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한은 매우 진지해 보였다.낙요가 답했다. “좋소.”대제사장, 고맙소.”낙요는 류운아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류풍성의 방에는 금은보화가 배낭에 들어 있었다. 아마 도망갈 계획이었던 것 같았다.하지만 미처 도망치지 못했다.그리고 장부 하나도 발견했다. 그 안에는 그간 류풍성이 받았던 선물과 그가 해막생에서 건넨 선물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해막생은 대담하게 거액의 뇌물을 류풍성에게 건넸고 류풍성도 그 뒤로 곡유진을 모른 체했다.잠씨 형제를 쫓아내기 위해 류풍성은 사람까지 보냈다.잠리와 부경한을 고발할 수밖에 없었다.결국 그들은 깊은 산속으로 도망쳤다.도주의 수장이 뇌물을 받고 부유한 상인의 편에 서서 백성을 착취했다. 서진한은 낙요에게 정보를 흘려 낙요가 증거를 모으게 했다.당시 도주에 강등된 그는 류풍성의 부하가 되었다. 그러던 오늘날, 그는 류풍성의 목을 벴다. 비록 진익의 명령이 있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득을 얻은 사람은 서진한이다.류풍성이 죽었고 서진한은 공을 세웠다. 도주를 지킬 수장이 없었다. 서진한이 도주의 새로운 수장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이것도 서진한의 계획 중 일부일 수 있었다.류풍성의 방을 다 둘러봤을 무렵, 기절했던 류운아가 깨어났다. 그녀는 아버지를 만나겠다며 지가는 사람을 붙잡고 행방을 물었다.자기가 봤던 장면이 꿈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낙요를 발견한 류운아는 현실을 깨닫고 눈물을 쏟아냈다.“아버지... 아버지가 돌아가시다니...”관사가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위로했다. “아씨, 대감께서 생전에 가장 신경 쓰셨던 게 바로 아씨입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살아야 합니다.”낙요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류운아가 울면서 낙요의 팔을 잡아당겼다. 원망이 섞인 말투로 물었다.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 어디 있어요? 그를 잡아서 죽이지 않았어요?”“저 대신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주세요.”“대제사장님이잖아요! 우리 아버지 대신 복수 해줘요!”낙요
”항상 면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누군지 모릅니다.” “부친께서 그녀를 만났을 겁니다. 류연이 저 대신 궁에 들어갈 계획을 서방에서 짰습니다. 둘은 서방에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진한도 있었습니다.”낙요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류연이 아씨를 대신해 궁에 들어간 일에 서진한이 처음부터 개입한 겁니까?”류운아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진한의 능력이 출중해 아버지께서 그를 신뢰했습니다.”“서진한은 제가 궁에 들어가길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께 제안했습니다. 안 그랬으면 저 대신 궁에 들어갈 사람으로 류연을 찾지 못했을 겁니다.”“아버지께서 얼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아버지를 죽일 수 있단 말입니까? 온전한 시체조차 남기지 않았단 말입니까?”류운아는 분노에 차서 주먹을 꽉 쥐고 눈물을 흘렸다.낙요가 눈썹을 찌푸리며 고민했다. “두 사람이 밀접한 관계였나요?”류운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류연이라는 여자는 서진한이 도주에서 데려온 사람이다. 서진한은 당시 도주로 좌천된 처지였다. 그런 사람이 여자를 데리고 있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다른 여자를 대신 궁에 들여보내는 건 정말 서진한의 계획일 수 있다.서진한은 류연을 궁에 들여 보내면서도 그녀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때마침 진익이 이 일의 진상을 알아차렸고 류풍성은 황제를 속인 벌로 죽임을 당했다.류풍성의 죽음으로 서진한은 큰 공을 세웠다.결국 모든 사건의 배후에 서진한이 있었던 거다.서진한은 도주로 좌천되었을 때부터 이 계획을 세운 것 같다.“대제사장님, 저희 아버지가 거짓말을 한 건 사실이지만, 이 일을 뒤에서 꾸민 배후가 존재한다면 제발 공정하게 처리해 주십시오.”류운아는 낙요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다.낙요는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안심하세요. 부친께서 다른 사람에게 속은 거라면 제가 공평하게 처리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낙요가 물었다. “부친께서 금광에 관해 얘기한 적 있으세요?”류운아는 그
