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환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거닐고 동굴 안으로 쳐들어갔을 때, 구석에 쓰러져 있는 낙청연을 한눈에 알아보았다.그는 몹시 조급했다. 그는 급히 달려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낙청연! 일어나보거라!”콧김을 확인해보니, 아직 숨이 붙어있었다!부진환은 낙청연을 안고 밖으로 나가면서 명령했다: “자세하게 둘러보거라, 방금 움직임 소리가 심상치 않았으니, 다른 사람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거라.”소소는 응했다: “예!”이윽고 부진환은 낙청연을 안고 조급한 표정으로 동굴을 나와 줄곧 하산하여 별원으로 돌아왔다.지초는 별원 문 앞의 돌계단에 앉아, 왕비와 송 낭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나 뜻밖에 기다려 온 사람은, 왕야였다!게다가 왕비까지 안고 있었다!“왕……왕야, 여기는 웬 일이십니까?” 지초는 놀라더니, 급히 일어났다.하지만 왕야 품속에 안겨 있는 낙청연이 피를 토하고 혼절해 있는 모습을 보고, 지초는 순간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뜨거운 물을 떠오거라.”“예!”부진환은 낙청연을 안고 방으로 갔다. 지초는 뜨거운 물을 떠 오고 또 급히 나가서 숯을 더 넣었다. 방안의 아주 빠르게 따뜻해졌다.부진환은 낙청연의 갈비뼈가 부러졌을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자세하게 검사해보니, 뼈는 괜찮았다. 그저 찰과상과 가벼운 내상뿐이었다.그제야 부진환은 한시름 놓았다.지초는 옆에서 낙청연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깨끗하게 닦아주었다.부진환은 연탑(軟榻)에 앉아서 차를 붓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낙청연이 촌민들에 의해 산신령께 제물로 바쳐졌는데, 너는 왜 보고 하지 않았느냐?’제물로 바쳐진 지 이미 많은 날이 지났는데 지초는 아직도 별원에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있다.지초는 낙청연이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믿기 때문에, 그저 별원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건가?이런 추측을 할수록 부진환의 마음속은 더욱 많은 의심이 생겨났다.지초는 원래부터 입담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부진환이 이렇게 물어보자, 그녀는 순간 당황해서 말했다: “
지초는 급히 낙청연에게 차를 건넸다.차를 마신 뒤, 낙청연은 여전히 기침을 멈출 수 없었다. 갑자기 피를 왈칵 토해냈다.지초는 놀라서 아연실색했다: “왕비, 피를 토하셨습니다!”정원에서, 부진환은 미간이 흔들렸다.피를 토했다고?비록 외상은 그다지 엄중한 편은 아니지만, 내상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겨울인지라 날씨가 춥기 때문에 제대로 요양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질병이 될 것이다.부진환의 미간이 쭈그러들더니, 갑자기 모순에 빠졌다.원래는 낙청연에게 또다시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 하지만……만일 그녀가 잘못을 인정하고, 부운주와 태후와의 관계를 끊는다면 그는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있다!한창 생각 중인데, 지초가 방에서 뛰어나오더니, 부진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왕야! 왕비가 많이 다치신 것 같습니다. 제발 왕비를 돌아가게 해주십시오!”낙청연은 지초의 목소리를 듣자, 순간 힘을 다해 침상에서 내려왔다.하지만 몸은 허약하고, 가슴은 간간이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 그는 겨우 문틀을 잡고 서 있었다. 온통 창백한 얼굴을 한 그녀가 부진환의 시야에 들어왔다.부진환의 마음은 한층 더 여려졌지만, 여전히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낙청연, 잘못을 인정하느냐? 본왕은 마지막으로 너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있다!”갑작스러운 이 물음에, 낙청연의 마음은 문득 미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가볍게 비웃더니, 불굴의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제가 무엇을 잘못했다는 겁니까? 왕야께서 알려주십시오!”“만일 낙월영을 때린 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저는 잘못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백 번을 다시 해도, 저는 틀림없이 그녀를 때릴 것입니다!”낙월영을 보호하고 싶은 건 부진환 그의 일이다.하지만 그녀 낙처연은 무엇 때문에 낙월영의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가?잘못을 인정하라고? 어림도 없다!부진환의 미간에 순간 분노가 몰려오더니 말했다: “모르는 척하지 말거라. 매번 낙월영을 핑계로 대다니! 그녀가 없었어도 너는 여전
