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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2화

두 사람은 서방에서 오후까지 잤다.

소서가 정원을 지키고 있어 아무도 방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원 밖에서, 누군가는 급하다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심녕은 종일 정원을 찾아왔지만, 들어가지 못하게 해 화가 잔뜩 난 채로 떠났다.

결국 심녕은 심부설의 정원에 찾아갔다.

“언니, 지금 차를 마시며 햇볕을 쬘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왕야를 뺏기게 생겼는데!”

심부설은 멈칫하더니 조심스레 정원 밖을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말조심해라!”

“뺏기긴 뭘 뺏기냐, 왕야는 우리의 것이 아니다.”

심녕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눈빛으로 심부설을 보며 말했다.

“정녕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는단 말입니까?”

“낙운은 엊저녁부터 지금까지 서방에 있습니다!”

“소서도 정원을 딱 지키고 있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둘이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뻔하지 않습니까!”

“정말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는단 말입니까?!”

심부설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목소리를 낮추어라.”

“왕야는 왕야의 서방에 계신다. 무엇을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

“우리는 그저 왕야의 부하일 뿐인데, 어찌 간섭한다는 말이냐.”

“이 왕부도 왕야의 것이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심부설은 속상한 마음에 경쟁도 해보려고 했으나, 그날 낙운의 말에 깨달음을 얻었다.

잘 해낼 자신은 없지만, 노력해 보고 싶었다.

인연이라면 결국에는 이어질 것이고, 인연이 아니라면 강요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것이 아닌 건, 아무리 경쟁해도 빼앗아 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심녕은 심부설의 말을 하나도 듣지 않고 오히려 불만을 표했다.

“언니, 어찌 자신을 괴롭히는 겁니까?”

“저는 누구보다도 언니를 잘 압니다. 그러니 언니의 생각도 알고 있습니다.”

“아무도 왕야 마음속 왕비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지만, 언니는 가능합니다!”

“언니는 왕야께서 직접 고르신, 왕비와 가장 닮은 사람입니다! 지금 어찌 낙운을 이렇게 대하는지 모르겠지만, 절대 연모의 감정으로 그러는 건 아닙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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