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궤가 난감한 듯 말했다.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낙요가 말했다. “옆집이 아주 좋은 은신처요.”“참씨 철장간이요?”“철장간이 봉인되면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오.”임 장궤는 고개를 끄덕인 뒤 즉시 옆집으로 피신했다. 낙요도 주관에서 나왔다, 더는 이곳에 머물 수 없었다.그녀가 나가자마자 곧이어 관부의 사람들이 주관을 에워쌌다.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으나 아무거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다시 철수했다.다음 날, 낙요는 해씨 집안의 집에 가서 설삼이라는 계집종을 찾아서 상황을 물어보려고 했다.그러나 거리에 관부 사람들이 가득했다.“오늘 암살자를 잡으면, 모든 사람이 즉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오늘 외출하지 마라.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하면 전부 잡거라!”관부 사람들은 외치며 밖에 나가는 행인들을 쫓아냈다.많은 사람이 재빨리 집으로 뛰어갔다.거리가 매우 혼란스러웠다.낙요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들이 집집이 수색하고 다녔기 때문이다.거리에는 사람들이 없었다.낙요는 골목에 숨어 몰래 관찰했다.그들이 철장간을 수색할까 봐 두려웠다.그래서 철장간을 가는 길을 따라갔다.거리에는 행인이 한 명도 없었다. 바로 그때, 관부 사람들이 누군가의 방문을 두드렸다.낙요는 놀랐다. 바로 그날 그 할머니의 숙소였기 때문이다!과연 할머니는 문을 열고 어찌할 줄 몰랐다. “당신들....”관부 사람들은 오히려 한마디 하지 않고 노부인을 잡았다.“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야? 왕법을 모르는 거야?”“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관차가 차갑게 말했다. “어젯밤 설 염감과 해 영감을 암살한 게 바로 당시이지? 추린 충분한 증거가 있으니 체포해 회부할 것이다.” “끌고 가!”낙요는 그녀가 왜 압송되는지 알았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고 낙요는 고개를 돌려 우유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왜 할머니를 잡는 것입니까?”“어젯밤 일이 어떻게 그녀와 관련이 있는겁니까?”우유가 대답했다: “그들이 최근에 잠씨
낙요의 안색이 확 변했다.왜 반응이 이렇게 클까?설삼에게 아마 일이 생긴 것 같다.아무런 움직임 소리가 들리지 않자, 낙요는 경공으로 담벼락을 훌쩍 뛰어넘어 정원으로 들어갔다.하지만 누군가 정원에서 걸어 다녔다.낙요는 즉시 나무 뒤에 숨었다.설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낙요는 아예 우유가 조금 전에 준 병을 꺼냈다.손가락 끝을 살짝 움직여 부적 하나를 그려냈다.“너를 풀어줄 테니, 나를 도와 사람을 좀 찾아라.”낙요는 바로 병을 열었다.한줄기 흑기가 빠르게 병안에서 튀어나와 점차 퍼졌다.이따금 불어오는 찬 바람에 나뭇잎이 스르륵스르륵 소리를 냈고, 해씨 저택을 뒤덮은 흑기 때문에 빛은 곧바로 사라졌다.삽시에 마치 밤이 된 것 같았다.정원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곧 비가 오려나 봅니다.”사람들은 당황해하며 서둘러 비를 피했다.음산한 기운이 방문마다 다 들이받았고, 순간 요풍이 일었다.어둡고 혼란한 가운데서 낙요는 조용히 관찰하고 있었다.곧 한줄기 붉은 안개가 지하실 입구로 향했다.낙요는 혼란한 틈을 타서 신속하게 달려가 지하실을 열고 달려 들어갔다.그리고 지하실에서 채찍질하는 소리와 욕설이 들려왔다. “이래도 말하지 않느냐? 이 천한 계집을 때려죽여 버리겠다!”지하실에 있는 사람은 아직 바깥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붉은 옷을 입은 적원귀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여기저기서 고함이 들려왔다.채찍을 들고 사람을 때리던 어멈도 놀라서 눈을 희번덕거리더니 바로 기절했다.낙요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기둥에 묶여 벌을 받는 계집종을 구했다.그녀는 이미 온몸이 피투성이 되었으며 호흡이 미약했다.밧줄을 푸는 순간, 낭자는 곧바로 쓰러졌다.낙요는 서둘러 그녀를 업고 지하실에서 나왔다.적원귀의 엄호하에 사람을 업고 저택을 나와 황급히 임 장궤에게로 달려갔다.임 장궤는 등에 업힌 사람을 보고 안색이 확 변했