소소는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편원에서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옷장 안의 옷감도 일부 사라졌습니다. 바로 그 자객의 상처에 묶인 비단 끈입니다.”부진환은 듣더니,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가 본왕의 별원에서 남자를 재워주고 있다는 말이냐?”소소는 깜짝 놀랐다.왕야의 반응이 왜 이렇지?“왕야, 그렇게 간단한 것 같지 않습니다. 그 동굴 안에 있던 열 몇 구의 시신은 전부 다 오래동안 무예를 연마한 자객들입니다. 무공도 아마 다들 약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들의 얼굴빛은 모두 검은 색을 띠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전부 중독되어 죽은 것 같습니다.”“기괴하게 죽었습니다. 게다가 그곳은 뱀 굴입니다. 왕비는 촌민들이 제물로 바쳐서 그곳에 들어갔지만, 그 열 몇 명의 자객들은 어디서 온 것입니까?”“왕비는 어찌 그들과 어울려 있단 말입니까?”소소의 말을 듣고 부진환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조사하거라! 자세하게 조사하여 그 사람들의 정체를 알아오너라!”부진환은 말을 마치고, 떠났다.소소는 다급히 또 물었다: “그럼 왕비 쪽은 어찌합니까?”부진환은 냉랭한 두 눈으로 한 번 돌아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만 놔두거라! 혼자 이곳에서 자생 자멸하겠다고 했으니, 그녀의 뜻대로 놔두거라!”말을 마치고, 부진환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가버렸다.“예.”지초는 별원에서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왕야가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더니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녀는 황급하게 돌아갔다.“왕비, 왕야는 정말 가버렸습니다.”낙청연은 태연하게 책상에서 약처방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갈 테면 가라고 해라! 가는 게 더 좋다!”지초는 더 이상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낙청연은 약처방을 그녀에게 주면서 말했다:“부근에 있는 가까운 진(鎮)에 가서 약 두 첩을 지어오너라, 꼭 조심하고.”지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왕비님, 조심하십시오! 제가 빨리 갔다 오겠습니다!”지초는 약처방을 들고, 신속
그녀는 자기 옷을 찢어서, 간단하게 뱀에게 상처를 싸매 주었다. 그리고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곳을 찾아 그를 그곳에 밀어 넣어 줬다.“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7층 불탑을 쌓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다. 이번에 너를 구해 줄 테니, 만일 네가 이번 겨울을 무사하게 넘긴다면, 송천초를 놓아주길 바란다!”“물론, 네가 놓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너는 나를 이기지 못할 테니까!”말을 마치고, 낙청연은 돌아가 버렸다.그녀는 송천초를 등에 업고 힘겹게 산에서 내려갔다.별원에 도착해서, 낙청연은 송천초에게 깨끗한 옷을 갈아입혔다. 그리고 몇 가지 약재를 달여서 송천초에게 먹였다.목숨은 잠시 건졌다!--저녁 무렵, 지초는 약을 지어 돌아와, 급히 낙청연의 약을 달이러 갔다.“왕비, 송 낭자는 돌아왔는데 허청림은 왜 안 보입니까?” 지초는 궁금해서 물었다.“허청림은 이미 죽었다.” 낙청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지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럼 앞으로 우리 셋이 이곳에서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내일 제가 산에 가서 산나물을 좀 캐어오겠습니다.”듣고 있던 낙청연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지금 우리에게 먹을 것이 없을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것이냐?”지초는 그제야 대답했다: “제가 약을 지으러 갈 때, 많은 촌민이 왕부의 사람들에 의해 잡혀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내려간 김에 먹을거리도 좀 사 오려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저에게 아무것도 팔지 않았습니다.”“진은 너무 멀고, 저도 한 번에 많은 것을 가져오지 못합니다. 게다가 우리에게 돈이……”얼마 남지 않았다.왕비가 먹는 약들은 모두 비싼 약재들이다.지초의 난처한 모습을 보고 낙청연은 자신들에게 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다.“정상적인 우리의 지출대로라면, 며칠을 더 버틸 수 있는 것이냐?”지초는 생각하더니, 손가락까지 굽혀가며 계산해보더니 말했다:“많아야 5일이면 다 써버릴 것입니다!”낙청연은 듣더니, 잠깐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5일이면 충
