소.”하여 두 사람은 다시 길을 떠났다.그러나 낙요가 체력을 과하게 소진한 탓에 주야불문으로 길을 재촉하긴 힘들었다.하여 두 사람은 마차를 갈아타고 강회현으로 향했다.셋째 날쯤, 낙요는 부진환의 서신을 받았다.서신을 본 낙요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양행주가 진법이 곧 파괴되니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며 내일 여국으로 떠난다고 하오.”7번째 진안까지 풀리니 양행주도 느꼈던 것이다.그러나 부진환은 더 이상 양행주의 시간을 끌 수 없었다.시간이 더욱 촉박했다.양행주가 동초 대제사장을 부활하려면, 최종 목적지는 반드시 강회현이다.어서 준비해야 했다.돌아가는 길에 낙요는 각 세력에 서신을 보냈다.낙요 혼자만으로는 양행주의 상대가 아니었다.그러나 천궁도, 박씨 가문, 반귀성, 귀도 그리고 제사 일족의 힘을 합쳐 매복하면 가능성이 있었다!동시에 도성에 서신을 보내 우유에게 강회현으로 간다고 소식을 전했다.그렇게 낙요는 계속 길을 재촉했다.이와 동시에, 양행주가 여국에 온다는 소식도 슬며시 퍼지고 있었다.서진한은 이미 금광 사건을 황상께 아뢰었고, 황상은 매우 기뻐하며 서진한을 도주의 새로운 장군으로 봉했다.서진한이 도주로 임명하려던 그때, 류연이 달려왔다.“이렇게 가는 겁니까? 저는요?”서진한은 멈칫하더니 심각한 안색으로 류연의 어깨를 툭툭 쳤다.“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으니 돌아올 겁니다. 잠시 도주에 돌아는 것 뿐이니…”“돌아오면 반드시 데려가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류연은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섰다.“이미 저를 한번 버리더니, 또 버리는 겁니까?”“서진한, 저를 이용하는 거지요?”류연은 눈시울을 붉
이 말을 들은 진익은 손을 떨었다.“부진환? 어찌 돌아온다는 것이냐!”진익은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어떻게 해서 낙요를 여국에 남겨두었는데, 부진환이 또 찾으러 온다고?!“짐이 새로운 임무를 주겠다. 도주에 돌아가지 말고 우선 부진환을 여국으로 쫓아내라.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하지만 서진한은 난감한 듯 말했다.“황상, 밀서에 의하면 부진환 옆에 양행주라는 절세 고수가 있다고 합니다.”“양행주는 부진환을 제물로 바쳐 연모하는 여인을 부활하려고 한답니다.”이 말을 들은 진익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제물? 연모하는 여인?”“그런 일이 있었구나!”“그렇다면 막지 말아라.”진익은 한시름 놓았다.얌전히 천궐국에 있을 것이지, 굳이 여국으로 와서 죽음을 자초한다면 진익과도 큰 상관이 없었다.죽으면 낙요도 천궐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니,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그러나 진익은 곧바로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이 일을… 대제사장은 아느냐?”서진한이 답했다.“대제사장의 능력으로는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진익은 또다시 인상을 찌푸렸다.“이 일을 알고 있으니 부진환을 구하려고 하겠구나.”“낙요의 발목을 잡을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진익이 이미 이런 생각을 하자, 서진한은 곧바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황상, 여국에서 낙요 대제사장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황상뿐입니다.”“무슨 소리냐?”진익은 흥미로운 듯 물었다.“황상은 여국의 미래입니다. 황자가 없어 황실 혈통이 없으니, 대제사장은 무조건 황상부터 지킬 겁니다.”“황상께서 위험하다면… 대제사장은 반드시 황상을 먼저 구할 겁니다.”“이건 대제사장의 직책입니다!”이 말을 들은 진익은 생각에 잠겼다.“일리가 있구나.”“그렇다면 네가 짐을 협조해라!”“예!”-열흘 후.낙요는 마침내 강회현에 도착했다.낙요는 곧바로 유 현령을 찾아 백성들을 소집해 강회현을 떠나라고 했다.대규모 인구 이동은 기타 현의 협력이 필요하기에, 낙요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렇게 이틀 후, 낙요는 우유의 밀
“대체 뭘 하려는 거냐!”초경이 매섭게 물었다.“나는 살고 싶다. 나를 풀어주면 안전한 곳에 가서 이 여자를 풀어주마.”그 말을 듣고 초경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너를 풀어주면 천초를 놓아줄 것이라 믿지 않는다.”묵계가 담담하게 웃었다.“비록 웅황주가 나를 몰아냈지만, 이미 이 여인의 몸에 혼을 한 가닥 남겼다. 지금 두 가닥의 혼이 몸에 들어있으니, 7일 후 혼을 잃고 나의 몸이 될 것이다.”“이 몸은 이제 내 것이다.”“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얘기할 자격도 없다. 내 말대로 해야 이 여자는 살 기회가 있다!”“나를 놓아주거라!”묵계의 위협에 초경은 주먹을 꽉 쥐고 분노를 억눌렀다.“가거라.”“3일 후, 반드시 천초를 만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널 찾아 죽일 것이다.”묵계가 입꼬리를 올렸다.“좋다!”말을 마치고 묵계는 약사의 몸을 끌고 빠르게 그곳을 떠났다.낙현책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정말 이렇게 풀어주는 것입니까? 천초 고모를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초경은 묵계가 떠난 방향을 빤히 보며 말했다.“괜찮다.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낙현책은 살짝 놀랐다.이내 다들 그녀를 따라갔다.그들은 바닷가 암초에서 묵계를 따라잡았고 그녀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유생은 그녀가 중독된 것을 알아차렸다. 