“내일 오시에 난장강에서 처형합니다!”“잠씨 형제들의 다른 패거리들이 해씨 집안의 계집종을 납치했습니다. 알고도 보고하지 않는 자들은 한 패거리로 처리합니다!”이 말을 그들은 늦은 밤까지 외쳤다.마을 전체 백성들은 모두 들었지만, 아무도 감히 밖에 나가지 않았다.마을을 수색하는 관리들이 모두 철수하자. 낙요는 그제야 대장간으로 돌아왔다.임 장궤가 급하게 달려왔다. “대제사장! 들었소? 저자들이 이수월을 붙잡았다고 하오!”“그분은 그저 고독한 노인일 뿐이오. 패거리라니, 연세도 많은 분이신데… “낙요가 위로했다. “알고 있소. 걱정하지 마시오. 노부인은 괜찮을 거요.”임 장궤가 물었다. “오늘 저녁에 노부인을 구할 거요?”하지만 낙요는 머리를 흔들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 우리도 잠씨 형제를 찾아야 하니, 일단 내일 잠씨 형제가 나타나는지 보자고.”“걱정하지 마시오. 그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하겠소.”“혹시 야행옷이 있으면 한 벌 줄 수 있소?”지금 임 장궤는 믿을 만한 사람이 없었기에 희망을 낙요에게 걸 수밖에 없었다.그는 서둘러 양행옷 한 벌을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낙요는 설삼을 보러 갔지만, 설삼은 아직 혼수 상태였다.임 장궤가 해명했다. “밤에 한 번 깨어난 적이 있는데 해씨 집안 사람들이 그녀에게서 잠씨 형제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했다더군요.”“약을 마시고 또 잠들었소.”낙요는 살짝 멍해졌다. “이상한데, 해씨 집안에서 설삼에게 형을 가해 잠씨 형제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했다면 왜 설삼을 이용해서 잠씨 형제가 모습을 드러내게 할 생각은 안 했을까?”“지금 노부인을 붙잡아서 처형한다면서 억지로 잠씨 형제가 모습을 드러내게 하려고 하는데 왜 설삼을 이용할 생각은 못 한 걸까요?”임 장궤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나도 이 문제를 생각한 적이 있소. 사실 설삼이 형을 당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소.”“비록 그녀가 잠씨 형제와 왕래는 있지만 그렇게 친밀한 편은 아니오. 해씨 집안에서 그녀를 고문했지만, 설삼의 일을 관부에 알리
사방이 경계 상태에 진입했다.숲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즉시 포위 공격해 왔다.그 사람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설 대인과 그들의 전방까지 달려와, 노부인을 구하려고 시도했다.겁에 질린 설 대인은 연신 뒤로 물러나, 즉시 숨었다.한 무리의 호위들은 그 사람의 상대가 아니었으며, 이 노부인은 그 사람이 구해갔다.하지만 숲속에 매복해 있는 궁수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낙요는 그들이 잠씨 형제의 다른 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일 거라고 추측했다.두 사람을 모두 잡을 생각이었다.그중 한 명이 구출한 임 노부인은 도중에 밧줄을 풀더니 갑자기 옷소매에서 비수를 꺼냈다.그는 머리에 덮인 검은 천을 벗더니, 사내의 허리를 향해 찌르려고 했다.낙요의 안색이 확 변하더니, 손에서 은침 하나를 날렸다.이 노부인을 가장한 살수는 실패했고, 그 사내는 재빨리 그를 한 발로 걷어차 버렸다.하지만 또 몸을 비틀거리더니 허리를 누르면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보아하니 결국 상대방의 비수에 찔린 모양이었다.바로 이때, 숨어있던 다른 사내가 달려 나와 형제를 도와주려고 했다.두 사람 모두 나타났다.숨어있던 궁수들이 일제히 일어났다.삽시에 온 하늘에 화살 비가 쏟아졌다,이를 낙요는 즉시 적원귀를 풀었다.비록 대낮이었지만 이곳은 난장강이었고 숲속은 광범위하게 햇빛을 가렸기 때문에 적원귀의 힘은 여전히 감소되지 않았다.오히려 이곳이 난장강이었기에 원한이 극도로 강해서 힘은 더욱 강해졌다.어둠은 사십에 수림을 뒤덮었고 모든 사람의 머리 위에 드리웠다.광풍은 빗발치는 모든 화살을 휘감았다.설 대인은 더욱 놀라서 큰 바위 뒤에 숨어서 소리쳤다. “대제사장! 대제사장! 살려주십시오!”우유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잠씨 형제는 이 틈을 타서 도망갔다.낙요도 나무 위에서 훌쩍 뛰어내려 재빨리 쫓아갔다.두 사람을 바짝 따라갔다.왠지 잠씨 형제의 뒷모습은 보면 볼수록 낯익었다.낙요는 아무 멀리 쫓아갔다.그러나 언덕까지 쫓아갔을 때, 두 형제의 모습은 보