두렵다…… 꿈이 아닐까 봐!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송천초가 꿈에 본 것은, 그 큰 뱀이 한 짓인 것 같다.그는 이미 진실을 알게 되었다.송천초는 결코 그를 버린 게 아니라, 약을 찾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아쉽게도 그 현상청련을 너무 일찍 따는 바람에, 이 세상에서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소 유감스러웠다.송천초의 놀란 가슴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낙청연은 잠깐 망설이더니, 그녀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설사 알려준다고 해도, 그녀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지금 이 시각, 송천초는 뱀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모른다.하지만 비록 낙청연이 알려주지 않았지만, 송천초는 무언가 이미 눈치챈 것 같았다.그녀는 낙청연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 한담은 그녀가 꿈속에서 약을 찾으러 갔던 한담과 동일한 곳이라는 것을……낙청연이 얻은 그 현상청련은, 아마도 그 한담 밑에서 자라고 있었을 것이다.이 현상청련을 그녀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심지어 꿈에서도 찾았지만, 여전히 그녀와 현상청련은 인연이 없었다.정신을 차리고, 송천처는 가슴을 만지더니, 천명 나침반을 꺼내어 낙청연에게 건넸다.“어렴풋이 기억하는데, 이 물건이 그 뱀을 다치게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당신 것입니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명 나침반을 거둬들였다.--낙청연은 이틀 동안 세심하게 송천초를 보살폈다.약도 인색하지 않고 팍팍 썼다.두 사람의 다친 상처와 병세는 모두 호전되었다. 몸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사흘째 되는 날, 송천초는 낙청연을 끌어당기며 말했다:“청연, 제가 구란선삼을 준다고 약속했습니다.”“하지만 당신이 저를 좀 도와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약을 당신께 줄 수 있습니다.”구란선삼이란 말을 듣자, 낙청연의 마음속은 무척 설레었다. “말해봐,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송천초는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와 함께 물건을 훔치러 가야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구야!” 한 남자가 방문을 열었다.낙청연과 송천초 두 사람은 모두 도망갈 새도 없이 발각됐다.“당신들, 뭐 하는 사람들이야? 설마 마을에 물건을 훔치러 온 것이야!”“여봐라! 도적 잡아라.”그 사람은 놀라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낙청연은 황급히 송천초를 도와 상자를 건네 안더니 말했다: “뛰자!”아주 빠르게, 뒤에 바로 많은 촌민이 나타났다. 그들은 몽둥이와 호미를 들고 뒤따라오고 있었다.낙청연은 숨을 헐떡이더니, 품에 안은 물건을 거의 놓치려 했다. “도대체 얼마를 넣은 것이냐? 너무 무겁다!”송천초도 멈춰서 숨을 고르더니 말했다: “버텨주세요! 이 안에 당신의 구란선삼이 있습니다! 족히 세 뿌리나 됩니다! 당신의 비만증을 치료하는데 충분합니다!”이 말을 듣던 낙청연은 몹시 흥분되어 마치 온몸의 피까지 들끓는 것 같았다.세 뿌리의 구란선삼!그녀가 대제사장일 때도 세 뿌리나 되는 구란선삼은 가져본 적이 없다!그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물건이다.낙청연은 한 손으로는 상자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송천초의 팔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즉시 미친 듯이 달려 별원에 도착했다.그 촌민들은 별원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쫓아오다가 감히 더 앞으로 다가가지 못했다.“가지 맙시다. 그 별원은 섭정왕 소유입니다. 저번에 우리 마을에 오셔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잡아갔는데, 건드리면 안 될것같습니다.”“그만둡시다. 어서들 돌아가서 없어진 물건이나 없는지 한번 살펴보시오!”사람들은 되돌아갔다.문틈 뒤에서 지켜보던 두 사람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맥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네가 방금 한 말은 진심이냐? 구란선삼이 세 뿌리나 된다고? 이렇게 진귀한 물건인데 아깝지 않냐?” 낙청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송천초를 쳐다보았다.송천초는 웃더니 말했다: “당연히 진심입니다.”그녀는 상자를 열어 뒤적이더니, 세 뿌리의 구란선삼을 꺼내 낙청연에게 건넸다.“이건 확실히 진귀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아쉬워할 정도는 아닙니다. 사실 우리 집
낙청연은 그제야 생각났다. 이미 식량이 떨어졌다.송천초가 말했다: “진에 가서 약재를 좀 팝시다. 돈이 좀 될 겁니다.”낙청연은 다급히 손을 가로젓더니 말했다: “안 된다! 이렇게 진귀한 약재들은, 경도에서도 단시간에 찾기 힘든데, 이렇게 팔아버리면 너무 손해다!’“나에게 돈 벌 방도가 있다! 가자, 근처의 진으로 가보자.”지초는 물었다: “그럼 무엇을 가지고 가야 합니까?”“옷만 갈아입으면 된다.”낙청연과 지초는 남장으로 갈아입었다. 이 별원에는 하인들의 옷이 많았다. 아무렇게나 한바탕 꾸미니, 그럴듯했다.--변하진(汴河鎮).진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경도와 가깝고, 또한 경도에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번화한 편이었다. 부귀한 집 사람들도 많이 거쳐가는 곳이다.낙쳥연은 비교적 썰렁한 다관(茶館)을 찾았다. 그녀는 바로 장궤(掌櫃)에게 문 앞의 구석진 곳에 놓인 작은 책상을 빌렸다. 