발목을 보니, 어느새 뱀에게 물려 있었다.유생이 고개를 돌려 초경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초경이 한 일인 것 같았다.초경은 놀라지 않고 마음 아픈 표정으로 송천초를 안았다.“천초를 데리고 먼저 돌아갈 테니 너희들은 부 태사를 돕거라.”“예!”이내 초경은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다들 부 태사를 도우러 갔다.부진환은 병사를 이끌고 동하국을 공격했다. 비록 동하국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방어에 강한 성벽과 무기가 없었고 선박뿐이었다.여국 병사들이 끊임없이 섬에 오르고 있으니, 동하국이 멸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초경은 송천초를 안고 청주로 돌아와 묵계의 혼을 어떻게든 몰아내려고 했지만, 줄곧 실
바로 그때, 하늘에서 금색 진법이 나타나 묵계를 진법 안으로 가두었다. 귀를 뚫을 듯한 그 노랫소리는 진법 속에 가로막혔다.흰옷을 입은 제사장족 제자 수십 명이 하늘에서 나타났다.그들은 복숭아나무 위에 가볍게 서서 열 손가락으로 진법을 그렸고 손끝에는 금빛 부문이 흐르고 있었다.묵계는 깜짝 놀란 후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깜짝 놀라 송천초를 바라보았다.“너구나!”송천초가 차갑게 웃었다.“설마 내가 혼자 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묵계는 굳은 표정으로 분노에 찬 듯 말했다.“괘씸하구나! 너에게 속다니!”그때, 밖에서도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송천초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가 사람을 데리고 동하국을 공격했으니, 당신은 도망가지 못할 것입니다.”“차라리 순순히 잡히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그녀는 어젯밤 묵계를 만난 후 막사로 돌아가 바로 이 일을 부진환에게 알리고 대책을 논의했다.부진환은 그 여자가 동하국 약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초경도 분명 그 여자의 손에 있을 테니 그에 따른 계획을 세웠다.그녀가 혼자 묵계를 만나러 간 것도 다른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기관선을 이용해 그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묵계가 뱀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송천초는 웅황을 가득 챙겨 몸을 지키려 했다.묵계는 진법 속에서 절망하여 초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너와 나도 동족이라 할 수 있다. 나한테 한 짓을 다시 너한테도 할 것이다! 사람은 절대 믿어선 안 된다!”“정말 저 사람들을 도우려는 것이냐?”“초경. 난 너를 죽이려 한 적 없다!”초경은 한숨을 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의 처지가 안쓰럽지만, 우린 동족이 아니다.”“우린 다르니, 같다고 하지 말거라.”“너의 딱한 처지를 보아, 솔직히 말하마. 동하국은 곧 멸망할 것이니, 너도 원수를 갚은 셈이다. 마음 놓고 떠나거라.”그 말을 듣고 묵계는 넋을 잃고 그들을 싸늘하게 훑어보았다.“죽으려면 함께 죽겠다!”묵계는 하늘을 향해 소
“그는 감금되었다. 우리는 그를 구할 수 없다. 그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바로 너의 몸과 나의 힘을 합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기회가 있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는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입니까?”묵계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나와 하나가 될 수 있느냐? 그를 구할 수도 있고 그와 같은 수명을 가질 수도 있다.”“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하지만 대가로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할 수 있느냐?”송천초는 미간을 찌푸리고 사색에 잠겨 대답하지 않았다.묵계가 말을 이었다.“이곳은 동하국이다. 그들이 설치한 함정에 나는 들어갈 수 없고 평범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네가 들어가도 그를 구할 수 있겠느냐?”“우리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 잠시 힘을 합쳐 그를 구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 떨어지는 것이 어떠냐?”묵계가 한참 말을 한 뒤에야 송천초는 그녀의 말을 허락했다.“좋습니다. 허락하겠습니다.”그 말을 듣고 묵계는 기쁠 따름이었다. 송천초가 이렇게 쉽게 넘어올 줄은 몰랐다.만약 이 몸을 빼앗는다면 초경에게 청신요를 쓰지 않아도 된다.“좋다. 바로 자리를 옮겨서 시작하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고 묵계를 따라 복숭아나무가 무성한 곳으로 갔다.사방을 둘러보니 온통 복숭아나무였고 다른 것은 없었다.송천초는 묵계의 말에 따라 다리를 꼬고 앉았다.묵계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와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었다.“시작할 것이다. 조금 불편할 테니 참거라.”묵계는 말을 마치자마자 시작했다.송천초는 괴로워하며 눈살을 찌푸렸고 온몸의 기운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옆에 있던 복숭아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밀실에서 독을 없애려 애쓰고 있던 초경은 순간 송천초의 존재를 느꼈다.