“역시 불순한 자입니다.”우유가 물었다. “그럼 우리 언제 돌아가요?”낙요가 대답했다. “먼저 도성으로 돌아가세요. 서진한은 사람을 끝까지 따라 붙일 겁니다. 마차에 탄 두 사람을 유인하세요.”“전 기회를 찾아 몰래 빠져나가겠습니다.”우유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혼자 가능할까요?”“괜찮아요, 도우미가 두 명 더 있어요.”“돌아가서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을까요?”낙요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다음 곳으로 가세요. 곡유진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지만 다른 곳을 돌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 순찰하는 게 좋겠습니다.”“좋습니다.”이튿날 저녁, 역참에서 쉬고 있을 무렵, 낙요는 조용히 대열을 떠났다.그녀는 다시 도주로 돌아갔다.이튿날, 낙요는 곡유진의 잠씨 대장간으로 향했다.때마침 장궤가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돌아온 것을 알아차리고 특별히 두 가지 요리를 더 추가했다.설삼도 깨어났다.그들은 식탁에 둘러앉았다. 장궤는 술잔을 들고 말했다. “대제사장님 덕분에 곡유진이 안전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한 잔 올리겠습니다.”“괜찮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낙요는 말을 끝낸 뒤 술잔의 술을 들이켰다.설삼도 술잔을 들고 말했다. “대제사장님께서 제 목숨을 구해줬습니다. 저도 한 잔 올리겠습니다.”낙요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잠리가 그녀의 손에 든 술잔을 가져갔다.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았습니다. 술 마시지 마세요.”설삼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술 대신 차를 마실게요.”낙요는 설삼이 잠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눈치챘다.그녀는 술 대신 차로 설삼과 한 잔 마셨다.“해씨 집안이 없어졌는데 갈 곳은 있습니까?”설삼은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던 잠리를 바라보았다. 잠리가 아무 말이 없자 설삼이 말했다. “아직 없어요.”“상처가 치료되면 대감집을 찾아 몸종이나 되어야겠지요.”“누군가를 모시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장궤는 설삼이 잠리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말했다. “몸종은 무
낙요는 놀란 듯 물었다. “잠리가 정말 설삼을 좋아합니까?”그녀는 곧 모든 게 이해되었다.부경한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비록 그들은 형제처럼 스스럼없이 지내지만, 잠리의 충성심은 올곧았고 잠리는 부경한을 지키려는 마음뿐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자기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할 것이다.상대의 마음을 받아줄 수도 없을 것이다.“좋아하오. 저 녀석은 설삼을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눈을 떼지 못했소.”“천궐국을 떠나면 의지할 사람이 생기는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나만 혼자구려.”부경한은 푸념을 늘어놓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잠리를 찾으러 갔다.낙요도 그들과 할 말이 있었기에 부경환의 뒤를 따랐다.잠리를 따라잡은 부경한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설삼을 좋아하면 대담하게 남자답게 말해. 여인을 속상하게 만드는 건 남자가 할 일이 못 돼.”잠리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부경한이 재빨리 그의 말을 끊었다. “변명은 하지 마. 무슨 걱정을 하는지 알아.”“하지만 우리 둘이 늙을 때까지 한평생 같이 지낼 작정이냐?”“최근 몇 년 간, 내 칼 솜씨도 발전했다. 스스로 보호하는 건 문제 없어.”“날 오랫동안 보호했으니 그거로 충분하다. 더는 네 신세를 질 수 없어.”“내 말을 들어. 설삼을 찾아가 네 마음을 분명하게 전해. 두 사람이 같이 작은 장사나 하면서 오붓하게 살면 얼마나 좋니?”잠리가 눈썹을 찌푸렸다. “그럼 나리는 어떡합니까?”부경한이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난... 난 아무 일이나 찾아서 할 것이다.”“안 됩니다!” 잠리는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그는 안심되지 않았다.두 사람은 옥신각신 말싸움하며 누구도 먼저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친형제처럼 보였다.결국 참다못한 낙요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나중의 일까지 생각하지 마십시오.”“남은 생을 어떻게 살지 고민된다면 그 문제는 제가 해결해 드리죠.”“두 분이 얼마나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는지 압니다. 가정을 이룬다고 헤어질 필요가 있겠습니까?” “다 같이 도성으
