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이 무성한 곳을 지나오니 끝이 보이지 않는 벼랑이 보였다. 그곳에 도착하니 서늘한 바람이 불어 등허리가 오싹했다.몇몇 사내는 식은땀을 흘리더니 가마를 동굴 입구에 내려놓고는 황급히 도망갔다.낙청연은 컴컴한 동굴 입구에서 뱀의 움직임을 살폈다.손목을 묶었던 밧줄을 미리 느슨하게 만들어놨던 그녀는 밧줄을 완전히 푼 뒤 가마에서 내려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낙청연은 덤덤한 얼굴로 뱀을 쫓는 가루를 뿌려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려는 뱀들을 물리쳤다.동굴은 무척 깊었다.캄캄한 통로를 지나자 갑자기 앞이 환해졌다.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아주 널찍한 곳이었는데 석벽에는 덩굴이 잔뜩 자라있었고 심지어 폭포 소리가 들렸다.폭포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려 하자 갑자기 찬 바람이 불어왔다. 뒤이어 물소리와 함께 낙청연의 몸에 물방울이 튀었고 그녀는 손으로 그것을 막았다.바로 다음 순간, 물소리는 사라졌고 낙청연은 등 뒤가 서늘했다.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가리를 쩍 벌린 무언가가 그녀를 덮쳤다.“사군(蛇君), 말로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내면서 뱀의 습격을 막았다.나침반을 꺼내는 순간 금빛이 뿜어졌고 뱀은 그것에 흠칫 놀랐다.큰 뱀은 머리를 흔들더니 혀를 날름거리며 위험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고, 꼬리를 움직여 낙청연을 바닥으로 넘어뜨렸다.바닥에 넘어지자 어마어마한 고통이 느껴졌다.낙청연이 몸을 일으키려는데 덩굴 하나가 그녀의 목을 단단히 졸라맸고 그 바람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사군, 꼭 이렇게 폭력적으로 굴어야 하겠느냐?”낙청연이 덩굴을 힘껏 잡아당기자 큰 뱀은 그녀를 위협했다.낙청연은 곧바로 나침반을 꺼내 진살진법(鎮煞陣法)을 쳤고 금빛의 부문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진법이 뱀의 상공을 뒤덮었고 큰 뱀은 고통스럽게 몸을 뒤틀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덩굴을 떼어놓고는 몸을 일으켰다.“사군, 말로 하자꾸나. 이 정도면 충분히 시험하지 않았느냐?”큰 뱀은 곧바로 몸을 일으키면서 입을 열었다.“너는 누구냐?”
아노였다!낙월영 곁에 있는 아노였다!낙청연은 분노가 치솟았다. 어쩐지 가마를 메던 두 촌민은 촌장이 돈을 주기 기다린다고 했다. 바로 낙월영이 주는 돈을 기다리는 것이었다.아노는 동굴로 따라 들어왔다. 그녀의 생사를 확인하여 낙월영에게 보고하기 위해서였다.아노는 동굴에서 한창 두리번거리더니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자 비로소 황급히 떠났다.그녀에게는 뱀을 쫓는 가루가 없었다. 낙청연이 들어올 때 뿌렸던 가루가 뱀무리를 잠깐 쫓아낸 것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잠시도 더 있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아노가 떠난 후, 낙청연은 그제야 넝쿨 뒤에서 기어 나왔다. 그녀는 폭포 쪽으로 다가갔지만 더 가까이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겨우 아래가 보였다. 아래는 매우 크고 깊은 연못이었다.그저 가까이 갔을 뿐인데 벌써 한기가 엄습해왔다.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다급히 뒤로 물러났다.아주 빠르게, 그 큰 뱀도 따라 올라왔고 그의 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송천초를 나에게 줘!”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무엇 때문에? 방금 송천초를 달라고 하던데, 그건 또 무슨 뜻이냐?”큰 뱀의 뒤이은 말은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녀는 내 처라네!”낙청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뭐라고?”큰 뱀은 동굴에서 주위를 빙빙 돌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보거라!”큰 뱀은 낙청연을 향해 입김을 한 번 불었다.흰 안개가 눈앞에 자욱이 피어올랐다.흰 안개가 흩어질 때, 낙청연은 한 쌍의 남녀를 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잡고 있었으며 등 뒤에는 약 바구니를 메고 있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두 사람은 마냥 즐거웠다.그 여인의 모습은 확실히 송천초가 맞았다.여인은 말하고 있었다: “부군, 정말 저랑 사분할 겁니까? 정말 공명과 관록, 그리고 부모님을 버리실 수 있습니까?”남자는 따뜻하게 웃더니,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모든 것을 버리고 너와 함께하고 있는데 왜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이냐?
