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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6화

바닥에 선혈이 낭자했다. 머리 없는 남자의 시체가 누워 있었다. 탁자 위 나무 상자 속에 그 남자의 머리가 놓여 있었다.

“아버지!”

류운아가 달려오며 소리쳤다.

낙요는 황급히 류운아의 눈을 가리고 그녀를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우리 아버지께 무슨 일 생겼어요?” 류운아의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낙요는 방 안의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검의 피를 닦고 있는 서진한을 쳐다보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류운아에게 말했다. “부친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네? 아버지...”

류운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서진한은 탁자 위의 나무 상자의 뚜껑을 덮은 뒤 이불을 찢어 시체 위에 덮었다.

낙요는 그제야 류운아를 풀어줬다.

바닥을 흥건히 적신 핏물에 충격을 받은 류운아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불이 덮인 시체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이불 한쪽 모서리를 들고 아버지의 손을 확인했다. 손목에 붉은 실을 확인한 류운아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류운아는 가슴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결국 얼마 뒤 기절해버렸다.

서진한은 긴 검을 닦은 뒤 천천히 류운아의 목에 검날을 대자 낙요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멈추시오!”

“내 앞에서 감히 사람을 죽이려는게요?”

서진한이 검을 거둬들이지 않은 채 미소를 지었다. “대제사장, 난 명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오!”

“명이라니? 누구의 명이란 말이오?”

“그야 당연히 황상이지!”

서진한은 품에서 성지를 꺼냈다.

낙요는 인상을 찌푸렸다. 정말로 성지였기 때문이다.

“왜 류풍성을 죽이라고 했소?”

서진한이 대답했다. “류풍성은 기군을 범했고 가짜 류운아를 만들어 대신 궁에 들여보냈소. 황제가 격노하는 게 당연하지 않소?”

“류풍성을 처단하는 수밖에 없었소.”

낙요가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말했다. “성지에 류운아를 잡아오라고 하지 않았고, 류풍성을 죽이라는 말도 없었소.”

“결국 죽이겠다는 것이오?”

서진한이 웃으며 말했다. “류운아는 궁으로 데려가 황상의 처벌을 받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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