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요. 그런데 어찌 이렇게 초라하단 말이요?”“수배까지 당하고 말이요.”“당신들은 언제 여국에 왔소?”그 순간 낙요는 옛친구를 만난 기쁨에 젖어 있었다.그녀의 어투와 두 눈에 가득한 기쁨과 기대에 부경한은 약간 흔들렸다.“정말 우리랑 잘 아는 모양인데.”그러나 잠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그들의 음모일 수도 있습니다!”“낙청연이 어떻게 이렇게 여기에 우연히 나타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낙요는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조금 전 제가 당신들을 구했소. 나는 잠씨 형제 때문에 왔는데 잠씨 형제가 당신들일 줄은 몰랐소.”“나는 지금 여국의 대제사장이요. 당신들도 아마 들어 봤겠지?”“나는 곡유진을 조사하러 왔소. 당신들을 해치지 않을 테니 일단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도 될까요?”낙요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검날을 치웠다.그러나 잠리는 생각하더니 여전히 차가운 태도로 검으로 그녀를 겨누었다.“나는 믿지 않소!”“당신이 낙청연이라는 증거가 있소?”낙요는 예전에 천궐국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하기 시작했지만,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에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설마 지나간 일을 일일이 다 이야기하라는 건 아니겠지?갑자기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다급히 품속에서 서신을 꺼냈다.그녀의 동작을 잠리는 몹시 경계했다.그는 부경한을 감싸며 뒤로 한발 물러섰다.그녀가 암해라도 할까 봐 두려워했다.낙요는 서신을 건넸다. “부진환의 필적은 알아보겠지요?”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살짝 놀랐다.부경한은 서신을 열어보더니 눈빛은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했다.“정말 부진환의 필적이구나!”“상사병에 걸렸다고, 아이고, 참 닭살 돋는구나!”낙요는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다급히 입을 열었다. “그만, 다 보셨으면 돌려주시오!”잠리는 질문의 눈초리로 고개를 돌려 부경한을 쳐다보았다.부경한은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확실하다. 놓아줘.”잠리는 그제야 검을 거두었고 낙요는 곧바로 서신을 뺏어오더니 품속에 집어넣었다.“전에
곧이어 낙요는 두 사람을 따라 산 넘고 재를 넘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그들은 동굴에 도착했다.이곳에 그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있었다.보아하니 요즘 그들은 이곳에 숨어 있었다.잠리는 동굴 구석에서 나무 상자를 꺼내 안고 걸어왔다.상자를 여는 순간, 금빛이 번쩍번쩍했다.“이것은 우리가 해씨 집안에서 훔친 거 맞지만 은 천 냥 아니라 황금이었소!”낙요는 놀라운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부경한이 해석했다. “사실 해씨 집안은 여러 번 산으로 사람을 보내 우리를 찾았소. 이 황금 한 상자 때문에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를 먼저 찾고 싶어 할 거요.”“이것은 단순이 돈이 아니라, 해씨 집안에 숨겨져 있는 큰 비밀이요.”“이 금은, 광산에서 캐낸 것이요!”이 말을 들은 낙요는 흠칫 놀랐다.세 사람은 앉았다.부경한이 또 천천히 설명했다. “우리는 일 년 전에 곡유진으로 왔소. 원래는 이곳을 지나가던 중이었고 단순히 경치를 구경하려는 목적이었소. 하지만 이곳 백성들은 순박하고 마음씨가 착했소.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머물고 있었던 거요.”“곡유진 근처의 모든 산머리에 대해 우리는 잘 알고 있소.”“백성들은 그런대로 편안하게 살고 있었지만 3개월 전에 그 임씨 집안이 해씨 집안이 되더니 관부에서 세금을 거두기 시작했고 점점 더 심해졌소.”“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소.”“우리는 이 일이 해막생(奚莫生)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조사해 냈소. 그와 설 대인은 도주에 자주 가고 주색에 빠져 돈을 흥청망청 쓰오.”“잠리가 그들을 미행하며 대화를 들었는데 그들은 곡유진을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빈 마을로 남기겠다고 했소.”“그전에는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었지만, 후에 해씨 집안에서 비밀리에 광부 몇 명을 암살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우리는 또 해씨 집안에서 이 금상자를 찾아냈소.”“그래서 그들이 금광을 발견했고, 그것을 독식하기 위해 곡유진의 모든 사람을 다 죽일 생각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소. 그래야 아무도 몰래 금광을 캘 수 있으니까!”이 말을