세 푼을 줬더니, 장궤는 그녀들에게 차 한 주전자도 그냥 주었다.그녀들은 다관 문 앞에 초라한 점쟁이 노점을 세웠다. 적적하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거리에 오가는 행인들은 적지 않았지만, 눈길도 주지 않았다.지초는 걱정되어 물었다: “왕비, 이대로 괜찮겠습니까?”“급해하지 말거라!” 낙청연은 전혀 서두르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았다.바로 이때, 송천초가 다관으로 들어오더니, 옆에 있는 상에 앉아서 차를 시켰다.낙청연은 입을 열었다: “낭자, 온몸에 혼탁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요즘 순조롭지 않은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액운이 몸에 달라붙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듣고 있던, 송천초는 화가 났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고 있네요, 당신이야말로 액운에 시달리고 있어요! 저는 운이 아주 좋습니다!”송천초는 말을 마치고,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갑자기 목구멍에 사레가 들어 격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콜록, 콜록……”낙청연은 황급히 다가가서 그녀의 등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송천초는 맞장구를 치더니 놀란 척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것도 알고 있습니까?”송천초의 놀란 소리는 주위의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즉시 사람들이 줄줄이 구경하러 모여들었다.다관 장궤는 더욱 한가롭게 뒤짐을 짊어지고 옆에서 듣고 있었다.낙청연은 정색해서 말했다: “송 낭자, 요즘 혼사를 준비하고 있지 않으십니까?”송천초는 몹시 흥분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예, 예! 이것도 알아차렸습니까?”“낭자는 오늘 돌아가시는 데로 망자의 무덤을 한 번 살펴보십시오. 만일 생전에 가져가지 않은 물건이 있다면, 함께 태워주십시오. 만일 혼사를 치르시려면, 두 달 미루시는 게 좋습니다.”낙청연은 완전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낙청연은 또 그 무직한 돈주머니를 송천초에게 돌려주면서 말했다: “돌아가서 당신의 모든 일을 처리하고 난 뒤, 만일 신통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제가 다시 돈을 받겠습니다.”듣고 있던, 송천초는 너무 기뻤다: “정말입니까? 그럼 대사님께 감사드립니다!”말을 마치고, 송천초는 총총히 가버렸다.지초는 틈을 타 행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우리 사부는 신통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습니다! 여러분, 어서 오셔서 마음껏 시험해보십시오!”그리하여, 다관의 장궤는 또 차 한 주전자를 가져왔다. 그는 상 앞에 앉아서 웃으며 말했다: “공자는 정말 그 현산이라는 곳에서 나오셨습니까? 저도 한번 봐주면 안 됩니까?”어차피 신통하지 않으면 돈도 받지 않는다고 하고, 장사도 안되고, 그저 잡담이나 좀 해도, 별다른 손실이 없다고 장궤는 생각했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장궤는 재물 운을 보고 싶은 것이죠?”듣고 있던, 장궩는 몹시 의하해하며 연속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요 몇 년 동안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모처럼 헐값에 이 점포를 받아 장사를 시작했지만, 장사는 여전히 뜸하고, 그저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입니다.”낙청연은 그에게 점을 쳐 주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이 다관을 한번 둘러보더니 말했다: “장궤, 당신의 재물 운은 괜찮은
“그럼, 동하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늦추려는 것이오? 그 여인을 상대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부진환이 사색에 잠긴 그때, 갑자기 옆에 누군가 걸어와 당당하게 말했다.“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한 번 만나보겠소.”걸어온 사람은 초경과 송천초였다.“방금 말한 그 사람이 정말 보통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면 나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오.”“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나한테 지도를 주시오. 내가 만나보고 오겠소.”“그 여인을 해결한 후 다시 동하국을 공격해도 늦지 않았소.”그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지도를 건네주었다.“좋소.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하시오.”“어찌 됐든 동하국의 땅이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오. 꼭 조심하시오.”초경은 지도를 건네받았다.“좋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초경은 지도를 품에 넣으며 몸을 돌려 송천초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곧 돌아올 것이오.”