이 금광이 아주 은밀하든가 혹은 거리가 비교적 멀 든가, 아니면 금광이 크지 않거나 원동력이 강하지 않다.산은 범위가 매우 넓었기 때문에 그녀는 잠리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두 사람은 절벽곡에 도착했다.이곳은 이 이름처럼 산 한 채의 가운데를 쪼갠 것처럼 가운데가 깎아지른 듯 가파르게 펼쳐져 있었다.유일하게 갈 수 있는 길은 가파른 암벽 산의 잔도였다.이 잔도가 언제 건설되었는지 모르지만, 이 잔도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고 잠리가 말했다.하지만 근처에 이 잔도를 건너가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왜냐면 보기만 해도 위험해 보였고 단단한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낙요는 벼랑 끝에 섰다.바람은 매우 강했고 귓가를 휙휙 스쳐 지나갔고 마치 포효하는 맹수 같았다.여기서 떨어지면 분명 산산조각이 나고 말 것이다.“조심하세요!” 잠리가 말했다.낙요는 뒤로 물러났다.그녀는 느꼈다!곧바로 나침반을 꺼내고 부적 한 장을 날렸다.나침반은 한바탕 빠르게 돌아가더니 멈추었다.부적은 바람 속에서 몇 번 빙빙 돌더니, 결국 오른쪽 방향에서 타버렸다.이번에 낙요는 더욱 강한 원동력을 더 선명하게 느꼈다.“바로 그 아래요.”“내려가야 하오.”잠리는 살짝 놀랐다. “지금?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고 잔도가 단단한지도 모르니, 일단 돌아가서 밧줄이라도 좀 가져오는 게 어떻소?”“그것도 좋소.”그리하여 두 사람은 되돌아가 밧줄을 가져올 생각이었다.하지만 중도에서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누가 오는 거 같소!”두 사람은 즉시 숨었다.지금은 해가 지고 숲속에는 한 가닥의 노을빛만 남아 있었고 비교적 어두웠다.그 사람들은 낙요와 잠리를 발견하지 못했다.전방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바로 서진한이었다!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라오고 있었고 하나같이 매우 굵은 밧줄을 어깨에 메고 대나무 광주리를 메고 있었으며 그 안의 철기가 끊임없이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기세를 보아하니 금광을 캐러 가는 것 같았다.낙요는 고개를
잠리가 물었다. “들어가 보겠소?”낙요는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소.”두 사람은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나침반의 반응은 더욱 커져갔다.그 숨결, 낙요는 낯설지 않았다.안에서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자, 낙요와 잠리는 이전에 들어왔던 잔도를 통해 절벽곡을 떠났다.그들은 곧바로 산에서 내려갔다.잠리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이제 무엇을 하면 되오?”낙요는 담담하게 말했다. “서진한을 지켜보면 되오.”“서진한이 금광을 옮기려 한다면 막을 필요 없소.”낙요의 이번 목적은 금광의 위치를 알아내는 거였다.서진한이 금광을 조금이라도 몰래 삼킬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거다.그가 힘들게 금광을 옮기는 것을 내버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잠리는 고개을 끄덕이었다.그 후 며칠 동안 낙요는 곡유진에 머물렀다.잠리는 매일 서진한을 지키러 갔고 매일 밤 서진한의 일과를 낙요에게 보고했다.며칠째, 서진한은 금광을 나르고 있었다.그는 금광을 도주성 밖의 비교적 외진 곳의 별원에 숨겨 두었다.대략 7일 후.서진한은 50여 명이 되는 대오를 꾸렸고, 모두 군대의 고수들이었다.그들은 그 금광을 들고 도주성을 떠났다.낙요는 서진한의 계획을 알 수 없었기에 직접 따라갔다.하지만 서진한은 역참에 도착하자마자, 밀보를 써서 급히 도성으로 보냈다.낙요는 중도에서 서신을 가로챘다.서신을 열어 본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서신은 황상에게 보내는 것이었고, 금광을 발견했으니, 황상더러 병사를 보내 마중 오라는 내용이었다.낙요는 깜짝 놀랐다.서신한이 금광을 보고하다니, 몰래 삼킬 생각이 없었다고?낙요는 서진한의 이 행동은 눈속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또 몰래 따라갔다.매번 역참에 도착하면 서진한은 황상에게 서신으로 여정을 보고했다.매우 신중해 보였고 전혀 사심이 없었다.그래서 낙요는 아신을 통해 서신 한 봉을 우유에게 보냈다.우유더러 제사일족 제자들을 보내 서진한을 맞이하라고 하고 낙요는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일단 도주로