그는 번뜩 눈을 뜨고 송천초가 주위에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위험하다!초경은 마음이 초조했다. 그는 송천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독을 없애기도 전에 다급히 밀실 문을 부수고 뛰쳐나갔다.묵계의 혼이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그 여자는 분명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송천초를 향해 걸어오는 도중 옷과 머리카락이 말랐다.송천초는 위험을 감지하고 바로 사람을 부르려 했다.그녀가 있던 곳에 마침 암초가 있어 그 여자의 모습을 막았다. 옆에 바로 청주군의 막사가 있었는데 이렇게 대담하게 이곳으로 오다니!송천초가 사람을 부르려는 그때, 여자가 입을 열고 그녀를 저지했다.“나는 적의가 없다. 그저 너를 찾으러 왔다.”“저요?”송천초는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송천초라 하느냐?”묵계는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본 기억 속의 그 여자와 똑같이 생겼다.“어떻게 아는 것입니까?”묵계가 웃으며 말했다.“나는 묵계라고 한다. 초경이 위험에 처해 있어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송천초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을 졸이며 저도 몰래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갔다.“무슨 일입니까?”“당신은 대체 무슨 사람입니까? 어찌 당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묵계 뒤에서 뱀 꼬리가 나타났다.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나는 그와 동족이다. 그가 너를 찾아오라 한 것이다.”“만약 그를 구하고 싶다면 오늘 밤 홀로 이곳에 오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너를 데리고 그를 만나러 가겠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물었다.“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동하국입니까?”“그곳 말고 더 있느냐?”“오직 너만이 그를 구할 수 있다.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거라. 초경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내가 시킨 대로 하거라.”말을 마치고 묵계는 경계하며 막사를 힐긋 보고 몸을 돌려 바다로 사라졌다.송천초가 추궁하기도 전에 묵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가 무슨 사람인지 말한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종일 불안했던 것을 생각하면, 초경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병사가 상황을 보러 왔다.“방금 이쪽에서 인기척이 있길래 보러 왔습니다. 무슨 일 없는 것입니까?”송천초는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
이상하게 들리는 그 노랫소리는 그의 의식을 흐릿하게 했다. 그는 애써 소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자꾸 귀를 파고들었다.초경은 한참 몸부림치다가 결국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바닥에 쓰러졌다.묵계는 그 모습을 보고, 그제야 그에게 다가갔다.“너를 상대하기가 참 어렵구나. 하지만 나를 너무 얕본 것 같구나. 인어족의 청신요는 죽어가던 사람도 깨울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현혹해 행동을 조종할 수도 있다. 쉬이 사용하지 않던 방법인데 이렇게 너에게 쓰게 됐구나.”묵계는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웅크리고 앉아 손을 뻗어 초경의 얼굴을 스쳤다.“청신요로 너의 기억을 바꾸면 오늘부터 나의 명을 따르며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거부하지 말거라. 자칫 잘못하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묵계는 웃으며 말을 마치고 손을 초경의 머리 위에 얹은 후 청신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맑은 소리가 주문처럼 초경의 귓가에 맴돌면서 바늘처럼 그의 머리를 파고들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묵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먹였다.그녀는 의지력이 이렇게 강한 사람을 본 적 없었다.묵계는 싸늘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지 봐야겠구나!”그녀의 손끝이 초경의 미간에 가볍게 닿자, 그녀는 실패의 원인을 찾았다.그의 기억 속에는 온통 다른 여자뿐이다.그것도 평범한 여자였다.청신요의 통제를 받지 않고 기억을 지우지도 못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니.묵계는 내키지 않았다. 그 여자가 자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은 원인이었다. 평범한 사람은 고작 수십 년의 수명만 갖고 있어 결국 늙어 죽기에 그들과는 다르다.감정이라는 것을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의 육체가 다치지 않았다면 청신요를 쓰는 것도 애먹을 리 없었을 것이다.보아하니 이 방법으로는 그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그럼...묵계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묵계는 초경을 업고 돌아가 밀실에 가두었다.묵계는 그녀가 자리를 비웠을