낙청연은 깜짝 놀라더니 말했다: “현상청련(玄霜青蓮)!”이것은 세상에서 매우 보기 힘든 기독(奇毒)이다. 고서에만 기록되어 있을 뿐, 진짜 현상청련을 그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이것으로 거래하겠네. 당신은 허청림, 그자들을 처리하고 송천초를 무사하게 나에게 넘겨주게!”통이 크다!낙청연의 마음은 흔들렸다.이 꽃잎 하나의 독소면 허청림, 그자들을 처리하는데 충분하다!“좋다. 그렇게 하자꾸나!”이런 좋은 물건은 더 많이 가져다주면 좋겠다.낙청연은 손수건으로 현상청련을 감싸고, 동굴을 나왔다.고서의 기록에 의하면, 현상청련은 한 번에 단 한 송이만 자란다고 한다. 꽃이 피어 연방(蓮蓬)이 열릴 때 그 속의 연자(蓮子)는 세상에서 보기 드문 영약(靈藥)이 된다. 이는 목숨이 위태로운 자를, 저승의 문턱에서 끌어올 힘을 지니고 있다.이 현상청련은 여름이 되면 곧 연방이 열릴 텐데, 지금은 좀 일찍 딴 편이다.하지만 현상청련을 손에 넣었다는 건, 이미 엄청나게 운이 좋은 것이다!사람은 욕심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낙청연은 산에서 내려오면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매우 고요했다. 찬바람이 사람을 추위에 몸서리치게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불편한 점은 없었다.별원의 저택은 불이 훤히 켜져 있었다. 달빛을 빌어 낙청연은 방향을 찾아, 하산하여 별원으로 돌아왔다.그녀는 남몰래 숨어서 한창 엿듣다가, 다른 소리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살금살금 정원으로 들어와 슬그머니 자신의 방 밖으로 왔다.지초는 방 안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만일 내일까지 왕비가 오지 않는다면 왕야를 찾으러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만일 왕야가 나 몰라라 한다면, 낙 태부를 찾아갈 것이고, 그래도 안 되면 진 태위를 찾아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다.한창 생각 중인데, 갑자기 문밖에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렸다.지초는 순간 겁에 질려 펄쩍 뛰었다.“누구세요?!"“나다!”낙청연의 목소리가 들리자, 지초는 순간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다급히
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를 죽인다고?송천초는 말했다: “저에게는 어릴 때부터 이상하고 기이한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또 꿈에서 뱀을 자주 보곤합니다.”“그 꿈들은 저를 십여 년간 괴롭혔습니다. 저의 몸은 하루가 다르게 허약해졌고, 큰 병으로 여러 번 몸져누웠습니다.”“점을 쳐보니, 제 운명에 큰 재난이 한 번 있다고 했습니다. 전생의 업보라고 하더군요! 그것이 항상 저를 따라다닐 것이고, 제가 죽어야 끝난다고 했습니다.”“산명 대사께서 이 악연을 풀려면, 이곳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또 제가 스물네 살 생일 전에 해결하지 못하면, 반드시 죽는다고 하셨습니다.”“제가 이곳에 친척을 찾으러 왔다고 한 말은 거짓입니다. 저는 오직 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산명 대사는 또 제가 여기서 귀인을 만난다고 하셨습니다.”“낙 낭자, 지금 보아하니 당신이 바로 저의 귀인입니다!”송천초는 감격스러워 낙청연의 손을 꽉 잡았다.낙청연은 듣고 난 후 약간 놀랐다. 하지만 또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송천초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낙청연은 그녀에게 점을 쳐주었다. 운명에 확실히 액운이 끼었다. 또 확실히 전생의 업보가 맞았다. 하지만 낙청연이 보기에는, 목숨을 잃을 위험까지는 아니었다.“송 낭자, 내가 도와준다고 약속했으니, 반드시 끝까지 도울 것이야!”낙청연의 약속은, 송천초의 마음을 더없이 안심시켰다.차가웠던 손은 드디어 점점 온기를 되찾았다.이윽고 낙청연은 즉시 허청림의 계획을 그녀에게 말해줬다. 송천초는 듣더니, 매우 놀라 했다.“어쩐지 그 사람은 점점 더 이상하다 했습니다. 당신더러 저 대신 산신령께 제를 지내러 가라고 하니,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송천초의 마음은 몹시 괴로웠다.낙청연은 그녀의 괴로워하는 표정에서 이미 허청림에게 연정을 품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낙청연은 현상청련을 꺼내더니 말했다: “허청림은 요 며칠 사이에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나를 좀 도와주거라!”그