그 시각, 해막생과 설 대인은 관아에 있었다.오늘 잠씨 형제를 잡는데 실패하고 그들은 방법을 생각 중이었다.수많은 방법은 모두 우유에게 거절당해서 아직도 결말이 나지 않았다.“나도 곧 그들을 누를 수 없을 거야. 해막생이 화가 나서 만약 잠씨 형제를 붙잡지 못하면 나더러 천 냥을 물어내라고 하더군.”이 말을 들은 낙요는 저도 몰래 냉소했다. “거참, 배짱 좋네.”“오늘 밤 반드시 그를 관아에 남겨둬야 한다.”곧이어 낙요는 우유와 계획을 상의했다.우유가 먼저 돌아간 후, 낙요는 옷을 갈아입고 잠리와 부경한을 데리고 관아로 향했다.두 사람 모두 옷을 갈아입고 두봉을 걸치고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렸다.지금 이 시각, 관아의 사람들은 거의 잠씨 형제를 찾으러 나갔고 지키는 사람은 오히려 적었다.게다가 그들은 잠씨 형제가 자발적으로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은 관아 문밖까지 걸어왔지만, 아무도 그들이 수배 중인 잠씨 형제라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시위는 그저 차갑게 그들을 힐끗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요?”낙요가 입을 열었다. “나에게 잠씨 형제를 잡을 방법이 있소. 내가 이미 그들의 행방을 발견했는데 상을 받을 수 있는지요?”이 말을 들은 시위는 깜짝 놀랐다. “정말 단서가 있소?”“그럼요!”“따라오시오!”낙요는 잠리와 부경한을 데리고 당당하게 관아로 들어갔다.지금은 밤이었고 불빛은 어두웠기 때문에 아무도 두 사람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해막생과 설 대인은 단서가 있다는 것을 듣고 즉시 세 사람을 안으로 초대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우유가 보더니 관부의 시위에게 분부했다. “좀 이따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도 절대 오지 마!”“예!”방안에서, 방문을 닫았다.해막생이 급히 물었다. “그들을 본 적이 있소? 지금 어디에 있소? 단서를 말하면 거하게 상을 내리겠소!”설 대인도 다급히 말했다. “그렇소. 단서를 제공하면 거한 상을 주겠소!”낙요는 웃으며 곁눈질로 옆에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말이 나오자, 해막생과 설 대인의 안색이 확 변했다.놀라운 뒤 두 사람은 온통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금광이라니?”“금광이 어디 있소?”낙요도 전혀 급해하지 않았고 그저 담담하게 웃더니 잠리더러 상자를 열라고 했다.잠리는 상자를 열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모르는 척하지 마시오. 이것이 바로 내가 해씨 집안 창고에서 훔친 물건이요.”“대제사장은 이미 모든 걸 다 알고 있소.”해막생은 몹시 분노했다. “너!”낙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금광을 몰래 삼키려고 하다니! 열 개 해씨 집안사람들 목을 다 베도 부족하다.”“지금 먼저 자백하는 자는 죽을죄를 면해 주겠다.”“지금 말하지 않고 내가 조사해 낸 후면 늦다. 너희들과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부경한도 그 틈을 타 말했다. “우리 두 형제는 진작에 산에서 금광 위치를 알아냈소. 당신들이 말하지 않아도 대제사장은 낱낱이 조사해 낼 수 있소.”해막생과 설 대인은 안색이 창백해졌다.그들은 이번에 대제사장 두 명이나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낙요 대제사장은 이미 여국을 떠났다고 들었다.이번에 곡유진에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하나는 밝고 하나는 어두운 곳에서, 이것은 분명 곡유진을 향해 온 것이다.잠씨 형제는 분명 모든 것을 대제사장에게 고했을 것이다.이번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설 대인의 반응은 몹시 빨랐다.그는 다급히 입을 열었다. “내가 말하겠소. 나는 금광을 모르오. 이 자식이 보물을 찾았다고 깊이 파야 한다면서 나에게 수고비를 줬소! 나는 금광을 모르오!”“해막생은 나에게 금광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소.”이 말이 나오자, 해막생은 안색이 확 변하더니 재잘거리기 시작했다.낙요가 눈짓하자, 잠리는 곧바로 해막해의 입을 틀어막았다.낙요가 물었다. “금광에 대해서 모른다면서 해씨 집안과 협력해서 잠씨 형제를 수배하던데 그깟 수고비 때문이냐?”“그리고 최근 곡유진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던데 어찌 된 일이냐?”“상세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다!”