“오랜만이요. 그런데 어찌 이렇게 초라하단 말이요?”“수배까지 당하고 말이요.”“당신들은 언제 여국에 왔소?”그 순간 낙요는 옛친구를 만난 기쁨에 젖어 있었다.그녀의 어투와 두 눈에 가득한 기쁨과 기대에 부경한은 약간 흔들렸다.“정말 우리랑 잘 아는 모양인데.”그러나 잠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그들의 음모일 수도 있습니다!”“낙청연이 어떻게 이렇게 여기에 우연히 나타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낙요는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조금 전 제가 당신들을 구했소. 나는 잠씨 형제 때문에 왔는데 잠씨 형제가 당신들일 줄은 몰랐소.”“나는 지금 여국의 대제사장이요. 당신들도 아마 들어 봤겠지?”“나는 곡유진을 조사하러 왔소. 당신들을 해치지 않을 테니 일단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도 될까요?”낙요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검날을 치웠다.그러나 잠리는 생각하더니 여전히 차가운 태도로 검으로 그녀를 겨누었다.“나는 믿지 않소!”“당신이 낙청연이라는 증거가 있소?”낙요는 예전에 천궐국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하기 시작했지만,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에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설마 지나간 일을 일일이 다 이야기하라는 건 아니겠지?갑자기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다급히 품속에서 서신을 꺼냈다.그녀의 동작을 잠리는 몹시 경계했다.그는 부경한을 감싸며 뒤로 한발 물러섰다.그녀가 암해라도 할까 봐 두려워했다.낙요는 서신을 건넸다. “부진환의 필적은 알아보겠지요?”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살짝 놀랐다.부경한은 서신을 열어보더니 눈빛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했다.“정말 부진환의 필적이구나!”“상사병에 걸렸다고, 아이고, 참 닭살 돋는구나!”낙요는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다급히 입을 열었다. “그만, 다 보셨으면 돌려주시오!”잠리는 질문의 눈초리로 고개를 돌려 부경한을 쳐다보았다.부경한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확실하다. 놓아줘.”잠리는 그제야 검을 거두었고 낙요는 곧바로 서신을 뺏어오더니 품속에 집어넣었다.“전에
곧이어 낙요는 두 사람을 따라 산 넘고 재를 넘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그들은 동굴에 도착했다.이곳에 그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있었다.보아하니 요즘 그들은 이곳에 숨어 있었다.잠리는 동굴 구석에서 나무 상자를 꺼내 안고 걸어왔다.상자를 여는 순간, 금빛이 번쩍번쩍했다.“이것은 우리가 해씨 집안에서 훔친 거 맞지만 은 천 냥 아니라 황금이었소!”낙요는 놀라운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부경한이 해석했다. “사실 해씨 집안은 여러 번 산으로 사람을 보내 우리를 찾았소. 이 황금 한 상자 때문에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를 먼저 찾고 싶어 할 거요.”“이것은 단순이 돈이 아니라, 해씨 집안에 숨겨져 있는 큰 비밀이요.”“이 금은, 광산에서 캐낸 것이요!”이 말을 들은 낙요는 흠칫 놀랐다.세 사람은 앉았다.부경한이 또 천천히 설명했다. “우리는 일 년 전에 곡유진으로 왔소. 원래는 이곳을 지나가던 중이었고 단순히 경치를 구경하려는 목적이었소. 하지만 이곳 백성들은 순박하고 마음씨가 착했소.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머물고 있었던 거요.”“곡유진 근처의 모든 산머리에 대해 우리는 잘 알고 있소.”“백성들은 그런대로 편안하게 살고 있었지만 3개월 전에 그 임씨 집안이 해씨 집안이 되더니 관부에서 세금을 거두기 시작했고 점점 더 심해졌소.”“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소.”“우리는 이 일이 해막생(奚莫生)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조사해 냈소. 그와 설 대인은 도주에 자주 가고 주색에 빠져 돈을 흥청망청 쓰오.”“잠리가 그들을 미행하며 대화를 들었는데 그들은 곡유진을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빈 마을로 남기겠다고 했소.”“그전에는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었지만, 후에 해씨 집안에서 비밀리에 광부 몇 명을 암살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우리는 또 해씨 집안에서 이 금상자를 찾아냈소.”“그래서 그들이 금광을 발견했고, 그것을 독식하기 위해 곡유진의 모든 사람을 다 죽일 생각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소. 그래야 아무도 몰래 금광을 캘 수 있으니까!”이 말을