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하십시오.”그리고 초경은 동하국으로 떠났다.그의 속도로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바다에 있는 그 나라를 찾았다. 비교적 큰 섬을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것 없었다.바다에서 나타난 그를 보고 동하국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적의 기습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다들 모여들어 해안가에 칼을 겨누었지만 가까이 온 사람이 초경 한 명인 것을 보고 외쳤다.“감히 이곳에 혼자 오다니!”“당장 생포하거라!”병사들이 그를 에워쌌지만, 초경이 소매를 휘두르자 다들 멀리 날아갔다.동하국 사람들은 깜짝 놀라 더 이상 그를 얕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초경의 상대가 아니었다.압도적인 초경의 힘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그렇게 초경은 동하국 왕궁까지 쳐들어갔다.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자,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약사를 부르거라! 어서 약사를 부르거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온 적을 보고 동하국은 대량의 병사를 보내 그가 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헀다.동하국 왕은 이미
부소는 잠깐 멈칫했다.옥교는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닦으며 방을 나섰다.부소는 미간을 찌푸리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부원뢰를 보다 이불을 덮어 주고 방을 나갔다.방을 나가자마자 부소는 의원 일꾼에게 돈을 주며 술과 음식을 준비하라 했다.옥교는 이해하지 못했다.“어찌 정말...”부소는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아마도 괜찮을 것이오.”“폐부를 다쳐 약으로 치료도 못 하는 상황에 어찌 기운이 가득한 말투로 말한다는 말이오?”“의원에게 물어야겠소.”옥교는 깜짝 놀라 그의 뒤를 따랐다.부소는 의원을 찾아 다시 물으려 했지만, 의원은 그의 눈빛을 피하며 핑계를 쓰고 그를 피하려 했다.그럴수록 부소는 의원을 보내지 않았다.결국 의원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아버님이 그렇게 말하라 협박했소.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귀신을 풀어서 나를 잡아먹겠다고 했소.”“정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네.”“그는 내상을 입었지만 치명적이진 않아 약을 먹고 한 달 정도 조리하면 완쾌할 수 있소.”그 말을 듣고 옥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눈물을 닦기도 전에 다급히 물었다.“정말입니까? 괜찮으신 겁니까?”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이오!”“이번에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네.”부소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고 화가 치밀어 오른 표정을 지었다.“이 늙은이가 감히 나를 놀리다니!”부소는 화가 치밀어 올라 뒷마당으로 걸어갔다. 옥교는 그가 부원뢰를 찾아가 싸울까 봐 얼른 그를 붙잡고 설득했다.“아버님을 푹 쉬게 하시오. 몸이 괜찮은 것도 좋은 일 아니오? 괜히 놀란 일이니, 걱정하지 마시오!”부소는 여전히 화가 났다.“누가 이렇게 자신을 저주하는 것이오?”비록 말은 그렇게 내뱉었지만 적어도 아버지가 살아 계시니, 부소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참, 동하국의 위치를 탐사한 대오의 사상자가 심각한 터라 돌보러 가겠소. 아버지를 잘 챙겨주시오.”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어서 가보시오. 아버님은 내가 돌보겠소.”-부소는 바로 막사로
부소는 깜짝 놀라 다급히 부원뢰를 업으려 했다.“아버지를 데리고 도성에 가서 의술이 더 뛰어난 의원을 찾겠습니다!”“분명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부원뢰는 부소의 손을 잡아당겼다.“콜록... 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다. 난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사람은 결국 죽을 테니, 그렇게 걱정하지 말거라.”부원뢰는 힘없이 말하며 그를 위로하려 억지 미소를 지으며 부소의 손등을 두드렸다.“어떻게 이럴 수가...”부소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부원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나도 생각지 못했다.”“네가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는 것도 보지 못했는데, 아쉬움을 품고 가야 할 것 같구나.”말을 마치고 그는 옆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옥교를 보며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아가씨, 하나만 묻겠네. 