묵계는 이 남자를 죽이기 아까웠다. 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수명을 갖고 있어 함께 수련할 수 있었다.이런 사람을 또 찾기 어려울 것이다.초경은 그 말을 듣고 조금 의아했다.“그럼, 너는 진정한 약사가 아니냐?”묵계가 콧방귀를 뀌었다.“물론이다. 그 여자는 이미 죽었다. 나의 몸을 망가트렸으니, 그녀가 바다로 들어간 기회를 틈타 그녀를 죽이고 몸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뱀의 기운은 무슨 수를 써도 사라지지 않았다.”“그동안 약사의 신분으로 동하국에서 지내며 바다에서 보물을 발견하여 일반인과 다른 힘을 얻었다고 그들을 속이고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찾게 했다.”“이로써 그들의 내전을 일으켜 영원히 평화로이 지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나의 한을 풀었다!”초경은 그제야 이유를 깨달았다.“여국 바다에 있는 진도 네가 깬 것 같구나.”초경은 부진환에게서 여국과 동하국의 전쟁에 관해 많은 얘기를 전해 들었다.다들 대진이 깨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동하국 사람은 여국 땅으로 침입할 수 없다.하지만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눈앞에 있는 이 괴물은 할 수 있었다.역시나 묵계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물론 나다.”“내가 아니었다면 동하국 사람은 평생 여국 땅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초경이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복수를 하고 싶지만, 동하국 사람을 모두 죽이지 않았다. 살생을 저질러 화를 입고 싶지 않은 것이구나.”“그래서 대진을 파괴하고, 동하국 내전을 일으키고 그들을 선동하여 여국을 공격한 것이냐? 그들이 전쟁으로 죽게 만들려는 것이냐?”“아주 완벽한 계획이구나. 하지만 전쟁을 일으켰으니, 결국 운명의 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묵계가 만족스럽게 웃기 시작했다.“나의 계획을 알아차리다니 정말 똑똑하구나.”“그들이 싸우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대진이 사라졌다 해도 여국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나와 상관없다.”“내가 화를 입는다 해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그는 이내 약사를 찾으러 갔다.그러나 도림을 벗어나기도 전에 초경은 앞에 길이 없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자리에 멈춰 서서 사방을 관찰하다 이곳이 미로라는 깨달았다. 그는 손바닥을 들었지만,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자세히 맡아보니, 바람 속에 복숭아 꽃향기와 옅은 약재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독이 있다!뒤에서 여유로운 발소리와 묵계의 웃음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왜 앞으로 가지 않습니까?”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지금의 묵계는 무서운 표정이 조금도 없었고 오히려 득의양양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초경은 가슴이 떨려왔고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네가 바로 약사냐?”묵계가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먼 곳에서 나를 찾아왔는데, 약사라는 이름만 알고 계십니까? 제 이름도 모르는 것입니까?”“다들 저를 자릉약사라 부릅니다.”“이곳에 온 순간부터 알아차렸습니다. 비록 신분을 모르지만, 홀로 이곳에 온다는 건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겠지요. 그래서 도림에 손을 조금 썼습니다.”“도림에 들어선 후부터 이미 중독되었습니다. 이곳에 오래 있을수록 독은 더욱 세질 것입니다.”“그리고 이 독은 사족을 겨냥한 독입니다.”묵계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초경을 바라보았다.초경은 슬쩍 내공을 써봤지만, 사지가 무기력했다. 무언가가 갑자기 그의 경맥을 막은 것처럼 내공이 안정을 잃고 통제하기 어려웠다.그는 손을 움켜쥐고 불편함을 참으며 내색하지 않았다.“사족? 나를 무서워하지 않은 것이냐? 넌 대체 누구냐?”초경은 의아했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이상할 것 없이 평범한 사람 같았다.묵계가 가볍게 웃자, 뒤에 환영이 나타났고 그녀의 꼬리가 보였다.하지만 재빨리 사라져 버려서 초경은 뱀 꼬리인지 아닌지를 똑똑히 보지 못했다.“공자, 우린 같습니다.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주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묵계는 흥미진진하게 초경을 훑어보았고 눈빛에는 탐욕의 빛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초경의 강한 수위를 탐내