그 시각, 해막생과 설 대인은 관아에 있었다.오늘 잠씨 형제를 잡는데 실패하고 그들은 방법을 생각 중이었다.수많은 방법은 모두 우유에게 거절당해서 아직도 결말이 나지 않았다.“나도 곧 그들을 누를 수 없을 거야. 해막생이 화가 나서 만약 잠씨 형제를 붙잡지 못하면 나더러 천 냥을 물어내라고 하더군.”이 말을 들은 낙요는 저도 몰래 냉소했다. “거참, 배짱 좋네.”“오늘 밤 반드시 그를 관아에 남겨둬야 한다.”곧이어 낙요는 우유와 계획을 상의했다.우유가 먼저 돌아간 후, 낙요는 옷을 갈아입고 잠리와 부경한을 데리고 관아로 향했다.두 사람 모두 옷을 갈아입고 두봉을 걸치고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렸다.지금 이 시각, 관아의 사람들은 거의 잠씨 형제를 찾으러 나갔고 지키는 사람은 오히려 적었다.게다가 그들은 잠씨 형제가 자발적으로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은 관아 문밖까지 걸어왔지만, 아무도 그들이 수배 중인 잠씨 형제라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시위는 그저 차갑게 그들을 힐끗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요?”낙요가 입을 열었다. “나에게 잠씨 형제를 잡을 방법이 있소. 내가 이미 그들의 행방을 발견했는데 상을 받을 수 있는지요?”이 말을 들은 시위는 깜짝 놀랐다. “정말 단서가 있소?”“그럼요!”“따라오시오!”낙요는 잠리와 부경한을 데리고 당당하게 관아로 들어갔다.지금은 밤이었고 불빛은 어두웠기 때문에 아무도 두 사람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해막생과 설 대인은 단서가 있다는 것을 듣고 즉시 세 사람을 안으로 초대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우유가 보더니 관부의 시위에게 분부했다. “좀 이따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도 절대 오지 마!”“예!”방안에서, 방문을 닫았다.해막생이 급히 물었다. “그들을 본 적이 있소? 지금 어디에 있소? 단서를 말하면 거하게 상을 내리겠소!”설 대인도 다급히 말했다. “그렇소. 단서를 제공하면 거한 상을 주겠소!”낙요는 웃으며 곁눈질로 옆에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 해막생과 설 대인의 안색이 확 변했다.놀라운 뒤 두 사람은 온통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금광이라니?”“금광이 어디 있소?”낙요도 전혀 급해하지 않았고 그저 담담하게 웃더니 잠리더러 상자를 열라고 했다.잠리는 상자를 열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모르는 척하지 마시오. 이것이 바로 내가 해씨 집안 창고에서 훔친 물건이요.”“대제사장은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소.”해막생은 몹시 분노했다. “너!”낙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금광을 몰래 삼키려고 하다니! 열 개 해씨 집안사람들 목을 다 베도 부족하다.”“지금 먼저 자백하는 자는 죽을죄를 면해 주겠다.”“지금 말하지 않고 내가 조사해 낸 후면 늦다. 너희들과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부경한도 그 틈을 타 말했다. “우리 두 형제는 진작에 산에서 금광 위치를 알아냈소. 당신들이 말하지 않아도 대제사장은 낱낱이 조사해 낼 수 있소.”해막생과 설 대인은 안색이 창백해졌다.그들은 이번에 대제사장 두 명이나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낙요 대제사장은 이미 여국을 떠났다고 들었다.이번에 곡유진에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하나는 밝고 하나는 어두운 곳에서, 이것은 분명 곡유진을 향해 온 것이다.잠씨 형제는 분명 모든 것을 대제사장에게 고했을 것이다.이번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설 대인의 반응은 몹시 빨랐다.그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 “내가 말하겠소. 나는 금광을 모르오. 이 자식이 보물을 찾았다고 깊이 파야 한다면서 나에게 수고비를 줬소! 나는 금광을 모르오!”“해막생은 나에게 금광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소.”이 말이 나오자, 해막생은 안색이 확 변하더니 재잘거리기 시작했다.낙요가 눈짓하자, 잠리는 곧바로 해막해의 입을 틀어막았다.낙요가 물었다. “금광에 대해서 모른다면서 해씨 집안과 협력해서 잠씨 형제를 수배하던데 그깟 수고비 때문이냐?”“그리고 최근 곡유진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던데 어찌 된 일이냐?”“상세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다!”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