부소가 마음에 드느냐?”옥교는 멈칫하다 저도 몰래 고개를 돌려 부소를 바라보았다.부원뢰가 말했다.“너에게 물은 것이니, 부소를 보지 말거라.”“내가 곧 죽는다고 해서 듣기 좋은 말로 위로하려 하지 말거라. 난 그저 사실을 듣고 싶을 뿐이다.”옥교는 조금 쑥스러웠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부원뢰는 그녀의 손을 잡고 품에서 피로 물든 옥팔찌 하나를 꺼내 꼼꼼히 닦은 후 옥교에게 건네주었다.“이 팔찌는 부소 어머니의 혼수다. 이번에 이곳으로 온 것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받고 온 것이다. 네가 참 마음에 드는구나.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있든 아니든 이 팔찌를 받기를 바란다.”“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도 부소 어머니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될 것이다.”옥교는 그 말을 듣고 놀라기도 했고 난처하기도 했다.그녀는 부소의 마음도 모르는데 어떻게 며느리의 신분을 의미하는 받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 옥팔찌는 너무도 귀하다.부소도 그녀가 난처한 것을 알고 말했다.“그냥 받으시오.”옥교는 그제야 팔찌를 받았다.그녀는 나중에 부소에게 돌려주기로 생각했다. 그녀는 부소가 아버지의 아쉬움을 달래
눈시울을 붉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송천초의 모습을 보며 초경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못내 기뻤다.그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뽀뽀했다.그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가치가 있다고 하면 가치가 있는 것이오!”초경은 별처럼 반짝이는 눈동자로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그의 확고한 눈빛에 송천초는 저도 몰래 팔을 들어 그의 목을 휘감고 더욱 적극적인 대답을 했다....송천초는 날이 밝자마자 깨어났다.그녀는 옆에 누워 있는 초경을 보고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았다.“뭘 그렇게 보는 것이오? 그렇게 좋소?”갑자기 눈을 뜬 초경이 입꼬리를 올렸다.“깨어나셨습니까?”“본디 잠이 많지 않소.”초경은 말하면서 얼굴을 쓰다듬고 있던 송천초의 손을 잡고 잡아당겼다.“왜 그러시오? 아침부터 왜 그리 걱정이 많은 것이오?”“다음 생에 당신처럼 잘해 주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송천초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았다.“다음 생에 꼭 일찍 저를 찾아오십시오.”“다음 생이 지나도 마찬가지입니다.”초경은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다음 생에도 앞으로도 꼭 일찍 찾아 지켜줄 것이오.”“평생 지켜줄 것이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수명도 아껴야지 않겠습니까? 수명이 줄면 어찌 저를 평생 지켜줄 수 있습니까?”초경은 멈칫하다 마음이 따뜻해져 그녀를 꼭 안았다.“좋소. 자네의 말을 듣고 소중히 아끼겠소.”“하지만 동하국을 없애는 일은 이미 부진환에게 승낙했으니, 약속을 어길 순 없지 않소?”“걱정하지 마시오. 이 일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오.”“앞으로 뭐든 자네의 말을 듣고 수명을 소중히 여기며 평생 당신을 지켜줄 것이오.”송천초도 그를 꼭 껴안았다.“좋습니다.”-며칠 후, 이한도 쪽에서 고강해를 미끼로 삼아 그를 구하려는 사람을 몇 명 잡았다.심문하자, 그들은 모두 왕자를 구하러
막사로 돌아간 후 부진환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고강해를 미끼로 삼으려고 이한도로 데려갔다.그리고 동하국에 소식을 전해 투항을 권했다.3일도 지나지 않아 동하국 선박이 이한도 부근에 와서 고강해가 정말 이한도에 있는지 알아보려 했다.그와 동시에 송천초와 초경도 청주를 찾아왔다.부진환은 소식을 듣고 직접 맞이하러 가서 열정적으로 접대했다.세 사람은 정원에 술과 안주를 준비했다.부진환은 술을 따르고 말했다.“여제께서 두 사람이 올 것이라 편지를 보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소. 왜 며칠 더 놀다 오지 않은 것이오?”송천초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이젠 여제라 부르는 것입니까? 괜히 낯설어 보이십니다.”부진환은 멈칫하다 웃으며 답했다.“보는 눈도 많은데 마음대로 여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예의가 아니지 않소. 이미 여제라 부르는 것이 익숙하오.”“하긴 여국의 부 태사시니, 여제께 무례를 범하며 안 되시지요. 이렇게 빨리 여국으로 오실 줄 몰랐습니다. 부 태사 같은 분은 정말 흔치 않습니다.”“자, 제가 한 잔 드리지요!”송천초는 술잔을 들고 단숨에 다 마셨고 부진환도 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두 사람은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초경이 마음이 급한 듯 먼저 입을 열었다.“동하국과의 전쟁은 어떻게 되었소?”“동하국 위치는 알아낸 것이오? 내가 가서 그들을 죽일 것이오.”“절대 늦어서는 안 되오.”부진환은 살짝 당황했다.“그리 조급해하는 것이오?”초경은 천천히 음식을 먹으며 물었다.“빨리 없애는 것이 좋지 않소?”“일찍 끝내야 천초가 매일 같이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웃으며 답했다.“동하국의 위치는 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보고 있소. 아마 곧 소식이 있을 것이오.”“하지만 자네는 이제 보통 사람이 아니오. 나라 사이의 전쟁에 끼어들면 수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소?”사실 이 일은 초경이 나설 일이 아니다.평소 송천초를 지키기 위해 사람을 몇 명 죽이는 것은 괜찮지만, 나라 사이의 전쟁은 결코