정확한 위치를 얻고 초경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동하국 사람들은 무서울 것 없으니, 먼저 약사를 해결해야 한다!바람이 불어오자마자 초경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바로 도림으로 도착했다.그가 도림에 나타나자, 불어온 바람이 꽃잎을 떨어뜨렸다.초경은 걸음을 옮겨 앞에 있는 정원을 향해 걸어갔다.그는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뱀의 기운이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정원을 살펴본 후 손을 들어 장풍으로 정원 문을 부쉈다.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초경은 걸음을 옮기며 정원을 관찰하다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떠나려 했다.그 순간, 그의 시선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으로 향했다.뱀의 기운이다!그는 앞으로 걸어가 그림을 젖혔고 역시나 문 하나가 나타났다.그는 문을 열고 경계하며 안으로 들어갔다.구불구불한 형태의 아래로 향해 있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암도였다.아래로 걸어가니 밀실이 보였다.그곳에는 뱀의 기운이 가득했다.구석진 곳에 바구니가 가득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약사가 뱀을 잡아 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장풍으로 밀실 문을 열고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상대를 죽이려 했다.하지만 상대에게 가까이 가자, 밧줄에 묶인 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보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제때 공격을 멈추었다.그가 내뿜은 살기가 여자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움직였다.그녀는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초경이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다.“너는 누구냐? 약사는 어디 있느냐?”그녀는 일반 백성 차림에 묶여 있었다. 그녀의 옷은 더러웠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져 있어 이곳에 갇힌 듯했다.“전... 묵계라 합니다.”여자는 무서워하는 듯 말을 더듬었다.“너한테 관심 없다. 약사는 어디에 있느냐?”“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약사는 보통 이 시진에 바다에 있습니다.”묵계가 얌전히 답했다.답을 들은 초경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묵계는 깜짝 놀랐
“그럼, 동하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늦추려는 것이오? 그 여인을 상대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부진환이 사색에 잠긴 그때, 갑자기 옆에 누군가 걸어와 당당하게 말했다.“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한 번 만나보겠소.”걸어온 사람은 초경과 송천초였다.“방금 말한 그 사람이 정말 보통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면 나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오.”“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나한테 지도를 주시오. 내가 만나보고 오겠소.”“그 여인을 해결한 후 다시 동하국을 공격해도 늦지 않았소.”그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지도를 건네주었다.“좋소.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하시오.”“어찌 됐든 동하국의 땅이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오. 꼭 조심하시오.”초경은 지도를 건네받았다.“좋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초경은 지도를 품에 넣으며 몸을 돌려 송천초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곧 돌아올 것이오.”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하십시오.”그리고 초경은 동하국으로 떠났다.그의 속도로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바다에 있는 그 나라를 찾았다. 비교적 큰 섬을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것 없었다.바다에서 나타난 그를 보고 동하국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적의 기습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다들 모여들어 해안가에 칼을 겨누었지만 가까이 온 사람이 초경 한 명인 것을 보고 외쳤다.“감히 이곳에 혼자 오다니!”“당장 생포하거라!”병사들이 그를 에워쌌지만, 초경이 소매를 휘두르자 다들 멀리 날아갔다.동하국 사람들은 깜짝 놀라 더 이상 그를 얕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초경의 상대가 아니었다.압도적인 초경의 힘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그렇게 초경은 동하국 왕궁까지 쳐들어갔다.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자,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약사를 부르거라! 어서 약사를 부르거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온 적을 보고 동하국은 대량의 병사를 보내 그가 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헀다.동하국 왕은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