허청림은 송천초를 데리고 다시 산에 들어갔다.낙청연도 다시 멀리서 따라갔다.과연, 이번에 그들은 마침내 행동하려고 하였다. 허청림이 가고 있는 곳은, 바로 뱀 굴이 있는 방향이었다.바로 이날, 낙청연이 촌민에 의해 제물로 바쳐졌다는 소식이 부진환의 귀에 들어갔다.이 소식을 들었을 때, 부진환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다시 한번 말해보거라?!”소유는 고개를 숙이고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왕야, 왕비를 잘 지키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저는 그 촌민들이 감히 그럴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사람들은 모두 왕비가 벌을 받아 별원에서 며칠만 고생하면, 왕야가 다시 데려올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누구 생각이나 했겠는가……“어처구니없구나! 당당한 섭정왕비가, 한 무리 조민(刁民)들에 의해 산신령께 제물로 바쳐졌다고?!” 부진환은 벌컥 성을 냈다. 마음은 왠지 모르게 쥐어뜯는 것 같았고, 순간 너무 답답했다.“제가 알아보았더니, 왕비는 살아서 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만일 운이 좋다면, 아직 살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소유는 고개를 숙이고 한마디 했다.부진환은 극도로 분노하여 그에게 삿대질하면서, 욕은 하고 싶은데 뭐라고 욕을 해야 할지 망설이더니, 분노하여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왕야, 어디 가십니까?”부진환은 매우 성난 어투로 말했다: “사람을 찾으러 가지 어디 가겠느냐! 만일 낙청연이 정말 죽었다면, 너도 알아서 자신을 벌하거라!”소유는 갑자기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낙청연이 살아 있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부진환은 즉시 사람을 데리고 뒷문으로 떠났다. 그는 아주 조용하게 성을 나갔다.--이날 산속은 유난히 추웠다. 찬 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와, 낙청연은 옷자락을 여미었다.그녀는 마침내 동굴 밖에 도착했다.지금 동굴 밖에는 대량의 빨간 줄과 방울이 배치되어 있었다.피가 묻은 부적이 부쳐져 있었고, 땅바닥에는 뱀을 쫓는 약 가루가 온통 뿌려져 있었다. 짙은 약 냄새가 유난히 코를 찔렀다.허청림은 송천초를 데리
그 녀석은 그녀를 속였다!허청림은 이미 쳐들어갔다.동굴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동굴 밖의 한 무리 자객들도 행장을 꾸리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가지각색의 다양한 무기를 들고 동굴로 쳐들어갔다.송천초는 동굴의 더욱 깊은 쪽으로 계속 끌려가고 있었다. 송천초는 두려움에 몸부림쳤다: “저를 놓아주세요!”공포가 엄습해왔다.끝내 멈추었을 때, 어두운 동굴 안은 그녀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갑자기, 한 줄기 차가운 무엇이 그녀의 등 뒤로 기어오르더니, 그녀의 목을 휘감았다.수없이 꿈에서 들었던 그 공포스러운 목소리가, 지금 송천초의 귓가에 아주 똑똑히 울려 퍼졌다:“드디어 너를 찾았구나! 나의 아군!”송천초는 무서운 나머지 울음을 터뜨리더니,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저는 아군이 아닙니다. 사람을 잘못 알아보았습니다.”“나는 당연히 잘못 볼 리가 없다! 그때 네가 나를 위해 약을 구해준다고 해놓고는, 나를 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지금 이 모양이 된 거잖느냐?”“나는 공명과 관록 그리고 가족까지 버리고 너와 멀리 떠났는데, 네가 어찌 나한테 이토록 잔인할 수 있었단 말이냐? 내가 너를 얼마나 오랜 세월을 기다렸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너는 마침내, 내 곁으로 다시 돌아왔구나! 우리 이로써 하나가 되자. 네가 나의 피와 살의 일부가 되면, 다시는 나를 떠나지 않을 테니까!”음산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송천초의 온몸은 마치 이미 빙고(冰窖)에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그 차가운 비늘은, 그녀의 목을 점점 더 조여왔다.송천초의 두 눈은 이미 충혈되었고, 얼굴은 온통 새빨갛게 되었으며,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었다.눈앞이 캄캄해지는 마지막 순간, 시뻘겋게 쩍 벌린 아가리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큰 뱀이 송천초를 삼키려고 할 때, 허청림이 쳐들어왔다.그는 놀라더니, 바로 검을 들고 큰 뱀을 찔렀다.“짐승 같은 놈, 멈추거라!”큰 뱀은 갑자기 큰 소리를 냈다. 그러자 동굴 안은 한
