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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낙청연은 산책하면서 기회를 틈타 송천초를 만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송천초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인 듯했는데 그들은 농사를 지을 때 쓰이는 호미를 쥐고 기세등등하게 서 있었다.

지초 또한 인기척을 느꼈는지 다급히 밖으로 달려 나왔고 깜짝 놀랐다.

“마을 사람들이 여긴 웬일로 왔답니까? 무슨 사고라도 치러 온 것 같은데요.”

지초가 긴장한 얼굴로 물었고 낙청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마도 송천초가 이곳에 숨어있다는 걸 안 듯하구나.”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손에 무기까지 들고 여기에 쳐들어왔을 리가 없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의 백여 명은 되는 사람들이 몰려와 낙청연의 앞을 막아섰다.

“송천초! 나오거라!”

“네가 도망쳐서 산신이 노하셨다. 올해 우리 마을에 재해가 생긴다면 그건 전부 너 때문이다!”

몇몇 마을 사람들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맨 앞에 선 중년 남성은 꽤 명망이 있어 보였는데 그는 화난 얼굴로 낙청연을 보며 말했다.

“당신이 송천초를 숨긴 것이오? 당신이 이런 짓을 하면 우리 마을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는 걸 모르는 것이오?”

낙청연은 안색 하나 바뀌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송천초라니, 나는 모르는 자다.”

한 노인이 지팡이로 땅을 세게 내리치면서 화를 냈다.

“우리 마을 사람 중에 송천초가 이곳에서 지내는 걸 목격한 사람이 있소! 시치미 뗀다고 해도 소용없소! 송천초를 내놓지 않다면 용서치 않겠소!”

낙청연은 냉소를 흘렸다.

“이곳에 있으면 어쩔 생각이냐? 감히 산 사람을 제물로 삼다니, 관청에서 이 일을 알게 되는 게 두렵지 않으냐? 그렇게 되면 마을에 재앙이 들이닥치는 건 매한가지인데 말이다.”

여국에는 여러 가지 술법이 존재하지만 정통 점술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사문왜도였고 그중에서도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선례는 없었다.

그런데 천궐국에서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걸 허락할 리가 없었다.

송천초와 허청림은 인기척을 듣고 정원으로 나오려 했는데 때마침 문 뒤에 몸을 숨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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