고강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열쇠요.”“하지만 다들 열쇠가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있소.”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또 좋은 계획이 떠올랐다.그가 물었다.“당신을 대신한 형제들과 고옥서 남매를 제외하고 몇 명의 성인 형제자매가 있는 것이오?”고강해는 생각하다 답했다.“아홉 명이 더 있소.”이 숫자에 부진환은 살짝 놀랐다.동하국 왕의 자식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아홉 명 전부 동하국에 있는 것이오?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우리는 서로 싸우는 사이라 아무도 서로 굴복하고 지휘받는 것을 원하지 않소.”“그래서 따로 병사를 통솔하고 있소. 그래야 공로를 세워도 다른 사람과 나눌 필요가 없소.”“내가 잡히자, 고옥서가 오지 않았는가?”부진환은 그 말을 듣고 가볍게 웃었다.“그렇게 서로 싸우면서 뿔뿔이 흩어져 어찌 여국을 상대하려는 것이오?”고강해가 말했다.“우리에게는 약사가 있소.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네는 모르오.”“여국의 풍수사가 강하다고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 하나에도 비길 수 없소.”그 말을 듣고 부진환이 물었다.“전쟁을 오랫동안 했는데, 그 대단하다는 약사는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오?”“정말 궁지에 몰리지 않은 이상 약사는 동하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오.”“약사는 스무살에 동하국으로 왔고 이미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소. 하지만 약사는 아직도 스무살 때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소. 어찌 비긴다는 말이오?”“약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여국을 평정할 수 있소.”비록 부진환은 이런 허풍을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적을 얕볼 순 없다.“약사가 그렇게 대단하면 어찌 이렇게 많은 동하국 사람의 희생이 필요하오? 어차피 약사는 동하국 사람이 아니니, 동하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지 않을 것이오.”부진환이 단번에 중점을 꼬집어 말하자 고강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진환이 말을 이었다.“게다가 당신이 잡혀도 아무도 구하지 않을 것이오.”“형제자매들은 자네가 죽기를
“왜 계속 당신을 남겨두었는지 알고 있소?”부진환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강해는 고개를 떨구고 힘없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하국 왕자이기 때문에 남겨 두면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소.”“하지만 동하국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소.”고강해는 그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오?”“자네는 이젠 아무런 가치가 없소.”고강해는 자신의 처지를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고 답했다.“사실 난 잡힌 순간부터 아무런 가치도 없었소.”“동하국에는 황자가 많으니, 나 하나 없다고 문제 될 것 없소.”“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나를 죽이려 할 줄은 몰랐소. 도망가는 와중에도 나를 쏘려고 했소.”“하지만 우리는 형제 사이의 정이 없었소. 그저 경쟁과 싸움뿐이었소.”부진환은 그가 많은 말을 하자, 계속 물었다.“그저 싸우는 사이라면 어찌 자네를 그렇게 미워하는 것이오? 구하지 않는 것도 망정이지, 왜 죽이려 하는 것이오?”고강해가 답했다.“그들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얻으려 하오.”“만약 그것을 얻는다면 새로운 왕자가 될 수 있소.”부진환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고옥서가 고옥언을 구할 때, 그는 옆 방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고 고강해 시체에서 뭔가를 갖고 가겠다는 것을 들었다.“그게 무엇이오?”고강해는 대답하지 않고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우리 동하국에는 존경받는 약사가 있소.”“하지만 과거 그녀는 동하국의 제압을 받던 일반 의원이었소. 독을 만들 줄 알기에 우리의 핍박을 받고 독을 만들었소.”“그녀는 여국인이지만 진법으로 인해 밖으로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소. 그렇게 떠돌다 그녀는 동하국으로 왔고 늘 여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소.”“그녀의 계획은 줄곧 실패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홀로 바다에 갔소. 그날 그녀는 파도 때문에 배가 뒤집혔지만, 마침 바다 밑에서 보물을 발견했소.”“오래된 침몰선이 해저에서 거대한 궁전이 된 듯한 모습이었고, 그녀는 그 안에서 많은 보물을 얻었고 특