낙청연은 아주 잠깐, 그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그녀는 깜짝 놀랐다.서송원이었다!바로 낙운희가 좋아하던 그 남자였다!어쩐지 비가 오던 그날 밤, 그들의 담화를 엿들었을 때, 그 남자의 목소리가 귀에 익다고 생각했다.바로 서송원이였다!낙운희가 사분하려고 했던 그날, 마침 그녀와 마주쳐서 그녀는 서송원을 본 적이 있다!헌데 허청림이랑 같은 패거리였다니?!그녀는 즉시 일어나 서송원을 쫓으려 했으나, 그 큰 뱀도 어느새 부문과 큰 그물을 벗어나 송천초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철수하여, 송천초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왜 나를 속인 것이냐? 넌 그녀를 보호하려던 게 아니라 죽이려고 했던 것이야!” 낙청연은 차가운 어투로 말하더니 바로 나침반을 꺼내어 그를 경계했다.큰 뱀의 분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가 나를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들었다! 마음을 저버린 자는 죽어 마땅하다!”말이 끝나자,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낙청연은 다시 또 다른 장면을 보게 되었다.남자는 여인을 위해 약을 캐다가 이화사독(異化蛇毒)에 걸렸다. 남자의 몸에는 대량의 비늘이 생겨 났다. 무척 섬뜩했다.여인은 그의 침상 옆에서 울며 말했다: “조금만 참고 끝까지 버터주세요. 제가 꼭 현상청련과를 찾아 당신을 치료해줄 것입니다!”여인은 말을 하고는 약 바구니를 들고 눈물을 닦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가버렸다.남자는 침상에서 바닥에 굴러떨어져, 가슴이 찢어지도록 소리쳤다: “아군! 아군!”안개가 흩어지더니, 큰 뱀의 목소리는 더욱 분노로 가득했다: “이건 나와 그녀 사이의 일이다. 현상청련을 너에게 줬으니, 우리 사이의 거래는 이미 성사됐다.더 이상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말거라!”낙청연은 듣더니, 깜짝 놀랐다.현상청련?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 큰 뱀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녀가 너를 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냐?”“하지만 그녀가 며칠 전 내 손에 든 현상청련을 보고 몹시 감격스러워하면서 이때까지 현상쳥
부진환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거닐고 동굴 안으로 쳐들어갔을 때, 구석에 쓰러져 있는 낙청연을 한눈에 알아보았다.그는 몹시 조급했다. 그는 급히 달려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낙청연! 일어나보거라!”콧김을 확인해보니, 아직 숨이 붙어있었다!부진환은 낙청연을 안고 밖으로 나가면서 명령했다: “자세하게 둘러보거라, 방금 움직임 소리가 심상치 않았으니, 다른 사람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거라.”소소는 응했다: “예!”이윽고 부진환은 낙청연을 안고 조급한 표정으로 동굴을 나와 줄곧 하산하여 별원으로 돌아왔다.지초는 별원 문 앞의 돌계단에 앉아, 왕비와 송 낭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뜻밖에 기다려 온 사람은, 왕야였다!게다가 왕비까지 안고 있었다!“왕……왕야, 여기는 웬 일이십니까?” 지초는 놀라더니, 급히 일어났다.하지만 왕야 품속에 안겨 있는 낙청연이 피를 토하고 혼절해 있는 모습을 보고, 지초는 순간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뜨거운 물을 떠오거라.”“예!”부진환은 낙청연을 안고 방으로 갔다. 지초는 뜨거운 물을 떠 오고 또 급히 나가서 숯을 더 넣었다. 방안의 아주 빠르게 따뜻해졌다.부진환은 낙청연의 갈비뼈가 부러졌을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자세하게 검사해보니, 뼈는 괜찮았다. 그저 찰과상과 가벼운 내상뿐이었다.그제야 부진환은 한시름 놓았다.지초는 옆에서 낙청연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깨끗하게 닦아주었다.부진환은 연탑(軟榻)에 앉아서 차를 붓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낙청연이 촌민들에 의해 산신령께 제물로 바쳐졌는데, 너는 왜 보고 하지 않았느냐?’제물로 바쳐진 지 이미 많은 날이 지났는데 지초는 아직도 별원에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있다.지초는 낙청연이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기 때문에, 그저 별원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이런 추측을 할수록 부진환의 마음속은 더욱 많은 의심이 생겨났다.지초는 원래부터 입담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부진환이 이렇게 물어보자, 그녀는 순간 당황해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