”그리고 도주성은 이미 류 장군(柳將軍) 손에 있소. 병권을 가진 사람이 대장이요. 성주가 알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소.”낙요는 실눈을 뜨고 물었다. “그래서 해막생이 류풍생을 매수했느냐?”설 대인이 대답했다. “자세한 상황은 모르나 류풍생은 곡유진에 온 적이 없었고 나를 귀찮게 한 적도 없었소.”어쩐지 거리낌 없다 했다.지금의 도주는 류생풍의 손아귀에 있다.류생풍이 방치하고 있으니 곡유진의 백성들은 아무리 울부짖어도 소용없다.곁에 있던 해막생은 억장이 무너졌고 절망했다.설 대인은 모든 것을 자백했다.전혀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다.설 대인의 자백이 끝나자 해막생 차례가 되었다.해막생은 잠깐 발악하더니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설 대인의 이 말들은 전혀 증거가 없소. 대제사장은 함부로 우리를 죽일 수 없소!”낙요는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 “잠씨 형제가 증거 아니냐?”“설령 저자들이 없어도 내가 너희들을 죽이고 싶다면 아무도 감히 뭐라고 하지 못한다.”“설마 해씨 집안에서 너를 지켜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해씨 집안의 가주와 지금의 상비 마마님이 이곳에 계신다고 해도 그들은 나를 막을 수 없다.”해막생의 안색은 몹시 안 좋았다우유가 냉랭하게 말했다. “주제를 잘 파악하시오. 대제사장께서 당신에게 살 기회를 주는데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죽을 길밖에 없소.”해막생은 내심 갈등하더니 결국 자백했다.“금광, 류풍생도 알고 있소.”“처음 금광을 발견했을 때 바로 상을 받을 생각에 류풍생을 찾아갔소. 만약 큰 공을 세우면 앞으로 출세할 수 있으니까!”“하지만 류생풍은 금광을 알고 나더니, 조정에 보고할 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나더러 비밀로 하라고 했소.”“그리고 나에게 곡유진을 빈 마을로 만들라고 지시했고 아무도 금광에 대해서 알아서는 안 되며 심지어 설 대인에게도 비밀로 하라고 했소.”“하지만 광산을 캐려면 일손이 필요했소. 나는 잠씨 형제의 단련 솜씨가 마음에 들어서 여러 번 그들을 초청하여 나와 함께 일하자고
어찌 됐든 일단 류풍생을 만나봐야 한다.더 늦기 전에 낙요는 바로 결정했다. “당신들은 여기서 이 두 사람을 지키시오.”“나는 도주성에 다녀오겠소.”“류생풍을 만나봐야겠소.”어쨌든 곡유진 관아를 통제했다는 소식은 내일 어쩌면 바로 류풍생의 귀에 들어갈 수 있다.그럼, 그도 경계할 것이다.그가 어찌할 새 없이 지금 가는 게 맞다.우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나와 함께 갈래?”“괜찮다. 너는 여기서 저 사람들을 지키거라, 나 혼자 가면 된다.”곧이어 그녀는 곧바로 말을 타고 도주성으로 향했다.도주성의 사람은 많지 않았다.그래서 류풍생은 도주성 내에 살고 있었고 도주성 장군 일가와는 완전히 달랐다.도주성에 들어서자, 낙요는 곧바로 류씨 집안을 찾아갔다.하지만 길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객잔으로 달려가는 여인을 보았다.그 얼굴, 낙요는 몹시 낯익었다.그녀는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류운아 같았다.설마 잘못 본 건가?낙요는 재빨리 객잔으로 따라 들어갔다.마침, 그 낭자가 장궤로부터 방 열쇠를 달라고 하더니, 빠르게 위층으로 올라갔다.낙요는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낭자가 문을 닫자마자, 낙요가 바로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낭자의 경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음식과 물 다 필요 없습니다.”“낭자, 우리 혹시 만난 적이 있소?”여인 목소리를 듣자, 안에 있던 사람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그 얼굴이 그녀 앞에 나타났을 때, 낙요는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류운아!”류운아도 당황한 기색으로 바로 문을 닫으려고 했다.낙요가 강제로 방문을 밀고 들어가자, 류운아는 겁에 질려 연신 뒤로 물러섰다. “우리 아버지가 보냈습니까?”“저를 강요하지 마세요. 저는 절대 당신과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류운아는 창가로 걸어갔고 한 발짝만 다가오면 창문으로 뛰어내릴 기세였다.낙요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 아버지가 보낸 사람이 아니오. 나는 당신 아버지를 찾으러 왔소.”“낯선데 당신은 도주성 사람이 아니죠?