부소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더할 나위 없소.”그래서 낙요는 부소를 데리고 곡유진으로 와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도주는 매우 컸기 때문에 사람을 찾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래서 낙요는 밤에 나침반으로 위치를 점쳐보았다.대략적인 방향과 위치를 알아냈다.부소가 낙요의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잠리와 부경한도 많이 도와줬다.다음 날, 그들은 할아버지를 찾으러 출발했다.일행은 도주성 밖의 황량한 들판으로 찾아왔다.잠리가 입을 열었다. “서진한의 별원이 이 근처 아니요?”“어디에 있을까?”낙요는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 근처에는 그 저택 하나뿐인 것 같았소. 돌아보자고.”서진한은 이전에 금광을 이곳에 숨겼다.지금 서진한이 금광을 들고 도주성으로 갔으니, 지금 별원에는 사람이 없어야 맞다.하지만 그들이 별원에 잠입한 후 누군가 여전히 불을 피우고 밥을 하는 것을 보았다.별원에는 계집종들과 사내종들만 있었다.낙요는 미혼향으로 그들을 혼절시킨 후 별원으로 들어가 수색하기 시작했다.모든 방을 놓치지 않았다.낙요가 매우 외진 곳의 조용한 정원을 찾았을 때, 그녀는 정자에 앉아 있는 부창을 한눈에 알아보았다.낙요의 안색이 확 변했다. “부창 할아버지!”낙요는 다급히 밖을 향해 부소를 불렀다.그리고 급히 정원으로 들어가 주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부창 한 사람뿐이었다.부창은 천천히 눈을 떴다.눈빛은 약간 흐렸고 낙요를 보더니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멀뚱히 바라만 보았다.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그 눈빛에 낙요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할아버지! 할아버지!” 부소는 감격에 겨워 다급히 달려왔다.하지만 부소가 달려가 부창을 와락 끌어안았지만, 부창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표정에 변화도 없었으며 눈빛은 흐리멍덩했다.보고 또 보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은?”순간 부소는 굳어 버렸다.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부창을 쳐다보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입니다! 부소입니다!”“저를 모르겠습니까?”부창은 미간을 찌푸
낙요는 잠깐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반만 풀면, 혹시 할아버지의 기억을 조금 되돌릴 수 있소.”“비록 기억이 완전하지 않고, 또한 다시 기억을 잃을 수도 있지만, 목숨을 잃는 것보다 낫소.”이 말을 들은 부소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렇게 하는 수밖에!”“그럼, 대제사장께 부탁하오.”낙요는 나침반을 꺼냈다. “그럼, 당신은 정원 밖으로 가서 지켜주시오.”정원에 그녀와 부창 두 사람이 남자 낙요는 혈봉술을 풀기 시작했다.부소는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며 서성거렸다.향 한 대가 다 타고 나서야 낙요는 그를 불렀다.낙요는 부창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부창은 또다시 서서히 눈을 뜨더니, 여전히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눈빛은 곧 맑아졌다.얼굴에 한줄기 희색을 띠며 말했다. “부소!”부소는 몹시 격동되었다. “할아버지!”“저를 알아보시는 겁니까?”부창은 웃으며 고개를 들더니 낙요를 쳐다보며 말했다. “대제사장도 계시는구먼.”낙요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보아하니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부소가 다급히 물었다. “할아버지, 그동안 어디 가셨던 겁니까? 누가 할아버지를 여기에 잡아 온 겁니까? 누가 혈봉술을 할아버지에게 쓴 겁니까?”이 말을 들은 부창의 눈빛은 또 망연해졌다.그는 한참 생각한 후에야 기억했다.“서진한이다.”“서진한이 나더러… 무슨 봉인을 풀어달라고 한 것 같은데… “부창은 미간을 찌푸리며 곰곰이 생각했지만, 다른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하지만 낙요는 깜짝 놀랐다. “봉인을 풀어달라고 했다고요?”낙요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진지하게 물었다. “할아버지, 혹시 절벽곡의 금광과 관련이 있습니까?”그곳에 대진이 있었다.그날 서진한이 금광을 파헤친 후, 진법의 힘이 솟구쳐 나오려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또한 서진한이 금광을 몰래 삼키지 않은 것을 보면, 서진한은 처음부터 금광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뜻하며, 그가 원하는 건 금광 뒤의 물건이다.이 또한 부창더러 봉인을 풀라는 목적이다.그녀의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