고강해는 절망에 휩싸여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했다.하지만 이때, 옆에서 화살이 날아가 정확히 고옥서가 쏜 화살을 떨구었다.고옥서는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내며 활을 내던지고 재빨리 마차를 이끌고 그곳을 떠났다.이내 그 마차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났다.병사들도 신속히 그들의 뒤를 쫓았고 성문에 걸린 고강해도 내려져 감옥으로 데려갔다.고옥서와 고옥언은 바닷가로 도망쳐 작은 배를 찾아 먼저 숨을 곳을 찾기로 했다.하지만 너무 빨리 쫓아온 병사들 때문에 두 사람은 숨을 곳 없이 훤히 모습을 드러냈다.두 사람은 힘껏 노를 저어 떠나려 했다.바다에서 힘에 부쳐 곧 쫓기려는 그때, 눈앞에 동하국의 배 한 척이 나타났다.그리고 배 위에는 동하국 깃발이 달려 있었다. 고옥서는 미리 계획한 배가 마침 인근에 왔다고 추측했다.두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본 듯이 배 위에 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했고 곧 배에 올랐다.“어서 돌아가거라! 병사가 쫓아왔다!”고옥서가 다급히 명을 내렸다.하지만 배는 바다에 멈춰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옥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배 위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무엇들 하는 게냐? 귀가 먹은 것이냐?”비록 배 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동하국 병사였지만 이상하게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고 그녀의 말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옥서는 병사들이 곧 쫓아올 것 같아 조바심을 내며 그들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으며 배도 움직이지 않았다.고옥서는 어딘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고옥언을 끌고 배에서 뛰어내리려 했다.하지만 그때, 선실에서 청주군 병사들이 뛰어나와 단번에 그들을 포위했다.배에서 뛰어 내리려 해도 이젠 뛸 수 없었다.그리고 추격하던 병사들도 가까이 도착해 그들의 배를 겹겹이 에워쌌다. 그리고 배 위에는 부소가 서 있었다!그녀는 놀란 나머지 절망스러웠다. 고옥서는 화를 내며 동하국 사람을 붙잡았다.“적들을 도와 우리에게 함정을 파놓은 것이냐?”상대는 울먹이는 말
결국 다들 시선을 부소에게로 옮겼다.부소는 멍하니 자기를 가리키며 물었다.“나한테 가라는 것이오?”“그것도 아니지 않소?”부진환이 말했다.“주락과 계진 둘 다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미인계에 넘어가게 생겼소?”“자네의 연기가 비슷할 것 같소.”부소가 다급히 말했다.“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지 않소?”“다른 사람은 마음이 놓이지 않소.”부소는 한참 고민하다 잔에 담긴 차를 단숨에 다 마셨다.“가면 될 것 아니오!”“좋은 소식 기다리시오!”부소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부진환이 그를 불러 세웠다.“오늘 이미 심문을 받았으니, 지금 가는 것은 너무 티가 날 것이오. 급할 것 없이, 내일 다시 가시오.”-다음 날 저녁.부소는 부진환이 말한 대로 고옥서를 심문하러 갔다.부 태사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고옥서는 전쟁 때문에 그가 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역시 부진환의 추측대로 고옥서의 계략 중 하나가 바로 미인계였다.부 태사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부소는 다르다.한바탕 유혹하고 난 후, 고옥서는 기회를 잡아 부소와 단둘이 있게 되었다. 그녀는 고옥언이 갇힌 위치를 알아내고 부소가 방심한 틈을 타서 독 가루를 뿌려 그를 쓰러트렸고 감옥 문 열쇠를 훔쳐냈다.그리고 그녀는 독으로 감옥을 지키고 있던 옥졸을 쓰러트리고 고옥언이 갇힏 곳을 찾아 고옥언을 구출했다.“누나!”고옥언은 감격에 겨웠다.“어찌 온 것입니까? 동하국이 청주성을 뚫은 것입니까?”고옥서는 사방을 경계하며 말했다.“아니다. 홀로 너를 구하려 들어온 것이다.”“일단 이곳을 떠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두 사람은 조용히 감옥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감옥 끝에 있는 철문을 보고 고옥언이 발걸음을 멈추었다.“누나. 고강해가 저곳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데리고 가실 겁니까?”고옥서는 바로 거절했다.“안 된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우리도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누나. 저는 그저 고강해가 지니고 있는 열쇠를 말한 것입니다.”그 말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