그 사람들이 모두 떠난 후에야 한시름 놓았다.“정말 감사합니다!”낙요는 궁금한 듯 물었다.“아버지께서 보낸 사람들이오?”류운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예. 집에서 도망쳐 나왔더니 저를 쫓기 시작했습니다.”“그러니 아버지께서 보내신 겁니다.”그러나 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허나 그 기세를 보니 당신을 찾아 집에 데려가는 건 아닌 것 같소.”살기등등한 것이 아버지가 보낸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았다.“그나저나, 어찌 나를 모르는 것이오? 얼마 전에 궁에서 보지 않았소?”낙요는 일부러 떠보았다.이 말을 들은 류운아는 안색이 변하더니 어쩔 바를 몰랐다.그러나 곧바로 무언가가 떠오른 듯 깜짝 놀란 얼굴로 낙요를 보며 말했다.“궁? 궁중의 사람이란 말입니까? 도성에서 여기까지는 어쩐 일입니까?”“당신 아버지를 찾아왔소.”“그대는 류운아가 아니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류운아는 바짝 긴장하며 말했다.“저희 아버지께서 무슨 일을 범한 겁니까?”낙요는 생각하며 말했다.“알아봐야 할 일이 있어서 찾아왔소.”“아버지는 부에 있소?”류운아는 긴장하며 어쩔 바를 몰랐다.류운아의 경계하는 모습을 보자, 낙요도 더는 추궁하지 않았다.그러나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낙요는 창가에 가서 달빛을 바라보았다.달에는 핏빛이 돌았다.길한 징조는 아니었다.낙요는 급히 방에서 나왔다.류운아는 따라오며 물었다.“어디 가십니까?”낙요는 답하지 않고 객잔을 떠나 류 씨 저택으로 향했다.류운아는 낙요의 의도를 알아채고 행여나 아버지에게 불리할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망설인 끝에 낙요의 걸음을 따라갔다.“저희 아버지께서 무슨 일을 범한 겁니까? 어찌 이 밤중에 아버지를 급히 찾으시는 겁니까? 내일 가면 안 됩니까?”급히 찾아간다는 건, 심각한 일이라는 의미였다.류운아는 매우 걱정스러웠지만, 낙요는 아무 말이 없었다.류부에 도착한 후, 낙요는 문을 두드리고 찾아온 목적을 밝혔으나, 하인이 답했다.“장군은 부에 계시지 않으니 내일 다시 찾아와
바닥에 선혈이 낭자했다. 머리 없는 남자의 시체가 누워 있었다. 탁자 위 나무 상자 속에 그 남자의 머리가 놓여 있었다. “아버지!”류운아가 달려오며 소리쳤다.낙요는 황급히 류운아의 눈을 가리고 그녀를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어떻게 된 거예요? 우리 아버지께 무슨 일 생겼어요?” 류운아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낙요는 방 안의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검의 피를 닦고 있는 서진한을 쳐다보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류운아에게 말했다. “부친께서 돌아가셨습니다.”“네? 아버지...”류운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서진한은 탁자 위의 나무 상자의 뚜껑을 덮은 뒤 이불을 찢어 시체 위에 덮었다.낙요는 그제야 류운아를 풀어줬다.바닥을 흥건히 적신 핏물에 충격을 받은 류운아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불이 덮인 시체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이불 한쪽 모서리를 들고 아버지의 손을 확인했다. 손목에 붉은 실을 확인한 류운아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류운아는 가슴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결국 얼마 뒤 기절해버렸다.서진한은 긴 검을 닦은 뒤 천천히 류운아의 목에 검날을 대자 낙요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멈추시오!”“내 앞에서 감히 사람을 죽이려는게요?”서진한이 검을 거둬들이지 않은 채 미소를 지었다. “대제사장, 난 명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오!”“명이라니? 누구의 명이란 말이오?”“그야 당연히 황상이지!”서진한은 품에서 성지를 꺼냈다.낙요는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로 성지였기 때문이다.“왜 류풍성을 죽이라고 했소?”서진한이 대답했다. “류풍성은 기군을 범했고 가짜 류운아를 만들어 대신 궁에 들여보냈소. 황제가 격노하는 게 당연하지 않소?”“류풍성을 처단하는 수밖에 없었소.”낙요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말했다. “성지에 류운아를 잡아오라고 하지 않았고, 류풍성을 죽이라는 말도 없었소.”“결국 죽이겠다는 것이오?”서진한이 웃으며 말했다. “류운아는 궁으로 데려가 황상의 처벌을 받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